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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소스가 직면한 새로운 골칫거리들

OSS 게시글 작성 시각 2015-04-10 14:48:13 게시글 조회수 3093

2015년 04월 10일 (금)

ⓒ ITWorld, Matt Asay | InfoWorld



신념의 전쟁은 잦아들었지만 그 대신 지배권, 코드 ‘소작농’, ‘유사 오픈소스(fauxpen source)’, 그리고 초보자 배척 등의 새로운 갈등이 불거지고 있다.

오픈소스 초창기에는 일종의 신념 논쟁이 만연했고 사람들은 그로 인해 오픈소스 운동 자체가 와해될지도 모른다고 걱정했다. 자유 소프트웨어 근본주의자들과 오픈소스 실용주의자들은 온갖 사소한 것들에 대한 아파치 라이선스의 수를 두고 논쟁을 벌였다. 그러나 상업적 이익이 개입하자 오픈소스가 직면한 과제는 지배권 문제로 방향을 선회했다.

이런 짜증스러운 다툼은 대부분 잦아들었고 비교적 평화로운 시대가 왔지만, 이 표면적인 평온함이 과거의 논쟁보다 오픈소스 운동에 더 위험할 수도 있다.

사실 이 피상적인 고요함 아래에는 팽팽한 긴장감이 들끓고 있다. 과거의 오픈소스 논쟁에서 계속 이어진 유산도 있지만 일부는 과거 GPL 대 아파치 싸움보다 오픈소스에 훨씬 더 위협이 되는 새로운 갈등을 촉발하고 있다.

순수성에서 수익성으로
양쪽의 구분은 명확했다. 리처드 스톨먼이 주도한 자유 소프트웨어의 순수함이 있고, 에릭 S. 레이몬드는 오픈소스 운동의 시발점이었다.

양쪽 모두 완강하게 각자의 입장을 지키면서 서로 다른 라이선스 깃발 아래에 모였다. 자유 소프트웨어 순수주의자들은 GPL로, 오픈소스 진영은 BSD/아파치였다.

양 진영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자연스럽게 경제적인 이해가 꿈틀대기 시작했고 수익을 향한 동기가 오픈소스에 스며들었다. 벤처 캐피털은 지원-서비스라는 비즈니스 모델을 뒷받침하기에 충분한 다운로드 수를 확보한 프로젝트들을 물색했다. 오픈소스에 대한 업계의 관심을 통해 수익을 얻고자 알프레스코(Alfresco), 제이보스(JBoss), 젠소스(XenSource), 짐브라(Zimbra)와 같은 기업들이 생겨났고 개발자들의 옆자리에는 정장 차림 직원들이 점점 더 늘어났다.

신생 기업들이 IPO를 향해 치닫는 중에 451 리서치의 분석가 맷 애슬릿이 경고한 대로 지원-서비스 모델의 동력이 바닥났다. 그리고는 “오픈소스+독점 애드온” 시대가 열렸다. 기업들은 오픈소스 프로젝트의 “엔터프라이즈 버전”을 만들고 일부 기능을 막은 채 유료 가입자들에게만 제공했다. 살 떨리는 오픈 코어(Open Core) 모델이 탄생했고, 업계는 유인 판매 상술과 오픈소스의 독점화를 두고 분열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밀크토스트 오픈소스의 시대
거창한 주제를 내건 큰 무대에 올라 동료 오픈소스 지지자에게 상처를 입혔던 행위는 이제 마치 꾸며낸 옛날 이야기처럼 들린다. 대놓고 벌이는 싸움은 잦아들어 지금은 거의 프로젝트 단위로만 발생한다. 개발자들이 아파치 스타일의 자유방임적 방식에 따르게 되면서 GPL의 입지는 계속 좁아졌다. 오픈소스에는 상업적 이해가 만연하다. 이것이 지금의 오픈소스 모습이고, 아마도 현재 오픈소스가 직면한 근본적인 문제일 것이다.

자유 소프트웨어 지지자인 글린 무디가 주장하듯, 오픈소스에서 어느 정도의 긴장감은 긍정적이다. 긴장이 없다는 것은 “사람들이 더 이상 어느 것에도 신경 쓰지 않는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오늘날 오픈소스의 겉모습은 행복한(단조로운) 가족으로 보이지만 이는 착시일 뿐, 자유에 대한 열정적인 논쟁에서 벗어나 더 계산적인 지배권의 충돌을 향해 가고 있다.

