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EA와 하이퍼레저 "경쟁은 없다"··· 최대 블록체인 단체가 손잡은 이유
2018년 10월 04일
ⓒ CIO Korea, Lucas Mearian | Computerworld
블록체인 표준 기구인 이더리움 기업 동맹(Enterprise Ethereum Alliance, EEA)과 리눅스 재단이 후원하는 오픈소스 협업 프로젝트인 하이퍼레저(Hyperledger)가 손잡았다. 오픈소스, 표준 기반, 교차 플랫폼 협력으로 이어져 기업 분산 원장 기술의 채택을 가속할 것으로 기대된다.
EEA의 실행 이사인 론 레스닉은 "EEA와 하이퍼레저는 그 사명이 비슷한 부분도 있고 양립할 수도 있다. 각자의 플랫폼이 가진 특성을 서로 채택하기 위해 이미 조용히 협력해 왔다"라고 말했다. EEA 규격의 핵심은 프로토콜의 일부인 이더리움 버추얼 머신(Ethereum Virtual Machine, EVM)이다. 이는 시스템의 컨센서스 엔진(consensus engine)에서, 즉 데이터 항목이 회원에 의해 승인되는 방식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고 레스닉은 설명했다.
개발자는 자바스크립트, 파이썬 등의 기존 언어를 모방한 친숙한 프로그래밍 언어를 이용해 EVM에서 실행되는 애플리케이션을 만들 수 있다. 예를 들어, 2017년, 하이퍼레저는 DOS(denial-of-service attacks) 방지 스크립트를 자동으로 실행하는 아파치 라이선스 하의 이더리움 가상머신(EVM)의 한 구현인 하이퍼레저 버로우 프로젝트(Hyperledger Burrow project)를 출범했다.
레스닉은 “하이퍼레저는 일련의 소프트웨어 제품을 구축하는 커뮤니티를 조성하는데 주력하고, 이들 중 다수는 이더리움 연관 표준을 지원한다. 또한, EEA는 기업을 공통된 표준 집합으로 유도하고, 나아가 표준에 대해 애플리케이션을 승인하는데 집중한다. 과거 오픈소스 및 오픈 표준 단체가 웹과 같은 기술의 채택을 앞당기기 위해 서로 긴밀히 협력했던 것과 같은 방식이다. 이번 발표는 우리가 서로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대중에게 보내는 것이 핵심이다”라고 말했다.
블록체인은 비트코인 및 여타 암호 화폐의 기반 기술로 가장 잘 알려져 있다. 데이터가 서버 수천 곳에 저장할 수 있고, 누구나 다른 사람의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열람할 수 있는 분산 P2P 토폴로지 기반의 데이터베이스다. 따라서 한 사용자가 네트워크를 지배하거나 조작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다른 이용자가 이러한 시도를 즉시 알아챌 것이기 때문이다.
블록체인은 퍼블릭 및 프라이빗 두 종류가 있다. 비트코인 등의 퍼블릭 블록체인은 네트워크 상의 누구나 모든 데이터 항목을 열람할 수 있다. 항목은 회원의 합의에 따라 승인된 후에만 허용되고, 모든 새로운 데이터는 체인 안에서 이전 데이터와 불변으로 연결된다. 다시 말해 블록체인은 한번 쓰고 다수의 항목을 덧붙이는 전자 원장이다.
반면 프라이빗 또는 퍼미션드 블록체인(private or permissioned blockchain)은, 일반적으로 기업에 의해 중앙에서 관리된다. 기업은 네트워크에 합류할 사람과 권한을 통제할 수 있다. 기업 블록체인은 하이퍼레저, 이더리움과 마찬가지로 퍼미션드 블록체인이다.
레스닉은 하이퍼레저와 EEA가 세계적으로 600~700곳에 이르는 회원사를 보유하게 될 것으로 전망한다. 양 단체의 회원이 다양한 특수 관심 그룹, 워킹 그룹 및 컨퍼런스에서 세계적으로 협력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수 천에 이르는 양 커뮤니티의 개발자를 연결할 수도 있다.
