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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에 오픈소스까지"...CES 2025가 보여준 미래 기술의 향방

 

이지현 IT전문기자(j.lee.reporter@gmail.com)

 

IT 업계의 주요 이정표로 자리 잡은 국제전자제품박람회 'CES 2025'가 폐막했다.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1월 7일부터 10일까지 개최된 이번 행사에는 14만여 명이 참관했다.1) 올해의 CES 주인공은 단연 AI였다. AI를 필두로 한 혁신 기술의 미래상이 제시된 것이다. 참가 기업은 AI 기술이 접목된 차세대 제품과 서비스를 선보이며 기술 혁신의 방향성을 보여줬다. 사실 CES는 IT 산업 전반의 혁신 기술이 공개되는 행사이나, 이번 기사에서는 특히 주목받은 모빌리티, 디지털 헬스케어, 로봇, 오픈소스를 중심으로 기술 혁신을 살펴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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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1] CES 2025 Opening Day Keynote

* 그림 출처 : CES 공식 보도자료

 

CES 2025를 지배한 엔비디아의 힘

CES에서 가장 먼저 주목받는 것은 기조연설이다. 올해 CES의 주요 기조연설은 AI 기술이 전시 단계를 넘어 실용화 단계로 진입했음을 보여줬다. 참관객은 기술 혁신의 방향성뿐만 아니라, AI 기술의 전반적인 성숙도를 가늠할 수 있었다. CES 2025에서 진행된 기조연설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  
  • 기업명 연사자명 키노트 내용
    엔비디아 젠슨 황(창립자 겸 CEO)
    • GeForce RTX 50 출시로 RTX 4090을 뛰어넘는 성능을 공개
    • 에이전틱 AI를 소개하여 소비자 워크플로우를 간소화하는 실시간 어시스턴트 기능을 강조
    • 코스모스 월드 파운데이션 모델 및 생성형 AI 도구를 통해 로봇 내비게이션 기술 발전을 소개
    • 도요타와의 협력을 통해 안전 인증을 받은 엔비디아 드라이브OS를 활용한 차세대 자율주행 차량 개발 계획 발표
    시리우스XM 제니퍼 위츠(CEO)
    • 미국 유명 팟캐스터 애슐리 플라워스와 함께 기술, 창의성, 스토리텔링이 오디오 산업에서 어떻게 교차하는지 논의
    • AI가 창의적 환경을 어떻게 변화시키는지, 소비자 관심에 어떻게 적응해야 하는지, 그리고 진정성의 중요성을 강조
    X 린다 야카리노(CEO)
    • 저널리스트 캐서린 헤리지와의 대담에서 디지털 커뮤니케이션의 미래를 정의하는 엑스 코프의 비전 공유
    • ‘주머니 속 글로벌 뉴스룸’을 만들기 위한 노력과 메타가 엑스의 커뮤니티 노트 접근법을 따라갈 것이라는 소식을 강조
    델타 항공 에드 바스티안(CEO)
    • 맞춤형 서비스 플랫폼 ‘델타 콘시어지 서비스’와 에어버스, 드래프트킹스, 조비, 우버, 유튜브 등과의 파트너십 발표
    볼보 그룹 마틴 룬드스테트(CEO)
    • 제로 배출 차량 전환 가속화를 위한 정책적, 산업적 협력 촉구
    • 미국의 자율주행 기술 기업 아우로라(Aurora)와의 협력을 통해 더 안전한 자율주행 차량 개발을 위한 기술 발전 소개
    액센츄어 줄리 스위트(CEO)
    • 데이터, AI, 새로운 작업 방식이 산업을 어떻게 변화시키고 글로벌 문제를 해결하는지 논의
    • AI 기술에 대한 신뢰 구축의 중요성 강조, 특히 AI가 점점 더 자율적으로 작동하는 사회에서 신뢰가 부족한 상황을 고려
    웨이모 테케드라 마와카나(CEO)
    • 자율주행 기술 웨이모 드라이버(Waymo Driver)의 최신 진척 상황
    • 새로운 도시로 자율주행 호출 서비스 확장 계획
    • 기술 발전과 더 안전하고 접근 가능한 미래에 대한 비전 제시

