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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人] 이이구 “DB 지식 나눠보렵니다”

OSS 게시글 작성 시각 2014-01-03 17:19:22 게시글 조회수 4234

2014년 01월 02일 (목)

ⓒ 블로터닷넷, 이지영 기자 izziene@bloter.net



프로그래밍 세계는 오묘하다. 영어와 숫자로 구성된 문장을 컴퓨터에 올바르게 입력하면 뚝딱 결과물이 나오는 게 신기하기 그지없다. 출퇴근길에 자주 하는 모바일게임, 문서 작업할 때 사용하는 워드 프로그램 등 우리가 자주 사용하는 소프트웨어는 모두 사람과 컴퓨터가 대화한 결과물이다.


이런 컴퓨터와 좀 더 잘 대화할 수 없을까. 이이구 네시삼십삼분 데이터베이스(DB) 실장은 어린시절부터 어떻게 하면 컴퓨터와 좀 더 효율적으로 소통할 수 있을지를 고민했다. 초등학교 시절 맞벌이하는 부모님은 오락실에서 보내는 시간을 줄이기 위해 이이구 실장을 컴퓨터 학원에 보냈다. 그 덕에 이이구 실장은 어린시절부터 코딩하는 재미를 깨우쳤다. 이 재미는 현재진행중이다. 단순 코딩에서 DB 관리로 영역은 커졌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100줄 코딩해야 나오는 결과물을 2줄짜리 DB 쿼리로 해결할 수 있다는 걸 깨달으면서 DB에 빠지기 시작했지요. 지금도 계속 DB 매력에 빠져 있습니다. 앞으로는 DB 지식을 공유하는 커뮤니티도 만들어 더 공부할 생각입니다.”


DBA 433


하루 4시간 쪽잠, 그래도 즐겁다

이이구 실장은 현재 DB관리자(DBA)로 활약중이다. 지금이야 숙련된 DBA로 후배도 가르치고 프로젝트도 지휘하지만, 과거엔 아니었다. 하루 3~4시간 쪽잠은 기본이요, 새벽에 알람 소리에 깨서 DB 상태를 파악해야 했다.


“제가 DBA에 발을 디뎠을 때 선배들은 DB에 명령어를 내리는 쿼리를 던질 때마다 예측을 했습니다. 1시간 있다가 반응이 올지, 10분 있다가 답이 올지를요. 그 시간을 예측해서 자명종을 맞추고 쪽잠을 주무시더군요. 전 항상 이 정도는 아니었지만 뭐, 비슷했습니다. DBA는 강철 체력을 필요로 하더라고요.”


몸은 고단하고 피곤했지만 하루하루가 재미있다. 집중력을 발휘해서 DB를 튜닝하고 관리할 때면 잡생각이 사라졋다. 자신의 손길을 거쳐간 시스템이 원활하게 돌아가기 시작하고 빠른 응답속도를 보일 땐 짜릿한 성취감을 느꼈다.


“설계한 시스템이 전세계 최고의 동시접속자를 기록하고 승승장구한다는 소식을 들을 때가 제일 기쁩니다. 이 기분은 지금도 누리고 있습니다. 이 재미에 제가 DB에 빠져 있는 게 아닐까 싶어요.”


이이구 실장은 93학번 환경학과 출신 개발자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컴퓨터를 만졌고 전산학과를 꿈꿨떤 그가 환경과를 가게 된 데는 사연이 있다.


“부모님이 전산학과를 반대하셨습니다. 좀 더 확실한 비전이 있는 곳을 가길 원하셨지요. 그 땐 전산학과에 대한 인식이 좀 그랬거든요. EBS에서 향후 유망 직종으로 환경 산업이 뜬다고 하기에 그리로 갔습니다.”


환경학과에 진학했지만 개발에 대한 꿈은 포기할 수 없었다. 이이구 실장은 학과 공부 틈틈이 학원도 다니고 책도 읽으면서 개발에 대한 꿈을 키웠다. 프로그래밍 관련 책은 도서관에서 쉽게 구할 수 있었다. 컴퓨터를 만질 수 있다는 것만으로 즐거워했던 때였다.


“졸업할 때쯤 IMF 외환위기가 타지면서 취업 시장이 얼어붙었습니다. 제가 전공한 환경 분야는 기업이 여유가 있을 때 투자하는 분야라서 그런지 더욱 일자리가 없더군요. 유학을 고민하던 차에 아는 선배가 개발 쪽에 있어 ‘월급 안 줘도 좋으니 개발해 보자’라는 마음으로 뛰어들었습니다.”


