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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WC 2026, 오픈소스가 잇는 통신 AI 생태계

2026.03.24

[기획기사] MWC 2026, 오픈소스가 잇는 통신 AI 생태계

 

이지현 기자(j.lee.reporter@gmail.com)

 

MWC(Mobile World Congress)는 GSMA(세계이동통신사업자협회)가 주최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모바일·통신 전시회다. 매년 초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이 행사를 들여다보면 글로벌 통신 업계가 어디를 향하고 있는지를 한눈에 가늠할 수 있어, IT 업계 전반에서 높은 관심을 받는 자리이기도 하다. 올해로 바르셀로나 개최 20주년을 맞은 MWC 2026은 3월 2일부터 5일까지 4일간 진행됐다. 예상대로 AI가 압도적인 핵심 주제였지만, 그 이면을 살펴보면 오픈소스 역시 올해 행사를 관통하는 꽤 중요한 키워드로 작용했다.

 

GSMA 공식 발표에 따르면 이번 행사에는 207개국에서 약 10만 5000명이 참관했고, 2,900개의 전시사·스폰서·파트너가 참여했다. 1,700명 이상의 연사 가운데 C레벨 임원이 40%, 여성 연사가 35%를 차지했으며, 참관객의 58%는 모바일 핵심 생태계 너머의 인접 산업에서 유입됐다. 통신 업계만의 행사를 넘어 AI·클라우드·로봇·보안 등 기술 산업 전반의 교차점으로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준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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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 MWC 공식 홈페이지2)

 

GSMA는 이번 행사가 진화된 5G, AI, 디지털 위협 확산이 경제·산업·사회를 빠르게 재편하는 시점에 열렸다고 강조했다. 취임 후 첫 MWC를 맞은 비벡 바드리나스 GSMA 사무총장은 개막 기조연설에서 독립형(SA) 네트워크 투자, 개방적이고 포용적인 AI 접근 확대, 더 안전한 디지털 미래를 위한 산업·정부 간 공조라는 세 가지 긴급 과제를 제시했다. 그는 "모바일은 지난해 58억 명을 연결하고 전 세계 경제에 7조6000억 달러를 기여했으나, 5G의 잠재력을 온전히 끌어내고 AI를 책임감 있게 활용하며 디지털 위협으로부터 사람들을 보호하려면 긴박하게 행동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같은 날 공개된 GSMA 모바일 이코노미 2026 보고서는 통신 산업이 연결 중심 모델에서 5G SA·AI·오픈 API 기반의 고도화된 디지털 플랫폼 모델로 전환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번 MWC에서는 AI가 통신 네트워크를 보조하는 수준을 넘어, 네트워크 제어 과정에 직접 통합되고 있다는 흐름이 확인됐다.

 

 

AI 네이티브 네트워크, 실험에서 실전 배치로

포브스는 올해 MWC에 대해 "지난해까지만 해도 'AI가 네트워크를 운영할 것'이라는 주장은 개념 수준에 머물렀지만, 올해는 달랐다"고 평가했다.3) 엔비디아가 BT그룹, 도이체텔레콤, 에릭슨, 노키아, SK텔레콤, 소프트뱅크, T-모바일, 시스코 등 12개 이상 주요 사업자·기업과 함께 차세대 네트워크를 오픈·AI 네이티브 플랫폼 위에 구축하겠다는 연합 선언을 발표했다. 단순한 파트너십 발표가 아니라, AI-RAN 얼라이언스 130개사 이상이 참여하는 실질적 생태계 형성이 핵심이었다.

GPU는 대량의 데이터를 동시에 처리하는 병렬 연산에 강점이 있어 AI 학습과 추론에 널리 쓰이고, CPU는 범용적이면서도 전력 효율이 높아 기지국처럼 전력·공간 제약이 큰 환경에 적합하다. 이번 MWC에서는 이 두 진영의 접근법이 뚜렷하게 갈렸다.

엔비디아 ARC(Aerial RAN Computer)를 내세우며 무선 기지국을 AI 추론 플랫폼으로 전환하자는 비전을 제시했다.4) 기지국이 단순히 통신 신호를 중계하는 장비가 아니라, AI 연산까지 동시에 수행하는 컴퓨팅 거점이 되어야 한다는 구상이다. 엔비디아 텔레콤 부문 수석부사장 로니 바시슈타는 미국 전자업계 전문매체 EE타임즈와의 인터뷰에서 "셀룰러 접속점이 AI 추론을 위한 미래 연결 패브릭이 될 것"이라며,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 가능한 플랫폼으로의 전환을 강조했다.5)

소프트뱅크는 AITRAS 오케스트레이터를 시연하며, 트래픽이 적은 시간대에 기지국의 유휴 컴퓨팅 자원을 외부 AI 워크로드에 할당하는 '에지 컴퓨트 마켓플레이스' 개념을 선보였다. 

 

반면 CPU 진영에서는 에릭슨이 GPU 가속 대신 자체 설계한 통신 특화 칩 기반의 효율 전략을 내세웠다. AI 특화 라디오 10종을 발표하며, 같은 전력으로 더 많은 연산을 처리하고 지연 시간을 일정하게 유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에릭슨이 전용 실리콘을 고집하는 데는 GPU 벤더에 대한 종속을 피하겠다는 전략적 판단도 깔려 있다. 

