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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와 전망] `개방과 공유` 혁신 생태계 만들자

OSS 게시글 작성 시각 2017-04-17 09:09:35 게시글 조회수 3817

2017년 4월 17일 (월)

ⓒ 디지털타임스


김진형 지능정보기술원원장ㆍKAIST 명예교수


[이슈와 전망] `개방과 공유` 혁신 생태계 만들자
김진형 지능정보기술원원장ㆍKAIST 명예교수

신기술 창출이 가속화됨에 따라 우리의 경제, 사회, 문화 등은 전례 없이 큰 변화를 맞이할 것으로 예측된다. 언론에서는 이를 제4차 산업혁명이라 지칭하고 있다. 기존의 산업혁명은 육체노동의 자동화가 목적이었으나, 제4차 산업혁명은 정신노동, 지식 작업의 자동화를 추구한다. 따라서 그 변화의 깊이와 폭은 가히 충격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해외주요국가들은 모두 제4차 산업혁명을 준비하고 있다. 이 혁명이 가져오는 경제, 사회는 물론 개인의 삶의 변화에 대비하기 위해 교육, 노동, 복지, 법·제도 등을 종합적으로 점검하고 국가 재설계의 차원에서 접근하고 있다. 그 변화를 선도하는 것이 인공지능(AI) 등의 첨단 기술력이다. 우리가 신기술을 확보하고 활용할 능력이 없으면 제4차 산업혁명은 남의 집 잔치일 뿐, 우리에게는 오히려 위기가 될 수도 있다.

제4차 산업혁명의 준비 지수에서 우리나라는 전체적으로 세계 26위다. 내용을 보면 기술수준은 19위다. 그러나 더 걱정스러운 것은 발전할 수 있는 혁신 능력의 부족이다. 우리의 R&D체계에 심각한 문제가 발견된다. 국민소득 대비 R&D 투자는 세계 1위이지만 성과는 초라하다. 상용 연구에서 출연연구소에 100원을 투자하면 5원도 회수 못한다는 보도가 있을 정도다. 우리 R&D체계의 혁신이 시급히 필요하다.

제4차 산업혁명 시대의 R&D는 어느 방향으로 혁신해야 할까? 그 답을 찾기 위해 제4차 산업혁명의 특징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가장 큰 특징은 융합, 즉 업종 간의 벽이 없다는 것이다. GE가 소프트웨어(SW) 플랫폼을 팔고, 구글이 자율자동차를 개발한다. 모두 디지털 기업일 뿐이다. 몇 년 전 타임지는 "구글이 죽음을 해결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으로 커버를 장식했다. 의약품이나 의료기기를 만드는 회사도 아닌 구글에게 왜 이 질문을 했는지 음미해 볼 필요가 있다. 이제는 신산업과 전통산업, 그리고 분야와 제품을 불문하고 혁신은 SW와 AI로 한다. SW와 AI 능력이 있으면 못 할 것이 없다. SW와 AI가 세상을 먹어치우고 있다

개방, 공유, 참여의 2.0사상은 제4차 산업혁명을 가능케 하는 으뜸 정신이다. 특히 AI 분야에는 우수한 공개SW가 많다. 알파고를 훈련시킨 것과 같은 기계학습용 공개SW 도구만 40여개가 된다. 영어나 일본어 음성의 인식과 이해, 얼굴인식 등의 최고작품이 모두 공개SW다. 또한 공동으로 구축하는 공개 데이터 활동도 활발하다. 이러한 공개SW와 공개데이터는 관련 기술 수준을 최고의 수준으로 일반화한다. 기술의 민주화라고 할까? 즉 누구나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한다. SW 생태계에서 공개SW의 영향력은 이미 상용 제품을 훨씬 넘어섰다.

우리 연구기관들도 전세계적인 공개SW열풍에 동참해야 한다. 공개SW의 적극 활용은 물론, 또 자신이 개발한 SW를 공개해야 한다. 특히 국책과제로 개발한 SW는 공개해 사회적 자산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국민 세금으로 개발한 SW를 특정 회사나 개인이 독점한다는 것은 공정하지 못하다. 한국어 음성인식이나 한국어 이해 SW의 수준이 낮은 것은 한국어 기술이 공개, 공유되지 않기 때문이다. 젊은 대학교수가 공개된 SW를 이용해 혼자서 만든 최고의 AI SW가 또 공개되는 그런 생태계를 보고 싶다. 공개한다면 평가도 공정해진다. 우수 연구자는 명성을 얻고, 엉터리는 자연히 도태된다.

제4차 산업혁명의 또 하나의 특징은 속도에 있다. 기술 발전의 속도가 빛의 속도가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연구자 간의 정보교류 속도도 놀라울 정도로 빠르다. 논문지를 통한 지식과 정보의 교류는 이제 옛말이 되었다. 연구가 끝나고 작성한 논문을 동료 연구원이 읽기까지 보통 2년, 또 그 연구원이 개선한 기술을 다시 원저자가 접할 때까지 또 2년이 걸린다. 즉 4년이 지나야 피드백을 받는다는 말이다.

요즘 같은 시절에 4년이면 산업사회에서의 40년이다. AI 연구자들은 논문을 누구나 읽어 볼 수 있도록 인터넷에 공개한다. 논문과 함께 연구에 사용한 SW 및 데이터도 공개하는 것이 관행이다. 누구나 이 자료를 다운받아 설치해 검증할 수 있다. 일주일이면 피드백이 돌아온다. 상황이 이런데도 논문 숫자에 목메는 국내 연구계가 안타깝다.

개방과 공유로 기술을 사회적 자산화하는 생태계, 또 빛의 속도로 지식을 공유하는 제4차 산업혁명의 혁신체제에 우리도 동참해야 한다. 대한민국의 연구자들이여, 깨어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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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출처 : http://www.dt.co.kr/contents.html?article_no=2017041702100151607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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