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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칼럼 | 인정할 건 인정하자, iOS 7은 안드로이드를 베꼈다

OSS 게시글 작성 시각 2013-06-25 13:12:47 게시글 조회수 4036

2013년 06월 19일 (수)

ⓒ ITWorld, Galen Gruman | InfoWorld



애플이 iOS 7 프리뷰를 공개했을 때 필자는 디자인 요소는 마이크로소프트 윈도우 폰, 기능적 요소는 안드로이드에서 가져왔다고 느꼈다. 실제로 인터넷 공간에는 애플이 경쟁사들의 아이디어를 훔쳤다는 블로그가 넘쳐난다.



iOS 7(왼쪽)에는 자주 사용하는 설정 및 앱에 신속하게 접근하기 위한 새로운 컨트롤 센터(Control Center)가 추가됐다. 기본 안드로이드(오른쪽 아래) 및 삼성 버전의 안드로이드(오른쪽 상단)에도 비슷한 기능이 있다.

수십 년 동안 거의 모든 업체가 아무런 부끄러움 없이 애플의 디자인을 베꼈고 지금도 베끼는 중이다. 익히 알려진 바와 같이 윈도우 3.1은 오리지널 맥 OS, 일명 ‘시스템’에서 '큰 영감을 받았다'. 아이팟이 뜬 이후 시장에 쏟아진 아이팟을 닮은 MP3 플레이어의 수는 셀 수도 없다. 더 최근에는 구글 안드로이드와 팜의 웹OS가 애플의 앱 그리드 개념을 차용했다.


지금은 모든 기업이 앱 스토어와 아이튠즈를 닮은 미디어 서비스를 제공한다. HP의 신형 울트라북은 애플 맥북과 너무 비슷한 나머지 윈도우 키가 있는지 확인해야 맥이 아닌 것을 알 수 있을 정도다.


애플은 이렇게 아이디어를 훔치는 경쟁사들을 항상 떠들썩하게 비난했다. 전 CEO 스티브 잡스는 이러한 행태를 몹시 언짢게 여겼다. 잡스가 1997년 마이크로소프트 빌 게이츠와 평화 조약을 맺었을 때 맥 애호가들이 충격에 빠진 이유도, 애플이 안드로이드와 iOS의 많은 유사점, 삼성과 아이폰/아이패드 기술의 많은 유사점을 두고 구글과 핵전쟁을 선포한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다.


또한 애플은 스스로의 문화와 혁신, 그리고 새로운 기술을 가장 효과적으로 사용하는 방법을 알아내고 이를 탁월한 사용자 환경을 통해 제공하는 특유의 역량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해서, 가끔은 애플이 근원지가 아니라는 이유로 좋은 아이디어의 도입을 외면하기도 했다. 덕분에 기술 업계의 많은 기업들은 역으로 애플이 아이디어를 베낄 것이라는 걱정은 접어두고 닥치는 대로 애플을 베낄 수 있었다.


이런 배경 때문에 애플이 iOS 7에서 확연히 눈에 띌 정도로 경쟁사들의 중요 요소들을 베꼈다는 사실은 상당한 충격을 몰고 왔다. 작년 iOS 6에서 안드로이드의 유용한 알림 트레이 개념을 차용했던 것이 이번 변화를 경고하는 전조였는지도 모르겠다.


iOS 7은 안드로이드의 여러 개념을 가져와 iOS의 중심에 배치했다. 커맨드 센터(Command Center)는 확실히 안드로이드 알림 트레이의 빠른 접근 부분을 바탕으로 한 것 같고 실행 중인 앱을 보여주는 새로운 썸네일 보기 역시 안드로이드에서 가져온 것이며(안드로이드는 이 기능을 웹OS에서 가져왔다.윈도우 8도 마찬가지다) 앱을 버리는 방식으로 종료하는 개념은 웹OS에서 차용한 것이다.


iOS 7의 간결한 '엣지 투 엣지' 또는 '평면적' 화면은(활자 모양 포함) 윈도우 폰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윈도우 폰은 몇 년 전에 경쟁사와 달리 이러한 극도로 단순하고 깔끔한, 참신한 디자인을 선보였다.


