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MC, SDDC의 재구성…'플래시, 오픈소스, 클라우드'
2016년 5월 9일 (월)
ⓒ 지디넷코리아, 임민철 기자
[현지기획①]EMC월드2016 신제품·주요기술 총정리
EMC가 플래시, 오픈소스, 클라우드 기술을 적극 활용한 스토리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서비스를 대거 공개했다. 함께 공개된 델과 EMC의 인수합병 관련 소식에 자칫 묻힐 뻔한 신기술의 면면은 '소프트웨어정의데이터센터(SDDC)'로 압축되는 미래 엔터프라이즈 사업 전략의 윤곽을 구체화했다.
마이클 델 델 회장. EMC월드2016 컨퍼런스 1일차 기조연설을 통해 델과 EMC의 통합 법인 명칭, 합병 진행 현황, 향후 사업 방향성을 제시했다. [사진=EMC]
따라서 델과 EMC의 인수합병 이후 전개될 EMC의 사업 전략과 시장에 대한 접근 방식을 최대한 정확하게 가늠하려면 이번 EMC월드2016 컨퍼런스를 통해 공개된 EMC의 최신 기술과 제품에 담긴 메시지를 함께 살펴야 할 듯하다. EMC의 공식 메시지와 무관하게 신기술에 관한 키워드를 추려 보니 플래시, 오픈소스, 클라우드, 3가지가 남는다.
언뜻 보기엔 접점이 없는 듯한 이 3가지 키워드는 신형 올플래시스토리지, 하이퍼컨버지드 어플라이언스, 이를 위해 새로 만든 오픈소스 기반 구성요소, 거기에 탑재된 서비스형플랫폼(PaaS)가 인프라(IaaS)를 결합한 클라우드 개발 플랫폼, 그와 연동되는 기업용 클라우드 서비스 등 다양한 형태로 등장한 EMC의 새로운 솔루션에 녹아들었다.
이날 기조연설에서 데이빗 굴든 EMC 사장은 "디지털 시대에 등장한 최신 기술들과 다양한 스마트 기기들은 거의 모든 산업에서 소비자 경험과 기업의 비즈니스 환경을 급진적으로 바꿔놓았다"며 "민첩성, 효율성, 속도를 구현하는 EMC의 신제품과 솔루션이 오픈소스와 클라우드를 기반으로 기업 데이터센터를 현대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데이빗 굴든 EMC 정보인프라 담당 CEO 겸 사장
컨퍼런스에서 비중있게 다뤄진 EMC의 솔루션은 크게 ▲플래시 기술을 중용한 신형 스토리지시스템 EMC 유니티, V맥스 올플래시, DSSD D5 등의 최신 모델 ▲이런 스토리지 시스템에 서버와 네트워킹 기술을 결합하고 오픈소스 클라우드 소프트웨어 플랫폼을 얹어, 빠른 클라우드 구축과 애플리케이션 배치를 돕는 형태로 최적화한 신형 하이퍼컨버지드 어플라이언스 'V엑스랙 뉴트리노' ▲V엑스랙 뉴트리노와 플렉스 모델같은 하이퍼컨버지드를 기반으로 기업들이 요구하는 미션크리티컬 애플리케이션 운영과 데이터 보호 환경을 제공하는 '버추스트림 스토리지 클라우드' 서비스 등 3가지 범주로 나눌 수 있다.
3가지 범주는 독립적인 게 아니라, EMC의 통합시스템 제품과 서비스 전략을 중심으로 제각각의 연결고리를 갖고 있다. 이를 소개한 EMC의 메시지는 기업들이 제한된 비용으로 기존 IT를 수용하면서 미래 변화에 대응해야 하는 기업 시장 요구에 대응하도록 돕겠다는 선언으로 이어진다. 결국 2일부터 오는 5일까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진행되는 EMC월드2016 컨퍼런스의 테마를 상징하는 '모더나이즈(Modernize)'의 실현에 힘을 쏟겠다는 얘기다.
EMC의 다양한 신규 솔루션을 편의상 플래시스토리지 시스템, 클라우드 구축을 위한 하이퍼컨버지드 어플라이언스, 오픈소스 기반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서비스, 3가지 범주로 크게 나눠, 각각의 기술적 특징과 시장에 던지는 파급을 분석해 보기로 했다.
