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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소스SW 활성화, 교육부터 시작하자”

OSS 게시글 작성 시각 2013-12-06 11:19:37 게시글 조회수 3620

2013년 12월 05일 (목)

ⓒ 블로터닷넷, 이지영 기자 izziene@bloter.net



“오픈소스 소프트웨어(SW)는 이미 성능과 안정성, 신뢰성, 보안, 경제성 면에서 그 가치를 입증했습니다. 자유롭게 쓸 수 있는 SW이다보니 비용 절감 효과가 있고, 소스코드가 투명하게 공개되니 보안을 더 강화할 수 있지요.”


12월5일 서울 코엑스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FOSS Con 2013’에서 만난 고건 오픈소스소프트웨어재단 이사장은 확신에 차 있었다. SW 소스코드를 알고 있으면 내부 시스템을 보완해 보안 침입에 대비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소프트웨어 개발자가 많아져 일자리가 창출된다고 그는 믿고 있었다.


이를 뒷받침하듯 전세계적으로 오픈소스SW 도입 움직임도 활발하다. 주로 각국 정부기관이 적극적으로 오픈소스SW를 도입하는 분위기다.


해군 해양청과 국제개발청을 비롯해 많은 미국 공공기관이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우 대신 오픈소스 리눅스 운영체제를 도입했다. 유럽도 비슷한 분위기다. 독일, 이탈리아, 스페인, 노르웨이, 포루투갈, 오스트리아 등 각 공공기관에서 리눅스 운영체제와 오픈소스 오피스 SW인 ‘리브레오피스’를 사용하고 있다.


kohkern


“일본은 NTT가 매년 막대한 돈을 오픈소스SW에 쓰고 있습니다. 유럽은 수많은 지방자치단체들이 앞장서서 오픈소스SW를 사용하고 있지요. 브라질도 범정부 차원에서 오픈소스SW를 도입하고 있습니다.”


국내는 사정이 좀 다르다. 10년전부터 오픈소스SW 산업과 관련해 수백억원의 예산을 들여 시범 사업과 인력양성, 기술 개발을 진행했지만 성과는 초라하다. 리눅스나 리브레오피스를 사용하는 공공기관을 국내선 찾기란 쉽지 않다. 오픈소스SW를 다루는 학교나 기업도 드물다.


“10년 동안 잘 쓰던 e메일 시스템을 하루아침에 다른 솔루션으로 바꿔보라고 하면 누가 좋아할까요. 그것도 친절하게 하나하나 가르쳐주면서 알려주는 게 아니라, 갑자기 쓰라고 하면요. 쉽지 않은 일입니다.”


고건 이사장 설명에 따르면 국내 정부와 공공기관이 윈도우 같은 상용SW를 주로 사용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사용법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MS 워드나 아래아한글 사용법을 아는 공무원은 많지만, 리브레오피스 같은 오픈소스SW를 잘 알고 다루는 사람은 부족하다.


“오픈소스SW가 활성화되려면 우선 이를 제대로 다룰 수 있는 전문 인력이 필요합니다. 정부기관과 공공기관이 오픈소스SW를 사용하고 싶어도 이를 다룰 수 있는 사람이 없어 쓰지 않습니다. 학교나 교육기관은 사용하지 않으니 공부를 하지 않지요. 활용하는 곳이 없으니 시장에 뛰어드는 인력도 없는 것이죠.”


고건 이사장은 30년 동안 서울대 컴퓨터공학과 교수로 재직하면서 이미 국내 오픈소스SW에 대한 인식을 체감한 바 있다. 교수 재직 시절 오픈소스SW 강좌를 개설해봤지만 학생들이 모이지 않아 폐강되기 일쑤였다. 학생들은 아무도 찾지 않는 오픈소스SW를 왜 배워야 하냐고 고건 이사장에게 반문했다. 전세계가 오픈소스SW를 주목하고 관련 기술을 발전시켜나갔지만, 국내는 아니었다. 악순환의 고리가 이어졌다.


“지금이라도 이 고리를 정부가 적극 나서 끊어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과거 국산 전자제품 성능이 외국에 뒤처졌을 때 국가 발전을 위해 정부가 주도적으로 나서 제조업을 밀어줬듯이, 오픈소스SW도 관심을 가지고 생태계를 만들어야 합니다.”


단순히 오픈소스SW 도입 비중을 늘리고, 관련 프로젝트 발주를 늘리자는 얘기가 아니다. 오픈소스SW를 다룰 줄 아는 사람의 비중을 늘리는 식으로 질적 향상을 꾀하자는 얘기다. 오픈소스SW에 대한 교육을 늘리고, 배운 지식을 확용할 수 있는 분위기가 만들어져야 한다. 배운 지식을 공정한 잣대로 측정할 수 있는 시스템도 필요하다.


고건 이사장은 지난 2010년 개방형 소프트웨어 교육센터(OLC)를 선보이며 SW 교육에 앞장섰다. OLC는 오픈소스SW 기반의 전문 실무교육을 통한 고급 인재 양성 교육센터다. 운영체제부터 애플리케이션, 모바일 개발자를 위한 교육 강의를 들을 수 있다. 고건 이사장은 최근 오픈소스소프트웨어재단에 합류해 정부의 오픈소스SW 관련 정책 수립을 돕고 있다.


“개발자가 제대로 평가받아야 합니다. 제대로 된 개발자를 키워내기 위해 교육도 함께 해야 하지요. 국내 소프트웨어 산업은 사실 위기입니다. 굳이 오픈소스SW가 아니더라도 말이지요. 알아야 창조하든 개발하든 하지 않겠습니까. 이런 교육을 민간 기업보다는 정부가 주도적으로 나서서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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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출처 : http://www.bloter.net/archives/172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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