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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바꾸는 기술인재의 기준··· 커지는 ‘스킬 위기’, 오픈소스가 해법 될까

2026.08.24

[기획기사] AI가 바꾸는 기술인재의 기준··· 커지는 ‘스킬 위기’, 오픈소스가 해법 될까

 

이지현 IT전문기자(j.lee.reporter@gmail.com)

 

AI 확산이 노동시장에 던지는 질문이 달라지고 있다. 초기에는 생성형 AI가 사람의 일자리를 얼마나 대체할 것인지가 논쟁의 중심이었다. 최근 조사들은 'AI로 일자리가 사라지는가'보다 '사람에게 요구되는 역량이 어떻게 달라지는가'에 주목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지난 6월 발표한 'AI와 스킬: 지금까지 우리가 아는 것(AI and skills: What we know so far)' 보고서는 AI 활용의 성패를 좌우하는 요인으로 사람의 역량을 지목했다. AI를 도입하지 않은 제조·금융 기업의 약 40%가 스킬 부족을 주요 장벽으로 꼽았고, 생성형 AI를 쓰지 않는 중소기업의 절반 이상도 관련 역량 부족을 이유로 들었다.


그러나 이것이 모든 직원이 AI 개발자가 되어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OECD에 따르면 AI 시스템을 개발·유지하는 데 필요한 고급 AI 전문 역량이 필요한 근로자는 전체의 1% 미만이다. 훨씬 광범위한 근로자에게 필요한 것은 디지털 기술과 데이터를 활용·분석·해석하는 능력이다. 문제 해결, 창의성, 혁신 같은 역량 그리고 관리 역량 역시 중요성이 유지될 것으로 전망됐다.


즉, AI가 높이는 것은 특정 AI 기술에 대한 수요만이 아니라 전반적인 '스킬의 기준'이다. AI를 직접 개발하는 소수의 전문가와 함께, 각자의 업무에서 AI를 활용하고 결과를 판단하며 기존 시스템과 결합할 수 있는 다수의 인력이 필요해지고 있다는 의미다. 이런 변화 속에서 오픈소스가 AI 시대의 역량을 개발하는 하나의 기반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AI가 없애는 일자리보다 달라지는 역할
리눅스재단(Linux Foundation)이 지난 5월 발표한 '2026 기술 인재 현황 보고서(2026 State of Tech Talent Report)' 역시 비슷한 변화를 포착했다. 보고서는 현재 IT 인재 시장이 직면한 문제를 '일자리 위기(jobs crisis)'가 아닌 '스킬 위기(skills crisis)'로 규정했다.


전 세계 기술인재 채용·교육 담당자 400명을 조사한 결과, AI 도입에 따른 IT 직군의 순고용 효과(net hiring effect, 인력 증가 응답률에서 감소 응답률을 뺀 값)는 2025년+26%, 2026년+31%였다. AI 때문에 기술 인력을 줄이는 기업보다 늘리는 기업이 더 많았다는 뜻이다.


다만 이 효과가 모든 기업과 직무에 똑같이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직원 2만 명 이상 대기업에서는 순고용 효과가 -4%로, 감원이 일부 초대형 기업에 집중된 양상이 확인됐다. 보고서는 대기업에서 밀려난 기술 인력이 중소 조직으로 흡수되며 '기술 노동의 재배치'가 일어나고 있을 가능성을 제기한다.


직무별 변화도 주목할 만하다. AI 전문직의 순고용 효과가+60%로 가장 컸지만 소프트웨어 개발(+28%), 기술 관리(+22%), IT 운영(+17%), QA·테스트(+16%)에서도 고용 증가 효과가 나타났다. 신입 기술직 역시+8%였다.


중요한 것은 단순한 인원 증감보다 '역할의 변화'다. 보고서는 외부 관련 연구를 인용해 개발자 업무가 아키텍처, 시스템 통합, AI를 활용한 의사결정 등에 더 큰 비중을 두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다고 설명했다. AI가 기존 기술직 전체를 없애기보다 업무의 일부를 자동화하면서, 사람이 담당할 일과 필요한 역량의 조합을 바꾸고 있는 셈이다.


