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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DG 블로그 | 다시 생각해 보는 안드로이드 생태계

OSS 게시글 작성 시각 2012-08-30 10:08:45 게시글 조회수 6467

2012년 08월 24일 (금)

ⓒ ITWorld, JR Raphael | Computerworld




“이런, 이런, 우리 애기 큰 것 좀 보세요.”



최초의 드로이드 전화기가 세상에 모습을 드러내고, 누구나 안드로이드를 알게 된지 겨우 3년밖에 되지 않았다는 건 믿기 힘든 사실이다. 그 이전의 안드로이드는, IT 분야에 관심없던 일반인들은 들어보지도 못한, 구글이 벌이던 여러 가지 실험 중 하나에 불과했다.

 

2년 전, 우리는 안드로이드가 느리지만 꾸준한 추세로 인지도와 시장 점유율을 높여가는 모습을 지켜봤는데, 당시 미국 스마트폰 시장의 20% 정도를 차지해 60%를 차지하던 압도적인 애플에 크게 뒤처져 있었다. 그리고 몇몇 CEO들이 주장하던 바와 반대로, 필자는 안드로이드가 폭발하여 모바일 컴퓨팅에서 우세한 위치를 점하게 될 것이라는 주장을 펼쳐 비웃음을 사곤 했었다(물론 이 주장만 그랬던 것은 아니지만).


지금 우리는 2012년을 살고 있다. 안드로이드는 세계 스마트폰 시장의 거의 70%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그리고 세상에는 셀 수 조차 없이 많은 구글의 디바이스들이 흩어져 있다. 안드로이드를 둘러싼 시장 판도는 처음 드로이드가 나왔을 때 우리는 상상도 못할 상황으로 바뀌었다. 우리는 배스킨 라빈스 아이스크림 종류보다도 다양한 기기들 중에서 선택할 수 있고, 각각의 제조업체들마다 그들만의 특색과 기술을 투입하고 있다.


의문의 여지없이 구글의 모바일 플랫폼은 엄청나게 진화했다. 그리고 이제는 안드로이드의 생태계를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시간이다.



안드로이드 인터페이스 문제

먼저 고백부터 하자면, 원래는 완전히 다른 이야기를 쓰려 했었다.


계획상으로는, 안드로이드를 계속 망치고있는 제조업체들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려고 했다. 사실 2년전인 2010년 8월 “제조업체들의 안드로이드 UI가 사라져야 할 시간이다”라는 주장을 통해, 거의 비슷한 내용을 말한 적이 있다.


그 당시, 필자는 제조업체들이 자체 인터페이스를 안드로이드 운영체제에 덧씌우는 문제를 지적했다. 이들 자체 인터페이스 때문에 디바이스의 업그레이드 속도가 저하되고, 새 제품들이 오래된 소프트웨어를 탑재한 채 출시되고, 기본 안드로이드 설정보다 별로 나을 것도 없이 잡동사니로 부풀려진 혼란스런 인터페이스를 사용해야만 한다.


필자는 기기 제조사들이 그들의 자체 설정을 독립적인 앱이나 위젯, 런처 등으로 떼어놓는 선에서 사용자들과 타협할 것을 제안했다. 그렇게 했으면 많은 문제들을 피하면서도 나름의 이점도 같이 누릴 수 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또한 모든 것은 사용자들이 결정해야 한다는 점에서, 사용자들이 해킹을 하지 않고도 제조업체가 만든 UI이건, 구글의 기본 안드로이드 환경이건 가리지 않고 모든 기기에서 사용할 수 있게 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 시점 이후로, 구글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에 대대적인 변화를 주었다. 안드로이드 4.0 아이스크림 샌드위치를 통해, 플랫폼을 날렵하고 세련된 모습으로 새단장했다. 안드로이드 4.1 젤리빈은 그보다도 더 멋있어졌다. 그러나 제조업체들이 오래된 잡동사니 소프트웨어, 느리고 무익한 업그레이드, 수준 이하의 사용자 경험 등의 문제는 2년 전이나 지금이나 달라진 것이 없다.


