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ML5 개발툴, 클라우드 타고 확산될까
2015년 11월 03일 (화)
ⓒ 지디넷코리아, 임민철 기자 (imc@zdnet.co.kr)
아트 랜드로 센차 CEO, 유영훈 센차 한국지사장, 미래웹기술연구소 조만영 이사 인터뷰
클라우드의 확산이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이하 '앱') 개발 시장 확대로 이어질 수 있을까? HTML5 솔루션업체 센차(Sencha)가 이런 기대를 품고 대형 소프트웨어(SW) 사업자와의 협력에 적극 나서 귀추가 주목된다.
센차는 기업에서 여러 기기 플랫폼에 대응하는 앱을 웹 기술로 쉽게 구현하도록 돕는 도구를 파는 회사다. 다국적 금융사, 미국 공급망관리(SCM)업체, 독일 자동차제조사를 비롯한 유럽 지역 고객사를 뒀다. 최근 3년간 HTML5 개발 컨설팅업체 미래웹기술연구소와 손잡고 한국 시장 확보에 주력했다. 올해 5월 국내 개발자 대상 컨퍼런스를 열고 최근 한국지사를 설립해 국내 마케팅과 영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 방한한 아트 랜드로 센차 최고경영자(CEO)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지난 2일 서울 남산 그랜드하얏트 호텔에서 만난 랜드로 CEO는 회사측이 산업군별 솔루션 영역에 집중해 거둔 성과와 현황, 국내 시장 전략과 클라우드 시장 확대에 따른 향후 계획을 제시했다.
우선 최근 동향과 고객 사례 설명이다. 여전히 기업 시장에 집중한다는 점, 기업들에게 적합한 개발 기술 유형은 네이티브 앱보다는 크로스플랫폼이 원활한 웹 기술이라는 점을 대전제로 깔았다.
"업무용으로 윈도, 안드로이드, iOS 등 플랫폼과 PC, 태블릿, 스마트폰 등 여러 이기종 기기를 쓰는 추세인데 웹기술로 어떤 환경에든 돌아가는 앱을 만들기엔 센차 기술이 효율적입니다. 사무실뿐아니라 생산설비 영역에서도 같아요. 최근엔 기업내 데이터 시각화를 위한 앱 개발 수요가 커졌죠. 센차 제품은 빅데이터 시각화 앱에 유용하고, 우리는 이 분야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독일 대형 자동차 제조사, 유럽입자물리연구소(CERN)가 센차의 웹용 그리드와 차트 솔루션을 써요. 글로벌 금융사와 미국 공급망관리(SCM) 업체도요."
아트 랜드로(Art Landro) 센차 CEO
그는 이어 최근 본사 차원에서 대형 SW업체들과 맺은 파트너십의 성격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클라우드 사업을 보유한 마이크로소프트(MS)와 이번에 클라우드에 목소리를 높인 오라클 얘기다.
"MS와는 앞서 비주얼스튜디오용 센차 플러그인을 만드는 형태로 협력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 퍼블릭클라우드 '애저'에서 센차로 클라우드기반 앱을 쉽게 만들 수 있도록 하는 파트너십을 맺었죠. 최근 오라클과 체결한 파트너십도 같은 성격으로 볼 수 있습니다. 오라클 모바일클라우드 서비스에서 돌아가는 앱을 센차의 HTML5 프레임워크로 개발할 수 있게 상호운용성을 제공한다는 내용입니다. 앞단의 웹을 오라클 환경으로 구성된 뒷단 시스템에 간편하게 연결하면서도 기업에 필요한 보안 수준, 인증, 스토리지, 검사 및 분석과 푸시 알림 기능을 함께 제공하는 거죠."
대형 SW사업 파트너들과의 협력은 센차가 개발도구 영역을 넘어선 개발 수명주기 영역으로 기업분야 시장을 확대하려는 포석으로도 풀이할 수 있다. 랜드로 CEO의 설명이 이어진다.
"기업용 앱은 크로스플랫폼과 크로스디바이스를 보장해야 하는만큼, 테스팅이 중요합니다. 새로운 테스팅 제품도 준비하고 있습니다. 기능별 테스트나 단위 테스트를 자동화할 수 있는 형태로요. 지금은 개발도구 성격의 제품만 갖고 있는데 향후 테스팅을 지원하는 솔루션도 함께 내놓을 계획입니다. 또 이클립스, 젯브레인스, MS비주얼스튜디오 등 현재 개발자들이 쓰는 IDE용 플러그인을 모두 제공할 겁니다. 젯브레인은 이미 내놨고, 나머지 플러그인은 연말에 출시 예정이죠. 더 많은 개발자들이 HTML5 앱을 편리하게 개발할 수 있을 거라 봅니다."
