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고 심층강화학습, 오픈소스가 핵심
2016년 04월 05일 (화)
ⓒ 미디어잇, 유진상 기자
알파고의 효과는 대단했다. 인간과 인공지능의 대결에서 승패를 떠나 알파고는 우리 사회에 큰 충격을 안겨줬다. 그중 하나가 SW의 중요성을 다시금 일깨워줬다는 점이다. 특히 알파고는 클라우드와 빅데이터, 오픈소스 SW가 없었다면, 이처럼 발전할 수 없었다.
(그림=computerworld.com)
알파고가 세상에 등장하기 전까지의 인식은 바둑 프로그램이 핸디캡 없이 프로 기사에게 승리하기 위해선 10년 이상의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예측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알파고가 등장하면서 그 예측은 무너졌다.
바둑 인공지능이 인간을 넘어설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딥마인드가 ‘심층강화학습’을 바둑에 도입했기 때문이다. 심층강화학습은 ‘심층학습(Deep Learing)’과 ‘강화학습(Reinforcement Learning)’을 결합한 기술이다.
심층학습(딥러닝)은 신경세포의 기능을 모방한 신경망을 다단으로 겹쳐 대량의 데이터로부터 학습하는 기계학습 기법이다. 인간의 두뇌가 수많은 데이터 속에서 패턴을 발견한 뒤 사물을 구분하는 정보처리 방식을 모방해 컴퓨터가 사물을 분별하도록 학습시킨다. 예를 들어, 사람은 개와 고양이를 구분할 수 있다. 하지만 컴퓨터는 개와 고양이를 구분하지 못한다. 따라서 컴퓨터가 개와 고양이를 구분할 수 있도록 수많은 데이터를 컴퓨터에 입력하고 비슷한 것들끼리 분류하도록 하는 것이다. 즉, 이러한 데이터가 쌓여 컴퓨터는 개와 고양이를 구분할 수 있다.
또 강화학습은 컴퓨터가 선택한 행동과 그에 따른 환경변화에 특정한 ‘보상값'을 설정함으로써 더 나은 행동을 할 수 있게 만드는 기술이다. 일종의 상벌제도로 컴퓨터의 학습 알고리즘이 스스로 행한 행동을 바탕으로 상, 벌을 줘 스스로 조금씩 좋은 방향으로 행동할 수 있도록 해 나가는 방식이다.
딥마인드는 이런 두 기법을 결합해 심층강화학습을 개발했으며, 데이터만 입력되면 사람의 개입 없이도 컴퓨터가 스스로 알고리즘을 생성한다는 점과 AI를 단련하는 데 필요한 빅데이터를 스스로 만들어 낼 수 있도록 했다.
중요한 것은 딥마인드의 심층강화학습을 비롯한 최신의 AI 기술들은 오픈소스가 없었다면 발전하지 못했을 것이며, 빠른 진화 역시 불가능했다는 점이다.
일례로 구글은 딥마인드의 알파고 신경망 학습에 사용된 ‘텐서플로우(TensorFlow)’를 오픈소스화했다. 오픈소스의 장점은 더 많은 사용자가 프로젝트에 기여할 수 있게 됨으로써, 보다 다양한 의견과 아이디어가 모여 더 좋은 방향으로 개선될 수 있다는 점이다.
IBM의 경우 자사의 대표적인 데이터 처리 제품인 데이터웍스(DataWorks)를 오픈소스인 아파치 스파크와 연동했는데, 그 덕에 기반코드가 4000만개에서 500만개로 87% 이상 축소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도 논문 사이트인 아카이브(ArXiv)에는 최적화 기법을 비롯한 최신의 성과가 실시간으로 업데이트되고 있다. 또 깃허브(Github) 등에는 소스코드와 데이터도 공개되고 있다. 그 덕분에 전 세계 개발자들은 그날그날의 성과를 이들 사이트에 공개하고 있으며, 더 좋은 아이디어들이 모여 다시 추가실험을 진행할 수 있다. 여기에 그 성과들은 다시 다른 개발자들과 실시간으로 공유된다. 특히 아카이브와 깃허브 등의 성과가 일반인들에게도 공개되면서 AI 기술 연구개발 속도는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고속화됐다.
안성원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 선임연구원은 “AI 기술은 오픈소스를 통해 더 많은 사용자와 개발자들이 프로젝트에 참여할 수 있어 프로그램 완성도가 빠르게 높아질 수 있었다”고 말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AI 관련 SW기술이 오픈소스화되고 있다는 점은 협업적 경쟁이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라며 “여기에 창의적 시각까지 접목되면서 더욱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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