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국내 금융기관의 오픈소스 활용 현황
국내 금융기관의 오픈소스 활용 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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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의 오픈소스 도입이 활발해지고 있다.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에 따르면(2020년 기준) 국내 기업의 오픈소스 활용률은 58.8%로 2018년 48.5%에 비해 10%포인트가량 늘어났다. 디지털 전환 핵심 기술인 클라우드 도입이 활발해지면서 클라우드로 전환하는 기업은 기존 상용SW 대신 오픈소스SW 도입으로 검토하는 기업이 늘어나고 있다. 오픈소스의 안정성이 인정받으면서 비용 절감 등을 이유로 이를 도입하려는 움직임도 늘고 있다. 클라우드로의 전환이 이슈화되고 오픈소스의 활용이 증가하면서 안정성이 중요한 금융권에서도 오픈소스를 도입하고 있다
한국은행 금융정보화추진협의회가 발간한 '2020년도 금융정보화 추진 현황'을 보면 금융권 서버 판도는 이미 재편되고 있다. 2020년 말 금융회사들이 보유하고 있는 서버급 전산기기의 운영체제별 보유 현황은 리눅스(41.9%)가 가장 많았으며, 다음으로 윈도, 유닉스 등의 순서로 나타났다. 리눅스가 처음으로 유닉스 비중을 역전한 2017년 이후로 계속 리눅스가 사용률 1위를 유지하고 있다. 그 중 국내 은행이 보유하고 있는 서버급 전산기기의 운영체제별 보유 현황 또한 리눅스(41.8%)가 가장 많았으며, 다음으로 유닉스(27.0%), 윈도(18.3%), 기타(13.0%) 등의 순서로 나타났다. 2019년도 자료의 리눅스(35.4.8%), 유닉스(29.5%), 윈도(24.2%), 기타(10.9%) 순과 비교해봐도 유닉스와 윈도는 하락세지만 리눅스는 크게 확대된 것을 알 수 있다.
이러한 결과에서 보여지는 바와 같이 최근 금융사들은 클라우드 전환의 용이성, 비용 절감 및 데이터 처리속도 개선 효과 등의 이유로 리눅스를 도입하거나 고려하고 있다. 급변하는 금융 서비스 시장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유연한 IT 환경이 필수적이다. 모바일 뱅킹 서비스 거래가 늘어나면서 증가하는 트래픽에 유연하게 IT시스템 자원 늘리고 줄일 수 있는 클라우드를 고려하고 있다. 또한 최근 오픈소스 사용 역량이 금융사 IT 경쟁력의 핵심으로 떠오르며 리눅스의 신속성과 개방성이 부각되고 있는 상황이다. 검증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있던 안정성도 확인을 마치며 최근 리눅스를 도입하는 금융사가 빠르게 늘고 있다. 은행권에선 핵심 계정계와 같은 메인시스템을 제외한 부가 시스템의 수요도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오픈뱅킹, 마이데이터 등 새로운 시스템들이 x86 기반의 오픈 환경에서 구현되고 있다.
이렇게 오픈소스 적용이 증가하고 있는 국내 금융기관들의 오픈소스 사용 현황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겠다.
◆ 국내 금융권 최초 클라우드와 오픈소스를 통한 혁신, 하나금융그룹
하나금융은 디지털 전환을 위해 클라우드가 제공하는 유연성, 민첩성이 필수적이라 보고 클라우드와 오픈소스를 통한 비용 효율화를 꾀했다. 신기술 부분에 있어서는 빅데이터, AI, 블록체인 등 리눅스와 오픈소스 기반에서 개발 및 운영 가능한 신기술 사업 적용 용이성을 따져 여러 효용성을 검증 후 그룹 공용 클라우드 구축에 나섰다.
하나금융그룹 공용 클라우드는 2018년 5월부터 운영을 시작, 주로 그룹사 연구개발(R&D), 온라인 거래 플랫폼, 주요 업무 등 약 90개 업무에서 활용하고 있으며 그룹사만 사용할 수 있는 프라이빗 클라우드다. 호환성 및 확장성 유지 및 유지 관리가 쉽도록 오픈소스와 공개표준 기술을 기반으로 구축하여 운영비용 또한 절감할 수 있었다. 지난해에는 디지털 전환 등 그룹사의 클라우드 이용량이 급증하면서 세번째 추가 증설도 진행하였다.
