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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개SW 활용 성공사례

[공개SW 활용 성공사례 184] 앱트로닉스 - 공개SW로 만든 토종 코딩교육 로봇

OSS 게시글 작성 시각 2015-05-12 16:13:48 게시글 조회수 1686
토종 공개SW 로봇 “아이에게 코딩 교육을…”

지난 4월 한 국내 크라우드 펀딩 사이트에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프로그래밍과 코딩 교육을 받을 수 있게 해주는 아두이노 로봇 디오(Dio)가 올라왔다. 국내 스타트업이 선보인 하드웨어가 거의 전무하다시피 한 상황에서 등장한 것도 눈길을 끌었지만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내 다시한번 화제를 모았다. 제조사는 당초 목표 금액 450만원, 대수로 50대 판매될 것으로 예상했지만 대수로 200대를 훌쩍 넘겨 목표치의 4배 가까운 성적을 거뒀다. 이 교육용 로봇 펀딩에 나선 사람만 107명에 달한다. 디오를 제작한 곳은 부산에 위치한 지역 스타트업인 앱트로닉스(www.apptronics.net)다.

- 기     관 앱트로닉스
- 수행년도 2014년 11월~2015년3월
- 도입배경 아두이노와 스크래치 등을 결합해 코딩 교육이 가능한 로봇 제작
- 솔 루 션 아두이노(Arduino), s2a_fm, Firmata 프로토콜(Firmata protocol), 안드로이드(android)
- 도입효과 : 공개SW를 활용해 보안서버 개발 후 공개SW 재배포, 오픈SSL 사용에도 에러메세지 없음, 상용 SSL인증 서비스에 들어가는 비용 절감, 다양한 언어로 재배포 가능


산업용 보드 납품업체가 교육에 눈돌린 이유

앱트로닉스는 지난 2012년 설립됐다. 이 회사 문기석 대표는 SI 개발자 출신이다. 1999년부터 일본에서 SI 개발자로 활동하다가 2007년 사업을 시작했고 2012년 일본 원전 사고가 발생하면서 귀국을 결심했다. 부산 출신이던 그는 어디에서 사업을 할지 망설이다 오랜 외국 생활을 끝내고 돌아온 김에 고향에 터를 잡기로 결심했다. 이어 회로설계와 펌웨어 개발자 등과 손잡고 앱트로닉스를 설립했다.


앱트로닉스가 처음 시작한 사업은 디오와는 거리가 멀었다. 문 대표는 “초기 회사 목표는 앱으로 전자회로를 제어하자는 것”이었다고 말한다. 앱트로닉스는 일반 회로 설계에 집중했고 보드 상태로 산업체를 대상으로 한 B2B 판매에 나섰다. 한마디로 모니터링용 보드 등 기업이 원하는 제품을 맞춤형으로 외주 제작한 것이다.



얘기를 듣다보니 조금 이상하다. 홈페이지에 가보면 “아두이노 교육과 교구, 교재 개발 등을 진행 중인 곳”이라고 하지 않았나?


문 대표 설명은 이렇다. 앱트로닉스는 회로 설계와 앱, 그러니까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동시에 개발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산업체에 납품하기 전에 먼저 개발용 하드웨어가 필요하게 됐다. 공개SW인 아두이노를 자연스럽게 택하게 된 것이다. 이 회사가 공개SW를 접하게 된 건 “소프트웨어 개발을 위한 수단”이었던 것이다.


하지만 이렇게 접하게 된 아두이노는 흔한 말로 주객이 전도되는 상황을 만들게 된다. 계기도 별다른 건 없다. 앱트로닉스는 부산정보산업진흥원 창업지원실에 자리 잡고 있었는데 이곳 모바일앱개발센터가 2013년 연말 아두이노 플랫폼 교육을 요청한 것. 이렇게 아두이노 교육을 부산에서 처음으로 시작하게 됐는데 당시 참가자는 대학 교수나 정부기관 관계자 위주였다고 한다. “이 분들이 강의를 듣고 가더니 다시 강의 의뢰가 이어지기 시작하더군요.”


앱트로닉스는 지난해에만 13∼14군데에 이르는 외부 기관 의뢰를 받아 아두이노 교육을 진행했다. 산업체를 대상으로 맞춤형 보드를 납품하던 업체가 공개SW 교육을 하게 된 것이다. 지난 한 해 동안 앱트로닉스가 진행한 공개SW 아두이노 교육을 받은 인원은 500여 명에 이른다.



