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DN 경쟁, ‘오픈플로우 vs. 시스코 ONE’
OSS
게시글 작성 시각 2012-09-28 14:28:27
2012년 09월 26일 (수)
ⓒ 블로터닷넷, 이지영 기자 izziene@bloter.net
IT관리자가 데이터센터를 구축할 때 가장 신경 쓰는 부문 가운데 하나는 네트워크다. 스위치, 라우터, 케이블 등 장비만 연결하면 되는 시대는 지났다. 클라우드와 가상화가 네트워크 환경을 바꿨다. 현재 기업이 사용하는 애플리케이션들이 모두 네트워크 위에서 운영되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현재 기업은 더 최적화된 애플리케이션 운영을 위해 네트워크를 직접 프로그래밍해야 하는 단계까지 왔다. 기업이 소프트웨어 정의 네트워크(SDN)에 관심을 보인 이유다.
SDN은 네트워크를 소프트웨어로 프로그램화해 중앙에서 관리하고 제어하는 개념을 말한다. 스위치와 라우터에서 담당하는 네트워크 제어 기능을 소프트웨어로 분리해 중앙에서 관리하는 식이다. 네트워크 데이터 전달을 담당하는 하드웨어 위에 네트워크 제어 소프트웨어를 설치해 운영하겠단 얘기다.
기존에는 공급업체에 따라 라우터와 스위치 등 네트워크 제어 기능이 각양각색이었다. SDN이 되면 기업은 네트워크 세부 구성정보에 얽매이지 않고 소프트웨어 기반으로 네트워크를 손쉽게 관리하고 운영할 수 있게 된다. 통합적으로 네트워크 관리할 길이 열린 셈이다. 그뿐이랴. 기업은 고가의 네트워크 장비를 깡통으로 만들 수 있다. x86 같은 하드웨어에 네트워크 소프트웨어를 올린 뒤 운영하는 식으로 비용절감 효과를 누릴 수 있다. 기업은 SDN을 좋아하니, 네트워크 업계 흐름도 자연스레 SDN으로 옮겨왔다.
HP·IBM·주니퍼 “주목, 오픈플로우”
SDN을 하려면 통합된 네트워크 프로토콜이 필요하다. 이 과정에서 IBM, HP, 주니퍼 등은 오픈소스를 눈여겨봤다. 인프라와 관계없이 사용자가 직접 네트워크 통제권을 가질 수 있게 도와주는 프로토콜인 ‘오픈플로우’를 말이다.
오픈플로우는 스탠포드와 UC버클리 대학교가 진행 중인 오픈소스 기반 네트워크 가상화 기술이다. 오픈플로우 연구가 마무리되면 스위치와 라우터와 같은 네트워크 교환 장치의 기능 중 제어 평면을 중앙 제어기에서 처리하도록 분리하고, 이를 연구자가 의도에 따라 프로그래밍할 수 있다. 즉, 네트워크의 정상적인 서비스를 간섭하지 않으면서 새로운 네트워크 기술 실험이 가능해진다.
하지만 이런 접근이 쉽지는 않을 듯하다. 우선 오픈플로우는 아직 완료되지 않았다. 스탠포드 대학과 버클리 캘리포니아대학이 6년간 공동 연구로 진행한 이론일 뿐이다. 오픈플로우 기술을 어떻게 솔루션에 담을지에 내용부터 구체화하지 않은 상태다. 이를 실제 제품에 적용해 바로 사용할 수 있는 솔루션으로 구현하기에는 적잖은 시간이 필요하다.
또 오픈플로우는 오픈소스 프로젝트다. 한 기업이 주도하는 대신, 여러 기업이 참여해 만들어 나가는 작업이다. 서로 다른 업체들의 사양을 소프트웨어로 맞추기는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럼에도 IBM은 올해 초 NEC와 손잡고 오픈플로우 기반의 ‘컨트롤러-스위치 콤보’를 출시했다. 브로케이드와 익스트림네트웍스도 각각 오픈플로우를 지원하는 라우터와 운영체제를 발표했다. HP 역시 오픈플로우를 지원하는 스위치 제품군을 선보이며 오픈플로우 대열에 합류했다. 이들은 모두 ‘탈 시스코’를 외치며 저렴한 장비로 고가의 네트워크 장비 성능을 볼 수 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시스코 “오픈플로우 넘어 ‘ONE’으로”
SDN 분위기가 확산 되면 당장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하는 업체는 시스코다. 스위치와 라우터 제어를 소프트웨어로 분리해 관리할 수 있다는 논리 하나로 시스코의 고가의 코어 네트워크 인프라가 경쟁업체의 저가 장비와 같은 대접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오픈플로우는 단 하나의 프로토콜로만 설명됩니다. 오픈플로우1.0을 제품에 적용해 출시한 기업들이 있지만, 오픈플로우는 소프트웨어 인터페이스에 해당하는 라우팅 프로토콜의 하나에 불과합니다. 시스코는 오픈플로우를 넘어 개념검증 컨트롤러를 소개하는 등 더 포괄적인 오픈 네트워킹 전략을 구사하려고 합니다.”
패드마스리 워리어 시스코 최고기술책임자는 경쟁업체들의 흐름에 대해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오히려 시스코만의 SDN 전략을 갖고 가겠다고 밝혔다. 시스코는 오픈플로우를 품되, 오픈플로우만 강조하지 않았다. 시스코 ONE(Open Network Enviornment) 전략을 통해 고객이 자신의 환경과 요구에 맞게 네트워크를 활용할 수 있도록 프로그래밍 방식을 지원하겠다면서 말이다.
시스코 ONE은 데이터 전송과 관리, 전체 상황을 관리하는 오케스트레이션까지 네트워크 전체 솔루션 스택을 아우르며 프로그래밍 화를 지원한다. 어떤 장비가 됐든 장비 정보를 다 같은 인터페이스로 전달하는 플랫폼 개발자 API인 ‘원PK’와 기존 경쟁업체들의 오픈플로우 표준을 지원하는 에이전트와 컨트롤러, 가상 네트워크 환경을 돕는 오버레이 네트워크 기술이 포함됐다.
과거 경쟁업체 주니퍼가 ‘시스코의 네트워크는 운영체제(OS)가 제각각이라 힘들다’고 지적한 데 대한 시스코의 대답이 ONE인 셈이다. 카우스투브 다스 시스코 ONE 제품 마케팅 총괄 이사는 “시스코는 안정된 플랫폼으로 단일화된 SDN 전략을 구사하는 반면, 나머지 업체는 자사 장비에 대한 성능과 장비 표준화 준비 등 책임소재 이슈가 존재한다”라며 “SDN 개념에서 가장 중요한 건 결국 ‘소프트웨어’로, 시스코 고객들은 폭넓은 네트워크 환경을 누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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