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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개SW 소식

2013년 09월 30일 (월)

ⓒ ITWorld, Brad Chacos | PCWorld



PC 게이머들에게 감사해야 한다. PC 판매 부진, 모바일의 대대적인 이동을 비롯한 지난 몇 년 동안의 갖은 고난 속에서 마이크로소프트가 기댈 수 있었던 얼마 되지 않는 버팀목 중 하나는 게이머들이었다. 거의 모든 주요 PC 게임들이 윈도우에서 실행되고, 그 게임들 중 상당수는 ‘오직’ 윈도우에서만 실행된다.

이건 중요한 사실이다. 지난 8월, 존 페디 리서치(Jon Peddie Research)는 보헤미아(Bohemia)의 ARMA III가 그 자체만으로 8억 달러 이상의 PC 하드웨어 판매를 유발할 것으로 분석했으며, 2013년 PC 게임 하드웨어 시장이 180억 달러 규모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그 막대한 이익은 모두 윈도우 기기로 흡수된다.

그런데 이 독주가 갑자기 위태로운 상황에 처했다.

지난 9월 23일 밸브(Valve)는 스팀(Steam)을 중심으로 구축된 리눅스 기반 무료 운영체제인 스팀OS(SteamOS)를 발표하면서 윈도우의 가장 강력한 요새를 향한 공격을 개시했다. 스팀은 전 세계적으로 가장 인기 있는 PC 게임 서비스다. PC 게이밍을 리눅스로 옮길 수 있는 힘을 가진 회사가 있다면, 그 회사는 바로 밸브다.

천천히 일어나는 반란
마이크로소프트에게 반가운 소식은 윈도우가 앞으로도 한동안은 PC 게이머들 사이에서 가장 인기 있는 플랫폼이 될 것이란 사실이다.


CES에서 발표된 Xi3 피스톤(Piston)은 초기 스팀 박스 기기로 알려졌지만 CES 직후 밸브와 Xi3은 서로 거리를 뒀다. 그렇지만 피스톤의 소형 규격은 스팀 박스의 정신을 잘 보여준다.

스팀OS는 거실의 대형 TV를 완전히 장악한 게임 콘솔에 대항하기 위한 거실 친화적인 소형 PC인 일명 스팀 박스(Steam Box)를 구동하도록 만들어진 OS다.

스팀 박스는 게임 마니아용 고성능 컴퓨터가 아니다. 스팀OS는 키보드와 마우스 대신 게임패드와 스팀의 빅 픽처(Big Picture) 모드를 중심으로 한다. 더 중요한 점은 가격 경쟁이 치열한 거실 시장에서 큰 부담으로 작용하는 윈도우 라이선스 비용이 들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존 페디 리서치의 게임 산업 수석 애널리스트인 테드 폴락은 “중요한 점은 대다수의 게이머들이 ‘PC 게임’이라고 하면 바로 몇 십 센티미터 거리에 떨어진 화면을 보면서 즐기는 환경을 생각한다는 것”이라며, “거실 소파에 앉아 즐기는 게임은 ‘콘솔 게임’이고, 밸브가 스팀 박스를 사용해서 공략하는 시장도 바로 이 시장”이라고 말했다.

또한 네이티브 리눅스 게임은 아직 초창기고, 대부분 WINE을 사용해 리눅스 컴퓨터에서 윈도우 게임을 실행하는 수준에 그친다. 리눅스용 스팀 자체가 현재 지원하는 게임은 200여 개에 불과하다. 대부분은 밸브 게임 또는 인디 게임들이며, 그나마 스팀OS가 요구하는 완전한 게임패드 지원을 제공하는 게임 수는 더욱 적다. 사실 스팀OS는 밸브의 독자적인 와이파이 기술을 사용해서 윈도우용 스팀에서 작동하는 약 3,000개의 게임을 스팀 박스로 스트리밍하게 된다.


리눅스용 스팀은 비교적 최근 플랫폼이지만 약 200개의 게임을 제공한다.

존 페디는 “밸브의 과제는 게임을 스팀OS로 이식시키는 것”이라며 “물론 밸브 자체 게임부터 시작할 수 있고 재미있는 게임도 보유했지만 그 수는 많지 않다”고 말했다. (밸브는 포탈, 하프 라이프, 팀 포트리스, 카운터 스트라이크, 레포트 4 데드 등의 전설적인 PC 게임 시리즈들을 만들었다.)

지금은 윈도우가 여전히 견고한 위치를 점하고 있는 것이다.