유럽에서는 변화의 명암이 더 뚜렷했다. 리눅스재단 유럽의 조사에서 AI 전문직의 순고용 효과는 +64%였지만 신입 기술직은 -3%였다. AI가 과거 주니어 인력이 맡던 일부 업무를 자동화하는 동시에 판단, 맥락 이해, AI 시스템 감독이 필요한 중·고급 인력 수요를 높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보고서는 주니어 파이프라인을 방치하면 중급·고급 인재의 미래 부족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하며, 업스킬링을 '현재 인력의 공백 메우기'를 넘어 '미래 인재 파이프라인 투자'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에서도 유사한 신호가 관측된다. 장지연 한국노동연구원(KLI) 선임연구위원은 지난 7월 재정경제부·KDI가 주최한 포럼에서 미국은 AI로 인한 해고가 관찰되는 반면, 한국은 해고보다 신규 채용 축소 형태로 충격이 나타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AI가 정형화된 초급 업무부터 잠식하는 '연공 편향적 기술'인 만큼, 노동시장 진입 단계에서 '조용히 문이 닫히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필요한 것은 'AI 사용법'만이 아니다
AI 시대의 스킬 격차는 흔히 생각하는 것보다 범위가 넓다. 리눅스재단 글로벌 조사에서 기업의 인력 부족 비율은 AI·ML 엔지니어링이 47%로 가장 높았지만 사이버보안·컴플라이언스(40%), 핀옵스·비용 최적화(36%), 플랫폼 엔지니어링(34%), 클라우드 컴퓨팅(29%)에서도 인력난이 확인됐다.


생성형 AI 도구의 사용법이나 프롬프트 엔지니어링 교육만으로는 기업의 AI 역량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의미다. 실제 환경에서 AI 모델이나 에이전트를 배포하려면 플랫폼 엔지니어링, 컨테이너 오케스트레이션, 비용 관리, 보안 등 기존 IT 인프라 전반의 역량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리눅스재단은 이를 '풀스택 준비도(full-stack readiness)'의 문제라고 표현했다. AI 보안·위험관리와 AI 운영·모니터링 분야에서 각각 기업의 57%가 역량 격차를 겪고 있었다. AI 인프라뿐 아니라 변화관리와 커뮤니케이션, 데이터 관리, 비즈니스 도메인 전문성에서도 역량 부족이 나타났다.


결국 기업이 필요로 하는 인재상은 'AI를 아는 사람'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워지고 있다. AI를 기존 인프라에 연결하고, 안전하게 운영하며, 비용을 관리하고, 해당 기업의 데이터와 비즈니스 맥락에서 적절하게 활용하는 복합 역량이 요구된다.

 

AI 스킬 격차 해법으로 떠오른 업스킬링과 오픈소스
기업들의 대응도 달라지고 있다. 리눅스재단 조사에서 기술 인력 부족에 대응하는 가장 일반적인 방법은 기존 직원의 업스킬링·크로스스킬링이었다. 여기서 말하는 업스킬링(Upskilling)은 기존에 보유한 역량을 한층 심화하는 것을, 크로스스킬링(Cross-skilling)은 기존 전문성을 다른 기술 영역으로 확장하는 것을 의미한다. 글로벌 기업의 57%가 이를 택해 신규 채용(49%)을 앞섰다. 전체 조사 영역을 종합하면 기업은 신규 채용보다 기존 직원 업스킬링을 3.5배 더 많이 선택했다.


OECD 역시 교육을 기업의 핵심 대응 전략으로 지목했다. AI를 쓰는 근로자의 절반 이상이 기업이 비용을 지원한 교육을 받았으며, 교육받은 근로자일수록 AI가 업무 성과와 근무환경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고 응답할 가능성이 높았다.


이 지점에서 오픈소스의 역할이 드러난다. AI 시대의 핵심 역량이 단순한 도구 사용법을 넘어AI 모델과 인프라를 실제로 구축·운영하는 능력으로 확장될수록, 기술을 직접 사용하고 수정하며 운영 경험을 쌓을 수 있는 환경이 중요해지기 때문이다.


리눅스재단 글로벌 조사에서 기업이 AI 핵심 활동에 대응하기 위해 선택한 전략은 기존 인력의 AI 업스킬링이 50%로 가장 높았고, 오픈소스 프레임워크·모델·도구 활용이 43%로 뒤를 이었다. AI 서비스형 플랫폼(AIaaS) 이용은 36%, 자체 인력을 늘려 내부에서 구축하는 방식은 33%였다.


유럽에서는 오픈소스의 비중이 더 컸다. 유럽 기업의 54%가 AI 핵심 활동 구현 방법으로 오픈소스 프레임워크·모델·도구 활용을 꼽아 조사 항목 중 가장 높은 비율을 기록했다. 나머지 지역(36%)보다 18%포인트 높은 수치다.


이는 AI를 구현하는 기술 기반 자체가 상당 부분 오픈소스로 구성돼 있다는 현실과 맞닿아 있다. 리눅스재단 유럽 보고서가 AI 운영 기반으로 제시한 이른바 'PARK 스택'만 해도 파이토치(PyTorch), AI 파운데이션 모델(AI Foundation Model), 오픈소스 분산 컴퓨팅 프레임워크 레이(Ray), 쿠버네티스(Kubernetes) 등 대체로 오픈소스 기반의 아키텍처로 구성돼 있다.


