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 빅데이터 수주전 불붙는다

공공분야의 빅데이터 사업들이 하나 둘 수면위로 떠오르고 있다. 그동안 글로벌 기업들에 가려져 빛을 발하지 못했던 국내 빅데이터 전문업체들이 본격적인 경쟁을 펼칠 것으로 전망된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대전 정부통합전산센터를 비롯해 안전행정부, 미래창조과학부, 한국과학정보기술연구원 등 주요 공공기관에서 잇따라 빅데이터 시범사업을 발주 또는 계획중이다.

이중 업계 주목도가 높은 사업은 최근 발표된 정부통합전산센터의 `1차 정보자원 통합구축사업'이다. 이번 사업에서 센터는 정부 3.0 기조를 지원한다는 명목아래 `클라우드 기반의 빅데이터 분석 파일럿 시스템 구축'사업을 진행한다. 업계는 정보자원 통합구축 사업에 투입되는 총 380억원 중 3% 가량(약 12억원)이 빅데이터 사업에 할당될 것으로 추정했다.

안행부와 경찰청도 최근 `빅데이터 공통기반 및 시범서비스 구축'을 위한 정보요청서(RFI)를 공개했다. RFI는 본 사업을 추진하기에 앞서 관련 업체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으로, 이 자료를 기반으로 사업제안요청서(RFP) 작업에 들어간다. 안행부와 경찰청은 연내로 행정ㆍ공공기관과 민간 데이터를 연계ㆍ수집하기 위한 플랫폼을 구축하고, 이를 경찰청 유관시스템에 도입해 빅데이터 분석체계를 만들 계획이다. 업계는 이번 사업이 발주될 경우 40억원 규모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했다.

미래부도 최근 8억2000만원 규모의 `빅데이터 활용 스마트서비스 시범사업'을 진행하겠다고 발표했다. 오는 9월 시범 운영을 시작으로 연내 구축을 완료할 계획으로 내달 업체를 최종 선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밖에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도 7억원 규모의 `국가 과학기술 빅데이터 거버넌스 구축을 위한 전략계획 수립'사업을 발주했으며 사업자 평가를 거쳐 조만간 최종 결과를 공고할 방침이다.

또 한국인터넷진흥원과 일부 공공기관들의 경우에도 빅데이터 도입을 긍정적으로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져 올 하반기에도 공공분야 빅데이터 사업이 꾸준히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공공시장이 열리면서 그동안 빅데이터 시장에 목말라했던 국내 업체들의 경쟁과 진출이 활발해질 전망이다. 최근 국산 제품 도입을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공공기관들의 분위기도 한 몫을 할 것으로 보인다.

이달 28일 1차 사업 제안서를 마감하는 정부통합전산센터의 경우 삼성SDS, LG CNS, SK C&C 등 대형 SI들이 참여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이들 기업이 국내 중소 빅데이터 전문 업체들과 손잡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정부가 이번 사업 평가 기준에 `중소기업 보호ㆍ육성을 위한 협력방안(5점만점)'항목을 포함시켜, 전문 중소기업들과 협력이 필요한 상황이다. 또 현재 공공기관에서 요구하는 빅데이터 처리기술인 하둡을 다룰 줄 아는 기업이 그루터, 넥스알, 클라우다인 등 소수에 불과해 SI업체들과 전문업체간 협력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대형 SI들이 참여하지 못하는 10억 내외의 시범사업에는 중견 SI와 중소 SW업체들의 간의 협력과 경쟁이 다방면으로 펼쳐지면서 국내 빅데이터 시장이 활기를 띌 전망이다.

한 중소 SW업체 대표는 "그동안 글로벌 업체들에 밀려 시장에 진출하기 어려웠던 국내 중소 업체들이 공공시장에서 본격 경쟁 모드에 돌입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 과정에서 실력을 검증 받고 업그레이드하면서 한단계 국내 빅데이터 시장이 성숙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