임박한 위협
스팀 박스는 마이크로소프트의 패권에 즉각적인 위험이 되지는 않지만 스팀에 대한 PC 게이머들의 충성도는 상당하므로 만일 스팀OS가 인기를 얻는다면 밸브의 리눅스에 대한 애정이 윈도우의 탄탄한 게임 기반에 균열을 일으키는 결과를 이끌 수도 있다.

폴락은 “어쩌면 ‘PC 대 콘솔’ 구도보다 밸브의 리눅스를 향한 움직임이 마이크로소프트 윈도우를 구도에서 배제한다는 점이 더 중요할 수도 있다”면서 “결국 PC 게이밍의 전통적인 질문으로 돌아온다. 즉, 리눅스에 최적화된 게임을 개발자들이 개발하고 사람들이 데스크톱에서 즐길 것이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큰 지원군이 등장했다. AMD는 지난 수요일 로우 레벨 크로스 플랫폼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 드라이버(다른 말로 다이렉트X의 대체품)인 ‘맨틀(Mantle)’을 발표했다. 맨틀은 라데온 그래픽을 사용하는 차세대 콘솔과 윈도우 및 스팀OS PC를 포함한 다중 플랫폼에서 AMD GCN 아키텍처 기반 GPU의 하드웨어에 최적화된 뛰어난 성능을 이끌어내도록 설계됐다.

특히 스팀 기기는 콘솔 이식에 적합하므로 맨틀이 개발자들에게 인기를 끈다면 이는 스팀OS에 즉각적인 혜택이 될 수 있다. EA는 이미 프로스트바이트(Frostbite) 엔진으로 맨틀에 합류했다. 배틀필드(Battlefield) 4는 맨틀을 사용하는 최초의 대작 게임이 될 것이다.



밸브 측은 “몇 주 내에 2014년 스팀OS용으로 출시될 모든 AAA급 게임들에 대한 소식이 있을 것”이라고 예고했다.

다른 기반들도 착착 다져지는 중이다. AMD와 엔비디아는 스팀OS가 발표된 직후 모두 리눅스 드라이버 지원을 확장했으며, 인텔 역시 밸브와 협력해 리눅스 드라이버 성능을 개선하기 위한 작업을 진행 중이다. 또한 밸브는 2014년에 여러 제조업체를 통해 다양한 스팀OS 기반 스팀 박스가 출시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이러한 기기의 정확한 명칭이나 가격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게임 매니아의 구미를 당기다
생태계 지원 이외의 측면을 보면 스팀OS와 리눅스용 스팀은 게임에서 최대한의 성능을 구현하고자 하는 갈망이 큰 PC 게임 마니아들도 불러들일 수 있다.

밸브는 스팀OS를 발표하면서 “그래픽 처리에서 큰 성능 개선을 이루었으며 현재 오디오 개선을 위해 작업 중”이라고 밝혔다. 이 말은 설득력이 있다. 지난 8월 밸브는 네이티브 리눅스 버전의 레프트 4 데드 2가 “커널과 오픈GL이 가진 근본적인 효율성 덕분에” 윈도우 버전에 비해 훨씬 더 빠르게 작동한다고 밝혔다. 불필요한 OS와 API 부담이 적을수록 게임 프레임은 높아진다. PC 속도광들의 구미를 당기는 점이다.

폴락은 “많은 사람들이 윈도우 환경이 PC 하드웨어 성능의 발목을 잡는다고 생각한다”며, “전통적으로 PC 게이머들은 콘솔에 비해 더 높은 성능을 누렸다. 밸브가 리눅스의 처리 효율성을 입증할 수 있다면 데스크톱 게임을 고집하는 PC 게이머들의 지지를 얻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헤드크랩처럼 무모하게


물론 거실에서 엑스박스, 플레이스테이션과 정면 대결을 펼친다는 것은 미친 짓처럼 생각되고, 윈도우의 PC 독점에 대한 도전 역시 무척 힘겨운 싸움이 될 것이다. 그러나 밸브는 몇 년 전 하프 라이프 2를 즐기려면 스팀에 가입해야 한다는 조건을 내걸었을 때도 제정신이 아니라는 소리를 들었지만, 모두가 알다시피 결론적으로 큰 성공을 거두었다.

앞서도 말했듯이 PC 게이밍을 리눅스로 옮길 수 있는 힘을 가진 회사가 있다면 그 회사는 바로 밸브다. 특히 게이브 뉴웰이 많은 기대를 모으고 있는 하프 라이프 3를 리눅스용 스팀 전용으로 만드는 대형 사고를 쳐준다면 그 힘은 더욱 커질 것이다. 윈도우는 당분간은 계속 우월적 지위를 누리겠지만 2014년 스팀OS용으로 출시될 이른바 AAA 게임들을 경계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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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출처 : http://www.itworld.co.kr/news/83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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