[S리포트①] 화두로 떠오른 ‘U2L’… 금융 클라우드가 움직인다
2017년 8월 11일 (금)
ⓒ 디지털데일리, 박기록 rock@ddaily.co.kr
[S리포트/ 금융 클라우드 & U2L ①] 화두로 떠오른 ‘U2L’… 미래 금융 플랫폼을 말하다
U2L(UNIX to Linux) 전략에 금융권의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클라우드 적용을 위한 기술적 과제로서 U2L은 피할 수 없는 항목이다. U2L전환에 대한 기술적 난이도와 U2L 전환 이후의 시스템 운영 및 효율성 확보 방안 등 다양한 각도에서 검토가 이뤄지고 있다.
금융권에선 이미 지난 2013년 한국거래소를 비롯한 몇몇 U2L을 사례가 있다. 카카오뱅크도 리눅스 기반의 x86 플랫폼으로 주시스템을 구축했다. 하지만 아직 국내 금융권에서 x86은 주류가 아니다. 보이지 않는 인식의 장벽도 뛰어넘어야 한다.
<디지털데일리>는 2017년 하반기 스페셜 리포트(S Report)의 주제로 ‘금융 클라우드 & U2L 전략’을 정하고, 관련 이슈를 지속적으로 소개해 나갈 계획이다. 또한 주요 IT업체들이 제시하는 성공적인 U2L 실행 방법과 전략을 기획 및 전문가 인터뷰 등을 통해 소개할 계획이다. <편집자>
▲SAPHIRE 2017 (사진 : SAP)
‘U2L’가 금융권에서 핵심 관심사로 떠오른 이유는 ‘클라우드’ 때문이다. U2L과 클라우드는 동일한 연결선상에서 다뤄야 할 문제다.
현재 국내 금융권 CIO들이 직면하고 있는 IT 현안들중 가장 난제는 아마도 ‘클라우드(Cloud) 대응’일 것이다. 고민의 강도는 점차 커지는 모습이다. 전자금융감독규정, 개인정보보호법 등 금융클라우드 전환에 제도적인 걸림돌이 엄존함에도 불구하고 금융권은 어차피 언젠가는 맞이해야 할 ‘미래 핵심 과제’로 클라우드를 인식하고 있다.
국내 대형 시중 은행의 A 부행장(CIO)는 “지금 금융권 클라우드를 제약하고 있는 제도적 규제들은 2~3년 내에 상당 부분 해소되지 않겠느냐”고 전망했다. A 부행장은 이제는 금융 당국이 현실적인 눈높이에 맞게 클라우드 규제 완화에 나설 시점이 됐다는 견해를 밝혔다. 금융 클라우드 적용(허용 범위) 기준의 경직성이 지금 보다 완화된다면, 보다 역동적인 상황이 전개될 것으로 금융IT 업계 전문가들을 예상하고 있다.
금융권이 ‘클라우드 환경 전환’을 핵심 현안으로 꼽고 있는 이유는 분명하다. ▲디지털뱅킹 전략 강화에 따른 IT 및 보안 비용의 상승 ▲오픈아키텍처 중심의 신속하고 유연한 IT인프라의 지원체계 전환 ▲IT인력의 효율적 운영 확보 ▲글로벌 비즈니스 확장에 따른 IT지원 방안 등에 대한 고민이 거의 동시에 쏟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러한 고민들이 ‘클라우드’라는 키워드를 통해 대부분 해결될 수 있다고 금융권은 믿고 있다.
지난해 북미 법인에 클라우드를 도입한 신한은행의 서춘석 부행장(CIO 겸 디지털그룹장)은 최근 본지와의 IT현안 질의 응답을 통해 “빅데이터, 머신러닝 등 디지털 기술 활용을 위한 새로운 인프라 구축 필요성이 끊임없이 증가하고 있다”며 “필요한 시스템 리소스를 무한정 늘려서 자체적으로 확보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클라우드 도입의 필요성을 밝힌 바 있다.
살잻 신한은행은 올해 클라우드 도입이 비교적 자유로운 해외 법인을 대상으로 추가적인 클라우드 적용 확대를 검토하고 있다. 이와함께 서 부행장은 “해외뿐만 아니라 국내에서도 ICT직원들의 개발 및 테스트 환경을 시작으로 프라이빗 클라우드로 전환하고 있으며, 고객정보가 없는 일부 위성사이트를 중심으로 퍼블릭 클라우드로 전환 작업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금융 IT비용 절감, 클라우드, U2L… “사실상 같은 얘기”= 한국은행 금융정보화추진협의회가 지난 7월 공개한 ‘2016년 금융정보화 추진 현황’에 따르면, 2016년중 국내 금융기관의 IT예산은 5조6919억원이다. 전년대비 3.6% 증가했다. 그 중 정보보호(보안) 예산은 6246억원으로 전체 IT예산의 11%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 당국은 현재 금융회사가 총 IT예산중 7% 이상을 보안 예산으로 책정하도록 요구하고 있는데, 실제로 금융회사의 보안 비용은 금융 당국의 요구 수준보다도 훨씬 더 많이 지출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특히 금융권에서 ‘비대면채널’을 중심으로 디지털뱅킹 전환이 강화될수록 IT 및 보안 비용의 지속적인 증가는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다만 아직까지는 금융권의 IT비용이 이전보다 폭발적으로 늘어나지는 않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내부 압력이 점차 커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임계치에 거의 다다랗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빅데이터, 인공지능(AI), 블록체인 등 혁신적인 IT 이슈들은 끊임없이 돌출되고 있다. 이 모든 것을 금융회사가 일일히 대응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2016년 금융권의 총 예산(66조6810억원)중 IT예산의 비중은 8.2%이다. 금융업종별로 조금씩 차이가 있으나 규모가 큰 은행권의 경우, 2016년 전체 총예산 대비 IT예산 비중이 10.1%를 기록했다. 금액으로는 2258억원이다.
