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의 조립식 스마트폰 ‘아라’, 어디까지 왔나
2015년 01월 21일 (수)
ⓒ 블로터닷넷, 최호섭 기자 allove@bloter.net
구글이 싱가포르에서 조립식 스마트폰인 ‘프로젝트 아라’에 대한 개발자 회의를 1월21일 개최했다. 이번 개발자 회의는 지난 1월14일 미국 구글 본사에서 열렸던 내용을 아시아 지역 개발자들에게 다시 전달하는 행사다. 구글은 유튜브를 통해 개발자 회의를 생중계했다.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개발은 순조롭고 플랫폼으로서의 하드웨어에 상당히 가까워졌다.
상용화 수준에 가까워진 상태
프로젝트 아라는 쉽게 보면 조립식 스마트폰이라고 말할 수 있다. 하지만 이게 개념일 때는 쉽지만 실제 제품으로 구현하는 기술 관점에서는 상당히 어려운 문제다. 모듈의 포맷과 각 부품간의 연결 궁합, 그리고 부품들이 하나로 합쳐진 기기의 내구성 등 따져야 할 것들이 많다. 비교적 조립이 쉬운 PC도 슬롯 규격, 드라이버 규격 등 그 과정을 표준화하는 데 수십년이 걸렸다.
아직 아라는 프로젝트 단계다. 2013년 처음 프로젝트 아라가 처음 발표됐을 때는 ‘이게 실제로 만들어질 수 있을까?’라고 생각할 정도로 현실성이 꽤 멀어 보였다. 하지만 개발자 회의에 나온 시연 제품은 당장 시장에 나온다고 해도 문제가 없어 보일 정도다.
구글은 프로젝트 아라에 ‘스파이럴(Spiral)’이라는 말로 개발 진척 과정 단계를 구분한다. 나선형처럼 점점 완성품에 가까워진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초기 공개된 스파이럴0 단계의 제품은 디자인과 조립식이라는 개념 정도였지만 2014년 첫 개발자 회의와 함께 공개된 스파이럴1에서는 모듈이 본체에 직접 연결되는 방식이 고민됐다. 현재 공개된 스파이럴2 데모 기기는 당장 출시해도 되는 수준에 올랐고, 구글의 목표처럼 올 연말 출시에 큰 무리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개발자 회의에서는 스파이럴2의 조건들이 공개됐다. 각 모듈은 주문형 반도체 형태로 개선된다. 엔비디아와 마벨이 프로세서 모듈을 만들기로 하고 그 칩들에 대한 API가 공개되기도 했다. 모듈간 통신을 할 수 있게 돼 여러 모듈에 있는 안테나로 신호를 받아 하나의 모뎀으로 모을 수도 있게 된다. 실제 완제품 형태의 스마트폰처럼 위와 아래에 서로 다른 밴드의 안테나를 붙일 수 있는 것이다.
이전 제품이 무선랜만 쓸 수 있던 환경에서 3G 네트워크에 접속할 수 있는 휴대폰 단계에 올라섰다. 2분기에 공개될 스파이럴3 규격에서는 LTE 통신도 할 수 있다.
11가지 모듈 개발
이번에 나온 스파이럴2 단계의 아라 단말기는 겉으로 보기에는 우리가 처음 봤던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그게 실제로 눈 앞에서 작동한다는 점이 차이라면 차이다. 스파이럴2에 접어들어 자석을 통해 모듈 고정에 자석이 쓰였다. 2분기에는 스파이럴3에서 단자 없이 통신할 수 있는 유도식, 비접촉식 데이터 전송 기술도 고려된다. 기기에 고정도 자석이 활용될 계획이다.
각 모듈은 자체적으로 작동할 수 있는 하나의 통합 기기가 된다. 예를 들어 도시바가 공개한 ‘AP모듈’을 보면 마벨이 만든 CPU와 플래시메모리부터 시스템 메모리, 저장공간을 맡는 eMMC 플래시메모리, 그리고 GPS 안테나까지 모두 포함된다. 이 보드는 그 자체로 스마트폰의 두뇌 역할을 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 모듈은 인터페이스를 통해 본체를 거쳐 다른 부품들과 통신하게 된다.