이이구 실장은 돌고 돌아 다시 IT로 왔다. 그가 당시 담당했던 일은 지리정보시스템(GIS) 분야였다. 처음엔 자신이 좋아하는 개발일을 할 수 있다는 점에 신이 났다. 그러나 점차 시간과 기일에 맞춰 완성도가 부족한 프로그램을 선보이는 기업문화에 회의가 들기 시작했다.


혼자 프로그래밍을 공부했을 땐 뛰어나진 않더라도 100% 완성도를 자부하며 코딩했던 그였다. 일단 솔루션을 선보이고 차차 개선해 나가는 방식의 회사 개발 일정은 그의 성격과 맞지 않았다. 졸업 후 개발자로 1년 남짓 근무하면서 기대했던 개발자 생활과 현실 사이에서 괴리감을 느끼던 무렵이었다. 우연찮은 기회에 조광원 현 비투엔컨설팅 대표의 ‘대용량 DB 솔루션’을 보게 됐다.


“DB는 100% 아니면 0% 입니다. 정확한 값을 보내지 않으면 답이 전혀 오지 않는 거지요. 이런 방식이 뭔가 완벽을 추구하고 딱 떨어지는 답을 원하는 제 성격에 맞았다고 할까요. DB쪽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습니다.”


DB 지식 나누면 커진다

회사를 그만두고 6개월 동안 학원을 다니며 DB 자격증을 땄다. 그 뒤 6개월 동안은 다시 독학하며 DB에 대해 배우기 시작했다. 개발에 대한 열정이 다시 샘솟기 시작했다. DB는 배우면 배울수록 재미가 넘쳤다. 이이구 실장은 1년여 공부 끝에 다시 엔코아컨설팅이라는 회사에 취직했다.


“제 인생의 큰 전환점이었습니다. 선배들은 자신이 알고 있는 DB 지식을 적극적으로 후배들과 나눴습니다. 자기만의 지식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모두의 지식이라는 생각에 서로 알려주고 배웠지요. 회사는 지식 공유의 장이었습니다. 너무 많은 걸 머릿속에 넣어야 할 정도로 좋았습니다.”


이 때 배운 회사 경험을 바탕으로 이이구 실장은 혼자 개발 지식을 독차지하기보다 남과 나누는 게 더 도움이 된다는 걸 배웠다. 혼자서 처음부터 작업을 시작하면 오랜 시간이 걸리 일을 앞서 먼저 해본 사람 경험을 배워 따라하게 되면 시간을 줄일 수 있지 않은가.


“올해부터는 ‘MySQL파워그룹’이라는 커뮤니티를 DB 지식 공유의 장으로 키워보려고 합니다. 회사 기밀만 아니면 DB 분야에서 서로 도움을 주고받지 않을까 해서요. 전 제 후배들이 제가 10년 걸려 해낸 걸 5년만에 따라와줬으면 합니다.”


이이구 실장은 4년 전 모바일게임을 준비하면서 오픈소스 데이터베이스관리시스템(DBMS)인 MySQL에 관심이 생겼다.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MySQL을 보면서 오픈소스의 힘을 느꼈다. 해외에서는 하루가 다르게 올라오는 MySQL 소식을 국내 사용자와도 공유하면 좋겠다는 데까지 생각이 미쳤다.


“이왕이면 실무에 적용하면서 고민했던 내용이나 현재 관심있어 연구하는 내용을 함께 공유하는 곳이 생기면 좋겠다고 생각했지요. 그래서 커뮤니티를 만들기로 결심했습니다. 저만 아는 것보다 다함께 아는게 더 좋잖아요.”


이이구 실장은 생각을 바로 행동으로 옮겼다. 카카오에서 일하는 성동찬, 네이버에서 일하는 김병준, 전세웅, 넥슨에서 일하는 김차영, 현재 직장동료인 김피터와 황재현 DBA에게 도움을 청했다. 옛 직장인 네오위즈 게임에 있던 지인들에게도 도움을 부탁했다. 대답은 긍정적이었다.


초기 회원들끼리 얘기해 우선은 커뮤니티 초기 단계로 DB관련 새로운 기술이나 인프라구축 관련한 내용을 올렸다. 올린 내용을 바탕으로 올해 상반기 안에 업무 효율화를 위한 표준 모델을 마련해 공유하고, 올 가을께는 오프라인 세미나도 열 계획이다.


“전 남과 지식을 공유하지 않는 건 바보같은 짓이라고 생각합니다. 기술을 배워가면서 후배들과 같이 빨리 배우고 성장하는 기틀을 마련하는 게 목표입니다. 혼자 잘나서 독보적으로 앞서나가기보다 다 같이 배워서 실력이 커지면 서로 공유할 지식도 수준이 더 높아지지 않겠어요. 앞으로 커뮤니티 활동을 열심히 할 거예요. 지켜봐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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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출처 : http://www.bloter.net/archives/175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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