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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 '애플 브라우저' 개발을 거든다

OSS 게시글 작성 시각 2012-12-26 14:14:53

2012년 12월 26일 (수)

ⓒ 지디넷코리아, 임민철 기자 imc@zdnet.co.kr



마이크로소프트(MS)가 애플과 구글 브라우저의 핵심인 오픈소스 '웹킷' 개발에 가세해 눈길을 끈다. PC 영역에서 여전히 점유율이 상당한 인터넷익스플로러(IE)를 버리는 건 아니지만 모바일에서 열세를 인정한 모양새다.

 

웹 킷은 브라우저가 웹사이트를 처리하는 구성요소 '렌더링엔진'을 개발하는 오픈소스 프로젝트다. 그 결과물은 이를 주도하는 애플의 사파리를, 구글의 크롬 등 PC와 모바일 브라우저를 만들 때 쓰인다. 삼성전자나 리서치인모션(RIM) 등 단말 제조업체도 자체 모바일 브라우저 개발에 활용한다.

 

구글은 일찍이 PC용 크롬과 안드로이드용 모바일 브라우저를 만들기 위해 웹킷 프로젝트에 참여해왔다. 자체 기술로 웹킷이 자체 지원하지 않는 GPU가속 등을 더해 차별화했다. 자체 엔진이 없는 삼성이나 RIM도 순수한 오픈소스 웹킷을 그대로 쓰진 않는다.

 

이와 달리 MS는 '트라이던트'라는 자체 엔진을 갖췄기에, 경쟁사 제품에 쓰이는 오픈소스 프로젝트를 지원하는 건 뜻밖으로 비친다. IE 브라우저 위상이 예전같지 않다지만 아직 PC 브라우저 점유율 과반이 '끄떡없는' 상황이다. 회사는 차세대 윈도와 윈도폰 운영체제(OS) 기본 브라우저로 IE10을 내놨다.

 

■'웹킷에 마우스와 펜 입력을 허하라'

 

사실 MS가 웹킷프로젝트에 완전히 팔걷고 참여하는 건 아니다. 실제 개발에 참여하는 조직은 MS의 오픈소스전문 자회사 'MS오픈테크놀로지스'다. 흥미로운 건 MS가 포인터이벤트 표준화를 진행한 내용과 그 배경이다.

 

현 재 표준화가 진행중인 웹기술가운데 '포인터이벤트(Pointer Events)' 규격을 웹킷 엔진에 실험적으로 구현한 정도다. 이 기술에 MS뿐아니라 구글, 모질라, 오페라도 관여했다. 모질라와 오페라는 MS처럼 자체 브라우저 렌더링엔진을 갖춘 업체다.

 

포 인터이벤트 규격은 사용자가 마우스, 펜, 멀티터치 조작을 수행할 때 브라우저가 이를 알아차릴 수 있도록 만드는 웹기술 표준이다. 그 전신 '터치이벤트(Touch Events)'는 애플이 아이폰 사파리에 구현한 자체규격을 본딴 내용이었는데 폐기됐다. 애플이 보유한 기술특허 내역과 로열티없는 라이선스를 거부해, 향후 터치이벤트 관련 특허시비를 못 피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MS는 웹표준화기구 월드와이드웹컨소시엄(W3C)에서 터치이벤트 표준안이 폐기된 뒤 대체안으로 포인터이벤트 규격을 내놨다.

 

지 난달초 이원석 W3C HTML5 대한민국관심그룹(KIG) 의장은 "10월말 프랑스 리옹에서 열린 'W3C 티팩(TPAC)' 회의서 MS가 제안한 포인터이벤트 규격 표준화가 결정됐다"며 "이는 기존 단말기들이 웹애플리케이션을 마우스, 터치, 펜 등에 맞게 만들 때 각 상황을 일일이 처리하지 않아도 되게 해준다"고 설명했다.

 

이를 함께 지원하는 회원으로 구글, 모질라, 오페라뿐 아니라 노키아, 징가, 제이쿼리, 그리고 한국과학기술원(카이스트)도 이름을 올렸다. 반면 애플은 터치이벤트와 마찬가지로 포인터이벤트에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모바일 시대, 뒤바뀐 MS와 애플의 운명

 

MS 가 웹킷에 포인터이벤트를 심어넣으려는 속내는 최근 브라우저 시장 판도와 무관치 않다. 과거 윈도가 PC를 장악했을 때 IE 브라우저가 웹표준을 무시하고 자체 웹기술 규격을 만들면 다른 브라우저가 이를 흉내내 만들던 그림을 닮았다.

 

현재 애플 iOS의 사파리와 구글 안드로이드의 내장 브라우저 및 크롬이 모바일영 웹브라우저 시장을 양분하다시피했다. 뒤늦게 모바일 플랫폼 지분 확대에 나선 MS가 IE 브라우저 사용자를 늘리기엔 갈 길이 멀다.

 

그 런데 iOS 기본 브라우저 사파리가 성능면에서 타 브라우저에 뒤쳐질 수 없게 만들어졌고 그에 특화된 모바일 사이트도 상당해 사실상 터치스크린용 브라우저의 표준 역할을 하고 있다. 윈도PC에 여러 브라우저가 존재하지만 적잖은 국내 사이트가 IE에서만 돌아가게 만들어진 것과 비슷한 현상이다.

 

iOS의 모바일 사파리가 비표준 기술인 터치이벤트를 지원하는 유일한 브라우저기 때문에, 그에 맞춰 개발된 모바일 사이트가 MS를 포함한 나머지업체들의 브라우저에서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수도 있다.

 

즉 MS가 IE10에서 모바일 웹콘텐츠를 제대로 보여주지 못하는 상황은 윈도폰8 스마트폰과 윈도8 및 윈도RT 태블릿 사용자 확산에 걸림돌이 된다. MS는 애플 위주로 짜여진 모바일웹 콘텐츠 환경을 최소한 자사에게 불리하지 않게 바꿔나가야 한다. 애플이 사파리를 만들 때 쓰는 웹킷 엔진에 MS가 손수 여러 장치 입력방식을 지원하는 웹표준 기술을 구현하려는 이유다.

 

한 외신 보도에 따르면 지난달 구글 개발자들도 웹킷 프로젝트에 포인터이벤트를 구현하는 작업에 관심을 보였다. 이는 향후 안드로이드용 브라우저와 IE 등 타사 브라우저와의 호환성을 갖추는 한편, 애플의 터치이벤트 기능을 건드릴 때 문제될 수 있는 지적재산(IP) 시비를 해소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실제로 사파리 브라우저를 만드는 애플 쪽 반응이다. 프로젝트에서 해당 기능이 구현돼봤자 애플은 이를 제품화하는 과정에서 일부러 빼버릴 수 있기 때문이다. 그 개발자들은 실제 웹콘텐츠에 포인터이벤트가 쓰이기 전까지 지원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또 포인터이벤트 규격에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는데 그게 뭔지는 밝히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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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출처 : http://www.zdnet.co.kr/news/news_view.asp?artice_id=20121226111621&type=x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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