세부적으로 보면, 은행 IT예산은 자본예산(IT장비 구매 등)과 경비예산(IT직원 인건비, 유지보수료, 회선료 등 고정비)으로 나뉘는데, 자본예산의 비중은 37.9%(8560억원), 경비예산은 62.1%(1조4020억원)이다.
지난 2012년부터 2016년까지 최근 5년간의 흐름을 봤을 때, 은행권의 IT예산 비중은 전체 예산의 9~11% 사이에서 거의 변동이 없었다. 그러나 은행권의 전체 IT예산은 움직이지 않았지만 보안 예산의 비중이 조금씩 늘어온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보안 예산이 늘어난 만큼 은행권은 기존 자본 예산을 줄였거나 경비예산 중 일부를 줄였을 것이다.
서버 및 스토리지 등 전산 자원을 직접 구매하지 않고 사용료만 낸다는 점에서, 금융회사가 클라우드 체제로 전환하게 된다면 기존 IT예산중 35~38%를 차지하는 자본예산은 더 이상 논리적으로 지출하지 않았도 된다. 물론 그 대신 어느 수준인지는 모르겠지만 클라우드 이용료가 늘어날 것이다.
클라우드를 통한 비용 절감의 범위는 금융권의 핵심 관심사다. 금융 IT비용 절감과 클라우드 전환, 또 그것의 기술적 전제가되는 U2L전략은 같은 얘기다.
현재 금융권에선 프라이빗(Private), 퍼블릭(Public), 하이브리드(Hybrid) 등 다양한 형태의 클라우드 방식을 놓고 ‘클라우드가 가능한 업무 범위’에 대한 기술, 비용, 효율성을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 은행 등 대형 금융회사들은 국내외 클라우드서비스 사업자들이 제시하는 해법에 어느때 보다 많은 귀를 기울이는 모습이다.
한편 AWS(아마존웹서비스), IBM, HPE, MS, 오라클 등 글로벌 업체들은 국내 금융권 실정에 부합하는 다양한 형태의 클라우드를 제시하고 있고, 시장이 본격적으로 개화되기를 기다리고 있다.
참고로, 글로벌 클라우드서비스 업체들이 '한국적 상황(?)'에 맞는 금융 클라우드 전략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인지, 현재로선 유보적이다. 예를들어 국내 주요 금융회사들은 규정상 DR(재해복구센터)를 반드시 운용해야하는데, 클라우드 도입후 DR센터 운영 문제를 어떻게 조정할 것인지 의문이다. 클라우드서비스에선 DR센터의 개념이 따로 존재하지 않고, 다른 센터의 유후 자원을 활용하는 방식이다.
◆‘클라우드’, 금융권 차세대프로젝트에도 핵심 고려 사항 = 클라우드는 이미 국내 금융권 차세대시스템 프로젝트에도 핵심적인 고려 사항으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 KB금융 계열사인 국민카드가 차세대시스템 프로젝트를 발주하면서 x86 기반의 구현 방안을 제안서 참여 업체들에게 옵션의 하나로 제시하도록 했다.
현재 AWS, MS, IBM 등 주요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 기업의 인프라는 대부분 인텔 프로세서의 표준시스템인 x86 플랫폼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x86 기반의 리눅스 시스템은 유닉스 등 타 플랫폼에 비해 확장성이나 비용 효율성, 업체 종속성이 적다. x86이 사실상의 표준 플랫폼이 됐다.
따라서 기존 IBM 메인프레임을 주전산시스템으로 사용하고 있는 국민카드는 차세대시스템 프로젝트를 통해 x86기반의 주전산시스템을 전환한뒤, 궁극적으로 클라우드 시대에 대응하겠다는 전략이다.
또한 KB금융의 주력인 국민은행도 올해 9월부터 4개월간의 일정으로 진행하는 PI상세 컨설팅에서 클라우드 환경에 대응하기위한 x86 체제 전환 가능성을 타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메인프레임에서 x86으로 하드웨어 환경을 전환했을 경우, 뒤따르게되는 IT측면에서의 변화들을 국민은행이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이면 문제가 없겠지만 과감한 도전이 예상된다. 하지만 만약 국민은행이 이번 컨설팅을 통해 ‘현실적으로 x86으로 당장 메인프레임을 대체할 수는 없다’는 결론을 내린다면 차세대시스템 프로젝트 발주 시기를 다시 조정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x86기반으로 차세대 주전산시스템 환경을 꾸미는 것은 아직 가보지 않은 길이다.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가 x86 기반으로 주전산시스템을 꾸렸지만 아직 국내 금융권에서 x86시스템이 주류로 인정받는 것은 어렵다.
따라서 U2L은 금융IT 담당자들에게는 기존에 익숙했던 기간 시스템의 세대교체를 단행해야한다는 의미와 동일하다. 그 방식은 차세대시스템 프로젝트가 될수도 있고, 아니면 다른 혁신적인 방식일 수 있다. U2L이 단순한 기술적 과제에 머무르지 않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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