물론 이 디자인 개념은 상당히 오래된 것으로, 많은 사람들이 '현대적인 것'으로 생각하는 바우하우스 양식 및 관련 독일-스칸디나이바 디자인 학교에서 비롯됐다. 애플의 수석 디자이너인 조니 아이브는 오래 전부터 바우하우스 양식 및 관련 학교의 열성적인 추종자였는데 특히 잡스와 마찬가지로 브라운(Braun) 디자인에 심취했다.



iOS 7(왼쪽)은 앱 프리뷰를 통해 실행 중인 앱을 보여준다. 이 기능은 안드로이드(오른쪽)에 처음 도입됐다.



iOS 7(왼쪽)의 전체 화면, 계층, 종종 백그라운드에 등장하는 애니메이션 그래픽은 윈도우 8의 메트로(오른쪽)와 비슷하다.


파블로 피카소는 "뛰어난 예술가는 모방하고 위대한 예술가는 훔친다"고 했다. 사실이다. 이것은 애플에도 적용된다. 애플도 시작부터 다른 이로부터 영감을 받았다. 초창기 제록스 PARC에서 그래픽 사용자 인터페이스와 마우스에 감명을 받은 잡스와 스티브 워즈니악은 리사를 만들고 그 다음에 맥을 만들었다.


이 개념은 제록스에서는 빛을 보지 못했지만 애플은 이를 진정 새로운 형태의 컴퓨팅기반으로 삼았다. 이는 단순한 모방이 아니라 진정한 영감이다. 시인 T.S. 엘리엇은 다음과 같은 글귀를 남겼다.


(시인의 우열을 가리는) 가장 확실한 방법 중 하나는 그 시인의 차용 방법을 보는 것이다. 미숙한 시인은 모방하고 능숙한 시인은 훔치고, 나쁜 시인은 빌려서 망치고 좋은 시인은 빌려온 것을 더 좋게 만들거나 최소한 무언가 다른 것으로 만든다. 좋은 시인은 훔쳐온 것을 원본과는 전혀 다른, 자기만의 고유한 전체적인 느낌에 녹여 넣는다. 나쁜 시인은 아무런 응집력도 없는 곳에 무작정 끼워 넣는다.


가끔 잘 정제된 복제품이 좋은 결과물이 될 때도 있다. 소비재 제품에서 종종 볼 수 있는 현상이다. X라는 브랜드의 TV에 도입된 좋은 부분이 다음 해 경쟁사 모델에서 등장하는 식이다. 자동차 디자인, 가전제품 디자인, 의류, 귀금속 등의 분야에서 흔히 일어나는 일이다. 지금 애플은 전체적인 디자인 또는 기능 집합에 어울리기만 한다면 적극적으로 이러한 ‘정제된 복제품’을 만들 의향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iOS 7(왼쪽)은 단순한 텍스트 기반 UI 디자인을 사용한다. 이러한 디자인은 윈도우 폰 7(오른쪽)에 처음 도입됐다.


앞으로 애플은 스스로의 혁신을 지속하는 한편 더 많은 부분을 훔치기도 할 것이다. 그렇게 되면 경쟁업체의 부담은 더 커진다. 경쟁업체들은 예전처럼 애플을 모방하면서 쉽게 앞으로 나아가지는 못하게 될 것이다.


필자는 iOS 또는 OS X가 안드로이드, 윈도우 8과 같이 불협화음을 일으키는 여러 접근 방법들의 무질서한 조합이 될까 걱정하지는 않는다. (그나마 구글은 안드로이드를 정비하려 노력 중이고 HTC도 HTC 원에서 이러한 모습을 보였다.) 애플의 브라운 기반 디자인은 단순성, 응집성, 계획성, 명료함, 효율성을 중시하며 여기에 몇 가지 기발한 요소를 첨가한다. 아마도 애플은 대부분의 경우 다른 기업들의 아이디어를 치밀하게 통합할 것이다.


필자는 또한 애플이 이러한 접근 방법을 이해하는 유일한 회사라고 생각하지도 않는다. 웹OS가 가장 이와 비슷한 철학을 구현했고 윈도우 폰, 새로운 블랙베리 10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그 주체가 애플인 만큼 무엇을 복제하고 수용하는지 철저히 감시하는 눈이 많을 것이다. 이들은 자신이 선호하는 플랫폼에서 애플이 무언가를 가져가면 속상해할 것이다. 하지만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필자는 애플이 좋은 것을 예술적으로 훔치는 것을 마다하지 않을 만큼 자만심을 낮췄다고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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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출처 : http://www.itworld.co.kr/news/82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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