그는 “이는 커다란 기회이다. 상호 준회원 자격을 부여하는 협력을 통해 양 단체가 더 긴밀하게 협력할 많은 기회가 만들어질 것이다. 나아가 EEA에 합류한 하이퍼레저 개발자는 ‘엔터프라이즈 이더리움 클라이언트 규격(Enterprise Ethereum Client Specification)’과 연관 프로젝트에 대한 컴플라이언스를 보장하는 ‘EEA 인증(EEA Certification)’에 참여할 수 있다. 또한, 규격 및 표준 관련 작업을 진행하는 EEA 커뮤니티 멤버는 하이퍼레저에 이용해 이들 표준을 소프트웨어로 구현하는데 협력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표준 기구로서 EEA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하지 않고 단순히 기술의 이용과 이해를 증진하는 와이파이 얼라이언스나 오픈 모바일 얼라이언스와 비슷하다. 다른 표준 기구와 마찬가지로 EEA 역시 이더리움 플랫폼이 규격에 부합함을 보증하는 인증 테스팅을 시행한다. 반면 하이퍼레저는 개발 툴을 통해 블록체인 기술을 발전시키기 위해 만들어진 기업간의 연합이다.
지난 해 하이퍼레저는 단체의 첫 개발 툴인 패브릭 1.0(Fabric 1.0)을 출시했다. 이는 기업이 분산 네트워크를 구축하거나 사전 정의된 규칙을 실행하는 스마트 계약이라는 업무 자동화 레이어를 구현할 때 이용할 수 있다. 올해 초에는 두 번째 툴인 기업 블록체인을 구축하고 전개하고 실행하는 모듈형 프레임워크 '소투스 1.0(Sawtooth 1.0)'을 출시하기도 했다.
하이퍼레저 소투스는 트랜잭션 프로세서로, EVM에 대한 지원을 추가한 것이 특징이다. 이더리움용 스마트 계약을 소투스 기반 네트워크로 이식했다. ‘세스(Seth)’라 불리는 이 프로젝트는 현재 활발히 이용되고 있다. 개발자는 EEA 스펙 1.0에 대한 적합 테스팅을 서두르고 있다. 아울러, 이제는 하이퍼레저 패브릭도 EVM을 지원한다.
벨렌도프는 “공통된 사명 하에서 기업을 묶는 방법에 있어 리눅스 재단의 본보기를 전적으로 따라 했다. 2년 6개월 전, 우리의 사명은 자동화를 최우선에 놓은 채 분산 원장 기술과 스마트 계약을 구현하는 기업 소프트웨어를 연구하고 개발하는 것이었다. 이를 달성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이고 우리는 이 다양한 방법의 기술적 중심이었다. 그리고 이러한 경로 중 하나는 이더리움 스마트 계약을 이용하는 것이었다"라고 말했다.
소투스는 자바스크립트에 기반하고 REST API를 지원하는 모델링 언어인 하이퍼레저 컴포저(Hyperledger Composer) 등 리눅스 재단이 주관하는 9개의 기업 블록체인 및 분산 원장 기술 중 하나다.
예를 들어, 한 소비자가 휴대폰을 구매하고 SIM 카드를 산다면 그 소비자는 연관 이동통신 회사의 네트워크에서 휴대폰을 사용할 수 있다. 이유는 EEA와 같은 표준 기구 때문이다. 화웨이, 에릭슨으로부터 삼성, 노키아에 이르는 5~10개 업체가 이러한 중추 인프라를 구축하는데 관심이 많다. 이동통신 사업자는 AT&T, 버라이즌 등 한 인프라 업체에 종속될 것이다. 레스닉은 “이들이 이를 수용하지 않는 것처럼, 우리도 한 업체에 얽매이는 것을 원치 않는다”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레스닉은 “우리 두 단체는 목표가 서로 비슷하다. 예컨대 기업 블록체인 기술 커뮤니티와 도입을 확장하고 강화하는 것이다. 우리가 대중에게 전달하고 싶은 것은 ‘EEA vs. 하이퍼레저’의 비교는 성립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제 'EEA 및 하이퍼레저'가 맞다”라고 말했다. ciokr@id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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