■유니티(Unity), VNX 대체하는 미드레인지 올플래시
지난 3월 예측된대로, EMC 임원들은 기조연설을 통해 미드레인지 스토리지 시장을 겨냥한 '유니티(Unity)'를 선보였다. 삼성전자 트리플레벨셀(TLC) 3D V낸드 플래시메모리 기반의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를 품은 올플래시스토리지다. 대기업의 지사 또는 부서 단위 업무나 중견중소기업의 IT인프라를 위해 설계됐고 서버, 네트워크 장비와 결합된 VCE의 컨버지드인프라 'V블록(VBlock)' 형태로도 공급될 수 있다. 이는 기존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 기반 미드레인지 스토리지 'VNX' 시리즈의 역할을 계승하는 것으로 이해된다.
[☞관련기사: EMC, 플래시퍼스트 전략 시동]
EMC월드2016 컨퍼런스장에서 미드레인지 올플래시스토리지 신제품 유니티가 소개됐다. [사진=EMC]
유니티는 블록 및 파일 방식을 모두 지원하는 유니파이드스토리지로, SAN뿐아니라 NAS 서비스를 운영할 수 있다. 회사측 설명에 따르면 HDD기반 미드레인지 스토리지 대비 최대 3배 향상된 30만IOPS성능을 내며, 2U 공간에 최대 80테라바이트(TB) 가용 용량을 제공하는 집적도와 이를 최대 3페타바이트(PB)까지 늘릴 수 있는 확장성을 갖췄다. EMC 측은 유니티의 초기 도입 비용과 총소유비용 등 경제성이 높다며 그 근거로 '하이브리드' 구성 모델의 가격이 최저 1만달러부터 시작한다고 밝혔다. 유니티는 올플래시 모델과 HDD를 혼용한 하이브리드 구성 모델을 모두 갖추고 있다.
유니티 스토리지에 탑재되는 운영체제(OS)가 기존 HDD 기반 미드레인지 스토리지 'VNX' 시리즈와의 근본적 차이를 낳았다. VNX시리즈는 마이크로소프트(MS)의 임베디드용 윈도를 사용하는 시스템이었다. 반면 유니티는 수세리눅스 기반 OS를 사용한다. 리눅스 플랫폼 기반의 컨테이너 기술 등 새로운 가상화 소프트웨어를 활용할 수 있다. MS와 VM웨어 가상화 환경에도 통합 가능하다. 유니티가 VNX시리즈와 별개 브랜드를 쓰게 된 배경을 여기에서 짐작할 수 있다.
이처럼 유니티는 미드레인지 시장의 다양한 가격 및 구성 시스템 요건을 충족한다. 지난 2월말 출시된 V맥스(VMAX) 올플래시', 'DSSD D5', '익스트림IO' 등 기존 올플래시스토리지 시스템 제품군의 시장 역할을 보완하는 역할로 볼 수 있다.
■"올플래시의 해" 선언한 EMC의 스토리지 잠룡들
EMC는 연초부터 2016년을 '올플래시의 해'라 부르며 다양한 유형의 올플래시스토리지 시스템을 갖췄다고 강조하고 있다. 앞으로 더 다양한 규모의 기업이 필요로 하는, 운영요건이 다양한 워크로드를 모두 지원 가능할 정도의 제품 구성을 갖추게 됐다는 메시지다. 3년전 EMC가 SAN기반 올플래시스토리지 시장에서 '익스트림IO(XtremIO)'라는 단일 제품군으로 대응할 때와는 대조적인 상황이다.
[☞관련기사: 한국EMC, 플래시 맞춤 설계한 신형 'V맥스' 출시]
EMC의 엔터프라이즈 스토리지 전략에서 지난 2월말 첫선을 보인 V맥스 올플래시는 응답지연시간 0.5밀리초, 99.9999% 가용성, 400만IOPS, 최대 확장시 4PB 가용 용량, 압축을 통한 용량 절감, SSD의 내마모성을 높이기 위한 여러 내재 기술 등이 포함해 하이엔드 시장에 포진됐다.
그 직후인 올 3월초 등장한 DSSD D5는 하둡파일시스템(HDFS) 데이터노드, 고성능 데이터베이스(DB)나 실시간 분석 애플리케이션용의 '아주 빠른' 스토리지 역할에 대응한다. NVMe 프로토콜을 적용한 엔터프라이즈 스토리지로 100마이크로초(0.1밀리초)의 응답지연시간, 초당 100기가바이트(GB)의 대역폭, 최고 1천만IOPS 성능을 구현한 시스템이다.
