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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영상 코덱 시장에 때아닌 시스코 태풍

OSS 게시글 작성 시각 2013-11-04 14:08:26 게시글 조회수 3422

2013년 11월 03일 (일)

ⓒ 지디넷코리아, 임민철 기자 imc@zdnet.co.kr


시스코, H.264 코덱 오픈소스 버전 무료 공개...구글 압박


시스코시스템즈가 브라우저용 화상회의 구현에 필요한 유료 영상압축기술인 H.264 코덱을 오픈소스 버전으로 만들어 공짜로 풀었다. 모질라가 파이어폭스 브라우저 차기 버전에 오픈소스판 H.264 코덱을 우선 지원한다고 거들고 나섰다.

오는 7일(현지시각) 캐나다 밴쿠버 국제인터넷표준화기구(IETF) 88차 회의서 웹기반 실시간통신(웹RTC)용 표준 코덱을 결정할 시점을 앞둔 시점에서 들린 시스코발 뉴스가 일으킬 파장에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모질라는 그동안 상업적 라이선스 기술 사용을 지양하고 구글 VP8같은 오픈소스 기술을 표준화하고 확산시키는 데 주력해왔고, 이번에 구글과 기술 경쟁을 벌이려는 시스코를 향해 지원 사격을 하고 나섰다.

HTML5 브라우저용 표준 코덱을 둘러싼 주도권 싸움에서 그동안 시스코는 관망모드였다. 표준 코덱의 역할이 주로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에서 의미를 갖는 시절이었던 만큼, 시스코가 앞장설 일은 많지 않았던게 사실이다.

그러나 표준 코덱의 역할이 협업 및 통합커뮤니케이션(UC) 시장으로까지 확산되면서 시스코의 움직임도 달라졌다. 화상회의 솔루션 등을 앞세워 UC 시장 재패를 노리는 시스코 입장에서도 코덱은 전략적 요충지가 됐다.

그러면서 시스코와 구글 사이에 묘한 긴장관계가 형성됐다. 시스코가 이번에 오픈소스판 H.264 코덱을 공개한 것도 구글을 향한 맞불작전 성격이다.

구글은 기존 VP8과 이를 업그레이드한 VP9 코덱을 웹RTC 기반 기술로 삼으려고 노력해왔다. 지난 8월에는 영상채팅에서 발전한 화상회의 서비스 '행아웃'에 720p 화질 서비스를 지원하면서 H.264에서 VP8 기반으로 코덱을 업그레이드했다. 시스코 주요 사업 분야인 협업 및 UC 시장에 진출하려는 구글의 노림수가 읽힌다.

시스코가 H.264 오픈소스 버전을 공개하면서 VP8 코덱을 띄우려 했던 구글은 불편한 상황에 직면했다. 특히 VP8 코덱 편에 있던 모질라가 시스코를 지원하고 나선 것은, 화상회의 분야에서 만큼은 구글판 코덱에게 악재가 될 전망이다.

성일용 시스코코리아 최고기술책임자(CTO) 부사장은 "구글이 오픈소스로 VP8 코덱을 내놓았지만 기존의 많은 하드웨어(HW) 코덱은 H.264를 사용해 호환성에 치명적 문제가 있다"며 "시스코(본사)가 MPEG LA에 로열티를 주고 모듈형 H.264 코덱을 만들고 그 소스코드를 BSD 라이선스로 공개한다"는 점을 부각했다.

또 "다음주 IETF 표준 투표에서 (H.264와 VP8 가운데) 어느 기술이 결정되든 이번 발표는 비디오 소프트웨어(SW)를 만들어 기존 HW와 연동하려는 개발자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조만간 (다음) 마이피플이나 (네이버) 라인 혹은 카카오(톡)에서 H.264 코덱 탑재 버전이 출시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시스코, 구글 오픈소스 VP8에 오픈소스 H.264로 맞불 

시스코는 코덱 오픈소스화 계획을 발표한 직후 H.264 프로젝트 운영과 파일 배포 등을 위한 웹사이트 '오픈H264'를 열었다. SW개발자들은 여기서 향후 공개될 코덱 바이너리모듈을 내려받아 웹RTC 기능을 탑재할 브라우저나 프로그램에 무상으로 포함시킬 수 있다. H.264 모듈과 소스코드 배포 시점은 아직 언급되지 않았다. 절차상 최소 몇 달이 걸릴 전망이다.

