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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 업계 패배자의 연합' MS의 노키아 인수가 의미하는 것

OSS 게시글 작성 시각 2013-09-05 19:19:26 게시글 조회수 3389

2013년 09월 05일 (금)

ⓒ ITWorld, John Cox, | Network World



마이크로소프트의 갑작스러운 노키아 휴대전화 사업 부문 인수 소식은 여러 가지 면에서 애널리스트들을 혼란스럽게 했다.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일까? 일단 알려진 사실부터 정리해 보자.

마이크로소프트는 노키아의 스마트 기기 부문(윈도우 폰-기반 루미아(Lumia) 스마트폰), 모바일 폰 부문(아샤(Asha) 제품군을 포함한 피쳐폰)을 그 관련 사업과 연관 서비스들과 함께 인수하기로 했다. 인수 가격은 50억 달러(약 5조 4,500억 원)를 약간 웃돈다. 또한, 이와 관련된 노키아 특허들을 10년 동안 비독점적 라이선스로 사용하게 됐다. 이 특허 사용 조건을 '영원히' 연장할 수 있는 옵션도 확보했다. 이 계약이 20억 달러(2조 1,800억 원) 정도다.

마지막으로, 마이크로소프트는 노키아가 개발한 매핑 소프트웨어 및 서비스 '히어'(Here) 플랫폼에 대한 4년간 라이선스하기로 했다. 여기에도 상당한 금액을 지급했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이번 인수는 2014년 일사분기, 혹은 앞으로 5~8달 안에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대규모 인수합병의 배경
그렇다면 이번 인수가 과연 큰 사건일까? 노키아 투자자들과 일부 주식 투기꾼들, 그리고 관련 노키아 직원들에게 이 소식은 가장 큰 사건이다. 인수 규모만 봐도 대규모 딜임을 보여준다.

그러나 그들 이외에는 다음주나 혹은 당장 내일만 돼도 아무도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우 폰 스마트폰 소프트웨어는 좋은 평가를 받았지만, 지난 3년간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노키아는 윈도우 폰을 플랫폼으로 루미아 스마트폰 740만대를 팔았지만 같은 기간 판매된 안드로이드와 아이폰의 수를 비교하면 이 수치는 거의 반올림으로 사라지는 수준에 불과하다.

그렇다면 노키아는 왜 이 사업 부문을 팔았을까? 기본적으로 노키아는 휴대폰 사업을 포기했다. 대신 LTE 기지국 등 무선 브로드밴드 사업, 구글 맵스 등과 경쟁하는 히어 매핑 서비스와 플랫폼, 혹은 다른 기업에 라이선스를 판매할 수 있는 고급 기술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럼 마이크로소프트는 왜 거액을 들여 인수에 나섰을까? 이에 대해 마이크로소프트는 노키아의 전문성과 프로세스와 함께 확보해 자사 모바일 사업에서 기기의 점유율과 수익을 높이기 위해서라고 언론 보도자료를 통해 밝혔다. 그러나 마이크로소프트와 노키아의 휴대폰 시장 내 입지를 고려하면 이러한 설명은 초라한 측면이 있다. 시속 1마일에서 2마일로 속도를 높이는 것도 '성장'이라고 할 수 있지만 다른 두 명의 주자가 상당히 앞서서, 훨씬 빠르게 달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인수 그 자체는 전체 휴대폰 시장 구도나 마이크로소프트의 경쟁력에 큰 영향을 주지 않는다. 사실 경쟁력은 마이크로소프트가 기존까지 해 온 것보다 비중을 줄이고 동시에 노키아의 현재보다 가치를 더 키우는 방식을 통해서만 바뀔 수 있다.

인수합병의 승자는 누구?
산술적으로 보면 마이크로소프트는 이번 인수를 통해 노키아 휴대폰과 모바일 기기 사업 관련해 모든 것을 확보했다. 여기에는 노키아의 디자인과 개발 인프라, 지적 재산권과 특허, 제조, 운송망, 마케팅, 고객, 매출, 수익 등 거의 모든 부분이 포함된다. 즉 전통적인 소프트웨어 업체로서 마이크로소프트가 갖지 못했던 것, 그들의 표현대로라면 '기기와 서비스 업체'를 얻게 되는 것이다.