▲ 앱트로닉스가 개발한 디오 보드



▲ 아두이노를 바탕으로 제작한 리틀블록


그런데 궁금증이 하나 더 생겼다. 디오 같은 제품은 보면 알 수 있듯 앱트로닉스가 선보인 제품은 주로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것이다. 왜 앱트로닉스는 아이들에 주목하게 됐을까. 문 대표는 “강의를 나갔다가 우연찮은 기회를 접하면서”라고 답한다. “한번은 대구과학관이 운영 중인 무한상상실이라는 곳에 교육을 하러 나갔어요. 대학생 이상이 올 줄 알았는데 초중학교 학생들이 잔뜩 있지 뭡니까.” 대학생 이상을 감안한 교육을 하던 문 대표는 강의실을 가득 채운 초중학교 학생들을 보고 적잖이 당황했다. 아두이노도 아이들에겐 쉽지 않았고 어른을 고려한 4시간짜리 어려운 커리큘럼이나 교재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이 행사는 문 대표나 앱트로닉스에게 또 다른 전환기를 제공했다. 문 대표는 “생각보다 피지컬 컴퓨팅에 대한 아이들이 관심이 너무 높다는 점에 놀랐다”고 말한다. 앱트로닉스는 아이들에게 어려운 아두이노나 기존 앱트로닉스 교재, 교육 커리큘럼을 모두 눈높이에 맞게 바꾸기로 결정한다.


아이들을 위한 피지컬 컴퓨팅 도구가 기존에 없었던 건 아니다. 가장 유명한 건 레고 마인드스톰. 거의 독보적인 인지도를 지녔지만 문제는 가격이다.


60∼70만원에 달하는 이 제품을 아이들 책상 위에 하나씩 놓고 교육하기는 쉽지 않다. 문 대표는 미국에서 나온 리틀비츠처럼 모듈형 교구를 직접 제작하기로 했다. 앱트로닉스 개발팀 5명은 3∼4개월 아두이노를 기반으로 직접 개발한 비트블록이라는 제품을 10월 완성하게 된다. 올해 6월부터 판매 예정인 이 제품은 공개SW인 아두이노를 바탕으로 만들었지만 레고처럼 모듈형으로 제작, 회로를 끼우기만 하면 된다.


앱트로닉스는 내친 김에 비트블록과 호환성을 유지하면서 아이들이 로봇처럼 뭔가 완성품을 만들 수 있게 하려는 목적으로 디오 개발에도 나선다. 서두에 설명했듯 디오는 크라우드 펀딩 사이트에서 ‘홈런’을 쳤다.



▲ 문 대표는 아두이노 교육을 하던 중 생각보다 초중학교 아이들의 관심이 높다는 것을 보고 눈높이에 맞는 교육용 키트 제작에 나섰다



공개SW로 만든 저렴한 교육용 교구

디오를 개발하는 데 걸린 기간은 2014년 11월부터 올해 3월까지 4개월 남짓. 매니저를 비롯해 회로 설계와 펌웨어, 디자이너와 3D모델러 등 5명이 참여했다. 비트블록과 마찬가지로 디오 역시 공개SW를 바탕으로 삼고 있다. 디오에 들어간 공개SW는 아두이노를 비롯해 S2A_FM과 Firmata 프로토콜, 안드로이드 등이다. 이 중 Firmata는 아두이노 같은 마이크로 컨트롤러보드와 호스트 컴퓨터 사이 통신을 위한 공개SW 프로토콜이다.



▲ 디오는 아두이노를 비롯해 S2A_FM과 Firmata 프로토콜, 안드로이드 같은 공개SW를 이용해 제작한 교육용 로봇이다.


디오 본체는 아두이노와 메가2560(Mega2560) 보드 회로를 기반으로 삼는다. 블루투스 통신과 모터 드라이버, 피에조, 충전 회로 같은 걸 곁들여 보드 하나로 제작했다.


디오는 몸통을 구성하는 부품은 아크릴과 3D프린터를 이용해서 만들었다. 앱트로닉스 측은 모델링 파일 역시 싱기버스에 모두 공개하고 있다. 누구나 파일을 내려 받으면 3D프린터로 뽑아서 몸통을 뽑을 수 있고 직접 만들 수도 있게 한 것이다. 또 마찬가지로 공개되어 있는 아이들을 위한 프로그래밍 언어인 스크래치를 지원, 디오와 연결했다. 여기에도 공개SW인 S2A_FM을 이용했다.


이렇게 탄생한 디오는 공개SW로 모든 걸 제작해 대당 60∼70만원이 넘는 마인드스톰과 달리 12만 1,000원이라는 매력적인 가격을 갖추게 됐다. 문 대표는 직접 학교 교육을 다녀본 경험담을 곁들이면서 “학교마다 보급된 3D프린터를 막상 쓰려면 활용할 게 별로 없다”면서 디오 몸통을 무료 공개한 데이터만 받으면 뽑을 수 있어 학내 3D프린터 활용도를 높일 수 있는 장점도 있다고 말한다.