CPU 아키텍처 설계 기업인 Arm은 네오버스(Neoverse) 플랫폼을 에지 환경에 적합한 저전력 대안으로 내세우며, "데이터 센터를 지을 때, 컴퓨팅의 규모는 전력에 의해 결정된다"고 짚었다. GPU는 성능이 높지만 전력 소모와 냉각 부담이 크기 때문에, 전력·공간이 제한된 기지국 환경에서는 CPU가 더 현실적이라는 주장이다. 

EE타임즈는 GPU와 CPU 기반 하드웨어 아키텍처 논쟁을 이번 MWC의 주요 기술 의제 중 하나로 지목했다. 해당 선택은 통신사의 설비 투자와 벤더 관계에 중장기적 영향을 줄 수 있어, 산업 구조에도 일정한 변화를 가져올 가능성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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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MWC 공식 홈페이지6)

 

 

오픈소스, 통신 AI의 '공통 언어'가 되다

이번 MWC에서 주목할 흐름 중 하나는 오픈소스가 통신 AI의 핵심 인프라로 자리매김했다는 점이다. 여러 층위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오픈소스 이니셔티브가 발표되며, '개방형 협업'이 단순한 슬로건을 넘어 산업 전환의 실행 수단으로 격상됐다.

 

GSMA는 MWC 개막과 동시에 '오픈 텔코 AI(Open Telco AI)' 이니셔티브를 공식 출범시켰다.7) AT&T, AMD, 텐서웨이브(TensorWave)가 창립 파트너로 참여한 이 프로젝트는 실제 통신 네트워크에 바로 투입할 수 있는 수준의 AI 모델을 업계가 공동으로 개발하는 것이 목표로 한다. AT&T는 하드웨어·클라우드에 종속되지 않는 오픈소스 텔코 모델군을 공개했고, AMD는 인스팅트 GPU와 ROCm 소프트웨어 플랫폼을 통해 컴퓨팅 자원을 제공한다. open-telco.ai라는 사이트를 통해 데이터셋, 벤치마크, 도구를 공유하며 텔코 AI 역량 지수(Telco Capability Index) 리더보드도 운영 중이다.

GSMA 보고서에 따르면8) 생성형 AI 배치 중 네트워크에 적용된 사례는 16%에 불과하다. 범용 AI 모델이 통신 특유의 데이터 해석과 운영 자동화에서 아직 충분한 성능을 보여주지 못하기 때문이다. 오픈 텔코 AI는 이 간극을 공유 데이터와 오픈 모델로 메우겠다는 구상이다. 'AI 텔코 트러블슈팅 챌린지'에 1,000명 이상이 등록하는 등 커뮤니티에서 높은 호응을 얻었다. 

화웨이는 올해 MWC 행사에서 A2A-T(Agent-to-Agent for Telecom) 프로토콜 지원 소프트웨어의 오픈소스 프로젝트 출시를 발표했다.9) A2A-T는 TM Forum에서 글로벌 통신 파트너들이 공동 발표한 표준화된 에이전트 상호작용 프로토콜로, 시스템 통합 주기를 수개월에서 수일로 단축하고, 크로스도메인·크로스벤더 워크플로를 지원하며, 통일된 표준으로 상호연결 장벽을 낮추는 세 가지 돌파구를 제시한다. 오픈소스 범위에는 A2A-T 프로토콜 SDK, 레지스트리 센터, 로우코드/노코드 오케스트레이션 센터가 포함된다.

리눅스재단은 LF 네트워킹, CAMARA, 프로젝트 실바(Sylva) 등 산하 주요 프로젝트를 앞세워 MWC에 참가했다.10) 에이전틱 AI 서밋에서는 LF 네트워킹 총괄 아르핏 조시푸라가 차이나모바일과 함께 '에이전틱 명령(The Agentic Imperative)'을 주제로 대담에 나섰고, 에이전틱 AI와 오픈소스 네트워킹의 융합 아키텍처를 다룬 백서 ‘자율성 설계: 에이전트형 AI와 오픈소스 네트워킹의 융합’도 공개했다.11)

구글클라우드는 자율 네트워크 운영 프레임워크를 진화시키며, 통신 데이터 파이프라인과 데이터 모델 소스코드를 깃허브에 오픈소스로 공개한다고 밝혔다.12) 통신사업자들이 수작업 스키마 매핑 없이 통합 산업 표준 온톨로지를 구현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엔비디아 역시 네모트론 3 아키텍처 기반의 오픈소스 텔코 모델과, 인도 컨설팅 업체 테크 마힌드라(Tech Mahindra)와 공동 발행한 AI 에이전트 구축 가이드를 공개하며 '실험이 아닌 운영'을 위한 개방형 도구 생태계 확장에 나섰다.

