윈도우와 리눅스를 아우르는 국산 운영체제, 티맥스OS
8월 20일
ⓒ IT 동아, 남시현 기자 | sh@itdonga.com
소프트웨어 및 운영 체제 전문 기업, 티맥스오에스(TmaxOS)가 8월 15일 광복절을 맞아 '티맥스OS 홈 에디션(Home Edition)을 무료로 배포했다. 티맥스OS는 지난해 7월 출시된 리눅스 커널 기반의 PC용 운영체제로, 2018년 7월 공개 이후 기업 시장만 공략하다, 생태계 확장을 위해 개인용으로도 배포되기 시작했다.
오래전부터 IT 업계에 관심이 있었다면, '티맥스'라는 이름이 낯설지 않을 것이다. 2009년, 티맥스 소프트는 전 세계 점유율 1위 운영 체제인 마이크로소프트 윈도우OS를 공략하기 위해 윈도우 호환 운영 체제인 티맥스 윈도우를 공개한 바 있다. 윈도우와 리눅스 프로그램을 모두 호환하는 컨셉의 운영체제였으나, 불완전한 완성도와 상표권 분쟁 등으로 인해 소리소문없이 사라졌다.
그런데 한동안 고초를 겪고 난 2016년 10월, 티맥스OS라는 이름으로 다시금 등장했다. 과거의 실패를 딛고 재도약을 하는 건지, 마땅한 경쟁 상대가 없는 국산 OS 시장의 파이를 나눠 먹기 위함인지 의견이 분분하지만, 개인 사용자는 이와 같은 전문가들의 관측과 무관하게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는 데 의의가 있다. 다만, 섣불리 윈도우를 걷어내고 티맥스OS를 설치하기엔 우려가 앞설 것이라, 직접 OS를 설치해 소개해본다.
USB를 통한 TmaxOS 설치와 윈도우에서 그대로 설치하는 T-Up Tmax
설치 방법은 크게 두 가지다. USB에 티맥스OS 파일을 넣고 부트 메뉴로 들어가 설치를 진행하는 법, 윈도우에서 T-up Tmax를 다운로드받아 실행하는 것이다. 전자의 경우, 파티션 구조가 복잡하게 돼 있거나 가상 머신을 통해 구동하고자 하는 사용자, 혹은 윈도우를 완전히 삭제하고 설치할 때 적합하다. 후자는 파티션을 나눠 티맥스OS를 설치할 때 좋다.
구형 컴퓨터에 설치해 제품을 되살리고자 생각하는 사람도 많을 것이라, 출시된 지 10년 된 MSI PR201에 티맥스OS를 설치했다. 3GB 메모리에 160GB 하드 디스크가 장착된 노트북이라 윈도우 10 사용은 어렵지만, 티맥스OS는 리눅스 기반이라 1GHz 이상 1코어 CPU, 4GB 램, 35GB 이상 저장 공간만 있으면 설치할 수 있다.
설치 언어는 한글 및 영문만 지원되며, 설치 과정은 약 5분 남짓이다. 한가지 아쉬운 점은 HDD로 설치해서, 이 화면으로 넘어오기까지 검은 화면이 10분 이상 지속되면서 별다른 안내도 없었다. 먹통인가 싶어서 종료하기를 반복하다가, 시간이 지나자 설치 화면으로 이동했다.
USB로 설치할 경우, 8GB 이상 USB에 ISO 파일을 넣어 부팅 가능한 디스크로 만들어야 한다. 설치가 완료되면 곧바로 티맥스OS로 부팅되며 본격적으로 OS를 활용할 수 있다.
티맥스OS의 첫 인상, 하드웨어 확장성이 상당히 부족한 편.
LG, 삼성, 아이폰 모두 연결에 실패했다. 다만 USB/SD/외장하드 연결은 성공했다.
윈도우 OS에서는 너무나 당연해 알아차리지 못한 점, 바로 '하드웨어 지원'이다. 윈도우 기반 컴퓨터는 CPU와 그래픽 카드, 메인보드, 모니터나 각종 USB 장치를 연결하면 곧바로 활용할 수 있는데, 이는 운영체제에 이미 하드웨어 장치에 관한 정보가 입력돼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티맥스OS는 신생 운영체제이니 이 부분에서 크게 부족하다.