기업 개발자들의 부상
오픈소스에서 지배권이 핵심 문제가 된 것은 과거 오픈 코어를 둘러싼 논쟁부터다. 자유 진영과 오픈소스 진영은 개발 커뮤니티를 이끌기 위한 최적의 라이선스 방식에 대해 생각을 달리했을지 몰라도, 기업적 이해가 프로젝트 커뮤니티를 지배하는 것을 지양해야 한다는 입장만큼은 동일했다. 오픈소스 코드에 기업이 미치는 영향을 둘러싼 불신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는데, 이후 밝혀졌듯이 기업의 영향과 지배는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을 모두 갖고 있다.

예를 들어 최근 발행된 ‘Who Writes Linux’ 보고서를 보자.


리눅스 커널 개발의 12.4%는 독립 개발자들에 의해 이루어지지만 대부분의 커널은 인텔, 레드햇 등의 기업에서 돈을 받는 개발자들이 작성한다. 필자는 이들이 보수를 받든 받지 않든 상관없이 기여를 할 사람들이라고 확신하지만, 현실적으로 그저 재미 삼아 소프트웨어를 만들 만큼의 여력이 있는 사람은 거의 없다.

이 원칙은 규모에 관계없이 거의 모든 오픈소스 프로젝트에 적용된다. 오픈스택은 어떻까? HP, 레드햇, 미란티스가 모든 코드 기여의 50%를 차지한다. 카산드라(페이스북, 데이터스택스 등), 하둡(클라우데라, 호톤웍스, 맵R)을 비롯한 아파치 소프트웨어 재단 프로젝트도 모두 기업의 후원에 크게 의존한다.

오픈소스 소프트웨어를 사용하는 데는 돈이 들지 않지만 만드는 데는 돈이 든다.

그러나 더욱 고질적인 문제점을 이유로 기업의 영향을 반대하는 사람들도 여전히 있다. 퍼펫 랩스(Puppet Labs) 창업자이자 CEO인 루크 캐니스는 “성공적인 오픈소스 프로젝트는 모두 기업의 후원을 받는 프로젝트인데, 그 대부분이 실패하게 되는 최악의 상황을 곧 보게 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캐니스의 지적은 예리하다. 프로젝트는 성공할 수 있지만 프로젝트가 성공한다고 해서 그 프로젝트의 주요 기여자들에게 풍족한 이익이 돌아간다는 법은 없다. 어떤 기업이 프로젝트의 저작권과 기타 지적 재산권을 소유한다면 그 결과는 실패다. .org가 아니라 .biz가 되는 것이다.

이는 재단이 중요한 요소가 된 중요한 이유 중 하나다. 그러나 재단 역시 문제가 없지는 않다.

재단 뒤에 숨은 기업의 이해관계
지난 몇 년 동안 재단들은 기업 오픈소스의 간판 신세로 전락했다. 진정한 커뮤니티 기반 재단으로 코드를 기여한 사례도 있지만(예를 들어 오픈스택), 재단을 “유사 오픈소스”를 위한 허울로 사용하는 기업들이 많다.

최근의 한 예로 오픈 데이터 플랫폼(Open Data Platform)이 있다. 오픈 데이터 플랫폼은 클라우데라, 맵R과 경쟁하는 하둡 배포판에 자금을 대고자 하는 대기업들의 집단이다. 가트너의 애널리스트 머브 아드라인과 닉 휴데커는 ODP에 대해 “업체에 의한, 업체를 위한 집단”이라고 지적하며, “개방형 데이터 플랫폼을 단일 업체의 패키징에 의존하는 형태에서는 ‘오픈’이라는 개념이 퇴색할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ODP만이 아니다. 상당수 재단이 주머니가 두둑한 기업들을 모아 “커뮤니티” 흉내를 내면서 사실상 단일 업체의 이익을 위해 움직이고 있다.

오픈소스의 처음 10년 동안 오픈 코어가 그랬듯이 지금의 기업 재단은 오픈소스 세계의 자유 정신을 훼손하고 있다. 이러한 재단들은 불균형적인 지배 구조를 형성한다. 저작권이 하나의 회사로 들어가든 하나의 회사가 주도하는 재단으로 들어가든 별 차이는 없다. 그 결과는 똑같다. 자발적인 기여자들은 아무 힘 없는 디지털 소작농으로 전락한다.