분명, 제조업체들이 만든 것 중에서도 삼성의 “팝업 플레이(Pop-Up Play)” 플로팅 비디오 재생기나 HTC의 개별 설정 가능한 화면잠금 설정 등의 일부 흥미로운 추가 기능도 있는데, 그런 소프트웨어들까지는 괜찮다. 하지만 제조업체들의 인터페이스는 구글이 기본 안드로이드 4.x 운영체제에서 제공하는 것과 비교해 대체로 좀 더 어수선하고, 일관성이 없고, 직관성이 떨어진다.

궁극적으로는 구글이 이룬 진보를, “차별화”라는 명목으로 제조업체들이 사용자들에게서 박탈하는 모양새다. 스스로 잡동사니와 실망스러운 업그레이드 경험을 통해 차별화를 하려는 것이라면, 그것도 차별화도 인정할 수 있겠다. 이런 차별화는, 사용자 경험을 희생시키는, 오로지 변화를 위한 변화일 뿐이지만 말이다.


이제 상황은 대부분의 안드로이드 디바이스들이 책임 부인(disclaimer)을 포함해야 하는 지경에까지 이르렀다. “이 전화기/태블릿은 훌륭하다. 하지만, 인터페이스는 순수한 안드로이드 4.x 경험보다 뒤떨어지고, 업그레이드도 자주 받지 못할 것이다.” 수많은 디바이스에 대한 논의에 이런 딱지가 붙어야만 하는 사실이 안타깝지 않을 수 없다. 그리고 필요성을 느끼는 건 단지 필자만이 아니다.


정리하자면, 대부분의 제조업체들이 만들어내는 수정된 안드로이드 인터페이스는 플러스보다는 마이너스가 되고 있다. 참으로 보고 있기 답답한 일이다.



안드로이드 다양성 : 더욱 미묘한 관점

앞에서 말했듯, 이 주제가 바로 애초에 쓰고자 했던 이야기다. 하지만 몇 차례 시도에서 실패한 끝에, 이것이 좀 자기중심적인 주장이라는 생각에 도달하게 되었다.


 

디바이스 제조업체들은 이미 그만둘 수 없을 정도로 자체 맞춤형 소프트웨어에 많은 투자를 했다. 자체 UI를 버리는 편이 오히려 판매에 도움이 된다는 확실한 증거가 나오지 않는 한, 이들은 자사의 현재 추진방향을 재평가하지 않을 것이다. 사용자들이 아무리 원하는 바에 대해 무엇이든 말할 수 있지만, 제조업체들은 별로 신경도 쓰지 않을 것이다.


판매에 있어서, 삼성이 자사의 터치위즈(TouchWiz) UI를 탑재한 기기들 판매량이 높은 반면, 구글의 순수한 안드로이드 넥서스 스마트폰의 판매량은 그에 미치지 못하는 점을 지적하는 이도 있을 것이다. 물론 그건 사실이지만, 삼성이 그들의 터치위즈 디바이스 마케팅에 엄청난 투자를 하고 있고, 모든 통신업체들에 기기들을 공급한다는 점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구글의 넥서스 스마트폰은 그 정도의 대중적 이미지 홍보도 없었고, 모든 통신업체들에게 기기가 공급되지도 않는다. 넥서스 7은 이런 취약점들을 거의 넘어선 구글의 첫 기기로, 판매도 상당히 잘 이뤄지고 있다.


어쨌든, 다시 논점으로 돌아가서: 제조업체들이 안드로이드를 계속 희롱할 것은 불을 보듯 뻔한데, 넓은 관점에서 보면, 그게 그리 나쁜 것만은 아니다. 안드로이드는 무엇보다도 개방적인데, 통신업체와 디바이스 제조업체들이 원하는 대로 안드로이드를 변형시킬 수 있다는 해석도 개방성에 포함되어 있다.


개인적으로는 업체들이 구글의 기본 인터페이스를 별다른 이유도 없이 비틀어놓는 일을 멈추고, 운영체제에 어떠한 혁신적 변화를 통해 개방성을 실현하는 모습이 보고 싶다. 하지만, 뭐 어디까지나 그들이 하는 일이 그들의 권리에 속하는 일이니까. 그것을 선택이라고 부르든, 파편화(fragmentation)라고 부르든 상관없다. 좋건, 나쁘건, 다양성은 안드로이드의 핵심이다.


그 점이 우리가 안드로이드의 생태계를 다시 한 번 생각해봐야 하는 이유다. 우리는 제조업체의 접근방식이나 행태를 바꿀 순 없지만, 우리는 그들을 바라보는 우리의 시선은 바꿀 수 있다.



