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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ML5와 웹은 플랫폼인가

OSS 게시글 작성 시각 2013-07-10 16:32:32 게시글 조회수 4141

2013년 07월 07일 (일)

ⓒ 블로터닷넷, 최호섭 기자 allove@bloter.net



“웹을 플랫폼으로 보자.” 한국모질라재단의 윤석찬 대표가 7월4일 미디어잇이 주최한 ‘창조경제 스타트업’ 컨퍼런스의 세션에서 한 이야기다.


웹을 플랫폼으로 인정하고 이를 활용하는 비즈니스가 뜰 것이라는 얘기는 벌써 7~8년 전 ‘웹2.0′이라는 개념으로 등장한 바 있다. 하지만 전통적인 웹서비스들은 이를 서비스로 살리지 못했다. 요즘에는 웹브라우저로 직접 앱 수준의 결과물을 보여줄 수 있는 웹앱의 개념에 더 가까워진 것처럼 보인다. 어쨌든 웹이 플랫폼이라는 것을 시장에 알리는 것은 성공한 것 같다. 이제는 모바일의 큼직한 흐름으로 자리잡으려는 움직임이 곳곳에서 보인다.


웹앱은 이미 크롬 웹브라우저를 통해 익숙해진 바 있다. 크롬 웹브라우저는 단순히 월드와이드웹에서 HTML 문서를 보여주는 도구가 아니라 웹브라우저란 창 안에서 다양한 앱을 돌릴 수 있는 플랫폼이 됐다. 크롬 앱 장터에는 우리가 흔히 쓰는 상당수의 앱과 게임들이 등록돼 있다. 심지어 이런 환경 덕분에 운영체제 커널 위에 바로 크롬을 띄우면 크롬OS가 된다. 크롬북이 바로 그런 형태다.


chromebook_06


특히 HTML5가 유명세를 타면서 모바일 시장은 다시금 웹기반으로 시선을 돌리고 있다. HTML5 기반으로 앱을 만들면 하나의 소스코드로 대부분의 모바일 플랫폼에 적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모바일OS 치고 HTML5를 읽어들이지 못하는 것은 없기 때문이다. 이와 달리 그 운영체제에 맞춰 도는 네이티브 앱은 오브젝트C, C++, 자바를 비롯해 저마다 다른 언어를 이용한다. 모든 단말기에 맞춰 변환하고 새로 개발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이를 HTML5, CSS, 자바스크립트 등 웹의 자원으로 처리하자는 것이 웹앱이다.


애플이나 구글이 이런 형태의 하이브리드 앱을 반길 리 없다. 운영체제와 앱 장터를 운영하는 입장에서는 네이티브 코드로 짠 앱들이 장터에서 팔려야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이를 위해 운영체제를 업데이트하면서 수백, 수천개의 API를 공개하고 이를 직접적으로 써서 앱을 만드는 쪽으로 유도한다. 심지어 iOS와 안드로이드를 동시에 개발할 수 있는 유니버셜 방식의 개발에 대해서도 적극적이지 않다. 한번에 모든 플랫폼을 평준화하는 HTML5 같은 건 흐름일 뿐, 앱 생태계에 들어오는 건 달갑지 않은 일이다.


firefox
▲파이어폭스OS는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이 HTML로 이루어져 있는 웹 태생 운영체제다.


이용자 입장에서 웹앱은 접하기가 어렵다. 웹앱은 앱 장터에 등록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웹에서 검색하듯 찾아 들어가야 한다. 각 웹페이지의 단축 아이콘을 바탕 화면으로 뽑아내 앱처럼 보이게 하는 방법밖에 없다. 이용자들로서도 앱을 선택할 때 곤란하다. 대신 앱 설치 과정은 없다.


그래서 현재는 중간 단계의 하이브리드앱 형태가 많다. 기본 틀은 내이티브 앱으로 설계하되 앱 안에서 보여지는 내용은 웹 페이지의 내용을 긁어오거나 HTML5로 채우는 것이다. 타이젠의 레퍼런스 앱으로 소개되는 미스터라디오가 대표적인 예다. 뉴스를 앱으로 옮기는 서비스들의 상당수도 웹페이지를 불러오는 하이브리드 앱 형태가 많다.


달리 보면 탄탄한 앱스토어가 없는 새 플랫폼이 진입하기에는 HTML이나 하이브리드 앱 환경이 유리하다. 대표적인 것이 파이어폭스OS다. 파이어폭스OS에도 마켓이 있기는 하지만 iOS나 안드로이드 형태의 패키지 파일이 아니라 각 모바일 서비스를 웹브라우저 위에 띄워주는 형태다. 그래서 파이어폭스OS에서 검색을 누르면 검색어와 관련된 웹페이지나 웹앱을 수도 없이 많이 보여준다. ‘sushi’라고 검색하면 음식점 검색 사이트부터 초밥을 판매하는 음식점 정보까지 뜬다. 각 버튼을 누르면 웹페이지가 마치 앱처럼 보인다. 셀 수 없이 많은 서비스들이 앱처럼 보이는 것이다.


이 때문에 새로 나오는 운영체제들은 HTML5를 선호한다. 파이어폭스, 타이젠, 우분투 등이 대표적인 환경이다. 심지어 W3C에서는 HTML5로 하드웨어를 제어하는 명령어세트나 API 등을 표준화하는 작업도 이뤄지고 있다. 와이파이를 끄고 켜거나 화면이 꺼지지 않도록 유지하는 것 같은 명령어를 맞추면 타이젠에서든 파이어폭스에서든 똑같이 작동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tizen_infraware


▲타이젠은 초기 앱 부족을 HTML5로 푸는 것을 염두에 두고 있다.


변환이나 새로 코딩하는 과정 없이 한 번에 여러 환경을 최적화할 수 있다는 것은 개발 입장에서 아주 반가운 일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웹앱이나 하이브리드 앱에 대해 ‘천하통일’처럼 장밋빛 성공을 확신하긴 어렵다. 직접적으로 커널 위에서 HTML 기반으로 작동하는 운영체제에선 유리하지만, 이미 전통적인 운영체제 방식으로 웹을 작동시켜야 하는 iOS나 안드로이드는 운영체제 위에 웹브라우저를 띄워야 하기 때문에 하드웨어에 따라 무겁게 느껴질 수 있다. OS 업체들은 HTML5로 하기 어려운 다양한 API와 엔진을 업데이트하고 있다. 고성능을 요구하는 게임 엔진들도 당분간 네이티브 코드에 의존할 수 밖에 없다.


그럼에도 HTML5가 꾸준히 관심을 받는 이유는 대부분의 응용프로그램들을 HTML5로 옮길 수 있고 이것 하나로 모든 플랫폼에 배포할 수 있는 유일한 언어이기 때문이다. 시장이 공통어라는 강점을 살려 나갈지, 아니면 이를 억제할만큼 운영체제의 지원을 높여 HTML5가 저가 시장용이라는 인식에 묶여 있을지는 새로 시장에 뛰어드는 운영체제들의 역량에 달려 있다. 확실한 건 하나 있다. 웹이 전통적인 네이티브 코드 환경에 맞설만큼 강력한 플랫폼 자리에 올랐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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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출처 : http://www.bloter.net/archives/157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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