 

오픈소스와 맞닿는 또 하나의 축은 '소버린(Sovereign) AI'다. 도이체텔레콤, 오렌지, 텔레포니카, TIM, 보다폰 등 유럽 5대 통신사는 이번 MWC에서 '유럽 에지 컨티뉴엄(European Edge Continuum)'를 시연했다. 유럽 에지 컨티뉴엄은 유럽 최초의 연합 에지 클라우드로, 5개 통신사의 에지 인프라를 단일 접속점으로 연결해 국경을 넘어도 서비스가 끊기지 않도록 지원하는 기술이다. 도이체텔레콤은 EU 회원국들이 공동으로 자금을 투입해 유럽 자체의 AI 생태계를 구축하는 대규모 범유럽 산업 프로젝트 IPCEI-AI에 참여 신청서를 제출하며, 유럽의 AI 주권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13)

 

한국 통신사 3사도 AI를 핵심 무기로 내세웠다. SK텔레콤은 5,190억 개 파라미터 규모의 자체 초거대 모델 'A.X K1'을 현장에서 직접 시연하며, 인프라부터 모델·서비스까지 아우르는 풀스택 AI 역량을 과시했다. 이 모델은 추후 1조 파라미터 이상으로 확장할 방침이다. KT는 여러 AI 에이전트를 유기적으로 엮어 실제 기업 업무를 처리하는 운영체제 '에이전틱 패브릭'을 선보이며, 모델 규모보다 현장 적용력에 무게를 뒀다. LG유플러스는 '사람 중심 AI'를 기치로 내걸고 음성 기반 초개인화 콜 에이전트 '익시오'를 글로벌 무대에 소개했다. 아울러 LG AI연구원·퓨리오사AI와 손잡고 국산 AI 모델 엑사원과 자체 NPU를 결합한 'K-AI·K-반도체' 시너지 전략을 공개했으며, 2027년 완공 목표인 파주 AI 데이터센터(전력 200MW, GPU 12만 장 수용)의 구축 계획도 함께 밝혔다.14) 15)

 

MWC 2026에서 확인된 것은 AI 네이티브 네트워크가 연구 단계를 넘어 실행 국면에 진입하고 있다는 점이다. 현장 실증이 진행되고, 하드웨어가 출하되며, 사업자 간 연합이 구체화되고 있다. 그리고 그 연합을 연결하는 공통 기반으로 오픈소스가 부상했다.

GSMA의 오픈 텔코 AI, 화웨이의 A2A-T, 리눅스재단의 에이전틱 AI 아키텍처, 구글클라우드의 통신 모델 오픈소스 코드, 그리고 AT&T의 통신 특화 오픈 웨이트 모델과 엔비디아 네모트론 기반의 대형 텔코 모델(LTM)까지 공유 데이터셋, 공통 표준, 상호운용 가능한 도구가 모두 오픈소스를 매개로 만들어지고 있다. 물론 오픈소스 이니셔티브가 발표 단계의 열기를 넘어 실제 상용 환경에서 지속적인 기여와 성과로 이어질지는 지켜볼 필요가 있다. 다만 폐쇄적 벤더 종속에서 벗어나 개방형 생태계로 무게 중심이 이동하고 있다는 흐름만큼은, 이번 MWC에서 충분히 읽을 수 있었다.

 

※ 참고문헌 Reference

 

1) https://www.mwcbarcelona.com/articles/gsma-mwc26-barcelona-closes-20th-anniversary-edition 

2) https://www.mwcbarcelona.com/articles/gsma-mwc26-barcelona-closes-20th-anniversary-edition 

3) https://www.forbes.com/sites/ronschmelzer/2026/03/03/mobile-world-congress-2026-showcases-the-ai-native-future-of-telecom/ 

4)  https://blogs.nvidia.co.kr/blog/nvidia-and-global-telecom-leaders-commit-to-build-6g-on-open-and-secure-ai-native-platforms/ 

5) https://www.eetimes.com/mwc-2026-concludes-as-telcos-pivot-to-ai/ 

6) https://www.mwcbarcelona.com/articles/mwc26-barcelona-opens-with-call-to-complete-5g-rise-to-ai-challenges-and-strengthen-digital-safety 

7) https://www.mwcbarcelona.com/articles/gsma-launches-open-telco-ai-to-accelerate-development-of-telco-grade-ai 

8) https://www.gsma.com/newsroom/press-release/gsma-launches-open-telco-ai-to-accelerate-development-of-telco%E2%80%91grade-ai/ 

9) https://www.huawei.com/en/news/2026/2/mwc-a2at-opensource 

10) https://www.linuxfoundation.org/press/linux-foundation-showcases-open-collaboration-across-ai-5g-cloud-native-telco-and-digital-skills-at-mwc-barcelona-2026

11) https://lfnetworking.org/architecting-autonomy-convergence-of-agentic-ai-open-source-networking/ 

12) https://cloud.google.com/blog/topics/telecommunications/autonomous-networks-at-mwc-2026?hl=en 

13) https://www.telekom.com/en/media/media-information/archive/milestone-for-europe-s-digital-sovereignty-1102498 

14) https://v.daum.net/v/FmOZKHsAsN?f=m 

15) https://it.donga.com/1084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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