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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개SW 활용 성공사례

‘차량 웹브라우저’ 시장 문 연 오비고, 열쇠는 ‘공개SW’

 

- 김국배/아이뉴스24 기자

 

자동차에 인터넷 브라우저를 넣는다는 건 과거엔 상상하지 못했던 일이다. 그런 시도를 우리나라의 작은 소프트웨어(SW) 기업이 해왔고 서서히 결실을 맺고 있다. 다름아닌 임베디드 SW 기업 오비고(대표 황도연)의 이야기다.

 

오비고는 세계 최초로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분야에서 HTML5 기반 차량용 웹브라우저를 완성차에 상용화했다. 이제는 글로벌 프리미엄 자동차들이 오비고의 SW를 싣고 도로를 달린다.

오비고가 처음부터 자동차 시장에 접근한 건 아니다. 오비고의 태생은 스웨덴 모바일 브라우저 업체 텔레카다. 2009년 한국지사인 텔레카코리아의 R&D센터가 투자를 받아 텔레카 본사를 인수하면서 지금의 오비고가 탄생했다.

 

스마트폰과 피처폰이 공존하던 당시 오비고는 독보적인 왑(WAP) 기술을 바탕으로 HTML5 기반 모바일 웹브라우저 엔진을 개발했다. 그러나 웹킷이라는 오픈소스 웹브라우저 엔진을 사용하는 스마트폰 브라우저와 경쟁하기에는 너무 많은 시간과 비용이 요구됐다.

 

결국 오비고는 독자 개발 노선을 접고, 웹킷을 기반으로 하는 브라우저를 개발하기 시작했다. 기술이 어느 정도 궤도에 오르면서 2012년에는 NTT도코모의 ‘NotTV’ 서비스에 특화된 방송용 브라우저를 탑재하는데 성공했다. 그러나 기쁨도 잠시, 이 서비스 자체가 실패하면서 더 이상 브라우저를 공급할 수 없는 상황에 놓이게 된다. 오비고가 자동차 시장으로 눈을 돌린 배경이다.

 

오비고
오비고
 

폐쇄적 차량 환경…오픈소스가 도움

출발은 2009년 수행하게 된 차량용 인터넷 브라우저 국책과제였다. 오비고는 이 과제의 결과물을 활용해 20여종의 현대·기아차에 브라우저를 탑재하며 가능성을 입증했다. 물론 상용화는 쉽지 않은 과정이었다. 글로벌 주문자생산방식(OEM)·티어1(Tier 1) 회사와 매년 투자성 선행 개발·검증 과제를 수십 차례 수행해야 했고, 지속적인 R&D까지 병행해야 했다.

 

특히 폐쇄적인 차량의 환경 탓에 해보지 않으면 알 수 없는 것이 너무 많았다. 실제 차량 IT 환경은 스마트폰처럼 오픈 플랫폼이 없는 데다 OEM, 티어1만의 규격을 갖고 있다. 함께 일하지 않는 한 차량 SW 구조를 알기 어렵다. 그만큼 초기 진입 장벽이 높다는 의미다.

 

그나마 오비고의 경우 자동차 회사들과 일하면서 차량에서 요구되는 수준과 연동 인터페이스를 파악했다. 부팅 속도, CPU 사용률, 메모리 제약, 차량 특화 인터페이스, 차량 파워 매니지먼트 기법 등을 이해할 수 있었다.

이때 오비고에 큰 도움이 된 건 오픈소스였다. 오비고는 제니비 얼라이언스(GENIVI Alliance)에 참여하며 웨이랜드(Wayland), 크로미움, 블링크(Blink) 등 차량·브라우저 관련 오픈소스를 사용했다. 제니비는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규격과 더불어 오픈소스 프로젝트, 레퍼런스 소스를 제공한다.

 

웨이랜드, 크로미움, 블링크 등의 오픈소스를 사용하며 제니비 규격과 호환되도록 개발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 오비고는 오픈소스를 이용한 OEM·티어1의 접근 방법을 익혔다. 오비고는 제니비 프로젝트에 기여한 공로로 ‘모스트 컨트리뷰터 어워드(Most Contributor Award)'를 수상하기도 했다.

 

한두현 오비고 개발이사는 “대부분의 차량 SW를 다뤄보지 못한 SW업체나 글로벌 티어1 회사가 아닌 경우 차량 SW에 대한 이해가 많이 부족하다"며 “오비고는 오픈소스인 크로미눔을 차량의 미들웨어와 연동시키는 기술을 제니비 오픈소스와 여러 과제를 통해 배운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련도 없지 않았다. 2013년 공격적인 해외영업을 펼치던 오비고에 큰 기회가 찾아왔다. 도요타가 글로벌 시장에 적용하는 커넥티드카 플랫폼으로 오비고의 SW가 선정된 것. 도요타의 개발제안서(RFQ)에는 오비고 커넥티드카 솔루션이 권고됐고, 크라이슬러 커넥티드카 플랫폼으로도 권고됐다. 그러나 한국의 작은 SW 회사라는 한계로 최종 구매 단계에서 고배를 마셨다.

 

오비고는 포기하지 않고 글로벌 성공사례를 만드는 데 집중했다. 세계 최대 가전전시회인 ‘CES’에 8년 연속 전용 부스를 개설하고, 제니비 표준화 등 지속적인 글로벌 마케팅 활동을 펼쳤다. 세계 주요 차량 OEM과 티어1 회사에 기술력을 소개해 OEM과 검증 과제를 수행할 수 있는 기회를 얻고 엔지니어들이 밤을 새워가며 지식을 쌓았다.

