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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 성공에 숨겨진 오픈소스 이기주의

OSS 게시글 작성 시각 2014-02-03 15:04:25 게시글 조회수 3518

2014년 01월 30일 (목)

ⓒ 지디넷코리아, 김우용 기자 yong2@zdnet.co.kr


철저한 비밀주의…인재 확보전에서 부메랑 될 듯


인터넷 서점으로 출발한 아마존은 이제 세계 유통업계과 컴퓨팅 시장을 위협하는 회사로 성장했다. IT트렌드를 주도하는 영향력이 이미 구글이나 애플급으로 올라섰다는 얘기도 들린다. 아마존 창업자인 제프 베조스는 스티브 잡스의 뒤를 잇는 대표적인 IT 비저너리(visionary: 선지자) 중 한명으로 부상했다.

아마존의 성공 뒤엔 무서울 정도로 뛰어난 IT기술력이 있다.

아마존닷컴에 투입된 추천시스템과 재고 및 배송 관리체계는 물론, 클라우드 컴퓨팅 기반의 IT인프라에 있어서도 자타 공인하는 경쟁력을 갖췄다.

하지만 아마존이 쓰는 기술고 관련한 자세한 내용은 베일속에 있다. 아마존이 매우 적은 수의 컴퓨터공학 논문을 발간하고, 또 자신의 기술을 오픈소스 소프트웨어 코드로 기부하는 것을 거부해왔는지 제대로 아는 이들은 많지 않다.


▲ 제프 베조스 아마존 회장

이런 가운데 최근 더레지스터는 3개월에 걸친 아마존 내외부 관계자 취재를 통해 아마존의 오픈소스 이기주의를 주제로한 기사를 내보냈다. 취재 결과 기술에 대한 아마존의 비밀주의는 회사 잠재력을 해치는 주범으로 거론됐다.

아마존닷컴을 이루는 IT기술은 대부분 오픈소스SW다. 아마존 근무 경력의 한 개발자는 "아마존은 오픈소스 없이 존재할 수 없다"라며 "모든 오픈소스 표준웹기술과 펄부터 자바, C++로 모든 것을 만들고, 성능이 중요하다 생각되면 리눅스 커널을 살펴본다. 리눅스는 전범위에 걸쳐 사용되고 있다"고 전했다.
 
오픈소스는 공유 정신에 입각해 성장해왔다. 개인이 정성들여 만든 SW 소스코드를 모든 사람과 공유함으로써 대중지성의 힘으로 SW를 빠르게 발전시키고 확산시키는 것이 오픈소스를 지탱하는 기본 철학이다.

복수의 아마존 전현직 관계자에 따르면, 아마존의 기술 비밀주의는 심각한 문제로 떠오른 듯 하다.  일부는 아마존을 블랙홀로 묘사하기도 한다. 오픈소스 프로젝트로 버그 수정이나 기능 개선에 대한 참여를 거의 하지 않는 문화가 문제점으로 꼽힌다.

아마존이 오픈소스 프로젝트에 패치나 개선사항을 제출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오픈소스 프로젝트에 대한 개선사항 기부는 아마존의 서드파티 회사에 의해 이뤄지며, 오픈소스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아마존 소속 개발자의 계정은 근무지를 아마존으로 표시하지 않는다. 이같은 상황은 아파치 하둡, 제이쿼리, 리눅스커널, 루비 등의 프로젝트에서 광범위하게 목격된다.

또 다른 전 아마존 개발자는 "아마존 내부 직원들과 제프 베조스는 극히 제한적인 경우를 제외하고 오픈소스에 참여해 이득을 본다고 생각지 않는다"라며 "아마존은 코드를 폐쇄적으로 유지한다"라고 말했다.

모든 오픈소스 SW가 참여와 수정사항 공개를 원칙으로 하진 않는다. 오픈소스 라이선스 체계 가운데 사용과 수정한 코드를 외부에 공표하지 않아도 되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공유'라는 대전제 하에서 사용 중 가한 수정과 개선의 성과를 다시 오픈소스 커뮤니티에 되갚는 것은 최고의 미덕으로 통한다. 아마존의 기술에 대한 비밀주의는 공유 정신과는 위배된다. 

아마존의 문제는 도덕적 책임론에 있지 않다. 오픈소스 생태계의 선순환 구조에서 아마존 근무 개발자는 철저히 소외된다는 것이 문제다.

아마존에서 근무했던 한 또 다른 개발자는 "아마존에서 일하게 됐을 때 가장 충격받았던 건 대부분의 사람들이 조용한 참관을 제외하고 컨퍼런스에 나가지 않는다는 점이었다"라며 "그로 인해 핵심 기술을 가진 인력 상당수를 고용하지 못했다"라고 말했다.

수많은 IT컨퍼런스와 미트업 행사에서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페이스북, 오라클, IBM 같은 회사의 개발자를 발표자로 만나는 건 어렵지 않다. 이 회사들이 직원들의 컨퍼런스 발표를 장려하기 때문이다.

