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기업 창업 지원・육성도 사회공헌
2013년 07월 10일 (수)
ⓒ 블로터닷넷, 정보라 기자 borashow@bloter.net
기업이 사회공헌 활동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나요? 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당장 눈앞의 이익을 보자면, 기업 광고만큼 소비자 또는 미래 소비자에게 좋은 이미지를 심을 수 있지요. 장기적인 관점을 보면 투자의 일종일 수 있겠습니다. 우리 기업을 좋아하고 우리 제품을 구매할 소비자를 만들어 내는 것 말입니다. 이렇게 설명하니 장기, 단기 목표가 비슷해 보입니다.
창업 지원과 투자도 기업의 사회공헌 활동이 될 수 있습니다. 오늘, 이렇게 생각하는 기업과 재단을 만났습니다. 구글과 은행권청년창업재단, SK플래닛은 앱센터가 주관하는 ‘K스타트업’(Kstartup)이라는 IT 신생기업 육성프로그램을 지원합니다.
이 프로그램은 10개 기업을 선정해 3개월간 해외 시장에 진출하는 데 필요한 도움을 줍니다. 2012년 11월 1기를 모집해 2013년 1월부터 3월 사이 센텐스랩과 아이쿠, 아이앤컴바인, 인앱인, 푸르미르엔터테인먼트, 그레이삭스, 젤리코스터, 링킷, 디라이트아이오라는 기업에 국내외 조언가를 소개했습니다. 1기를 운영한 경험을 토대로 2013년 여름에는 2기를 모집할 예정입니다.
7월19일 접수 마감을 앞두고 K스타트업은 7월10일 몇몇 기자를 초대해 1기 운영 과정을 소개했습니다. 이 자리에 참석한 이영도 은행권청년창업재단 기업가정신센터 사업팀장과 이형주 SK플래닛 고객중심경영실 OI팀 부장은 K스타트업에 참여하는 까닭으로 ‘공익’과 ‘상생’을 얘기했습니다.
이형주 부장은 “전략적 투자(를 하려는 게)가 아니라 생태계를 도와주고 상생하는 이미지가 좋아서 참여하게 됐다”라며 “그걸 개별적으로 하는 것보다 여러 기업이나 단체가 같이 하면 시너지를 이룰 수 있다고 생각했다”라고 말했습니다. SK플래닛이 K스타트업에서 눈여겨 볼 기업이나 서비스를 찾을 거란 생각은 보기 좋게 빗나갔습니다.
K스타트업의 3개월 프로그램 특징 중 하나가 기업당 4천만원씩 투자하는 건데요. SK플래닛이 2천만원, 은행권청년창업재단이 2천만원씩 투자합니다. 투자하며 얻는 지분은 해당 기업이 이전에 투자 받으며 평가받은 기업가치에 따라 다른데 대체로 5% 미만이라고 합니다. 지분 투자를 하되, 얻는 지분은 최소화한다는 거지요. 이형주 부장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라는 생각에 K스타트업에 참여하기 때문에 “가치 평가를 엄격하게 하지 않는다”라고 말했습니다. 케이스타트업 선정 기업을 SK플래닛 내부 프로젝트와 연결하지는 않는다고 덧붙였습니다.
SK플래닛과 함께 선정 기업마다 2천만원씩 투자하는 은행권청년창업재단도 비슷한 말을 했습니다. 이영도 팀장은 “재단 설립 목적이 창업을 통해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는 것”이라며 “K스타트업에 참여하는 데에는 공익 목적이 크다”라고 말했습니다.
정김경숙 구글코리아 홍보 상무는 “구글이 (한국 IT 생태계에) 잘 할 수 있는 부분은 해외에 진출하는 데 도움을 주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구글은 K스타트업 운영 전반을 지원합니다. 운영비를 때마다 지원하는 대신 K스타트업 1기가 시작할 무렵 상당액을 한꺼번에 냈습니다.
구글은 2011년 에릭 슈미트 구글 회장이 이명박 전 대통령과 면담하며 제안한 ‘코리아 고 글로벌’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K스타트업에 참여했습니다. 코리아 고 글로벌은 한국의 소프트웨어와 문화 콘텐츠가 해외 시장으로 나가는 데 도움을 준다는 게 취지인데요. 주요 사례로 한국에서 여는 각종 해커톤과 오픈소스 라운드 테이블, 미래창조과학부, KISA와 진행하는 ‘글로벌 K-스타트업’,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연 K팝 콘서트 ‘MBC 코리안 뮤직 웨이브 인 구글’, 유튜브 한국 고전영화극장 채널, 유튜브 K팝 카테고리 등이 있습니다.
글로벌 K-스타트업과 K스타트업, 이름이 비슷한데요. 정김경숙 상무는 “글로벌 K-스타트업이 대상으로 삼는 기업은 K스타트업보다 초기 단계에 있는 기업으로, 두 프로그램이 공존하며 글로벌 K-스타트업에 선정된 기업이 이후 성장해 K스타트업에도 지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도움을 주는 쪽보다 받는 쪽 얘기를 들어봐야할 텐데요. 2009년 창업한 5년차 기업, 아이쿠 김호근 대표에게 K스타트업이 도움은 되는 프로그램인지 넌지시 물었습니다. 김호근 대표는 “지금까지 다양한 프로그램에 참여했는데 가장 도움이 됐다”라고 대답했습니다.
프로그램 기간 중 구글 e메일 담당하는 직원과 얘기를 나눈 게 가장 좋았다고 했는데요. 이용자 경험(UX) 관련해 해준 조언이 아이쿠가 최근 내놓은 서비스 ‘비비’의 UX를 단순화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 말했습니다.
김호근 대표와 같이 K스타트업 소개하는 자리에 참석한 안지윤 센텐스랩 대표는 “공략하려는 이용자와 제휴하고 싶은 기업이 주로 북미에 있는데 멘토가 주로 북미 쪽에서 왔고 이들에게 북미쪽 경향을 알 수 있었다”라고 말했습니다. 센텐스랩은 2013년 5월 미국에서 회사를 설립했는데요. 그 과정에서도 도움을 받았다고 합니다.
IT 기업 창업을 지원하고 육성하는 데에 사업적으로 냉철한 판단 대신 사회적 책임을 다한다는 생각이 끼는 게 생태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지 지켜보겠습니다.
K스타트업은 2기는 7월19일까지 신청을 받고 10개 기업을 선정해 8월5일부터 11월1일, 3개월간 진행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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