따라서 오픈소스 활용 경험은 AI 시대에 요구되는 실무 역량을 확보하는 하나의 경로가 될 수 있다. 공개된 코드와 프로젝트를 직접 다루면서 AI 모델뿐 아니라 클라우드, 컨테이너, 분산 컴퓨팅, 데이터, 보안 등 AI 운영에 필요한 기술을 함께 경험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오픈소스 '사용'을 넘어 프로젝트에 직접 기여하는 경험은 학습과 실무의 경계를 좁힌다. 리눅스재단 유럽 보고서는 오픈소스 프로젝트에 적극 기여하는 조직이 프로젝트 방향을 더 깊이 이해하고, 보안 문제를 더 일찍 파악하며, 실제 사용하는 기술의 로드맵에 더 큰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인재 유지 전략으로서 활용되는 오픈소스
뿐만 아니라 오픈소스는 인재 확보와 유지 측면에서도 의미가 있다. 리눅스재단 글로벌 조사에서 기업들은 기술인재 유지에 효과적인 전략으로 기술적 성장 기회와 업무환경을 각각 94%, 기술 교육을 93% 꼽았다. 보상과 경력 성장 기회는 각각 91%였다.


흥미로운 것은 '오픈소스 문화'도 81%가 효과적인 인재 유지 전략이라고 평가했다는 점이다. 여기서 오픈소스 문화란 직원에게 오픈소스 프로젝트에 기여할 시간을 제공하고 명확한 오픈소스 소프트웨어(OSS) 정책을 갖추는 것을 의미한다.
전체 항목 중 순위 자체는 가장 낮지만, 10명 중 8명 이상이 효과를 인정했다는 점은 눈여겨볼 만하다. AI 시대의 업스킬링이 단발성 교육 과정으로 끝나지 않고 새로운 기술을 지속적으로 접하며 실제 프로젝트에서 실험하는 과정이어야 한다면, 오픈소스 참여 자체가 하나의 학습 환경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FIGURE 19: STRATEGIES TO RETAIN TECHNICAL TALENT  What strategies does your organization employ to retain technical talent? Rate the effectiveness of each:  2026 Tech Talent, Q29, Sample Size = 400, excluding DKNS (3% to 7%) and Not Offered (9% to 20%)  항목	Very effective	Somewhat effective	Not effective	효과적 합계 Technical growth	53%	41%	6%	94% Work environment	56%	37%	6%	94% Technical training	49%	45%	7%	93% Compensation	47%	43%	9%	91% Career growth	50%	40%	9%	91% Open source culture	38%	43%	19%	81%

[그림1] 기술 인재 유지 전략

* 출처 2026 State of Tech Talent Report, 리눅스재단

 

기업 입장에서도 오픈소스 커뮤니티는 필요한 역량을 모두 내부에서 처음부터 개발해야 하는 부담을 줄여준다. 특히 유럽 보고서는 AI 보안과 위험관리 같은 역량 부족을 오픈소스 커뮤니티의 공동 도구, 취약점 공개, 참조 아키텍처 등을 통해 일부 보완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세 보고서를 종합하면, AI 시대 경쟁력의 축이 '기술 도입'에서 '역량 운영'으로 옮겨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AI는 IT 일자리를 없애기보다 역량의 기준을 높였고, 그 격차는 프롬프트 사용법이 아니라 보안·운영·인프라를 아우르는 풀스택 전반에서 벌어지고 있다. 이를 메우는 현실적 해법으로 기업들은 채용이 아닌 업스킬링을, 그리고 그 업스킬링과 역량 확보의 통로로 오픈소스를 선택하고 있다. 


국내 기업과 IT 리더에게 이는 두 가지 과제를 던진다. 하나는 AI 도구 교육을 넘어 ‘실제 운영 경험을 쌓을 수 있는 지속적 학습 환경을 어떻게 조직 안에 심을 것인가’이며, 다른 하나는 ‘오픈소스 기여를 비용이 아닌 인재 육성·유지 투자로 재정의할 수 있는가’다. 특히 한국에서는 AI의 영향이 신규 채용 축소를 통해 청년층에 먼저 나타날 가능성이 제기되는 만큼, 오픈소스 생태계를 신규·주니어 인력이 실무 역량을 쌓고 경험을 확장할 수 있는 하나의 경로로 활용하는 방안도 고려할 만하다. 

 

참고 자료
• OECD (2026), "AI and skills: What we know so far", https://doi.org/10.1787/f843b352-en  
• The Linux Foundation (2026), "2026 State of Tech Talent Report: Not a jobs crisis, but a skills crisis with an upskilling answer" https://www.linuxfoundation.org/research/open-source-jobs-report-2026  
• The Linux Foundation Europe (2026), "2026 State of Tech Talent Europe Report" https://www.linuxfoundation.org/research/tech-talent-europe-2026  
• “美는 해고, 韓은 채용 축소…AI 시대, 청년 고용의 문이 먼저 닫힌다” 한국노동연구원 https://www.cio.com/article/4195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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