미국의 경우 IT컨퍼런스는 개발자가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장이다. 컨퍼런스에서 발표자로 나서 대기업으로 스카우트되기도 하고, 행사장 곳곳에서 벌어지는 토론 과정에서 친해진 사람을 통해 소개를 받기도 한다.

발표자는 오픈소스 사용경험을 공유하고, 자신의 기술력을 대중에 알림으로써 공인된 숙련기술자로 인정받는다. 특정 분야의 오픈소스가 더 널리 확산되면 발표자의 컨퍼런스 참여는 이력서의 화려한 경력으로 인정받는다.

아마존의 직원은 이같은 인적 네트워크에서 배제된다. 제프 베조스는 인사(HR) 조직의 직원훈련과 정책을 비밀주의에 입각해 수립한다. 회사 내부 기술에 대한 그 어떤 정보도 외부에 알려져선 안되며, 직원은 아마존 IT체계에 대해 사사로이 발언할 수 없다. 컨퍼런스 발표는 당연히 금기사항이다. “아마존은 비밀군사조직처럼 행동한다”고 한 개발자는 묘사했다.

제프 베조스는 컴퓨터공학 전공자지만 금융권의 거래시스템 분야에서 경력을 쌓았다. 이 점을 감안하면, 핵심경쟁력인 IT기술을 비밀로 감싸는 건 당연하기도 하다. 거래시스템 분야에서 시스템 내부를 노출하는 건 자칫 독보적인 경쟁력을 포기하는 것으로 통하기 때문이다.

또 다른 전직 아마존 개발자는 "많은 경우 대기업이든 스타트업이든, 기트허브 프로필은 개발자에게 이력서다"라며 "개발자가 아마존에 입사하면 그의 기트허브 이력서 업데이트는 멈추게 되고, 고용의 품질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친다"라고 말했다.

더레지스터 보도에 따르면, 익명의 소식통은 "아마존의 경우 유통과 기술 사이에 특별한 정신분열증이 존재한다"라며 "모든 것을 비밀로 하는 유통적 검약정신이 아마존 문화를 지배한다"라고 전했다. 그는 이어 "그것은 아마존에게 막대한 비용이다"라고 지적했다.


▲ 버너 보겔스 아마존 CTO

아마존의 최고기술책임자(CTO)인 버너 보겔스는 제프 베조스에게 더 많은 것을 외부에 공개할 것을 설득해왔다고 한다. 보겔스의 오랜 설득 끝에 아마존은 외부 컨퍼런스에 아마존 이름으로 참가하는 것을 일부 허용했다. 기술적 참여의 경우 2007년 다이나모 데이터베이스를 학술논문으로 공개한 것처럼 몇몇의 컴퓨터과학 학술논문을 내놓는 정도가 베조스가 허용한 것이다.

더레지스터는 “보겔스의 설득이 없었다면, 다이나모 논문도 세상에 나오지 않았을 것”이라고 전했다. 아마존 전체에 던진 보겔스 CTO의 공유와 참여에 대한 외침도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았던 듯하다.

다이나모 논문 이전까지 아마존은 내부 현업시스템에 대한 묘사를 담은 논문을 내놓지 않았다. 기술적으로 현격한 진보를 이뤄낸 것이라 해도 말이다. 구글과 MS가 혁신적인 시스템에 쳤던 장막을 시시때때로 걷어주는 것과 대조된다.

다이나모 논문의 저자는 9명이었다. 그리고 그 중 4명이 아마존을 퇴사해 벤처기업이나 구글 같은 대형 IT업체로 자리를 옮겼다. 다이나모는 NoSQL 기술의 진보에 기여한 주요 성과물로도 평가받는다. 그리고 카산드라라는 분산형 키값 기반 DB 개발에 큰 영향을 미쳤다.

아마존의 전 직원은 "참여의 결핍은 사람들이 아마존을 떠나는 핵심 이유"라며 "아마존의 비밀 유지 전략은 향후 최고 인재들을 고용하기 힘들어져 회사를 탈선시키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아마존의 오픈소스에 대한 접근은 다른이들에게 의뭉스러운 행동으로 비춰진다”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아마존 전직원은 "나는 변화를 발생시키고 진보하게 만드는 관성장치라기보다 우리가 오픈소스의 맹렬한 소비자라고 항상 느꼈다"라고 말했다.

결과적으로 오픈소스에 대한 아마존의 비밀유지전략은 이기주의자란 인식을 오픈소스 진영에 주고 있다. 도덕적 책임의 문제가 아니라 인재확보의 문제다. 많은 역량있는 오픈소스 개발자들이 아마존닷컴에서 근무하면 경력을 숨겨야 한다는 점에 부담을 느낀다는 것이다.

아마존에게 뛰어난 인재를 고용하기 힘들어진다는 건 상당한 리스크를 안긴다. 아마존이 독창적이고 뛰어난 시스템에 사업의 성패를 의존하는 만큼 IT기술력 저하는 회사 전체 경쟁력 저하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더레지스터는 아마존이 지금처럼 폐쇄적인 비밀주의를 유지하는 한 뛰어난 재능을 가진 IT인력을 유치하는데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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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출처 : http://www.zdnet.co.kr/news/news_view.asp?artice_id=20140129144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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