▲ 디오의 공개SW 시스템 구성도


문 대표는 앱트로닉스가 제작한 비트블록이나 디오 같은 교육용 하드웨어가 탄생하는 데에는 공개SW가 큰 역할을 했다고 말한다. 그는 공개SW의 가장 큰 장점으로 “시간 절약”을 든다. 전문가가 아니라도 어느 정도 지식만 있으면 커스터마이징(최적화)이 가능해 개발 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는 것.


재미있는 건 2번째로 든 장점이다. “마케팅 효과도 있다”는 것이다. 공개SW가 주는 마케팅 효과란 뭘까. 문 대표 설명은 이렇다. 아두이노 같은 공개SW가 교육용 시장 쪽에선 워낙 잘 알려져 있다 보니 아두이노 호환 보드라고 말하면 신뢰도가 더 높아진다는 것. “피지컬 컴퓨팅을 교육하려면 A사 보드라고 말하는 것보다 아두이노 호환 보드라고 말하는 게 훨씬 설득하기 쉽다”는 얘기다.


문 대표는 이런 점에서 “공개SW가 주는 표준이라는 장점이 작용한 결과”라고 말한다. 하드웨어 공개SW 분야, 피지컬 컴퓨팅에선 아두이노 같은 공개SW가 이미 표준처럼 자리잡고 있다는 설명인 것. “아두이노 같은 공개SW라고 말하면 길게 말하지 않아도 설명이 가능하죠.”



교육용 플랫폼 꿈꾼다

문 대표는 디오 개발 초기를 떠올리며 국내 하드웨어 스타트업이 성공하기 위해 필요한 아쉬움도 짚었다. 하드웨어 스타트업은 프로토타입 제작이나 부품 수급이 필수인데 국내에선 가격이 중국보다 2배나 비싸거나 맞는 부품이 없는 등 어려움이 많다는 것. 또 지방에서도 지자체나 공공기관이 지원을 위한 세미나나 국책사업을 지원하기도 하지만 막상 뽑히는 기업은 지방이 아니라 서울 업체인 경우도 많다고 말한다.


문 대표는 “학교를 중심으로 공개SW를 바탕으로 한 교육용 하드웨어가 보급되면 시장이 지금보다 더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앱트로닉스는 이를 위해 올해 디오 자체를 플랫폼화할 예정이다. 업그레이드를 계속해 다양한 모델로 발전시키겠다는 것이다. 올 여름에는 미국이나 유럽 쪽 시장을 겨냥해 인디고고 같은 해외 크라우드 펀딩 사이트를 통해 진출할 계획도 세워놓고 있다. 공개SW를 바탕으로 제작한 토종 교육용 교구가 세계 시장을 노리고 있다.



[인터뷰]

“공개SW 장점은 시간 절약·표준이라는 것도 빼놓을 수 없어”

앱트로닉스 문기석 대표


앱트로닉스 문기석 대표
▲ 앱트로닉스 문기석 대표

Q. 공개SW의 가장 큰 장점은 뭔가?

시간 절약이다.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얼마간 지식만 있으면 누구나 최적화가 가능하다. 그러니 당연히 개발 시간도 단축할 수 있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마케팅 효과도 빼놓을 수 없다. 아두이노 같은 공개SW는 교육용 시장에선 워낙 잘 알려져 있다. 복잡한 설명보다는 그냥 아두이노 호환 보드라고 말하면 신뢰도도 자연스럽게 더 올라 간다. 피지컬 컴퓨팅을 교육하려면 훨씬 더 상대방에게 설득력을 얻을 수 있는 요소가 공개SW라는 점이다. 이건 이미 이 분야에서 공개SW가 주는 표준이라는 장점이 작용한 결과라고 생각한다. 하드웨어 공개SW 분야에선 아두이노 같은 공개SW가 이미 표준처럼 자리 잡고 있다. 길게 말하지 않아도 설명이 가능한 부분이다.

 

Q. 국내 하드웨어 공개SW 시장이 발전하기 위해 필요한 점을 조언한다면

공개SW 자체보다는 하드웨어 스타트업을 위해 필요한 건 아마 프로토타입 제작이나 부품 수급 문제가 아닐까 싶다. 국내에선 사실 잘 맞는 부품 구하기도 쉽지가 않다. 수백 개 단위 정도 구입하는 중소기업 입장에선 더욱 그렇다. 어렵게 구해도 맞는 부품이 없기도 하고 구해도 중국보다 가격이 2배나 비싼 경우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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