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T광장] 오픈소스의 새로운 가치

황인찬 한국레드햇 전무

오늘날 오픈소스 소프트웨어(SW)는 다양한 비즈니스 분야에 적용되고 있다. 때로는 다른 IT 솔루션 깊숙이 적용돼 사용자가 오픈소스의 중요한 역할에 대해 쉽게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오픈소스가 제공하는 유연성과 개방성, 비용절감 등의 가치가 주목을 받으면서 스마트폰ㆍTVㆍ자동차 등의 개발분야를 포함해 점점 더 많은 기업이 오픈소스를 선택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정부 차원에서 오픈소스 SW 도입이 본격화되고 있다. 오픈소스 기반의 SW 도입을 통해 특정 기업에 의존하는 종속성을 탈피할 수 있고, 공개된 소스코드에 바로 접근해 수정할 수 있는 권한이 확보돼 있기 때문에 유지보수와 업그레이드에 투입되는 예산과 필요 사업절차를 최대한 감축해 추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지식경제부(현 산업통상자원부)는 공공기관의 오픈소스 SW 도입 및 운영을 위한 `오픈소스 SW 운영지원 서비스 가이드라인'을 발표하고, 정부 예산에도 반영하는 등 오픈소스 도입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실제 안전행정부의 통합전산센터는 개방형 플랫폼을 적용하고 2016년까지 일정 비율 이상의 SW를 오픈소스 기반으로 전환한다는 계획을 수립하기도 했다.

기업 입장에서는 오픈소스 SW를 사용할 경우 오픈소스 커뮤니티가 추진하는 빠른 혁신을 기반으로 미래의 요건에 따라 변화할 수 있고, 이기종 IT 환경에서도 상호 연동될 수 있는 유연성을 확보할 수 있다. 특정 벤더에 대한 종속성에서 자유롭기 때문에 이에 따른 비용도 줄일 수 있다. 따라서 오픈소스 SW의 사용은 기업들이 한정된 예산으로 최상의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해주는 최적의 방안이라고 할 수 있다.

아시아 지역에서도 오픈소스 SW 도입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한 예로 인도네시아의 오픈소스 SW 도입사례를 살펴보자. 인도네시아 증권거래소에는 440개의 상장기업이 등록돼 있는 세계적인 증권거래소 중 하나로, 증권거래소의 특성상 최고의 IT 시스템을 운영하는 동시에 낮은 총소유비용(TCO) 구현이 필요한 조직이다. 인도네시아 증권거래소는 유닉스 시스템을 사용하고 있었다. 특정 벤더 고유의 플랫폼이다 보니 기본 하드웨어부터 애플리케이션까지 대부분이 유닉스 환경에 종속될 수밖에 없었다. 이러한 환경은 인도네시아 증권거래소가 성장을 거듭하며 미래의 사업계획을 수립하는 과정에서 비용을 통제하는데 큰 제약사항이 됐다. 특히 인도네시아 증권거래소가 SW 라이선스를 추가로 구매해야 할 경우 높은 라이선스 비용이 TCO를 현저히 증가시킴으로써 시스템을 확장하는데 걸림돌이 됐다.

인도네시아 증권거래소는 현재 오픈소스인 리눅스 플랫폼을 도입해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이곳이 리눅스 플랫폼을 채택하는데 가치와 기능이라는 두 가지 요인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증권거래소의 IT 시스템은 무엇보다도 처리속도와 안전성이 중요하다. 이미 인텔 프로세서 기반의 서버를 하드웨어 플랫폼으로 도입한 인도네시아 증권거래소는 리눅스를 플랫폼 솔루션으로 채택해 증권거래소의 요건을 충족하며 기존 솔루션보다 훨씬 빠른 속도를 지원할 수 있게 됐다.

그러나 정보화 시대에 기업용 IT 솔루션에서 TCO 절감은 단순히 가장 저렴한 운영체계나 하드웨어, 네트워크 장비 또는 관리용 SW를 선택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만은 아니다. 기업들은 총 비용과 총 편익을 비교해야 할 뿐 아니라 솔루션이 제공하는 최고의 가치를 끌어낼 수 있도록 적절한 균형점을 찾아야만 한다.

단지 비용에만 초점을 맞춘다면 TCO 이외의 가치 창출에 기여하는 다른 여러 요인에 대한 큰 그림을 볼 수 없게 될 것이다. 비즈니스 유연성, 리스크 감소, 출시 소요기간 단축 역시 가치 향상에 기여한다는 점을 유념해 가치와 비용 절감을 모두 만족시킬 수 있는 솔루션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