 

향후 오비고는 웹 기반 플랫폼과 소프트웨어 개발 키트(SDK) 영역에서 오비고의 기술을 공개하고 발전시킬 계획이다. 지난해 제니비 단체에서 웹 기반 플랫폼과 SDK 기술을 발표하고 시연한 것도 이런 계획의 일환이다. 오비고의 SDK를 사용해서 자동차 애플리케이션을 만드는 개발자가 늘어나기를 바라는 것이다. 또한 일본에서 적극 활용되는 오토모티브 그레이드 리눅스(AGL)에도 적극 참여할 예정이다. AGL은 리눅스 재단이 추진하는 오픈소스 프로젝트다.

 

오비고

 

 

[한두현 오비고 개발이사 인터뷰]

오비고

▲한두현 오비고 개발이사

 

-오픈소스를 잘 사용하는 비결은

“오픈소스는 첫맛은 달콤하지만 끝맛은 쓰다. 오픈소스를 쓴다는 건 처음 접근하기 쉽고 기술개발에 실패할 확률도 낮은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우리만 그런 게 아니라 경쟁사도 쉽게 동일한 수준을 만들기 때문에 남들이 개선하지 못하는 영역과 적용 도메인(domain)의 특성을 지속적으로 연구하는 일을 게을리해서는 안 된다.

가령 차량의 경우 안전성을 보증하기 위해서 고장방지능력(Fault tolerance)과 복구(recovery) 시나리오가 고려돼야 한다. 또한 차량이라는 리소스가 제한된 환경에서 최대의 성능을 내기 위한 최적화 기술이 동반돼야 한다

오픈소스는 ‘살아있는 코드'다. 계속 새로운 기능과 개선 코드가 나오기 때문에 그 버전에 대한 안전성 검증과 유지보수가 계획돼야 한다. 유지보수에도 전략과 전술이 필요하다. 오픈소스 버전을 교체하기 쉬운 구조로 SW를 지속적으로 개선해야 적은 투자로 제품을 유지보수할 수 있다.”

 

-해외 사업화 과정에서 어려움은 없었나.

“공개 SW를 사용한다는 건 장단점이 있다. 최신 트렌드를 적용하고 자체 R&D 없이 지속적으로 SW를 개선할 수 있다는 점은 R&D 투자에 민감한 중소기업 입장에서 큰 도움이 되는 것이 사실이다. R&D에 투자할 영역과 공개SW를 활용할 영역을 구분하면 그만큼 비용을 줄일 수 있다.

그러나 사업화 부분에 있어서는 극복해야 할 부분이 많았다. 먼저 차량에서 브라우저 기술을 넣는 것이 가능한지, 차량이라는 제약이 많은 환경에서 기술적 한계(성능, 기능, 최적화, 보안)를 뛰어넘을 수 있을지 시장에서 증명할 필요가 있었다. 거의 전세계 OEM 업체와 이를 증명하기 위한 검증 과제를 수행한 것 같다. 그러면서 차량 영역에 특화된 기술들을 습득하기 시작했다.

증명한다고 해서 상용화가 되는 것도 아니었다. 시장에서 어느 정도 증명이 되자 차량 제조사, 티어1, 차량용 운영체제(OS) 업체들이 직접 오픈소스로 브라우저를 개발하겠다고 나섰다. 이들과 경쟁해야 했고 최종적으론 판매대수 1위 OEM과 차량용 OS 1위 회사가 오비고 브라우저를 솔루션 파트너로 채택했다. 채택된 이후에도 실제 양산 단말에서 여러 검증을 거쳐 프로젝트 계약이 가능했다. 차량용 브라우저를 만든 지 10년만의 일이다."

 

-글로벌 오픈소스 프로젝트 참여 과정에서 컴플라이언스, 거버넌스 대응은 어떻게 했나

“오비고는 오픈소스를 오랜 기간 사용해왔기 때문에 내부적으로 오픈소스를 사용하기 전에 개발자가 확인해야 할 공개SW 정책을 갖고 있다. 사용된 공개SW 리스트와 라이선스는 소프트웨어품질보증(SQA) 부서가 관리한다. 오비고는 솔루션 회사이기 때문에 오픈소스와 자체 개발소스를 명확히 구분해서 고객사에 고지하고 있다. 라이선스에 대한 검증과 취약점 점검사항은 상용툴을 사용해 리포트 형태로 고객사에 전달하고 있다.

라이선스와 취약점에 관한 애로사항이나 기술 자문이 필요한 경우에는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 공개SW 역량프라자의 지원을 활용하고 있다. 사용된 오픈소스는 라이선스 정책에 따라 패키지화해서 별도 서버에서 관리하고, 외부에 공개될 수 있도록 서버를 운영하고 있다.”

 

-자율주행차 시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차량에서 인포테인먼트의 주요 기능은 라디오 수준에 불과했지만 최근 2~3년 새 급격하게 서비스가 증가하고 있다. 차량 내 IT 활용과 도입이 늘어나고 자율주행(autonomous driving) 기술 또한 비약적으로 발전하고 있다. IT 하이테크로 자동차 산업은 플랫폼 간 상생, 변화를 수용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본다.

IT서비스 준비가 부족했던 OEM들은 IT기업과 상생을 통해, 기존 스마트폰 사례를 잘 알고 있는 OEM들은 독자 플랫폼을 개발하려 하고 있다. 하지만 IT 측면에서 열세인 OEM들은 제니비, AGL, SDL 같은 공개 SW 형태로 연합하게 될 것이다.”

 

 

* 본 공개SW 활용 성공사례는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 공개SW역량프라자와 아이뉴스24가 공동 발굴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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