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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 최저 생계비 또는 그 이상··· 오픈소스 개발자 '보상 모델' 고찰

OSS관리자 게시글 작성 시각 2019-09-14 03:21:16 게시글 조회수 4450

9월 10일

ⓒ CIO Serdar Matt Asay | InfoWorld

 

오픈소스 소프트웨어가 전방위로 확산하면서 오픈소스 소프트웨어 코드 개발자의 처우가 좋아졌으리라 생각하기 쉽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물론, 쿠버네티스(Kubernetes)처럼 많은 돈이 몰린 대형 프로젝트라면 자금을 확보하는 것이 아주 어렵지 않다. 그러나 스탠더드(Standard) 같은 자바스크립트 라이브러리(스타일 가이드, 린터, 자동 코드 수정기)는 상당한 인기에도 불구하고 사정이 그리 녹록지 않다. 이 프로젝트의 창립자 중 한 명인 페로스 어바우카디제가 광고 모델을 실험할 정도였다. 그러나 부정적인 반응이 쏟아지면서 결국 뜻을 접었다. 오픈소스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우려는 지나친 감이 있지만, 오픈소스 개발자가 경제적으로 자립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드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현 상황을 개선하는 방법을 몇 가지 제안한다.

 

지속가능성 벗어나 생각하기
첫 번째 방안은 어바우카디제가 광고 지원 펀딩 실험을 통해 직접 제시된 것이다. 그는 “‘지속가능성’이란 ‘최저 생활’이라는 말과 다름없다. ‘오픈소스 지속가능성’이라는 말이 자주 사용되기는 해도 이상적인 말은 아니다”고 말했다. 즉, 개발자가 굶어 죽지 않을 정도로 간신히 버티면서 한 줄이라도 더 코드를 더 쓰게 해 주는 최저 임금에는 관심이 없다는 것이다. 그는 “오픈소스 작업을 하는 사람은 노동에 대한 정당한 보상을 통해 잘 살 권리가 있다”라고 말했다.

 

물론 누구나 억대 연봉을 받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많은 기업에 최저 임금 이상의 가치를 제공하는 개발자다. 우리가 이미 잘 쓰고 있는 코드를 최저 임금 정도를 받으며 허덕이지 않고도 만들 수 있는 환경을 요구하는 것이 무리한 것은 아닐 것이다. 현 상황은 오픈소스 개발자에게는 당연히 좋지 않고, 오픈소스 개발자가 작성한 코드에 의존하는 기업에도 마찬가지다. 오픈소스 개발자가 더 많은 혁신을 이루길 기대한다면 이에 상응하는 대가를 지급해야 한다. 남은 것은 방법이다.

 

'팁 걷는 통' 이상을 생각하기
어떻게 하면 오픈소스 개발자가 제공하는 가치에 적절한 대가를 지급할 수 있을까? 기업에 돈을 내라고 말하기는 쉽지만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오픈소스 소프트웨어에서 가치를 얻는 회사가 한두 곳이 아닌데 그중 어떤 회사가 얼마를, 또 어떤 방식으로 내야 하는 지 어떻게 결정할 것인가? 공유지의 비극이다. 각 회사의 “합당한 몫”을 정확히 밝혀낸다고 해도 이를 지급하게 할 방법은 사실상 없다.

 

그렇다면 기부는 어떨까? 어바우카디제가 지적한 것처럼 기부만으로는 최소 생계를 꾸릴 정도의 임금 수준에도 도달하기 힘든 관리자가 많은 실정이다. 이는 놀랄 일이 아니다. 크리스 아니츠크가 비꼰 것처럼 기부란 사실상 ‘팁 걷는 통’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그는 “자금을 조달할 수는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절대 지속 가능하지 않다. 프로젝트 개발 자금 조달을 위한 효과적인 방법이 아니기 때문이다. 결국 안타깝게도 건강보험이나 퇴직금 혜택도 없는 길거리 공연 같은 경제 시스템으로 관리자를 몰아넣는다”라고 말했다.