그리고 재단의 문제는 이것만이 아니다.

코드에 대한 지배권
재단을 택하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프로젝트 거버넌스를 공개적으로 하고 예측 가능하게 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많은 프로젝트가 거버넌스 또는 라이선스를 아예 무시한다. 일명 깃허브 세대는 코드 리포지토리에 라이선스 내역을 알 수 없는 소프트웨어들을 가득 채워놓았다. 깃허브는 이처럼 라이선스 없이 개발하는 추세를 막으려 노력하고 있지만 별 효과는 거두지 못했다.

라이선스가 존재하는 경우라도 깃허브 “커뮤니티”는 공식적인 재단과는 대조된다. 재단의 경우 거버넌스가 핵심이지만 깃허브에는 거버넌스라는 것 자체가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

이것이 나쁜가? 레드햇의 수석 아키텍트인 스티브 와트는 “프로젝트 입안자는 그러한 특권을 누릴 자격이 있지만 이 모델로 인해 잠재적인 기여자들은 거버넌스에 대해 근심하게 된다”고 말했다.

달리 말하자면 우리는 기업들이 코드 사용을 지배하기 위해 선택한 방편인 프로젝트의 라이선스에 대해서는 더 이상 별로 걱정하지 않는다. 프로젝트 지배의 쟁점은 코드 자체에서 코드를 둘러싼 거버넌스로 바뀌었다.

그러나 오픈소스를 지뢰밭으로 만드는 것은 그뿐만이 아니다.

커뮤니티의 실상
현재 오픈소스가 직면한 마지막 문제이자 가장 고질적인 문제점, 과거부터 이어지고 있지만 지난 몇 년 사이 더욱 뚜렷해진 문제는 바로 오픈소스 환영 위원회가 그다지 우호적이지 않다는 점이다.

항상 그렇지만 몇몇 프로젝트의 리더 중에는 마주치기 무서운 사람들이 있다. 리누스 토발즈에게서 “완전 쓰레기”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오픈소스 활동을 위해서는 비난이나 모욕에 대한 무신경함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알 것이다.

더구나 이 문제는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프로젝터 리더들이 전보다 더 무례하고 냉담해져서가 아니라, 어떤 프로젝트든 예전보다 초보자들이 훨씬 더 많아졌기 때문이다. 해커뉴스의 한 댓글을 보자. “소규모 프로젝트는 기본적으로 무슨 일 하나를 마치려면 수없이 많은 도움이 필요한, 쓸모 없는 사람들로 가득하다. 초보자들에게는 좋은 경험이 되겠지만 내게는 그렇지 않다.”

경험이 부족한 많은 수의 자발적 기여자들을 관리하다 보면 친절한 리더라 해도 인내심에 한계를 느끼곤 한다. 게다가 모든 리더가 친절한 리더도 아니다. 오픈 LDAP의 하워드 추가 쓴 글을 보자.

“이 리스트에 글을 게시했는데 그 글이 주제를 벗어나거나 충분한 조사를 거치지 않은 글일 경우 글을 쓴 사람은 핀잔, 조롱, 비방을 각오해야 한다. ‘멍청한 질문이란 없다’는 말은 사실이 아니다. 멍청한 질문은 분명히 있다. 공지를 읽지 않거나 리스트 선언문을 무시하거나 모든 신규 가입자에게 발송되는 환영 메시지의 내용을 무시하는 경우, 그 사람은 공개적으로 조롱의 대상이 되며 환영도 받지 못할 것이다.”

작년 전체 리눅스 커널 기여자 중 절반은 신규 기여자들이었다. 이 추세는 업계 전반적으로 마찬가지다. 추의 경우와 같은 “초보자는 환영하지 않음!”을 공표하는 표지판은 참여하고 싶지만 그 방법을 모르는 이런 사람들의 행렬을 받아들이기에 결코 좋은 방법은 아니다.

궁극적으로 오픈소스의 핵심은 코드가 아니라 커뮤니티다. 버트 허버트가 말했듯이 “커뮤니티는 프로젝트의 미래에 대한 최고의 예측 변수”이다. 그 커뮤니티는 고약한 프로젝트 리더, 우호적인 재단인 척하는 기업 권력자들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바로 이 문제가 지난 10년 동안 그래왔듯 현재 오픈소스가 직면한 가장 큰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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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출처 : http://www.itworld.co.kr/news/92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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