모뎀도 마찬가지로 별도 모듈로 나온다. 구글이 공개한 스파이럴2의 이미지를 보면 제품 위쪽에 3G모뎀과 안테나를 하나의 모듈에 합쳐놨다. 이걸 갈아끼우면 LTE폰이 되기도 하고, 더 빠른 3밴드 LTE-A 등의 통신도 된다.
카메라, 배터리, 스피커 등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모든 부품도 AP 모듈과 비슷한 방식으로 설계된다. 심지어 USB 충전 단자, 추가 안테나도 모듈로 꽂아야 한다. 각각의 칩은 모든 일을 독립적으로 처리할 수 있도록 원칩 형태가 되는 것이다. 구글은 현재 11가지의 모듈을 개발했다. 뭐든 꽂을 수 있기 때문에 구글이 시나리오와 그에 따른 드라이버, API만 맞춰주면 모듈은 누구라도 얼마든지 개발할 수 있다.
이번에 공개된 것 중 독특한 모듈로는 오염 감지 모듈이 있다. 오염 감지 센서를 달아 공기의 오염도를 읽어내는 것이다. 팬으로 공기를 빨아들여 센서를 지나가도록 하고, 데이터를 모듈 안에서 보관하는 플래시메모리도 있다. 이 오염 감지 모듈은 간단한 콘트롤러만으로 주변 환경을 읽어내는 센서를 만들 수 있다는 가능성을 주는 것이다. 음악 재생을 제어할 수 있는 리모컨도 있다.
구글은 각 모듈을 꽂는 밑판을 ‘엔도(endo)’라고 부른다. 이 엔도의 모양은 아직 처음에 공개된 것에서 달라지지 않았다. 정식으로 나와도 이 자체가 규격이 될 것이다. 현재 슬롯은 앞에 2개, 뒤에 8개 달려 있다. 앞은 디스플레이와 전면 카메라 겸 수화기부다. 뒤는 모두 3가지 모양의 슬롯이 제공된다. 모듈마다 슬롯의 위치는 딱 정해지지 않았다. 어떤 자리에 어떤 모듈을 꽂느냐에 따라 고성능을 내기도 하고, 고해상도 스마트폰이 될 수도 있다. 저장공간을 늘리는 것도 된다. 현재는 아라 스마트폰이 저가폰이 될 것이라는 예상이 많은데 모듈의 가격은 모듈 제조사가 정하기 때문에 저가폰부터 게이밍에 최적화된 고성능 스마트폰이 될 수도 있다.
올 하반기 푸에르트리코에서 시판
구글은 연말에 파일럿 형태로 시험 제품을 판매할 계획이다. 출시 시점에서는 10가지 형태의 모듈이 30가지로 준비될 것이라고 한다. 카메라도 여러가지, 프로세서도 여러가지로 출시된다. 이번 스파이럴2와 함께 공개된 내용에서도 AP의 형태가 나뉜다. 마벨 칩이 들어간 도시바의 보급형 AP 모듈과 함께 엔비디아의 ‘테그라 K1′이 들어간 고성능 AP 모듈을 골라 쓸 수 있도록 정했다.
구글은 배터리 용량을 최대한 늘리겠다고 밝혔다. 고급 배터리 기술도 더할 것이라고 하는데 출시 시점에는 비어 있는 슬롯에 추가 배터리를 꽂거나 스마트폰의 전원이 켜져 있는 상태에서 다 쓴 배터리를 갈아 끼우는 핫스왑까지 될 예정이다.
아라 스마트폰이 올 상반기에 출시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었는데 실제 제품은 2분기에 스파이럴3 규격까지 만들어낸 뒤에 올 하반기에 푸에르트리코에서 먼저 판매된다. 구글은 푸에르트리코가 휴대폰 사용자 중 스마트폰과 피처폰 사용자가 절반인 시장이라는 점과 모바일 인터넷 접속 환경이 좋다는 점, 그리고 영어와 스페인어가 함께 쓰이면서 물류 허브라는 지역적인 면을 고려해 파일럿 테스트 지역으로 꼽혔다고 밝혔다.
정확한 가격대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소문처럼 50달러대에 나오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키노트 중간중간에도 기본 모델과 확장 모델에 대한 구분이 있다. 50달러부터 500달러, 1천달러 제품까지 나올 수 있다. 전적으로 소비자가 어떤 모듈을 꽂아 쓰느냐가 제품의 성능과 가격을 결정하는 게 바로 아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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