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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 SW와 `지식 선순환`

OSS 게시글 작성 시각 2016-09-01 15:11:28 게시글 조회수 3586

2016년 8월 31일 (수)

ⓒ 디지털타임스, 조재화 시더 대표

[발언대] SW와 `지식 선순환`
조재화 시더 대표

소프트웨어 산업에 대한 세계의 관심이 뜨겁다.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IT 컨설팅 기관 가트너(Gartner)의 2015년 발표에 따르면, 이미 2013년에 소프트웨어 시장규모는 1조 2692달러를 기록하며 34%의 비중을 넘어서, 확실한 시장으로 자리매김했다. 이러한 증가 추세를 감안할 때, 2020년에는 1조 5000억 규모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럼 IT 강국으로 불리던 한국의 상황은 어떤가. IDC(International Data Cooperation)에 따르면 국내 소프트웨어 시장규모는 2014년 약 110억 정도로 추산되며 이는 글로벌 소프트웨어 시장의 약 1% 정도에 불과하다. 이로 인해 한국의 ICT 경쟁력 순위 역시 현재 세계 20위 권으로 밀려난 상황이다. 하드웨어 중심의 산업 구조를 소프트웨어 사회로 발빠르게 전향하지 못한 것이 큰 원인이긴 하지만, 더 큰 원인은 다른 곳에 있다. 

더딘 성장의 주 원인은 '한국형 산업구조'를 벗어나지 못한 소프트웨어 산업계의 구조적 문제에 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큰 격차, 열악한 근무환경에 따른 업종 기피, 인력 부족에 따른 R&D감소 등이 바로 그것이다. '판교 밸리'로 보여지는 빛나는 한국 ICT 산업의 어두운 이면이다. '월화수목금금금'이라는 말도 원래 소프트웨어 업계에서 일하는 개발자들 사이에서 비롯된 말이 아닌가.

지금은 IT기업 문화가 많이 바뀌었지만, 개발자의 밤샘 근무, 창의성을 꺾는 경영 중심적 소프트웨어 개발 관행은 여전히 남아있다. 특히 이러한 구조의 문제는 개발자의 창의성과 역량이 무엇보다 중요한 소프트웨어 산업에 있어, 실력 있는 개발자들은 물론 새로 떠오르는 꿈나무들까지 해외로 유출시키는 결과를 초래한다는 것이다. 산업 구조의 총체적 혁신은 차치하더라도, 앞으로 선진국 수준의 소프트웨어 역량 강화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수준 높은 인재의 유출을 막고, 뛰어난 개발 능력을 육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 필요한 것이 바로 '지식의 선순환'이다. 최초에 IT 한국을 이끌었던 개발자들, 현재 SW 업계를 이끌고 있는 뛰어난 인력들이 가진 노하우와 기술력은 여전히 세계적 수준에 비견될 만하다. 문제는 이러한 능력이 일부 기업에 집중되어 있고, 폐쇄적으로 운영되다 보니, 소수에게만 이어지게 된다는 점이다. 소프트웨어 개발자를 꿈꾸는 학생들은 많고 우수한 인재도 많지만, 모두에게 교육 혜택이 돌아가지 않으니 당연히 산업의 성장속도가 급격히 감소하는 병목현상이 생긴다. 문제의 해결을 위해서는 후진 양성을 위한 전문 소프트웨어 교육을 강화하고, 이를 통해 육성된 인재들이 다시 후임에게 축적된 기술을 전수하는 장기적인 순환 시스템이 필요하다.

해외 유명 소프트웨어 기업에서는 이러한 순환 시스템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구글의 오픈소스 개발 프로젝트 대회인 '구글 서머 오브 코드(Google Summer of Code)'에는 매년 전세계 1000여명의 학생들이 참여한다. 이들은 급여를 받으며 각 분야 멘토와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기술의 전수는 물론, 네트워킹을 통해 세계 각국의 개발자들과의 관계를 형성하게 된다. 마이크로소프트 역시 '마이크로소프트 스튜던트 파트너(Microsoft Student Partner ; MSP)' 과정을 통해 학생 에반젤리스트를 선발, MS 신기술 정보를 전달하고 전문가 교육을 진행하며, 뛰어난 소프트웨어 인재를 육성하는 과정을 마련하고 있다.

국내에서 이러한 커리큘럼을 실현하고 있는 대표적 사례는 미래부에서 주최하고 있는 'SW Maestro과정'이다. 지난 2010년부터 진행되고 있는 이 교육과정은, 매년 국내 소프트웨어 업계 CTO, 수석 개발자 등 전문가들로 구성된 멘토단을 운영한다. 멘토단은 선발된 매 기수 100명의 연수생과 함께, 실제로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노하우와 기술력, 비즈니스 마인드를 전수하게 된다. 주입식 교육이 아니라 실전적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연수생들은 최신 기술과 요령을 몸으로 느끼고 공감하며 배우게 된다.

흔히 컴퓨터와 산업을 비교할 때 시설 인프라를 하드웨어, 인적 인프라를 소프트웨어로 비유하곤 한다. 그만큼 소프트웨어 분야의 핵심은 인재이며, 인재를 얼마나 잘 육성하느냐가 미래의 산업 경쟁력을 결정짓는 승부처가 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축적된 지식이 미래 세대로 '선순환'되는 구조를 확립하고, 새롭게 발굴되는 젊은 인재들이 한국에서 개발자로 살아갈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는 과정이 선결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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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출처 : http://www.dt.co.kr/contents.html?article_no=2016090102102269607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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