랜드로 CEO와 함께 배석한 유영훈 센차 한국지사장이 국내 현황과 시장 전망, 향후 계획에 대해 부연 설명했다.
"본사처럼 한국에서도 업종별 특화 사례 발굴을 추구하고 있습니다. 올해까진 SCM과 뱅킹 분야 위주였는데, 내년에는 전사적자원관리(ERP) 영역이나 과학기술 분야로 공략 대상을 확대할 계획입니다. 아마존웹서비스(AWS)같은 클라우드 서비스를 원하는 기업의 포털 사이트 대상으로도 진행 중인 건이 있는데, 내년 중에 진행이 가시화할 것으로 기대합니다. 앱 개발 시장 자체에 대한 접근은 본사와 한국이 비슷한데요. LG CNS나 삼성SDS같은 SI파트너와의 기존 파트너 관계를 유지하면서, 솔루션 개발 파트너와도 협력해 센차 기술이 많이 적용되도록 노력할 겁니다."
다만 국내 시장에서 센차를 활용한 기술지원이나 업계 전체에서 활용 가능한 전문가 풀의 규모가 적다는 점은 아직 한계로 지적된다. 유 지사장은 이를 보완하는 방향에 대해서도 대략적으로 언급했다.
"본사에 서비스사업부 조직이 있지만 국내에서 직접 대응하는 덴 한계가 있죠. 센차 기술을 다룰 수 있는 전문가들이 한국에 적다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미래웹기술연구소와 함께 관련 경험을 갖춘 분들을 커뮤니티로 엮어서, 국내에서 발생하는 프로젝트에 주도적으로 대응하고 싶습니다. 국외 서드파티 파트너 역량을 국내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연계해 부족한 전문가 수요를 메울 수도 있고요. 인도의 아웃소싱 지원 파트너 '셀레스틱'같은 곳이 있어요. 일본에선 이미 업무를 시작했죠. 이들과의 협력은 내년에 상황을 봐서 할 거고 일단 국내선 SI파트너를 통한 비즈니스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국내에선 센차 개발자 컨퍼런스가 올상반기 처음 열렸기에 국내 커뮤니티 형성이 원활이 이뤄질지는 당분간 지켜봐야 할 지점이다.
당장 본사에서 라이선스 고객이 아닌 일반 사용자 규모를 엄밀하게 집계하진 않고 있어, 한국의 프론트엔드 개발자들이 센차 기술에 얼마나 관심을 갖고 있는지는 확실치 않다. 회사측은 다만 글로벌 고객 수가 1만곳이며 한국에서도 현재 기준으로 전년대비 고객 수가 2배로 늘었다며 시장에서 빠른 성장세를 보인다고 강조했다.
사실 국내에서 HTML5 기반 웹기술 하면 크로스플랫폼과 크로스브라우징 말고도 정부나 공공기관, 지방자치단체의 온라인 서비스용 웹사이트 전환 이슈를 연상하기가 더 쉽다.
낡은 웹 기술에 의존하고 있는 공공 웹사이트를 표준화하면서 다양한 브라우저를 쓰는 시민들의 불만을 예방하기 위한 수단으로 센차의 프레임워크 기술을 활용할 수 있지 않을까.
이런 지적에 대해선 긍정했지만, 센차 측에선 공공 시장 접근에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인다. 유 지사장의 답변이다.
"방산업이나 지방정부 쪽 공공사업을 보면 움직임이 많이 있습니다. 굉장히 큰 시장이고요. 하지만 중앙정부차원에서 뭔가 주도하는 부분은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어요. 실무자 차원에선 글로벌스탠더드를 따라야 하는데, 공공시장에선 국산솔루션 써야 한다는 시각이 걸리기도 하고… 당장은 접근이 어렵죠. 공공 쪽으로 간다면 지방정부나 특화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는 영역을 먼저 공략하고, 공통분모가 어느정도 도출된 다음에 중앙정부나 (규제가 얽힌) 금융관련 산업으로 확산시킬 수 있을 겁니다. "
센차의 한국 리셀러 파트너인 미래웹기술연구소의 조만영 기술총괄이사도 첨언했다.
"공공쪽은 웹표준으로 넘어가야할 또하나의 거대한 산업분야죠. 사실 환경관리공단같은 곳은 이미 센차를 도입한 고객사인데요. 솔루션 공급 당시 시대적 배경이나 시장의 수요가 이미 도래한 상황이라는 점이 고려됐어요. 사실 이 분야는 이제 시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유 지사장 말씀대로 워낙 복잡한 상황 있으니까요. 거대 조직에서 (정책적으로) 추진하는 방식보다는, 말단 조직들부터 움직이지 않을까. 그런 차원에서는 센차가 많은 기여를 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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