다면적인 안드로이드 생태계

 

생각해보라. 우분투(Ubuntu)는 리눅스(Linux)와 같지 않다. 정확히는 오픈소스 리눅스 소프트웨어에 기반한 운영체제이다. 같은 관계를 구글의 크롬 운영체제에서도 찾을 수 있다. 제조업체의 안드로이드 수정판이 발전함에 따라, 그리고 이들이 제공하는 사용자 경험과 순수 안드로이드 운영체제 상에서의 차이가 늘어감에 따라, 안드로이드 기기들을 바라보는 관점에도 유사한 접근방식을 택할 시기가 왔다고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갤럭시 S III은 는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인가? 엄밀히는 아니라고 본다. 그건 구글의 안드로이드 4.0 버전에 기반한 삼성 터치위즈 전화기다. 이와 비슷하게, HTC의 원 X 역시 안드로이드 4.0 운영체제에 기반한 자체 HTC 소프트웨어를 구동한다. 이 점이 미세한 차이처럼 보일지 모르지만, 실은 중요한 구분점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사람들은 안드로이드가 요즘 만들어내는 모든 기술 진보에 대한 이야기를 읽고 듣지만, 정작 나가서 구입하는 전화기는 자신의 생각과 전혀 다른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 선택을 내리는 것도 분명 좋겠지만, 사람들은 그들이 무엇을 구입하는 건지는 제대로 알 필요가 있다. 인터페이스에서 업그레이드에 이르기까지, 구글 넥서스 디바이스를 통해 얻는 경험은 삼성 터치위즈같은 대안에서 얻는 경험과는 하늘과 땅 차이다. 다른 제조업체에서 수정한 디바이스들 역시 마찬가지다.


그 차이가 바로 필자가 한동안 제품 리뷰에서 다루고자 했던 부분이다. 구글의 엔지니어링 담당 부사장 빅 군도트라는 구글 +에 대한 토론에서 삼성 갤럭시 S III을 “안드로이드 기반” 디바이스라고 부르며 분명히 차이를 짚고 넘어갔다. 안드로이드 문화가 성장하면서, 그 차이의 중요성은 점점 커질 것이다.


구글이 올해 말쯤에 순수 안드로이드 넥서스 기기들을 출시할 계획에 대한 루머들이 나오고 있고, 구글 엔지니어들은 심지어 비 넥서스 기기를 위한 넥서스류의 소프트웨어를 만들어보려는 아이디어를 검토 중이다. 진열대를 가득 채운 순수 안드로이드 기기 군단과 구글이 넥서스 7 태블릿으로 보여주고 있는 새로운 마케팅 의지를 통해, 넥서스같은 기기들이 일부 팬층들에만 인기있던 현상은 오래지 않아 옛이야기가 될 것이다.


이제, 제조업체들이 수정한 인터페이스에 만족하고, 업그레이드 여부를 개의치 않는다면, 혹은 디바이스를 해킹해 서드파티 ROM을 설치하려 한다면, 좋다, 건투를 빈다. 그런 선택과 유연성이 안드로이드를 안드로이드답게 만드니까 말이다.


하지만 명심해야 할 것이 있다. 대다수의 스마트폰 이용자들은 루팅이나 로밍(ROMing)에 관심조차 없다. 그리고 대부분은 UI나 업그레이드같은 복잡한 일에 시간을 쏟고 싶어하지 않는다. 필자는 제조업체가 수정한 안드로이드 디바이스를 구입한 많은 이들이, 보통 새로운 운영체제가 출시될 때에 이르러서야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차리게 된다는 이야기를 듣게 된다.


안드로이드는 이제 더 이상 꼬마가 아니다. 안드로이드 플랫폼의 팬들은, 이제 안드로이드를 본연에 맞게, 공통 토대에 기초한, 광범위하고, 확장적인 다양한 디바이스 생태계로 보아야 한다. 안드로이드 기반 경험은 진정한 안드로이드 경험과 같지 않고, 같을 필요도 없다. 그러나 이들을 하나하나 구분해야 할 시점이고, 신기술 매니아부터 일반적인 사용자들에 이르기까지 모두에게 그 차이점을 이해시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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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출처 : http://www.itworld.co.kr/news/77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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