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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의 ‘반쪽짜리’ 오픈소스 사랑

OSS 게시글 작성 시각 2016-04-15 20:18:01 게시글 조회수 3566

2016년 04월 14일 (목)  


ⓒ 블로터닷넷, 이지현 기자 (jihyun@bloter.net)


과거 마이크로소프트(MS)와 오픈소스 기술과의 사이는 ‘원수’와도 같았습니다. MS의 최고경영자(CEO)였던 스티브 발머는 ‘리눅스는 암적인 존재다’라며 오픈소스 기술에 대해 부정적인 평가를 내렸죠. 2004년에는 윈도우 서버에서 리눅스로 전환하면 얼마나 많은 비용이 드는지 보고서를 따로 공개하기도 했습니다. 호환성을 최대한 줄여 다른 기술을 선택하지 못하는 정책를 추구하는 걸로도 유명했죠.


그랬던 MS가 최근 몇 년 사이 큰 변화를 겪고 있습니다. 오픈소스 기술을 지원한다는 보도자료를 지속적으로 내놓고 있고, “MS는 리눅스를 사랑한다”, “오픈소스를 사랑한다”는 이야기를 할 정도입니다. 이 때문에 MS가 구글과 페이스북처럼 오픈소스 개발자와 함께 기술을 만들고 생태계를 지원하는 방식을 택하는 것 아니냐는 예상도 나옵니다. 한때 오픈소스 문화는 공산주의나 다름없다고 비난하던 MS가 정말 리눅스와 오픈소스를 지지하는 입장으로 돌아선 것일까요?


이와 관련해서 4월5일 해외 개발자 커뮤니티 ‘레딧‘에는 흥미로운 글이 하나 올라왔습니다.


“기억하세요. MS는 여전히 (그리고 앞으로도 항상) 리눅스와 FLOSS(Free/Libre/Open Source Software, 오픈소스)를 강력히 반대할 것입니다.(Remember: Microsoft is still (and will always be) hostile to Linux and FLOSS.)” – 출처 : 레딧 리눅스 커뮤니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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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레딧



일반 개발자가 올린 이 글에는 1500명이 넘는 개발자가 투표를 하고, 1천개가 넘는 댓글이 달린 정도로 높은 인기를 끌었습니다. 댓글 내용은 둘로 나뉩니다. 한쪽은 MS의 그간 행적을 보았을 때 여전히 MS는 오픈소스 커뮤니티를 지원할 마음도 없고, 오픈소스 이야기는 홍보수단일 뿐이라 평가입니다. 그 반대편에는 어쨌든 호환성을 높였기 때문에 오픈소스 사용자 및 개발자에게도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평가입니다.



MS식 오픈소스 문화



현재 MS 개발자가 공식적으로 참여한 오픈소스 프로젝트는 약 2천개입니다. IT기업이 보통 자신만의 오픈소스 기술을 만들어 공개하는 것과 달리, MS는 다른 단체 및 기업이 진행하고 있는 오픈소스 프로젝트에 합류하면서 오픈소스 기술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오픈소스 기술을 관리하던 MS의 자회사 MS 오픈테크놀로지가 공개한 프로젝트를 보면 이름 뒤에 ‘포 애저(For Azure)’, ‘포 윈도우(For Window)’가 붙은, 호환성을 높이기 위한 기술이 대부분입니다.  그러다보니 상당수 오픈소스 기술이 핵심 기술이 아닌 API나 SDK류의 기술입니다. 요약하자면 MS 제품에서 이용하기 쉽도록 소스코드를 추가하고 이를 오픈소스로 공개하는 식입니다.


현재 MS는 단기적으로는 오픈소스 기술을 함께 만들 개발자가 아닌, 오픈소스를 MS 제품에서 사용할 고객들에게 관심을 끌기 위해 오픈소스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특히 ‘MS의 클라우드’와 ‘MS 개발자도구’에서 오픈소스 기술을 이용하고 싶은 고객에게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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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지날수록 애저는 모든 인프라 기술을 수용할 수 있는 그릇이 되고, 윈도우는 모든 개발도구를 수용할 수 있는 그릇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예컨대 이클립스에서 사용하던 모든 기능을 MS 비주얼스튜디오에서 이용할 수 있게 되고, 레드햇 엔터프라이즈 운영체제를 윈도우 애저에서 이용하게 도와주는 식입니다.


구글과 페이스북 혹은 일반적인 오픈소스 기업들의 문화는 MS와는 좀 다릅니다. 대부분 오픈소스 기술을 함께 만들어갈 개발자에게 구애를 폅니다. 이 과정에서 참여와 토론이 생겨나며 협업 문화가 꽃핍니다. 물론 여기에는 순수한 의도만 있는건 아닙니다. 큰 기업은 보통 새로운 기술의 기술 주도권을 잡으려고 하고, 작은 스타트업은 기술 홍보를 위해 오픈소스 기술을 선택하기도 합니다.


MS에서 볼 수 있는 오픈소스 문화에는 ‘닷넷재단’도 있습니다. 일반적인 기업들은 오픈소스 기술을 내부 개발팀이 다루는 편입니다. MS는 2014년 닷넷 기술을 오픈소스로 공개하면서 별도의 재단을 설립했습니다. MS는 2014년 닷넷재단을 설립한 이유를 “윈도우 뿐만 아니라 리눅스, 맥 OS, iOS, 안드로이드까지 다룰 수 있는 크로스 플랫폼을 만들기 위함이다”라고 설명하기도 했습니다. 닷넷재단을 운영하는 핵심 인물에 자마린 CTO와 비쥬얼 스튜디오 팀 디렉터 등이 있는 것을 보면, MS는 닷넷재단을 통해 모바일 개발도구에 대한 지원을 확대해 나갈 것으로 보입니다. 최근에는 아예 금전적인 후원을 하거나 특허나 법률적인 문제를 해결할 때 닷넷재단이 나서고 있습니다.



오픈소스 윈도우, 공개될까?


의도야 어찌됐든 MS의 최근 변화는 의미있는 행동이긴 합니다. 하지만 아직까지 MS의 오픈소스 문화는 반쪽자리 오픈소스 문화입니다. 개방과 참여가 아닌 제품 판매에 집중한 오픈소스 정책이 과연 성공할지는 미지수입니다. MS가 앞으로 몇 년 안에 핵심 기술을 공개하거나 커뮤니티와 적극 소통한다면 많은 개발자에게 지지 받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 전까지는 여전히 MS는 특허 기술에 집중하며 폐쇄적인 기업일 것이란 시선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MS는 내부적으로 특허 및 법률적인 부분을 많이 고민하는 것 같습니다. 마크 루시노비치 MS 애저 CTO는 2015년 <와이어드>와의 인터뷰에서 ‘윈도우 운영체제가 오픈소스 기술로 전환될 수 있나’란 질문에 “가능성은 물론 있다”라며 “MS는 현재 새로운 모습으로 변하고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복잡하고 방대한 양의 코드를 오픈소스화하는 건 사실 쉽지 않는 일”이라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MS 출신 유명 개발자인 스콧 한셀만은 ‘윈도우 라이브 라이터’가 오픈소스로 전환된 뒷얘기를 전하면서 “2013년 4월부터 윈도우 라이브 라이터를 오픈소스 기술로 전환하고 싶었다”라며 “윈도우 라이브 라이터를 오픈소스화하는 데 여러 법적인 문제와 기술적인 제약이 있었다”라고 시간이 걸린 이유를 설명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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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출처 : http://www.bloter.net/archives/2541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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