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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럼] `자아실현 기술`이 집단지능 만든다

OSS 게시글 작성 시각 2017-08-04 04:26:40 게시글 조회수 4812

2017년 7월 31일 (월)

ⓒ 디지털타임스

최영규 성균관대 SW대학 교수 OSS재단 운영이사



[포럼] `자아실현 기술`이 집단지능 만든다
최영규 성균관대 SW대학 교수 OSS재단 운영이사

경제를 빼놓고 인간의 삶을 얘기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세상이 됐다. '신용'이라는 것도 인간사회에 형성되어 온 신뢰 개념을 경제적 수단으로 표시한 것이고, 인간의 욕구가 경제적 수단으로 표시되면 '수요'가 될 것이다.

매슬로의 욕구단계설은 인간의 욕구가 그 중요도에 따라 일련의 단계를 형성한다는 동기 이론인데, 생리 욕구, 안전 욕구, 애정·소속 욕구, 존경 욕구의 단계에 이어 그 최상위에 자아실현 (Self-Actualization) 욕구가 있다. 이 자아실현 욕구는 다른 욕구와 달리 충족이 될수록 더욱 증대되기 때문에 '성장 욕구' 또는 '메타 욕구'라 표현한다. 성장은 그래서 자아실현의 표상이기도 하고 속성이기도 하다. 경제가 자연스레 성장을 추구하는 속성이 있는 것을 보면, 경제와 자아실현은 밀접하게 관련돼 있음을 짐작할 수 있겠다. 좀 비약해 말한다면, 자아실현에 기여하는 경제가 좋은 경제이고, 인간은 자아실현을 위해 경제행위에 적극 참여한다.

자아는 곧 '나'인데, 그러면 자아실현에서의 '나'는 누구인가? 이기심은 인간에게 너무도 근본적이어서 자아가 자신의 몸 안에 갇혀 있는 사람들도 많지만, 자신의 몸을 벗어나 배우자와 가족과 이웃과 민족과 나라와 온 세상까지도 포함하는, 어느 정도 확대된 자아(Extended Self)를 가진 사람들이 더 많아 보인다.

기술도 확대된 자아의 실현을 도와주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의식 기술 (Conscious-Technology)의 범주에 드는 많은 기술들은 인간을 사이보그와 같은 증강인간(Augmented Human)으로 만들어 주고, 환경을 IoT 및 로봇, 아바타, 블록체인 등으로 연결해 더욱 지능형 환경으로 만들어 준다. 결국 증강 인간과 지능형 환경의 경계는 점점 모호해지면서 통합돼갈 것이고, 확대된 자아가 더 수월하게 실현되는 시대가 될 것이다.

필자는 많은 경제적 수단과 기술들이 자아실현의 방법과 목적으로 정렬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투자의 패러다임이 단순히 돈을 더 벌기 위한 차원에 머무르지 않고 눈을 들어 자아실현의 차원을 바라보게 할 수 있다. 또 다른 IaaS, 즉 Investment as a Self-actualization이라고나 할까. 이러한 IaaS가 활발한 자본 시장은 훨씬 더 인간 중심의 경제로 우리를 안내할 수 있을 것이다. 많은 NGO활동과 자선과 기부 행위들도 확대된 자아실현의 모습이라고 장려할 수 있겠다.

위에서 말한 의식 기술의 대부분은 자아실현 기술이 될 수 있다. TaaS, 즉 Technology as a Self-actualization이라고나 할까. 필자가 근래에 특히 주목하며 숙지해온 기술이 자아실현으로서의 블록체인 기술, 즉 BaaS(Blockchain as a Self-actualization)이다. 블록체인에서 모든 블록들이 똑 같은 정보를 갖고 있는 것처럼, 인간의 몸을 구성하는 세포들이 똑같은 유전자를 갖고 있기에 어쩌면 인간의 몸이 가장 완전한 모습의 블록체인이라 말할 수도 있겠다. 인공지능은 인간의 뇌가 학습하는 모습을 흉내 내고 있고, 그 뇌에는 살면서 축적된 이웃과 환경에 대한 '신뢰'가 어떤 모습으로 존재한다. 신뢰 네트워크(Trust Network)라고도 표현할 수 있는 블록체인 기술과 인간의 뇌를 닮아가는 일반인공지능(AGI - Artificial General Intelligence) 기술이 '신뢰'의 기술을 어떻게 진화시켜 나갈지 참으로 흥미롭고 기대된다.

이처럼 기술과 경제가 자아실현의 방향으로 나아갈 때 사람들은 좀 더 여유롭고 자유롭게 집단 지능에 참여하게 될 것으로 필자는 본다. 물론 가질수록 더 탐욕스러워지는 부류의 인간들도 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아실현이라는 성장 욕구가 있어서 여유로워지면 증여와 공유에 더욱 열리게 될 것이라고 본다. 즉, 증여 경제와 공유 경제가 훨씬 더 잘 작동될 수도 있겠다. 사실, 오픈소스소프트웨어의 발전 역사에서 볼 수 있는 커다란 성취는 증여 경제 원리가 작동했기 때문일 것이다.

자아실현 또한 욕구이기에 인간에게 어떤 의도와 행위를 유발시키는 강력한 동기 원인이 된다. 이 강력한 욕구가 경제 수단 및 기술과 잘 통합돼 모두에게 더 좋은 미래를 만들어 갈 수 있다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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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출처 : http://www.dt.co.kr/contents.html?article_no=2017073102102251607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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