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일피시 OS', 안드로이드에 묻어가기로
2013년 09월 17일 (화)
ⓒ 블로터닷넷, 최호섭 기자 allove@bloter.net
세상에 스마트폰 운영체제(OS)는 안드로이드와 iOS 뿐인 것 같지만 아직도 많은 회사들이 새로운 OS 또는 기존 OS를 스마트폰에 맞추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인텔이 만들었던 ‘미고’도 그 중 하나다.
핀란드 기업 욜라(Jolla)의 ‘세일피시 OS‘는 인텔과 노키아가 만들던 미고를 기반으로 개발됐다. 개발 초기엔 하드웨어부터 플랫폼 전반을 독자적으로 운영해 왔지만, 개발 1년 만에 결국 안드로이드에 일정 부분을 의지하게 됐다.
앞으로 개발될 세일피시는 안드로이드 생태계와 호환성을 갖게 된다. 욜라는 세일피시가 하드웨어와 앱을 비롯한 생태계 전반을 안드로이드와 연결짓는다고 밝혔다. 욜라는 원래 세일피시를 스스로 개발한 하드웨어에 넣는 것만 생각했지만, 여기에서 한발 물러서 안드로이드 생태계에 얹혀 가는 방법을 택한 것이다.
세일피시가 안드로이드와 호환성을 가질 수 있을까. 세일피시와 미고의 뿌리는 리눅스다. 여기에 자바와 안드로이드가 쓰는 코드 정도만 넣어주면 못할 건 없다. 다만 그게 얼마나 빠르고 유연하게 이뤄지느냐, 그리고 안드로이드 앱이 네이티브 앱과 생태계에서 어떻게 섞이느냐가 더 문제다.
이건 사실 요즘 새로 나오는 스마트폰 OS들의 고민이기도 하다. OS나 하드웨어를 만드는 것 이상으로 생태계를 만들고 키우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안드로이드나 iOS의 앱 생태계는 당시 더 이상 선택할 수 있는 또 다른 조건이 없었기에 비교적 순조롭게 영향력을 늘릴 수 있었다. 하지만 이후에는 이용자들이 굳이 이 2개 외에 다른 생태계로 옮겨 탈 만한 이유가 없어졌다.
뒤늦게 생태계를 키우기 시작한 마이크로소프트 윈도우폰도, 지금 한창 노력하고 있는 삼성전자 타이젠도, 그리고 블랙베리 역시 생태계를 키우지 못해 성장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스타트업으로 시작한 욜라가 생태계 전반을 꾸린다는 건 지금으로선 쉽지 않은 일이다.
하드웨어 개발도 마찬가지다. 성능이 충분하다 하더라도 소비자들의 눈높이가 높아져 있는 만큼 어느 정도 수준은 맞춰야 한다. 판매량이 보장되지 않은 작은 회사가 이를 충당하긴 어렵다. 가격은 둘째치고, 공급 받는 것 자체가 문제다. 경쟁력을 갖기 어렵다는 얘기다.
욜라의 판단은 현실적으로 옳아 보인다. 기존에 나와 있는 안드로이드 기기에 세일피시 운영체제를 설치할 수 있도록 돕고 안드로이드 앱을 돌릴 수 있도록 손보면 당장 시장의 진입 장벽이 낮아지긴 할 것이다. 하드웨어에 대해서는 이 방법이 낫다. 캐노니컬도 우분투 모바일의 일부를 기존 안드로이드에 설치하도록 한다. 하지만 앱은 이야기가 조금 다르다. 세일피시 OS가 특별히 더 뛰어난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면 굳이 앱이 호환되는 OS보다 그냥 잘 팔리는 안드로이드를 선택하는 것이 더 낫다. 개발자들도 이 기기에서 안드로이드 앱이 잘 돌아간다는데 앱을 따로 하나 더 만들 이유가 없다. 욜라는 세일피시의 기능과 UI를 활용하는 네이티브 앱을 적극 활용하고 앱 생태계도 키워나간다고 밝혔지만, 개발자들이 움직일지는 두고볼 일이다.
다만 메이저 업체 중에서 비슷한 정책을 세웠던 회사가 하나 있다. 블랙베리다. 더넥스트웹은 “안드로이드 앱을 끌어 안았지만 역풍을 맞은 블랙베리처럼 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이야기하기도 했다. 플랫폼으로서 안드로이드를 끌어안는 건 양날의 검이다.
이와 별개로 욜라는 다음주부터 세일피시 스마트폰의 2차 사전 예약을 받는다. 하드웨어는 4.5인치 디스플레이에 4G 통신망, 16GB 저장공간 등을 갖추고 있다. 아직은 핀란드에서만 구입할 수 있다. 1차 예약 판매는 완전히 매진됐지만, 얼마나 팔렸는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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