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론, 이제는 플랫폼 전쟁이다
2015년 07월 19일 (일)
ⓒ 미디어잇, 유진상 기자 jinsang@it.co.kr
IT환경에서 플랫폼은 항상 강조되고 있다. 초기에는 컴퓨터의 마이크로프로세서나 운영체제(OS)가 플랫폼으로 인식됐지만, 지금은 미들웨어, 각종 기술 표준 등에 모두 사용된다. 드론 산업에서도 이제 각종 SW를 비롯한 OS를 넘어 플랫폼으로 경쟁의 폭이 넓어지고 있다.
드론은 철저하게 HW로부터 시작됐다. 최초 군사적 목적에 의해 개발돼 정찰, 감시, 폭격용도로만 여겨졌다. 그러다 민간 시장에서 영상촬영, 농업, 물류 운송 등 다양한 분야로 확산되면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관련 업계는 드론 시장이 2023년 100억 달러 이상 규모로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글로벌인포메이션은 세계 무인기 시장이 연평균 10%씩 성장해 2023년 125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특히 민간 무인기 시장은 연평균 35% 증가해 8.8억 달러 규모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했다.
▲글로벌 드론 로봇 시장규모 및 성장률(그림=BCG)
BI 인텔리전스는 2023년 세계 드론 시장 규모가 117억 6000만 달러에 이를 것이며, 이 중 군사적 목적이 아닌 상업적 용도의 드론 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이 약 12%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 방위컨설팅 업체인 틸그룹은 무인항공기 시장 규모를 2014년 64억 달러에서 2023년에는 두 배 수준인 115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이처럼 대부분의 시장조사 관련 기관에서는 상업용 드론 시장이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플랫폼, 새로운 기능을 구현하는 핵심
시장 규모가 커지면서 드론의 플랫폼 역할이 주목받기 시작했다. 드론에 부가되는 기능이 많아지면서 SW가 관리해야 할 센서와 부품, 기능 등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플랫폼이란 다양한 종류의 주체들을 모으고 이들을 활용할 수 있는 매개 지점이라는 뜻으로 사용된다. 즉, 새로운 기능을 구현할 수 있는 핵심을 말한다.
플랫폼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OS다. 과거 마이크로소프트 윈도 OS의 등장으로 인해 PC에서 작동하는 프로그램은 모두 윈도를 기반으로 만들어졌다. 이로 인해 윈도는 PC사용자들이 구입할 수밖에 없는 표준 플랫폼으로 자리잡았다. 여기에 인터넷의 확산과 모바일 시대의 도래는 애플의 iOS와 구글의 안드로이드라는 새로운 플랫폼을 탄생시켰다.
올들어 드론 시장에서도 플랫폼 전쟁이 시작되고 있다. 우선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전동헬기 기업인 에어웨어(Aireware)는 지난 4월 드론 OS ‘에어리얼 인포메이션 플랫폼(Aerial Information Platform, AIP)’을 공개했다.
▲에어웨어의 드론(사진=에어웨어)
에어웨어, 업계 최초 상용 드론OS 개발
AIP는 간단한 설정을 통해 목적지까지 드론이 안전하게 운행할 수 있는 시스템이 갖춰져 있으며, 비상상황에도 대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탑재한 것이 특징이다. 특히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다양한 임무를 손쉽게 수행할 수 있으며, 태블릿, PC, 스마트폰 등 다양한 기기와의 연동도 가능하다.
조나단 다우니 에어웨어 대표는 “그동안 드론은 하나의 플랫폼에서 구동될 수 없었다”며 “이 떄문에 업계에서는 여러 개의 드론을 하나의 플랫폼에서 간단하게 관리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실제 대부분의 드론에는 임베디드OS가 사용되고 있다. 때문에 각 제조사별로 다른 드론을 컨트롤하는데 어려움이 따를 수 밖에 없었다.
또 에어웨어는 4000만 달러(약 443억 규모)의 ‘상업용 드론 펀드’를 조성했다. 센서와 SW, 클라우드 기반 데이터 분석, 서비스, HW와 SW를 결합한 솔루션 등 드론과 관련된 5개 영역의 스타트업을 지원하겠다는 목표다
▲DJI 팬텀(사진=DJI)
드론계의 애플 ‘DJI’, 드론 생태계 조성
여기에 드론계의 애플로 불리는 중국의 드론업체 ‘DJI’는 7500만 달러(약 831억원 규모)의 스카이펀드를 조성했다. 매핑(Mapping), 이미지 등 애플리케이션이나 컴퓨터 비전 등을 결합한 새로운 종류의 드론을 개발하겠다는 목표다.
DJI는 최초로 드론을 개발한 곳은 아니지만 드론을 산업으로 만든 기업으로 평가된다. 특히 DJI는 드론에 대한 특허를 전세계에서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어 사실상 표준으로까지 불린다. 로이터에 따르면 드론 사용을 인가받은 업체 중 47%가 DJI 제품을 사용하고 있으며, 인증 대기중인 695개 업체들 중 400개(57.5%) 업체가 DJI제품 등록을 기다리고 있다. 특히 DJI는 HW와 SW, 주변기기를 모두 개발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OS를 결합한 드론 플랫폼을 제공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에어웨어와 DJI 두 업체가 조성한 펀드의 투자분야는 조금씩 다르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이들의 펀드 조성 목적이 드론 플랫폼 업체로 성장하기 위한 주도권 획득이라데 이견이 없다.
오픈진영도 합류
오픈진영에서도 드론 플랫폼 경쟁에 본격 참여하고 있다. 비영리연합체인 리눅스재단은 3D로보틱스와 바이두, 유닉, 인텔, 퀄컴 등을 비롯해 다국적 SW기업과 HW업체, 통신사들이 참여하고 있는 ‘드론코드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오픈소스를 기반으로 한 공통 플랫폼을 개발해 드론에 적용하겠다는 목표다.
또 전세계 6000여명의 개발자가 모인 오픈파일럿 프로젝트도 존재한다. 드론코드 프로젝트와의 차이점은 개발자 중심이라는 것이다. 이 때문에 커뮤니티의 성격이 강하며, OS를 비롯해 드론 HW를 함께 개발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플랫폼을 선도할 경우, 플랫폼 자체의 매출 뿐 아니라 SW, HW 시장을 모두 지배하거나 다양한 신규 시장을 발굴할 수 있는 효과가 있다”며 “성장세에 접어든 드론 시장에서의 플랫폼 경쟁은 보다 가속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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