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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개SW 소식

2015년 04월 23일 (목)

ⓒ 미디어잇, 박상훈 기자 nanugi@it.co.kr



#사례 1. 최근 한 증권사는 데이터베이스관리시스템(DBMS) 교체 과정에서 오라클로부터 10억 원 이상의 비용을 청구받았다. 특정 기능을 라이선스를 구매하지 않고 사용했다는 것인데, 그동안 문제 삼지 않다가 DBMS를 교체하겠다고 하니 소급 청구한 것을 놓고 더 큰 논란이 됐다. 비용부담 때문에 DBMS를 교체하려고 했던 이 증권사는 막대한 청구액 때문에 DBMS 교체 여부를 놓고 고민에 빠졌다.


#사례 2. 최근 경찰청은 한국마이크로소프트로부터 소프트웨어(SW) 불법복제 조사를 받았다. PC 1대에 1개의 운영체제만 설치해야 하지만 내부망과 외부망을 분리하는 과정에서 PC 1대에 2개의 하드디스크, 2개의 운영체제를 설치해 사용해 왔다는 것이다. SW 업체는 1개에 대한 라이선스 비용만 냈기 때문에 사실상 불법복제라고 주장하고, 경찰청은 망 전환만으로 추가 비용을 요구하는 것은 무리한 조건이라고 맞서고 있다.


기업용 SW 시장에서 라이선스를 둘러싼 갈등이 확산하고 있다. 특히 DBMS 부문은 교육, 금융, 공공 등 거의 모든 분야로 확대되고 있다. 기업용 SW는 대부분 고가 제품이어서 많게는 수천억 원이 걸린 법적 소송으로 번지기도 한다. 실제로 지난 2012년 한국마이크로소프트는 국방부를 상대로 2000억 원 상당의 손해배상을 요구했고, 이번 경찰청 건도 법적 소송으로 갈 경우 최대 수천억 규모가 될 것으로 업계는 전망한다.


불법 복제율 감소하는데 갈등은 증가 '왜?'


우리나라의 불법 SW 사용률은 매년 줄고 있고 지난해는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SW 기업의 이익단체인 '소프트웨어연합(BSA)' 자료에 따르면, 2014년 우리나라의 불법 SW 사용률은 38%였다. 미국(18%)이나 일본(19%), OECD 평균(25%)과 비교하면 여전히 높지만, 세계 평균(42%)이나 아시아 평균(62%)보다는 크게 낮은 수준이다. 이 때문에 불법 복제는 줄어드는데 라이선스 갈등이 늘어나는 것은 언뜻 이해하기 쉽지 않은 현상이다.


전문가들은 IT 환경의 변화와 라이선스 제도가 충돌하는 것도 한 요인이라고 분석한다. 경찰청 사례가 대표적이다. 해킹 위협에 대응하고 보안을 강화하기 위해 내부망과 외부망을 분리하는 과정에서 2개의 운영체제를 운영해야 하는 상황인데, 이 새로운 상황에 적용해야 할 라이선스 정책에 대해 소비자와 업체 간의 이견이 있고 관련 정보가 충분히 공유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SW 라이선스는 시스템 구성, 클라우드 사용 여부 등에 따라 점점 세분되고 있다. 



SW 업체가 성장의 한계에 부딪히면서 SW 라이선스 단속을 통해 상쇄하려는 움직임이라는 분석도 있다. 오라클의 지난 분기 실적을 보면 신규 SW 라이선스 매출이 1982억 달러로 전년 대비 2% 줄었고, 유지보수 매출은 4661억 달러로 1% 늘었다. 전체 매출 중 비중을 보면 신규 라이선스가 21%, 유지보수가 50%에 달한다. 새로운 고객을 창출하는 데 한계에 부딪혔고, 기존 고객사 수익을 통해 돈을 벌고 있다는 의미다.


마이크로소프트 역시 비슷한 상황이다. 지난 분기 매출 중 윈도 라이선스가 포함된 '기기 및 컨슈머 라이선스(Devices and Consumer Licensing)' 부서 매출은 전년 대비 25% 줄었고 영업익도 22% 떨어졌다. 윈도 사업의 수익성은 올 7월경 발표할 윈도 신제품을 사실상 무료로 풀기로 한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두 기업 모두 대안으로 클라우드 사업을 밀고 있지만, 아직 성과가 미미해 단기적인 매출을 위해 라이선스 단속을 강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라이선스 분쟁, 소비자는 시작부터 지는 게임?


문제는 이러한 과정에서 제품을 사용하는 소비자가 상당한 약자라는 점이다. 기업용 SW는 업무 차질 우려 때문에 쉽게 제품을 바꿀 수 없거나 사실상 특정 업체에 독점된 경우가 많다. 또한, 윈도를 비롯해 인터넷으로 업데이트하는 제품은 해당 사용 정보가 SW 기업 쪽에 넘어가 정품 사용 여부가 사전에 알려졌을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SW 업체 입장에서는 불법 사용이 의심되는 고객사가 경쟁사 제품으로 전환하거나 자사 매출이 부진할 때 이 정보를 악용하는 유혹에 빠지기 쉽다.


최근 국산 SW의 성장세도 외산 업체가 라이선스를 이용해 무리하게 영업에 나서는 한 요인이 되고 있다. 국산 업체의 제품 완성도가 높아지고 이들이 공격적으로 시장에 뛰어들면서, 외산 업체들이 기존 시장을 수성하기 위해 '제품을 경쟁사 제품으로 전환하면 그동안 불법으로 사용한 라이선스 비용을 내라'는 식으로 소비자를 압박하는 것이다. 실제로 서울 소재 한 대학은 이런 외산 업체의 영업 방식에 반발해 국산 업체 제품으로 시스템을 교체했다.


업계에서는 국내에서 당분간 SW 라이선스를 둘러싼 갈등이 더 심화될 것으로 전망한다. 한 국산 SW 업체 관계자는 "일부 외산 업체가 라이선스를 악용해 영업하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고, 일부는 실제로 소송이 진행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클라우드와 같은 외산 업체의 새로운 사업모델이 성과를 내려면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보여, 매출 압박을 받는 외산 업체 SW를 중심으로 라이선스 갈등이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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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출처 : http://www.it.co.kr/news/article.html?no=27993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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