이론적으로 이번 인수를 통해 노키아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디자인, 제조 엔지니어링, 운송, 마케팅, 판매 등을 담당하던 3만 2,000명이 마이크로소프트 소속으로 바뀌게 된다. 하지만 솔직히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디자인 부서의 핵심 인력 중 이런 변화를 환영할 사람이 얼마나 되겠는가?

여기에는 분명 노키아의 회장이자 CEO인 스테픈 엘롭과 다른 최고 경영진들도 포함된다. 엘롭은 과거 마이크로소프트 중역으로 근무한 적이 있기는 하지만 인수 발표 이후 CEO에서 수석 부회장으로 '강등'된 상태다. 이러한 상태는 인수합병이 마무리될 때까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물론 일부 애널리스트는 이번 인수합병으로 스테픈 엘롭이 스티브 발머를 이을 차세대 CEO 중 한 명으로 부상했다고 분석하기도 한다)

이번 인수에서 가장 이익을 보는 사람들은 단기적으로 주식시장 거래자들이다. 노키아는 막대한 자금을 챙겼고 라이선싱 거래를 통해 미래 매출까지 보장됐다. 반면 마이크로소프트가 이익을 얻을지는 미지수다. 지금까지 하드웨어 제품을 자체 생산하는 계획은 완전히 실패해 왔다. 9억 달러를 손실 처리한 최근의 서피스(Surface) RT 태블릿을 비롯해 3년 전에는 킨(Kin) 휴대폰 개발에 뛰어들었다가 2억 4,000만 달러를 날렸다. 여기에 킨의 본래 제작업체인 데인져(Danger)를 인수할 때 투입된 5억 달러를 빼고도 말이다.

그런 면에서 볼 때, 마이크로소프트가 이미 자리를 잡은 기기 제조사에 70억 달러를 인수한 것은 '나름' 합리적이다. 문제는 윈도우 폰 플랫폼이 발표되고, 첫 휴대폰이 나온 2010년 가을 이후 이 플랫폼이 지금까지도 갈 길을 잃고 있다는 점이다. 엘롭은 노키아 자체 플랫폼을 버리고 윈도우 폰을 선택했지만, 그 결과는 공격적으로 윈도우 폰 플랫폼을 지원하는 '유일한' 업체라는 고립뿐이다.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여전히 한 자릿수에 머물고 있고 판매량도 분기당 700만 대에 불과하다.

모바일 업계 패배자의 연합?
업계 전문가인 호레이스 데디우는 일반적으로 인수되는 회사는 자원, 프로세스, 시장 내 경쟁력 등 세 가지 가치의 총 합으로 규정된다고 지적한다. 자원은 측정 가능한 자산을 의미하는 것으로 이번 인수에서는 노키아의 고객과 매출이 여기에 해당한다. 프로세스는 이 자산들을 만들고 유지하고 확장시키는 것들이다.

그러나 데디우는 이번 인수의 핵심이 노키아의 '경쟁력'에 있다고 말한다. 그는 "경쟁력은 ‘왜’라는 질문에 대한 대답이고, 자원과 프로세스는 각각 ‘무엇’, ‘어떻게’에 대한 답"이라며 "이 세 가지가 회사의 존재 이유와 방향을 결정한다"고 말했다. 이어 “인수된 회사의 경쟁력은 (그리고 프로세스와 자원도) 인수 회사의 처리 원칙이 된다”며 "우리는 애플이 넥스트(NeXT)를 인수했을 때 이를 확인했고 디즈니가 픽사(Pixar)를 인수했을 때도 일어났을 일"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노키아의 경쟁력은 마이크로소프트가 지향하거나 혹은 요구하는 수준에는 미치지 못한다"며 "그러나 마이크로소프트는 일부 필수적이면서도 가치 있는 경쟁력을 확보한 것이 바로 인수의 이유인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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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출처 : http://www.itworld.co.kr/news/83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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