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Home > 열린마당 > 공개SW 소식

공개SW 소식

고급형 ‘크롬북’을 기대하는 까닭

OSS 게시글 작성 시각 2013-02-13 11:28:47 게시글 조회수 4567

2013년 02월 12일 (화)

ⓒ 블로터닷넷, 오원석 기자 sideway@bloter.net



애플 레티나 디스플레이와 견줄 수 있는 해상도와 터치 조작을 지원하는 ‘크롬북 픽셀’. 크롬북 픽셀은 지난 2월7일 동영상을 통해 공개된 차세대 크롬북의 소문 중 하나다. 크롬북 픽셀 영상을 통해 크롬북이 고해상도 디스플레이와 터치 조작을 지원할 것으로 알려져 주목받은 바 있다.


크롬북 픽셀 동영상 유출사건은 헤프닝으로 끝날 것으로 보인다. 웹사이트 해킹으로 크롬북 픽셀 동영상이 유출됐다고 밝힌 웹사이트 슬링키미(Slinky.me)와 슬링키미를 운영하는 CEO에 관한 불신 때문이다. 크롬북 픽셀 동영상은 마치 구글이 공식적으로 만든 것처럼 꾸며진 허구라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chromebook_pixel_500

‘크롬북 픽셀’. 레티나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크롬북으로 알려졌다.


소스코드에 담긴 고성능 크롬북 미리보기


헌데, 이번엔 크롬 OS 소스코드 속에서 구글이 고해상도를 지원하는 크롬북을 만들고 있다는 증거가 나왔다. 크롬북 픽셀 동영상은 해프닝으로 끝날지 몰라도, 지금보다 높은 해상도와 뛰어난 성능을 지닌 크롬북이 출시될 가능성까지 닫히진 않았다. 얀 빌렘 아들러스호프 블로거가 크롬 OS의 소스코드를 분석했다.


크롬 OS 소스코드에서 얻어낸 내용을 보면, 최신 크롬 OS의 프로젝트 이름은 ‘구글 링크’인 것으로 나타났다. 크로미움 개발자 웹사이트를 보면, 크롬 OS 개발자들은 이미 고해상도 화면과 터치 디스플레이를 구현하기 위해 구글 링크 소스코드에서 실험을 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앞으로 크롬북이 어느 정도 수준의 해상도를 지원하게 될지는 미지수다. 다만, 얀 빌렘 아들러스호프는 2560×1600 해상도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지난 2012년 10월 리눅스의 아버지 리누스 토발즈가 2560×1600 해상도를 노트북에 적용할 수 있는 적절한 해상도로 꼽았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실제로 애플 13인치형 레티나 맥북프로에 적용된 해상도도 2560×1600이다.


크롬 OS 소스코드에는 앞으로 크롬북이 인텔 고성능 프로세서를 품게 될 것이라는 증거도 포함하고 있다. 소스코드 속에서 3세대 인텔코어 아이비 브릿지 프로세서를 지원하는 인텔의 7세대 메인보드 ‘펜서 포인트’에 관한 내용이 담겨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키보드 백라이트를 지원하는 소스코드 등 하드웨어에 관한 내용뿐만 아니라 4세대 LTE 통신망을 지원하는 내용도 담겨 있다. 지금까지 등장한 크롬북은 3G 통신망을 이용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크롬북도 LTE 추세를 받아들이고 있다는 증거다.


chrome_ivy_500

크롬 OS 소스코드가 앞으로 인텔의 펜서 포인트 메인보드를 지원할 것으로 보인다

chrome_key_500

키보드 백라이트 기능이 포함된 크롬 OS 소스코드


‘싸구려 노트북’ 인식 바꿔야


고성능 부품을 지원하기 위한 기능이 OS 소스코드에 반영됐다고 해서 앞으로 고성능 크롬북이 등장할 것이라고 단정지을 수는 없다. 하지만 가만 생각해보면, 크롬북이 반드시 저가형 제품이어야 한다는 법도 없다. ‘깡통’ 수준을 벗어난 매력적인 크롬북이 등장하리라는 것도 기대해볼 만하다.


제조업체별로 크롬북을 차별화할 전략이 절실하다는 점이 고성능 크롬북의 등장을 앞당길 수 있는 요소다. 지금까지 출시된 크롬북을 살펴보면, 크롬북은 마치 옛 넷북의 역사를 뒤따르는 것처럼 보인다. 제품 사이에 차별화 전략은 있지만, 구매로 이어질 수 있을 만큼 매력적인 요소는 없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2년 인텔의 아톰 프로세서 대신 ARM 기반 모바일 프로세서 ‘엑시노스’ 시리즈를 탑재한 크롬북을 출시했다. 기존 크롬북과 비교해 배터리 이용 시간을 7시간 수준으로 늘린 제품이다. 2013년 들어 크롬북을 출시한 HP는 14인치로 화면 크기를 키웠다. 11.6인치 제품 일색이었던 크롬북 시장에서 이른바 ‘데스크노트’형 크롬북이 등장한 셈이다.