클라우드에 비교적 보수적으로 접근하던 하나은행도 2019년 디지털 전환(DT) 추진을 위한 컨설팅을 통해 클라우드 적합성 분석 및 전환방안을 수립하였고 2020년에는 1차적으로, 클라우드 환경 전환을 위해 일부 업무에 대하여 우선적으로 U2L(Unix to Linux)을 추진하고 신규 업무에 대해서는 우선적으로 리눅스 시스템을 적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하나은행을 포함한 하나금융그룹 관계사는 2019년 2월 오픈 API 서비스를 개시해 지금까지 300여 API로 다양한 외부 플랫폼 사업자들과 활발하게 디지털 제휴를 전개해 왔다. 이 오픈 API 플랫폼은 대 손님 채널을 보유한 모든 그룹 내 6개 관계사(하나은행, 하나금융투자, 하나카드, 하나캐피탈, 하나생명, 하나저축은행 등) 모두가 구축에 참여하였으며, 오픈소스 커뮤니티 깃허브와 넷플릭스가 공개한 오픈소스 ‘줄(Zuul)’을 기반으로 하나금융티아이가 자체 개발하였다. 하나금융그룹은 이 플랫폼을 기반으로 오픈 이노베이션을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 은행권 최초 핵심 전산시스템에 리눅스‧오픈소스 DB 도입하여 출범, 카카오뱅크
카카오뱅크는 2017년 출범부터 국내 은행권 최초로 은행 입출금 등을 관리하는 핵심 전산시스템에 리눅스를 도입하였다. 오픈소스는 유연하고 확장성이 높아서 거의 모든 산업군에서 많이 도입되지만, 국내 은행만큼은 보수적 태도를 취해왔다.
리눅스는 메인프레임 대비 유지비용이 적게 드는데, 카카오뱅크의 경우 리눅스와 클라우드에 모든 앱뿐 아니라 고객 관련 정보를 탑재하면서 대다수 은행이 채택한 유닉스를 사용하는 것보다도 1,000억원 정도의 비용을 절감한 것으로 추정된다.
또한 카카오뱅크는 채널계 시스템에도 마이SQL이라는 오픈소스 DB를 사용하였다. 채널계 시스템은 외부 연계 시스템으로, 지로, 건강보험공단 세무 등 외부의 시스템과 은행 시스템을 연동하는 시스템으로 계정계 시스템과 동등한 수준의 안정성을 요구하는 분야로 24시간 무정지 운영이 가능해야 한다. 물론 카카오뱅크도 계정계 시스템에는 오라클 DB를 썼다. 하지만 채널계에 오픈소스 DB를 사용했다는 것 또한 리눅스 운영체제를 선택한 것 이상의 혁신이라고 볼 수 있었다.
그런데 최근 카카오뱅크는 금융 데이터 관리를 위해 사용 중인 기존 오라클 DB도 오픈소스 DB인 포스트그레SQL로 마이그레이션한다고 발표하였다. 오픈소스 DB로의 전환은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블록체인, 사물인터넷 등의 최신 기술을 수용하고, 유지보수 비용 등 운영비용의 절감을 위한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뱅크는 신규 기술 인력 채용에도 오픈소스 활용한 경험을 우대하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전체 직원 수가 4대 은행 평균의 6% 수준에 불과한 작은 인터넷 은행이다. 하지만 현재 IT기술 인력비율이 전체 임직원의 40% 정도로 8%대인 다른 국내 은행들의 5배 정도 차이가 나며 은행 앱 중에는 카카오뱅크 사용자가 가장 많다. 이렇듯 카카오뱅크가 시중은행들과 경쟁할 수 있는 비결은 오픈소스 기술을 기반으로 한 기술력과 민첩성이라고 할 수 있다.
◆ 금융 핵심 시스템 리눅스로 전환 - 신한은행, 제주은행
신한은행은 2019년 부터 ‘신한 개인 인터넷뱅킹 U2L 전환 추진 사업’을 비롯해 고객관리솔루션 ‘마이다스’, 리스크 관리, 기업CRM, 재무회계, 관리회계자원관리, 콜센터, 퇴직신탁 등 주요 31개 업무에 리눅스 적용해왔다. 2020년에는 계정계 시스템에 준하는 ‘전자금융 DB서버 U2L’ 사업 공고를 내고 핵심 시스템에 대한 리눅스 전환을 진행하였다. 대상 서비스는 모바일뱅킹 쏠(SOL), 인터넷뱅킹 등이다. 현재는 계정계 시스템을 유닉스에서 x86으로 전환하는 차세대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다.
또한 신한은행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T)에 속도를 올리기 위한 오픈소스를 적극 활용하기 위해 디지털 금융서비스의 안정성·신뢰성 확보 목적으로, 오픈소스 사용현황을 관리하고 취약점을 점검하는 ‘오픈소스 보안취약점 점검시스템’과 발견된 보안취약점에 대한 자동조치 체계를 위한 ‘보안취약점 자동조치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신한금융그룹 계열의 제주은행은 지난해 차세대시스템을 오픈하였다. 차세대시스템 사업을 통해 기존 메인프레임 기반의 주전산 시스템을 x86 기반의 리눅스 시스템으로 전환하였다. U2L이 아닌 메인프레임에서 리눅스로 전환하는 M2L(Mainframe to Linux) 첫 사례이며 계정계에 리눅스를 도입하는 파격적인 행보로 향후 ‘퍼블릭 클라우드’ 전환을 위한 하드웨어 요건을 갖추게 된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제주은행의 x86기반 차세대시스템 구축 사례는 향후 신한은행이 클라우드 전환을 위한 계정계 시스템의 U2L을 실행에 옮길 경우 레퍼런스로도 활용될 예정이다. 최근 은행권은 핵심 계정계 시스템을 포함하는 클라우드 전환을 타진 중인데 신한은행은 제주은행 사례를 기반으로 이행 전략 등을 수립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 오픈소스 기반 표준 플랫폼 구축 혁신, NH농협은행
농협은행은 클라우드 고도화 전략과 관련, 2021년부터 3년간 새로운 중장기(2021~2023년) 단계별 클라우드 전략에 착수하였으며 이를 위해 오픈소스의 폭넓은 확대를 주문하고 있다.