그렇다 보니 부팅과 동시에 여러 문제가 목격됐다. 노트북 디스플레이는 1,280x800까지만 지원하는데, 1,920x1,080으로 강제 조정됐다. 수동으로 해상도를 낮출 수 있지만, 자동 설정이 이미 정상 이외의 해상도를 제공하고 있으니 오류로 보인다. 다만 HDMI 케이블을 사용해 모니터를 연결한 과정에서는 정상 동작했다.
lt;ITDONGA의 SSID는 딱 3개뿐인데, 티맥스OS는 20-30개로 검색된다.
이외에도 노트북에 내장된 지문인식 단자, 블루투스 모듈은 인식이 되지 않았고, 터치패드와 무선 랜카드는 오작동을 일으켰다. 게다가 애플 아이폰 X, LG G7 씽큐, 삼성 갤럭시 S8 모두 인식하지 않았다. 연결 모드를 바꿔도 연결될 기미가 없다. 조금이라도 규격 외 장치는 인식이 안 될 확률이 높다는 점을 명심하자.
티맥스OS를 활용해 진행할 수 있는 작업은?
설치 후 티맥스 클라우드 계정을 생성하면 소프트웨어를 다운로드할 수 있다.
티맥스OS는 '소프트웨어 센터'를 통해 5개 프로그램을 받을 수 있다. 기본 상태는 동영상 플레이어, 메모장, 계산기, 스티커 메모, 이미지 뷰어, 캡처 도구, 작업 관리자, 터미널, 피드백 보내기가 포함된다.
소프트웨어 센터를 통해 제공되는 프로그램은 워드, 파워포인트, 엑셀, 메일로 구성된 '투오피스(ToOffice)'와 인터넷 브라우저 '투게이트(ToGate)', 터미널 에뮬레이터 '퍼티(PuTTY)', 사진 및 그림 도구 '김프(GIMP)', 카카오톡이 있다.
다만 윈도우와 리눅스 프로그램 모두 설치할 수 있다는 주요 특징 소개와 다르게 윈도우는 설치 가능한 프로그램을 찾을 수 없었고, 우분투 계열 리눅스 프로그램은 대체로 설치에 성공했다.
간단한 워드 및 엑셀 작업과 사진 편집, 동영상 재생도 가능하고, 우분투 리눅스를 지원하는 금융 및 공공기관도 접속할 수 있음이 확인됐다. 작업 성능만 놓고 보면 크롬북과 비슷한 수준인데, 향후 다른 윈도우 및 리눅스 프로그램을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좀 더 활용도가 높다. 어디까지나 제대로 호환된 다는 전제 하에 말이다.
갈 길이 멀다. 하지만 어떤 방향으로 가야하는지 보인다.
티맥스OS는 윈도우와 리눅스 프로그램을 모두 사용할 수 있는 것을 주요 기능으로 내세우고 있다. 하지만 기자는 티맥스OS에서 설치 가능한 윈도우 프로그램을 찾을 수 없었다. EXE 파일을 눌러도 반응이 없거나, 진행되더라도 설치 과정에서 그래픽이 깨지고, 설치가 완료돼도 실행될 기미가 없었다. 다행히 우분투 계열 리눅스 프로그램은 원활하게 설치가 됐다는 게 위안이다.
윈도우 프로그램이 제대로 호환되지 않아, 아래아한글(.HWP) 문서 확인도 어렵다. PNG, GIF 이미지 파일도 미리보기가 안 되고, 동영상도 MP4 파일 재생이나 자막 입력이 안 되는 등의 문제가 확인된다. 그래도 사용자가 직접 문제점과 의견을 보내는 '피드백 보내기'가 포함돼있으니 어떤 부분을 수정해야 하는지 쉽게 파악할 수 있으리라 본다.
윈도우와 리눅스 모두 호환하겠다는 특징, 그리고 일반 사용자가 무료로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은 상당히 매력적이다. 앞으로 지속적인 개선을 거치고, 활용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늘어나면 상당한 경쟁력을 가지게 되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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