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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라클-썬 합병 5년…무엇이 달라졌나

OSS 게시글 작성 시각 2015-02-12 17:15:30

2015년 02월 10일 (화)

ⓒ 디지털데일리, 심재석 기자 sjs@ddaily.co.kr




5년 전 유럽연합(EU)는 당시 IT 업계의 최대 관심사였던 오라클과 썬마이크로소프트의 합병을 승인했다. 이로써 데이터베이스 시장의 공룡인 오라클과 서버 시장의 풍운아이자, 자바·마이SQL 등으로 개발자들의 사랑을 받던 썬은 하나의 회사가 됐다.


하지만 개발자를 비롯해 IT업계의 많은 종사자들은 이 두 회사의 합병에 우려의 시선을 보냈다. 업계에서 오라클의 이미지는 스크루지 영감과 같았기 때문이다. ‘돈’밖에 모르는 오라클이 썬의 제품들을 없앨 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감돌았다. 썬의 소프트웨어 제품들은 개발자들에게는 사랑을 받았지만 매출을 올리는데는 별로 재주가 없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래리 앨리슨 당시 회장(현 CTO)은 자바, 마이SQL, 솔라리스와 같은 소프트웨어를 더욱 발전시키겠다는 다짐을 하며 업계와 개발자를 달랬다. 


반면 일각에서는 오라클이 승자의 저주에 빠질 수 있다는 걱정도 했다. 오라클이 인수할 당시 썬은 서버 시장의 4위로 내려앉은 회사였다. 썬은 인터넷 붐과 함께 급성장했지만, 주력이었던 로우엔드 서버 시장이 x86 아키텍처로 대체되면서 어려움을 겪었다. 오라클이 썬의 서버 사업을 이어받아봐야 별 효과가 없을 듯 보였다.


◆엔지니어드 시스템 시대 개척=오라클이 썬을 인수한다는 발표를 했을 때 업계에서는 ‘왜’라는 의문을 먼저 던졌다. 당시 썬의 하드웨어 사업은 쓰러져가는 중이었고, 소프트웨어 사업은 큰 돈벌이가 되지 않는 상태였다. 썬 인수를 통해 오라클이 취할 것이 별로 없어 보였다.


그러나 이는 착각이었다. 5년이 지난 지금 돌아보니 썬의 인수는 오라클의 제2 전성기를 여는 결정적 계기였다.



‘엔지니어드 시스템’이 큰 성공을 거뒀기 때문이다. 썬을 인수하기 전 오라클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최적의 상태로 결합해 제공하는 전략을 세워두고 있었다. 소프트웨어 전문기업이던 오라클은 이를 위해 HP와 손을 잡았다. 하지만 파트너십만으로는 엔지니어드 시스템 전략을 완성하기에는 벅찼다.


오라클 입장에서 썬 인수는 이 전략을 실현하기 위한 결정적 전술이었다. 썬 합병 이후 엑사데이터 시리즈, 엑사로직 등을 선보였으며, 이 엔지니어드 시스템은 오라클의 핵심 제품으로 자리잡았다. 김형래 한국오라클 사장은 최근 “지난 해 엔지니어스 시스템 매출이 30% 성장했다”고 밝혔다.


오라클의 엔지니어드 시스템 전략이 성공을 거두자 IBM·SAP 등 경쟁사도 이 모델을 받아들였다. 


마이크로소프트, HP, IBM 등 오라클과 동시대를 호령했던 IT 기업들은 현재 모바일, 클라우드, 소셜, 빅데이터로 인해 모두 어려움에 빠져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엔지니어드 시스템 덕택으로 오라클은 별 위기 없이 새로운 시대를 맞을 수 있었다.


빅데이터 트렌드가 도래한 이후 NoSQL, 하둡 등 새로운 데이터처리 기술들이 각광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오라클이 기존의 관계형 DB만으로 시장에 대응하려 했다면 큰 어려움을 겪었을 수도 있다. 


◆자바, 소송의 소용돌이로=자바의 아버지라 불리는 썬의 제임스 고슬링은 “합병 이후 회의에 참석했을 때 오라클 변호사의 눈이 반짝였다”고 말한 바 있다. 



실제로 오라클은 자바를 인수한 이후 구글과 대규모 소송전을 벌이고 있다. 오라클은 구글의 안드로이드에 자바를 무단도용한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이후 5년 동안 소송전이 벌어지고 있다. 이 싸움은 엎치락뒤치락 하고 있다.


1심에선 구글이 승리했다. 1심 재판부는 안드로이드에 자바API를 활용한 것은 저작권을 침해한 것이지만, 저작권법상 공정 이용에 해당된다며 구글 손을 들어줬다.


하지만 2심에서는 오라클이 역전에 성공했다. 2심 재판부는 자바 API가 공정이용의 대상이 아니라고 판시했다. 


현재 이 소송은 대법원까지 올라가 있는 상태다. 대법원은 오바마 정부의 의견을 청취한 후 상고심 개최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마이SQL의 쌍둥이, 마이아DB의 부상=오라클이 썬을 인수할 때 IT업계가 가장 큰 걱정한 것은 마이SQL이었다. DB 시장의 공룡 오라클이 인기 있는 오픈소스 DB인 마이SQL을 소유하게 됨에 따라 시장의 균형추가 더욱 기울어지게 됐기 때문이다. 특히 ‘오라클이 돈 안 되는 마이SQL을 없애 버릴 것’이라는 우려도 적지 않았다.



이에 대해 오라클은 “마이SQL의 오픈소스 라이선스를 유지하고, 기존보다 더 많은 리소스를 투입해서 발전시켜나가겠다”고 약속했다.


5년이 지난 지금 오라클의 약속은 지켜지고 있는 듯 보인다. 오라클은 마이SQL의 라이선스를 유지하고 있으며, 품질관리(QA) 등에 더 많은 인력을 투입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지난 5년 동안 마이SQL이 오라클 품안에서 엄청나게 발전한 것도 아니었다.


이 때문인지 오라클에 대한 업계의 신뢰는 여전히 크지 않다. 이같은 불신은 마리아DB라는 새로운 오픈소스DB를 등장시켰다. 오라클에 대한 불신이 마이SQL에 대한 불안감으로 이어졌고, 결국 마이SQL 대신 새로운 오픈소스 DB를 이용하자는 움직임이 인 것이다.


마리아DB는 마이SQL을 개발한 ‘마이클 몬티 와이드니우스’란 개발자가 오라클의 마이SQL인수에 반발해 만든 오픈소스 DB다. 마리아DB는 마이SQL을 기반으로 만든 것이기 때문에 소스코드와 사용방법이 거의 같다.


국내에서도 네이버, 다음카카오, SK텔레콤 등이 마리아DB를 도입하는 등 보폭을 넓혀가고 있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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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출처 : http://www.ddaily.co.kr/news/article.html?no=127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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