 

이러한 기부 시스템은 그 목표는 가상하지만 막상 도움을 주려고 하는 사람에게 오히려 부담을 주는 측면도 있다. 마이크로소프트 개발자 옹호자인 크리스티나 워런은 “프로젝트(특히 1인 프로젝트)가 돈을 받기 위해서 여러 가지 결제/기여 옵션을 갖추라고 요구하는 것은 너무하다. 다양한 펀딩 플랫폼은 다 의도는 좋지만, 막상 시작하려 하면 세금이나 은행 계좌, ID, 국제 직원들, 최소한의 자금과 행정 절차 등 추가로 해야 할 일이 많다”라고 말했다.

 

리눅스 재단의 아니츠크는 개발자의 작업으로 가장 많이 혜택을 입는 기업이 개발자에게 보상할 책임이 있다고 주장한다. 그는 “혁신의 많은 부분은 오픈소스 소프트웨어를 적정 규모로 채택해 흥미로운 방식으로 사용하는 기업에서 근무하는 개발자에게서 온다. 오픈소스 소프트웨어와 개인을 적절히 지원해 유지하는 일은 이러한 기업이 맡아야 한다. 실제로 이들 기업은 살아남기 위해 오픈소스 소프트웨어에 의존하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아니츠크의 주장은 대기업으로부터 거금의 팁을 거두라는 말이 아니다. 혜택을 많이 입는 기업이라면 그들이 의존하는 프로젝트를 구축해 주는 개발자를 ‘채용’해야 한다는 의미다. 매우 좋은 방안이다. 과거에는 리눅스 업계에서, 현재는 쿠버네티스 업계에서 결실을 보고 있는 방식이기도 하다. 방식이야 어떻든 간에 이 모든 일에 중요한 기본 원칙은 더 많은 실험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더 많이 실험하기
다시 스탠더드 공동 창업자 어바우카디제의 실험을 보자. 그는 나름대로 인기 있는 오픈소스 소프트웨어를 개발하지만 편하게 먹고 살지는 못하는 자신과 다른 오픈소스 개발자의 상황이 걱정돼 광고 지원 모델을 실험하기로 했다. 어떤 방식일까? 그는 “사용자가 오픈소스 소프트웨어를 설치할 때마다 이 패키지가 오픈소스 소프트웨어를 지원하는 회사의 광고를 보여준다"라고 설명했다. 더 구체적으로 보면 대략 다음과 같다.

 

명령 줄을 작동시킬 때 이런 것이 나타난다면 개발자 대부분은 반가워하지 않을 것이다. 사실, 광고 지원 모델에 대한 개인적인 찬반 여부와 관계없이 광고를 싫어할 만한 이유는 차고 넘친다. 개발자 로버트 하프너는 “내 CI 로그에서 광고를 봐야 하는 상황이 싫다. 다른 패키지도 광고를 보여주기 시작한다면 그것이 의미하는 바도 마음에 들지 않는다. 어떤 JS 패키지는 수십, 수백 개 이상의 의존성을 갖고 사용된다. 패키지마다 광고를 보여주면 어떤 상황이 되겠나?”라고 말했다.

 

이러한 현실적인 우려는 어바우카디제의 실험이 가진 중대한 문제점을 보여준다. 그러나 이 실험의 배후에 있는 근본적인 질문에 답을 하는 데 도움을 주지는 않는다. 그 근본적인 질문이란 오픈소스 소프트웨어 관리가 더 잘 이루어질 수 있도록 개발자 시간을 금전적으로 보상할 방법이 무엇인가 하는 것이다.

 

현재로서는 오픈소스 개발자의 금전적 보상을 보장할 확실한 방법은 없다. 오픈소스 기업과 오픈소스 개발자를 위한 사업 모델과 펀딩 모델이 있기는 하지만 아직 시작 단계라서 빈틈이 많다. 따라서 지금 우리는 어바우카디제처럼 상황을 개선할 방법을 진지하게 실험하는 사람이 더 많이 필요하다. 타이드리프트(Tidelift)처럼 참신한 개발자 지원 방식을 도입하는 기업이 더 많이 필요하다. 자신이 사용하는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오픈소스 개발자를 채용하거나 보수를 지급하는 것이 자신에게도 이익이라는 것을 깨닫는 기업이 더 많이 필요하다. 중요한 것은 또 있다. 무엇보다 우리는 비판은 줄이고 이에 대한 실험을 더 늘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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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출처 : http://www.ciokorea.com/news/130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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