엔비디아는 CES 2025에서 여러 혁신 기술을 공개했는데, 그중에서도 코스모스 모델과 ‘프로젝트 디지츠2)’가 업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코스모스는 텍스트, 이미지, 음성, 동영상을 통합적으로 처리하는 멀티모달 AI 모델로, 물리적 환경과의 상호작용이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젠슨 황은 이 모델이 로봇공학과 자율주행 분야의 혁신을 주도할 것으로 기대하며 "챗GPT가 AI 분야에서 일으킨 혁신처럼, 코스모스를 기반으로 범용 로봇공학도 곧 혁명적인 전환점을 맞이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3)

'프로젝트 디지트'는 개인용 AI 슈퍼컴퓨터다. 연구원 및 개인 개발자는 '프로젝트 디지트'로 리눅스 기반의 DGX OS와 NVIDIA NGC 카탈로그를 탑재해 LLM 등 고급 AI 작업을 개인 PC에서 수행할 수 있다. 기존 AI 개발은 데이터센터 기반의 대규모 인프라가 필요했으나, 프로젝트 디지트와 같은 기술은 이러한 제약 없이 AI를 활용할 수 있어 AI 기술의 대중화를 앞당길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CES가 조명한 차량용 AI 기술의 진화…아시아 기업 존재감 확대

이번 CES에서 돋보인 분야로 모빌리티를 꼽을 수 있다. 컨설팅 기업 S&P 글로벌은 “올해 CES는 미래를 주시하면서도 실용적이고 실현 가능한 솔루션으로 전환하는 자동차 산업의 변화를 잘 보여주었다”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4)

대표적으로 혼다-소니 모빌리티(Sony Honda Mobility)와 BMW는 AI 기반 음성 제어가 탑재된 맞춤형 시스템을 선보이며 사용자 편의성 향상을 위한 노력을 보여줬다.

옴니비전(OmniVision)과 필립스(Philips)는 AI로 승객의 생체 신호를 추적해 조명과 실내 온도를 자동 조절하고, 휴식이나 경로 변경을 제안하는 지능형 실내 모니터링 시스템을 공개했다. 컨티넨탈(Continental)은 AI 기반 생체인식 디스플레이로 운전자 상태를 실시간 모니터링하는 기술을 선보였다. 현대모비스는 실내 조명의 색상과 밝기, 패턴을 최적화해 탑승자와 상호작용하는 '휴먼 센트릭 조명 기술'을 공개했다. 여기에 '세이프티 가이드 모드'를 추가해 차량 주변 장애물 정보를 조명으로 표현함으로써 하차 사고나 문콕 등을 예방하는 기술도 함께 선보였다.5)

안전 분야 관련 AI 기술 발표도 나왔다. 폭스바겐은 AI 기반 실시간 위험 경보 시스템 '카넷(Car-Net)'으로 더 안전한 도로 주행을 지원하게 됐으며, 보쉬는 AI 기반 역주행 경보 시스템으로 교통사고 예방에 나섰다.

AI 기술의 발전이 소프트웨어 정의 차량(SDV) 기술의 고도화를 이끌고 있다. 혼다의 전기차에 탑재될 AISMO 운영체제는 AI 가속기와 통합되어 있으며, 운전자의 습관 분석과 사고 방지, 맞춤화 기능을 추가할 예정이다. 토요타도 이번 CES 2024에서 엔비디아와 협력해 자율주행 및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ADAS)을 위한 AI 기반 기술을 차량에 통합하겠다고 밝혔다.