한국EMC가 지난 3월 국내에 소개한 올플래시스토리지 DSSD D5 제품 발표자료 일부. [출처=EMC]
이번 EMC월드2016 컨퍼런스에서는 단일 랙에 DSSD D5 시스템 2대를 장착하는 새로운 구성 방식이 소개됐다. EMC 측은 D5 이중 구성 시스템이, 가장 빠르다고 알려진 오라클 DB용 컨버지드인프라 솔루션보다 더 낮은 총소유비용으로 기존 D5 단일 구성 시스템보다 2배 IOPS, 대역폭, 용량을 제공하면서 응답지연시간을 3분의 1로 낮춘 성능을 실현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EMC 측은 D5 시스템에 탑재된 신기능을 통해 하이퍼컨버지드인프라 솔루션 'V엑스랙(VxRack)'에 장착할 수 있는 구성 방식도 지원한다고 밝혔다. 이는 향후 고성능 DB와 데이터 저장소를 위해 사전 구성된 어플라이언스 솔루션으로 제공될 수 있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었다.
컨퍼런스 3일차 기조연설 중 프로젝트 '니트로(Nitro)'의 실체도 드러났다. 니트로는 EMC의 디스크 기반 NAS 스토리지 '아이실론(Isilon)'의 올플래시 버전 시스템으로, 최대 초당 1.5TB 대역폭과 100PB 가용 용량을 지원할 수 있는 확장성을 갖춰 내년 상용화할 신제품이었다.
■올플래시 맞춤형 데이터 관리 제품들
EMC는 기존 및 최신 스토리지 하드웨어 시스템의 잠재 가치를 높일 수 있는 소프트웨어 기술과 개선된 관리 도구를 함께 선보였다. 데이터 복제(copy) 생성에 따른 낭비를 줄이는 '엔터프라이즈 카피 데이터 매니지먼트(eCDM)'와, 인프라 가시성을 높여 주는 서비스 대시보드 '마이서비스360'이다.
eCDM은 EMC의 복제 데이터 관리 제품군을 확장한 것으로, '데이터 스프롤(data sprawl)'이라 불리는 현상을 해결하는 수단이다. 데이터 스프롤은 동일 데이터에 대한 복제본이 여럿 발생해 제대로 관리와 통제가 이뤄지지 않는 현상을 뜻한다. 이는 불필요한 비용을 유발하고 관리 효율을 떨어뜨린다. IDC에 따르면 복제 데이터는 전체 스토리지 용량 60%를 차지하며 그로 인한 비용은 세계 기준 500억달러에 달한다.
eCDM은 복제 데이터를 탐색, 관리 자동화, 최적화하고 데이터 계층화를 잘못 수행해 발생하는 낭비가 없도록 모니터링과 관리 및 분석까지 수행한다. 이로써 기업들이 스토리지 비용을 낮추고 운영을 간소화해 모던데이터센터 기반을 다질 수 있도록 돕는다. 3분기 상용화될 eCDM 소프트웨어는 V맥스 올플래시, EMC V맥스3, 익스트림IO, 데이터도메인 어플라이언스 장비의 운영 인프라를 지원한다.
새로 공개된 마이서비스360은 EMC 기술을 도입한 데이터센터 인프라의 상태 정보를 준 실시간으로 파악해 수집, 저장, 분석된 데이터를 시각화해 준다. 쉽게 말해 EMC 솔루션과 제품의 운영 안정성이나 위험도를 점수화하고, 소프트웨어 및 코드 업그레이드를 제안하거나, 과거 운영 추세에 기반한 서비스의 문제를 예측해 적절한 대응을 유도할 수 있는 통찰력을 보조하는 온라인 대시보드 서비스다.
마이서비스360은 VCE V엑스랙 플렉스노드, 익스트림IO, 아이실론, VM웨어, 그린플럼, 피보탈, 클라우드파운드리 등 EMC 스토리지와 컨버지드 플랫폼 그리고 이밖의 서드파티 기술을 사용하는 인프라를 현대화할 수 있는 EMC의 클라우드 기반 '인터널데이터레이크' 환경에서 제공된다. EMC의 온라인 고객지원사이트 '온라인서포트' 등록 고객은 누구나 별도 비용 없이 쓸 수 있게 만들어졌다.
2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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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싣는 순서]
①EMC, SDDC의 재구성…'플래시, 오픈소스, 클라우드'
②EMC VCE 하이퍼컨버지드, VM웨어 넘어 오픈스택으로
③EMC 버추스트림, '미션크리티컬 클라우드' 출사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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