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용 우분투, 미래를 낙관하는 까닭
OSS
게시글 작성 시각 2013-01-07 13:31:31
2013년 01월 04일 (금)
ⓒ 블로터닷넷, 이지영 기자 izziene@bloter.net
캐노니컬은 지난 1월2일(현지기준) ‘우분투 포 폰‘을 공개하며 모바일 운영체제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우분투 포 폰’은 제스처 동작 기반의 운영체제로 별도의 하드웨어 버튼 없이 터치만으로 모바일 기기를 작동할 수 있게 제작됐다. 별도의 홈화면, 되돌리기, 목록 같은 별도의 조작 버튼 없이 모바일 기기 화면 가장자리를 쓸어넘기는 식으로 홈화면 이동, 전화, 검색, 환경설정 등의 기능을 사용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우분투 사용자들은 모바일 시대에 우분투도 대응하기 시작했다며 반겼다.
그러나 모바일 운영체제 시장은 이미 포화상태다. 지금 모바일 운영체제 시장은 애플의 iOS, 구글의 안드로이드, 마이크로소프트(MS)의 윈도우8과 윈도우폰, 리서치인모션(RIM)의 블랙베리, 인텔과 삼성의 타이젠 등 춘추전국시대다. 겉보기엔 우분투가 이런 상황에서 패권을 잡아 시장을 주도할 가능성은 그리 높아 보이지 않는다.
데스크톱PC 운영체제 시장 강자인 MS도 윈도우8이라는 통합 플랫폼을 선보이며 안드로이드와 애플 중심의 모바일 운영체제 시장에서 반전을 꾀했으나 아직까진 재미를 못 보고 있지 않은가. 하물며 데스크톱PC 운영체제 시장에서 겨우 1%를 차지하는 우분투가 살아남을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물론 캐노니컬이 바보가 아닌 이상 단순히 모바일 시장에 대응하겠다는 생각에서 ‘우분투 포 폰’을 출시한 건 아닐 터. 마크 셔틀워스 캐노니컬 창립자는 “단순한 모바일 플랫폼이 아닌 PC와 태블릿, 스마트폰 등 모든 기기 환경을 아우르는 운영체제를 만들기 위한 첫 걸음”이라고 얘기했다. 뭔가 가능성이 있어보이니 시장에 뛰어든 건 아니겠는가.
호환성의 힘
캐노니컬은 ‘우분투 포 폰’을 선보이면서 또 다른 리눅스 기반의 운영체제인 안드로이드 환경에서 개발된 앱도 설치할 수 있다고 밝혔다. 우분투가 안드로이드와 마찬가지로 리눅스 기반의 오픈소스이기에 가능한 일이다.
캐노니컬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 플랫폼에서 개발된 앱도 손쉽게 우분투 운영체제에서 구현할 수 있다”라며 “개발자들은 우분투 소프트웨어 센터를 통해 개발한 앱을 배포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스마트폰 운영체제는 크게 3가지 소프트웨어로 구성돼 있다. BIOS, OS 커널, 애플리케이션 파일 시스템이다. 안드로이드와 우분투는 똑같은 부트로더와 리눅스 커널을 사용한다. 애플리케이션이 실행되는 파일 시스템만 조금 다를 뿐이다. 이는 곧 안드로이드용에서 개발된 앱에 달빅과 같은 작은 자바 가상머신을 포함시키면 우분투 앱으로 쉽게 호환할 수 있다는 얘기로 이어진다. 우분투는 모바일 운영체제 시장 주도권을 좌우하는 요소 중 하나인 앱 생태계를 안드로이드 생태계를 통해 어렵잖게 확보한 셈이다.
게다가 캐노니컬이 우분투 포 폰과 함께 발표한 QML 기반의 우분투 소프트웨어 개발도구(SDK)는 데스크톱PC와 모바일 기기 모두에서 동시에 작동할 수 있는 네이티브 앱을 개발할 수 있게 도와준다. 셔클워스 창립자가 공개한 우분투 포 폰 동영상에 는 PC에서 벗어나 태블릿, 폰, TV 등 다양한 기기를 지원하고 있는 우분투의 미래가 나온다. PC에서 구축한 사용자 환경과 경험이 다른 기기로 이어지는 호환성을 제대로 살렸다. 탄생과 동시에 모바일과 PC를 아우르는 운영체제로서의 준비를 마친 셈이다.
오픈소스의 힘
아무리 좋은 운영체제라고 해도 제조업체와의 공조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무용지물이다. 안드로이드 운영체제 확산에 삼성전자가 기여한 것처럼 말이다. 이 점에서 우분투는 오픈소스 운영체제라는 좋은 장점을 갖췄다.
게다가 때맞춰 주변 환경도 우분투를 도와주고 있다. 최근 구글은 모토로라 인수를 통해 얻은 기술을 바탕으로 직접 스마트폰 제조 시장에 뛰어들겠다고 발표했다. 애플처럼 운영체제와 하드웨어를 직접 만들겠다면서 조만간 ‘X폰’을 출시하겠다고 밝혔다. 오픈소스 안드로이드를 구글이 통제하겠다고 나선 셈이다.
이를 제조업체가 반길 리 없다. 삼성전자는 곧바로 타이젠 운영체제가 설치된 스마트폰을 출시하겠다고 밝혔다. 문제는 타이젠이 아직 정식으로 나오지 않았다는 점이다. 타이젠도 안드로이드처럼 오픈소스 운영체제지만 모바일에만 국한된 탓에 사용자와 개발자가 그리 많지 않다. 우분투는 이 틈을 파고 들 수 있는 가능성을 갖췄다.
삼성전자 등 안드로이드 제조업체들은 지금 당장 iOS와 안드로이드에 대항할 수 있는 운영체제가 필요하다. 우분투는 오픈소스 운영체제다. 안드로이드처럼 누구나 가져다 만들 수 있다. 데스크톱PC 때부터 만들어진 개발 생태계도 있다. 게다가 우분투 포 폰은 안드로이드 제조업체가 쉽게 가져다 쓸 수 있게 만들어졌다. 안드로이드 제조업체가 구글의 X폰을 저지하기 위해 지금 당장 우분투 포 폰을 가지고 스마트폰을 만들지 말란 법은 없다.
기업용 시장에서 우분투 포 폰의 성공 가능성도 높다. 리눅스 서버를 운영하는 개발자들 대부분은 우분투를 컴퓨터에 설치해 서버를 운영한다. 제조업체라 기업을 위한 태블릿을 출시하면서 우분투 운영체제를 선호할 이유가 추가된다.
캐노니컬은 우분투 포 폰을 시작으로 모바일에서 시작해 태블릿, 데스크톱PC, 리눅스 서버로 이어지는 통합 플랫폼이 눈에 보였을 터다. 우분투의 미래가 기대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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