S&P 글로벌은 "미국과 유럽 주요 자동차 제조사가 올해 CES를 불참한 가운데 지커(Zeekr), 웨이(WEY), 샤오펑(XPeng) 등 중국 브랜드가 두각을 나타냈다"며 "이번 행사에서는 중국 본토의 기술력이 돋보였는데, 특히 기존의 차량 개발 주기를 뛰어넘는 빠른 혁신과 기술 친화적인 첫 구매자층을 사로잡는 화려한 기능이 주목받았다"고 밝혔다.

 

치열해지는 휴머노이드 개발 시장

AI 기술 발전과 함께 급성장하는 분야가 바로 휴머노이드 로봇(인간의 형태를 한 로봇) 시장이다. 오픈AI, 엔비디아, 삼성 등 글로벌 기업도 이미 휴머노이드 시장에 진출했으며, 2029년까지 이 시장이 연평균 45.5%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6) 특히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 분야는 다른 산업과 달리 스타트업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이런 흐름을 반영하듯 이번 CES 2025에서도 다수의 신생 기업이 각자의 특화된 휴머노이드 로봇을 선보였다. 어질리티 로보틱스(Agility Robotics)의 이족보행 로봇 '디짓(Digit)'은 물류와 창고 자동화 분야에서 뛰어난 이동성과 활용성을 입증했다.

앱트로닉(Apptronik)은 밝은 색상과 표현력 있는 눈을 갖춘 친근한 디자인의 휴머노이드 로봇 '아폴로(Apollo)'를 공개했다. 이 로봇은 기본적인 물건 집기와 배치 작업을 수행할 수 있으며, 현재 메르세데스-벤츠와 BMW 등 자동차 제조사와 시범 운영을 진행 중이다. 선전 엔진AI 로보틱스(Shenzhen EngineAI Robotics, 이하 엔진AI)는 산업용 SE01, 교육용 SA01, 연구·상업용 PM01 등 세 종류의 휴머노이드 로봇을 선보였다.

자동차 업계는 휴머노이드 로봇 도입에 가장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으며, 이를 통해 연구개발 비용 절감과 생산성 향상을 추구하고 있다.

 

AI가 여는 미래 의료 혁신

CES 2025에서 헬스케어 시장이 주목받은 가운데, 한국 기업도 이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냈다.7) 이번 행사에서 공개된 헬스케어 기술은 개인 맞춤형 의료와 예방 중심의 패러다임이 미래 의료계의 핵심 트렌드가 될 것임을 보여줬다.

특히 AI 융합 의료 기술은 진단 정확도 향상과 비용 절감이라는 두 가지 효과를 동시에 달성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았다. 실제로 한 연구에 따르면, AI 기반 웨어러블 기기와 원격 모니터링 시스템은 실시간 피드백을 통해 환자의 능동적 건강 관리를 지원하며, 질병의 조기 발견과 중증 치료 예방에 기여하고 있다.8) 또 다른 연구에 따르면 9)AI 기술 도입으로 연간 최대 2,000억~3,600억 달러의 의료비 절감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됐다.

CES 2025 행사에서도 비슷한 트렌드를 반영한 다양한 혁신 기술이 공개됐다. 다쏘 시스템즈(Dassault Systèmes)는 AI 기반 가상 트윈 기술을 선보여 인체 장기의 디지털 복제를 통한 질병 예측 및 수술 계획 수립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줬다. 진단·치료 분야에서는 랩SD(LabSD)의 디지털 검안경과 메디트릭스(Meditrix)의 VR 기반 신경-바이오피드백 모션 체어가 혁신성을 인정받았다. 이들 제품은 AI와 사물인터넷 기술의 융합으로 의료 서비스의 질적 도약을 이끌어낼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실시간 건강 모니터링 영역에서는 일라이 헬스(Eli Health)가 타액 분석을 통한 호르몬 측정기 '호르모미터(Hormometer)'를, 오티톤 메디컬(Otiton Medical)이 AI 기반 중이염 관리 스마트 체온계를 공개하며 가정 내 의료 관리의 새로운 방식을 제시했다.