시스코가 공개한 H.264 바이너리모듈은 개발자들에게 로열티를 받지 않는다. 시스코가  모듈 사용자들을 대신해 특허관리 컨소시엄인 MPEG LA에 로열티를 지불한다. 그러나 사용을 위한 라이선스 제약은 있다. 시스코는 H.264 바이너리모듈이 쓰이는 용도를 '웹RTC 구현'으로 제한했다.

이를 보도한 미국 지디넷은 "시스코와 모질라는 H.264 코덱을 배포하는 의미를 온라인에서 실시간 영상이 플러그인 없이 브라우저로 전달되도록 협력하는 것이라 밝혔다"며 "주된 용도는 소비자와 엔터테인먼트 업계의 서비스 용도로 보이지만 시스코의 속내는 화상회의 솔루션과 사업전략에 초점을 맞췄을 것"이라고 전했다.

로완 트롤로프 시스코 협업기술그룹 수석부사장 겸 총괄매니저는 블로그에 "산업계가 범용 영상코덱을 선택하는 사안에 대해 이견을 보여 온 까닭은 H.264 사용시 MPEG LA에 로열티를 냈기 때문"이라며 "HTML5의 웹RTC가 이 사안을 해결하기 위한 장애물이 표준 코덱인데 다음주 IETF가 이를 결정한다"고 설명했다.

IETF 'RTC웹' 분과는 오는 7일(현지시각) 88차 총회에서 H.264와 VP8를 웹RTC용 표준으로 채택할지 결정한다. 시스코, 에릭슨, 파나소닉 소속 전문가 3명이 분과 공동좌장을 맡았다. 분과 고문과 디렉터는 모두 에릭슨 소속이다. 업계에선 양자택일이 아니라 2가지 기술을 상황에 맞게 쓰도록 하자는 논의도 있다. 

■모질라, 파이어폭스에 오픈소스 H.264 적극 지지 선언 

시스코의 H.264 오픈소스 선언이 없었더라도 모질라가 계속 구글의 VP8 또는 VP9만 지지했을 가능성은 낮다. 몇년간 웹기반 동영상 코덱 지원여부를 놓고 브라우저 업체들이 엇갈린 태도를 보일 때와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 웹 동영상 코덱으로 애플과 MS는 H.264를, 구글과 모질라와 오페라는 VP8을 지원해왔다. 

그러나 모질라는 지난해 3월 파이어폭스 브라우저에서 웹동영상 서비스에서 무료로 쓸 수 있는 H.264 코덱 지원을 선언했다. 사용자 불편이나 여론을 외면하고 오픈소스 기술만 고집하는 것이 능사는 아니라는 판단에서다. 모질라가 이런 결정을 내릴 때는 PC용 파이어폭스는 크롬에, 모바일 파이어폭스는 안드로이드 기본 브라우저에 밀릴 때였다. 

모질라에 따르면 HTML5 스트리밍영상 대부분이 H.264로 압축됐다. SW방식 인터넷전화(softphone)와 화상회의 시스템 대부분이 H.264를 쓸 정도로, H.264는 웹 영상코덱 시장에서 막강한 역형력을 과시했다. 

파이어폭스OS 스마트폰을 포함한 여러 기기마저 HW 기반 H.264 코덱 칩셋을 적용했다. 아이폰과 안드로이드폰도 마찬가지다. 

모질라가 오픈소스판 H.264를 지지하고 나선건 웹RTC용 표준 코덱의 주도권이 H.264로 넘어가는 상황을 가속화시킬 수도 있다. 물론 모질라가 시스코 기술에 올인하려는 건 아니다. 현재 입장은 브라우저 시장에서 파이어폭스가 갖는 역할처럼, 코덱 시장에서 특허 로열티를 물지 않는 기술이 건전하게 경쟁하도록 유도하려는 것에 가깝다.