에이서 크롬북 ‘C7′은 솔리드스테이트 드라이브(SSD) 대신 320GB 용량의 하드디스크 드라이브(HDD)를 탑재했다. 크롬북은 소프트웨어를 저장매체에 직접 설치할 필요가 없는 클라우드 기반 OS지만, 음악이나 동영상 등 용량이 큰 미디어파일을 자주 이용하는 이들은 16GB 용량의 SSD보다 더 넓은 공간이 필요하다.


레노버도 이르면 2월 크롬북 시장에 발을 뻗는다. 레노버는 교육 환경에 초점을 맞춘 크롬북을 준비 중이다. 학교의 보안 규정을 따를 수 있도록 보안 시스템을 조작할 수 있다는 점이 레노버 크롬북 ‘씽크패드 X131e’의 대표적인 특징이다. 어린아이 손에서도 쉽게 고장 나지 않도록 설계됐다는 점도 레노버가 자랑으로 삼는 부분이다.


답답한 성능의 넷북은 곧 잊혀졌다. 사용자는 넷북 대신 태블릿 PC나 기존 노트북을 선택했고, 인텔도 얇고 가볍다는 점을 장점으로 내세운 울트라북 카테고리를 새로 마련했다. 크롬북은 넷북과 다른 전략을 짜야 한다.


크롬북이 한 발짝 더 나아갈 수 있는 방법은 고급형 제품을 내놓는 일이다. 제조업체가 크롬북의 특징을 부각할 수 있도록 크롬 OS가 지원하면 된다. 소스코드를 통해 밝혀진 것처럼 굳이 인텔 아이비브릿지 프로세서를 써야 한다는 얘기는 아니다. 프로세서는 클라우드 OS와 웹 앱을 구현할 수 있는 적당한 제품으로도 충분하다.


LTE 통신망 지원이나 레티나 디스플레이에 버금가는 화면을 탑재하는 등 소위 프리미엄 가치를 전달하는 것이 더 효과적일 수 있다. 저가형 넷북 경쟁과 같이 도토리 키재기 식 크롬북의 경쟁 고리를 끊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미 발판은 마련됐다. 2012년 1분기까지만 해도 크롬 OS는 크롬 웹브라우저가 붙박이처럼 바탕화면에 있었다. 하지만 2012년 4월 이후 판올림된 크롬 OS는 응용프로그램과 크롬 웹브라우저를 창 형식으로 별도로 관리할 수 있게 됐다.

1366×768 해상도는 비좁다.


google_chrome_book_edu_500

미국에서 2천여개 학교가 크롬북을 도입했다


시장 확대도 숙제


고급형 시장이 나오려면 충분한 시장이 뒷받침돼야 한다. 크롬북은 아직 일반 사용자들 사이에서 찾아보기 어렵지만, 조금씩 크롬북의 매력에 눈을 뜨고 있는 시장이 있다. 기업과 교육분야다.


크롬 OS는 클라우드 OS다. 소프트웨어를 PC에 설치하고, 정보를 저장할 필요가 없다. 웹에서 바로 이용할 수 있도록 설계된 웹 응용프로그램(앱)을 통해 모든 작업을 한다. 클라우드 환경을 기반에 두고 있으니 인터넷 연결은 필수다. 인터넷에 연결할 수 없는 곳에서는 크롬북을 제대로 활용하기 어렵다는 점은 일반 사용자들이 부담스러워할 만한 특징이지만, 반대로 많은 기기를 한꺼번에 관리해야 하는 기업이나 교육 환경에서는 경쟁력이 되기도 한다.


기업 환경이라면, 크롬 OS가 탑재된 직원의 크롬북을 일일이 관리할 필요가 없다. 크롬 OS는 구글이 자동으로 판올림해 준다. 소프트웨어를 설치해 쓰는 방식이 아니라는 점도 악성코드나 바이러스, 보안 위협에서 벗어나게 해준다. 학교와 같은 교육환경에서도 마찬가지 이유로 크롬북이 가진 가능성을 내다보고 있다. 실제로 구글은 공식 블로그를 통해 2012년 한 해 동안 미국 2천여개 학교가 크롬북을 도입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웹 앱을 통해서만 컴퓨팅 작업을 해야 하는 다소 제한된 환경이 아이러니하게도 기업이나 교육환경에 잘 어울린다는 평가다.


구글의 개발자 컨퍼런스 ‘구글 I/O 2013′에서 구글의 레퍼런스 크롬북이 등장한다면 어떨까. 마치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PC의 넥서스 시리즈처럼 말이다. 크롬 OS 소스코드에 담긴 고성능 지원 기능을 이용해 구글이 크롬북의 미래를 제시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제조업체가 먼저 나서서 ‘싸구려’ 제품 경쟁을 끊을 것이라고 기대하기 어렵다. 구글이 먼저 매력적인 크롬북을 통해 크롬북의 가능성을 증명해야 한다. 구글 크롬 OS의 미래는 낮은 가격이 아닌 가치의 전달에 있다.



※ 본 내용은 (주)블로터 앤 미디어(http://www.bloter.net)의 저작권 동의에 의해 공유되고 있습니다.
Copyright ⓒ 블로터 앤 미디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원문출처 : http://www.bloter.net/archives/143550]

맨 위로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