한국 기업 중 프리베노틱스는 내시경 영상 진단 기술을, 비바 이노베이션은 의료 빅데이터 분석 기술을 선보였다. 바른바이오는 미세 전기 자극을 활용한 근감소증 예방·재활 장치를 통해 예방 의학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또한 누비랩의 AI 기반 식습관 코칭 시스템도 관심을 모았다.

 

CES 2025서 오픈소스로 차별화 나선 글로벌 기업들

이번 CES 2025에서는 오픈소스 관련 발표는 없었을까? 소수이긴 하지만 오픈소스를 강점으로 내세운 기업 몇 군데가 있었다. 먼저 자동차 소프트웨어 전문기업 일렉트로비트(Electrobit)는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SDV)을 위한 오픈소스 개발 환경 'EB 코보스 리눅스 포 세이프티 애플리케이션(EB Corbos Linux for Safety Applications)'를 선보였다. 이는 자동차 기능 안전 표준을 준수하면서도 개발 속도와 유연성을 높인 솔루션으로, 오토사(AUTOSAR, 자동차 소프트웨어 개발을 위한 개방형 표준 소프트웨어 아키텍처)와 안드로이드(Android)의 상호운용성까지 지원해 업계의 관심을 집중시켰다.

CES는 직접 “많은 산업에 보편화된 오픈소스 소프트웨어가 유독 자동차 산업에서는 엄격한 안전 요구사항으로 인해 활용이 제한되어 왔는데, 일렉트로비트의 솔루션은 자동차 제조사가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ADAS)과 자율주행과 같은 애플리케이션에 리눅스를 사용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라고 평가했다.10)

앞서 언급한 엔비디아의 코스모스 모델은 ‘오픈 모델 라이선스’로 공개되며 외부 커뮤니티가 보다 쉽게 전급할 수 있게 되었다. 또한 '엔비디아 라마 네모트론(Llama Nemotron, 메타의 라마 모델을 기반으로 개발된 오픈소스 LLM으로, 주로 에이전틱 AI 작업에 최적화)'과 '엔비디아 코스모스 네모트론(NVIDIA Cosmos Nemotron)' 비전-언어 모델도 같은 CES 2025엣 서 발표됐다.11) 개발자는 이를 의료, 금융 서비스, 제조업 등 기업 AI 활용 사례에 적용할 수 있다.

휴머노이드 로봇 기업 리얼보틱스(Realbotix)는 모듈형 오픈소스 플랫폼으로 설계된 AI 로봇 '멜로디(Melody)'를 공개했다. 멜로디는 오픈소스 하드웨어로 자유로운 맞춤화가 가능하며, 챗GPT 등 외부 AI 플랫폼과 통합할 수 있도록 열어두었다.12)

보쉬는 산업 자동화 플랫폼 '컨트롤엑스 오토메이션(ctrlX AUTOMATION)'의 최신 버전을 공개하며 제조 및 자동화 분야의 혁신 사례를 공유했다. 특히 컨트롤엑스 OS(ctrlX OS)를 기반으로 한 공장 자동화와 AI 기반 제조 솔루션이 강조됐다. 컨트롤엑스 OS는 리눅스 기반의 산업용 운영 체제로, 컨트롤엑스 오토메이션 및 기타 하드웨어에서 실행 가능하다.

엔진AI가 공개한 SA01 및 PM01 로봇은 오픈소스 플랫폼을 추구하고 있다. 깃허브를 통해 소프트웨어가 일부를 공개되고 있다. 선전 엔진AI 로보틱스에 따르면, 두 제품은 개발자가 ‘구현 지능(embodied intelligence)’ 분야의 혁신을 이룰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구현 지능은 물리적 환경과 상호작용하며 학습하고 적응하는 능력을 의미한다. 엔진AI는 오픈소스 전략을 통해 산업계 전반의 협력을 강화하고 로봇 기술의 보급을 가속화한다는 방침이다.

 

※ 참고 문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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