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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학 전문가가 블록체인에 빠진 이유는?

OSS 게시글 작성 시각 2016-08-10 18:10:09 게시글 조회수 3764
2016년 8월 9일 (월)
ⓒ 디지털테일리, 이상일 기자




▲동국대학교 지식정보연구소 블록체인 연구센터 센터 박성준 센터장


[디지털데일리 이상일기자] 박성준 박사는 일반인에겐 생소하지만 국내 암호기술과 보안시장에서는 1세대로 분류되는 유명인이다. 80년대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부터 한국정보보호진흥원(KISA)에 이르기까지 암호 기반 보안시장의 기술과 정책을 만들어왔으며 이후 2000년대에는 ‘비씨큐어’라는 보안업체까지 창업하는 등 보안업계에 몸담아 왔다.
1999년 2월 한국인터넷진흥원과 국내 암호전문가들이 순수 국내기술로 개발한 128비트 블록암호화 알고리즘 표준인 ‘SEED’를 직접 작명, 개발에 참여하는 등 암호 기반의 보안분야에 일로매진하던 그는 비씨큐어를 매각한 이후 업계에서 잠시 사라졌었다.  

그런 그가 IT컨설팅 기업 투이컨설팅이 오픈한 오픈형 교육 플랫폼 ‘투이아카데미’에서 ‘블록체인’을 주제로 강의하며 오랜 침묵을 깨고 나섰다. 국내 암호학 1호 박사로 일컬어지는 그가 블록체인을 들고 나온 이유는 무엇일까.

동국대학교에서 만난 그는 새로운 명함을 내밀었다. 지난 6월 출범한 동국대학교 지식정보연구소 산하 ‘블록체인 연구센터 센터장’이라는 직함이다. 블록체인에 대한 기대와 의지가 읽혀지는 대목이다. 그는 블록체인에 대해 “젊었을 때 꾸었던 꿈을 이루게 해줄 기술”이라고 말했다.

블록체인의 어떤 점이 암호학 전문가인 그의 꿈을 이뤄줄 것이라 판단했는지 궁금했다.

박성준 센터장은 “내가 예전에 풀지 못했던 많은 것들을 블록체인이 풀어줄 수 있다고 봤다. 암호학이 단순히 알고리즘이나 공인인증서와 같은 기능에만 적용될 수 있는 것으로 일반인들이 알고 있는데 실제로는 여러 가지 일들을 해낼 수 있다. 다만 기술적으로 구현하는 게 쉽지 않은 부분이 있는데 블록체인은 내가 젊을 때 꿈꿨던 여러 가지 일들의 실마리를 제시해 준다”고 밝혔다.

처음 블록체인, 그러니까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한 ‘비트코인’이 시장에 소개됐을 때 박 센터장은 콧방귀를 뀌었다고 말했다. 본인 스스로 암호학 전문가로서 전자화폐에 대한 기술을 연구한 적이 있어 전자화폐를 구현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점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비트코인에 대한 글로벌 시장의 동향이 발 빠르게 움직이는 것을 보고 비트코인과 블록체인에 대한 논문을 구해 읽어보며 생각을 바꾸게 됐다. 

그는 “전자화폐에 있어 신뢰를 확보하는 것이 암호학계에서 가장 큰 화두였는데 블록체인은 신뢰기관(TTP : Trusted Third Party) 없이 네트워크 기반 신뢰 확보를 통해 이것이 가능함을 증명했다”고 밝혔다.

기존 암호학에선 전자화폐와 전자선거와 같은 시스템의 신뢰성을 어떻게 확보하느냐가 중요한 해결 과제였다. 전자선거의 경우 비밀유지를 위해 암호학에선 복잡한 암호 매커니즘을 만드는데 집중한다. 하지만 선거의 원칙 중 하나인 비밀선거 원칙을 지키기 위해선 전자투표의 암호화를 깨지 않고 집계가 가능해야 한다. 통상적인 암호학에서 이를 해결하기란 지난한 문제였다. 하지만 블록체인은 새로운 관점에서 암호학의 난제를 해결하고 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그는 “(장기적으로)블록체인과 암호학을 융합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블록체인의 안정성이 확보되려면 암호학과 융합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이야기다. 또, 이를 바탕으로 향후 1-2년 안에 한국형 블록체인을 만들겠다는 욕심도 내비쳤다.

무엇보다 그는 “블록체인은 세상을 변화시키는 것이다. 금융을 예를 들면 신뢰기관을 없앤다는 것은 금융사가 불필요해진다는 것이다. 현재 시장에서의 플레이어들이 다 바뀐다는 것이다. (금융사가)자신의 포지션을 바꿀 생각 없이 블록체인을 이용한다고만 하면 본질이 변하지 않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투이아카데미를 통해 블록체인 전파에 나선 것도 이 때문이다. 투이아카데미는 금융권 등 일반 기업의 현업 담당자들이 청강객으로 참여하고 있다. 그는 “블록체인은 암호학적 지식이 없이는 쉽지가 않다. 블록체인의 안정성은 암호학과 융합했을 때 획득할 수 있다. 초기에는 블록체인이 무엇인지에 수강생들의 관심이 많지만 그들이 원하는 답은 결국 블록체인이 언제 활성화되느냐는 것이고 그에 대한 답은 ‘곧’ 이라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고 밝혔다.

투이아카데미를 소통의 장으로 선택한 이유에 대해 “교육의 장을 만들어주는 한편으로 교육을 받고 싶어 하는 사람과 하고 싶어 하는 사람을 매칭해 주는 구조라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현재 운영중인 블록체인 연구센터도 오픈 커뮤니티로 운영할 계획으로 교육과 커뮤니티 활동을 통해 한국의 블록체인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 목표”라며 “장기적으로는  우리나라 정보보호 업계도 블록체인에 신경 써야 한다는 메시지를 던지고 싶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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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출처 : http://www.ddaily.co.kr/news/article.html?no=146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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