브렌단 아이히 모질라 최고기술책임자(CTO)는 "모질라는 H.264 오픈소스 코덱이 완결된 솔루션은 아닐 것이라 인식하고 완전히 개방된 차세대 코덱을 개발중"이라며 "목표는 현재 개발되고 있는 (H.264 차기 버전) H.265와 (구글 VP8 차기 버전) VP9 코덱보다 뛰어나며 사용상 제약이 없도록 만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달 오픈소스 음악파일포맷 '오그보비스'의 창시자로 알려진 레드햇 엔지니어 몬티 몽고메리가 모질라로 이직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몽고메리는 4K급 화질을 지원하는 영상코덱 '달라(Daala)'를 개발 중이다. H.265이나 VP9보다 우월하며 상업적 라이선스가 없는 코덱 개발이 목표다. 모질라는 '달라'의 첫 스폰서다. 

■구글, 웹기반 협업 및 UC 시장 노리는 야심가 

구글은 오픈소스 H.264를 웹RTC용 코덱으로 밀어주는 시스코와 모질라의 행보에 특별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구글의 눈에 모질라는 코덱 생태계에서 양다리를 걸쳤고, 시스코는 VP8 코덱의 앞길을 갑자기 막고 나선 복병으로 비춰질 것 같다. 이런 상황에서 구글은 차기버전 VP9 띄우기에 적극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구글은 지난 2010년 2월 '온투(On2)'라는 코덱업체를 인수했다. 두달뒤에는 온투가 제공하던 VP8 코덱을 오픈소스로 풀었다. 성능과 화질이 부족했던 오픈소스 코덱 VP3(오그테오라)을 대신해 H.264 코덱에 도전장을 내민 것이다. 

이후 코덱을 둘러싼 브라우저 업계들의 노선이 나뉘었다. 크롬, 파이어폭스 오페라는 구글이 주도하는 VP8 진영에, MS와 애플은 H.264 진영에 섰다. 

이에 자극 받은 MPEG LA는 H.264 코덱을 웹기반 동영상 스트리밍서비스에 한해 '계속 무료'로 제공한다고 선언했다. 2010년 8월말에 벌어진 일이다. 그전에만 해도 MPEG LA가 내놓은 무료 정책은 2015년까지만 가능한 시한부였다. 

그런만큼 무료화 조치는 구글 코덱이 영향력을 확대하는 것에 제동을 걸기 위한 시도로 해석됐다. 구글이 오픈소스 코덱을 풀지 않았다면 벌어지지 않았을 사건이라는 얘기다.

구글은 이후 2011년 자사 크롬 브라우저에서 H.264 코덱 지원을 공식적으로 중단한다. VP8 기술을 띄우기 위한 특단의 조치였다. 

하지만 지난 3월 불거진 VP8 특허 문제가 구글을 궁지로 몰아넣었다. 3월초 애플인사이더는 VP8 코덱이 H.264 특허를 침해했다는 점을 구글이 인정했고, 라이선스 지불 의사도 밝혔다고 전했다.  이런 상황에서 3월말 VP8 원천 기술을 가진 노키아가 웹RTC용 라이선스를 구글에 제공하지 않을 것이란 지디넷 보도가 나왔다.

구글은 지난 8월말 H.264 대신 VP8 코덱을 적용한 행아웃 화상회의를 내놨다. 구글은 접속자가 많을 때는 VP8 환경이 낫다고 판단했다. 화질은 물론 컴퓨팅 자원 소모량도 적어, 모바일을 지원하기 유리하다는 것이었다. 그전까지 구글은 비됴(Vidyo) 기반 H.264 코덱 기술을 행아웃에 적용해왔다. 구글이 행아웃에 VP8 코덱을 전진배치하면서,  비됴는 웹RTC에 구글 VP9 기술을 지원하는 움직임에 보조를 맞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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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출처 : http://www.zdnet.co.kr/news/news_view.asp?artice_id=20131103012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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