먼저 2021년 디지털 뱅킹 시대에 서비스의 근간인 될 IT인프라에 대한 표준 플랫폼 구축을 진행하면서 상용SW를 오픈소스SW로 전환하기 위한 기술검증을 추진하였다. 디지털 금융 표준플랫폼의 오픈소스 풀로는 운영체제에 레드햇, 우분투를, WEB/WAS 부분은 아파치와 톰캣, DB는 마이SQL, 자바 프레임워크로는 스프링봇(Spring Boot) 등을 선정하였고 유닉스에서 리눅스 기반 오픈환경으로 전환할 경우 전환 대상인 업무용(36종), 보안(49종) 등의 SW에 대한 전환 검증도 시행한 것으로 전해진다.
또한 티맥스소프트를 주관사로 선정해 진행한 PoC를 통해 향후 웹 기반 및 웹애플리케이션 서버 등의 오픈소스 기술검증뿐 아니라 윈도OS를 대체할 개방형OS에 대한 기술검증도 수행돼 주목된다. 향후 결과에 따라서 창구업무 PC운영체제를 윈도에서 개방형OS로 대체 적용하게 될지 주목된다.
◆ 주전산시스템 ‘메인프레임’에서 오픈소스‧클라우드 방식으로 전환, KB국민은행
시중은행 중 유일하게 현재까지 메인프레임을 사용해 오던 KB국민은행이 2025년 메인프레임 계약 종료 전까지 전산시스템을 오픈소스‧클라우드 방식의 리눅스로 전면전환을 기본방향으로 설정하였다.
메인프레임은 그간 안정성, 보안성으로 인해 대부분의 시중은행에서 사용되어 왔으나, 폐쇄적인 방식과 매달 90억원에 이르는 유지·보수 비용이 문제로 지적되어왔다.
그동안 국민은행은 '더 K 프로젝트'를 통해 주전산시스템은 그대로 메인프레임으로 유지하되 개별 업무에 필요한 전산시스템을 x86 기반의 새로운 시스템으로 교체하는 방식으로 전산시스템 전환에 대비하여왔다. 새로운 뱅킹 앱 활용에 필요한 코드 등의 기반을 클라우드에 이식하면서 실시간으로 앱 기능을 바꿔나갈 수 있도록 하며 리눅스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10월에는 주전산 시스템을 x86 서버와 리눅스 등으로 전환하기 위한 테스트를 진행하였다. 오픈소스DB 표준화를 위한 기술검증 또한 진행했는데 마리아DB, 마이SQL, 몽고DB, 티맥스, 인젠트 등의 업체가 참여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번에 선정된 DB들은 향후 은행의 주요 시스템 구축에 우선 고려사항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국민은행은 리눅스화 추진과 함께 전산인력의 조직 방식을 애자일(Agile)로 변경하는 등, 리눅스 전환과 함께 향후 변화된 전산 환경에 맞는 행보가 주목된다.
◆ 채널계와 정보계, 계정계로 구성된 모든 핵심 시스템 리눅스 전환 추진, 케이뱅크
케이뱅크는 은행업계 최초로 가동 중인 IT시스템의 리눅스 전환을 추진하였다. 2020년부터 시작한 유닉스 기반 시스템의 리눅스 기반 전환 작업의 일환으로 케이뱅크의 계정계 시스템을 리눅스로 전환한다고 밝혔다. 케이뱅크는 채널계는 설립 때부터 리눅스 시스템을 써왔으며 2020년부터 정보계를 시작으로 일부 남아있던 유닉스 기반 시스템에 대한 리눅스 전환을 추진해왔다. 2021년부터는 계정계 시스템을 유닉스에서 리눅스로 전환 중이다. 2021년 상반기에 간편결제 시스템의 리눅스 전환을 마쳤고, 하반기에는 계정DB(데이터베이스), 카드AP(애플리케이션)도 리눅스 체제로 전환하였다.
케이뱅크는 2022년 말까지 남아있는 뱅킹AP에 대한 리눅스 전환을 통해 계정계와 정보계, 채널계로 구성된 모든 시스템의 리눅스 전환을 마칠 예정이다. 케이뱅크 측은 리눅스 전환으로 인해 이전까지 유닉스를 쓰던 것과 비교해 비용을 약 30% 절감하고 기존 서버 공간 효율화를 통한 처리속도 개선과 디지털 금융 플랫폼 사업자로의 전환 등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참고문헌 Refere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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