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온라인 대학서 모바일로 공부하세요”
2015년 02월 27일 (금)
ⓒ 블로터닷넷, 이지현 기자 jihyun@bloter.net
코세라, 에덱스, 유다시티. 온라인 공개 강좌(Massive Open Online Course, MOOC)에 관심있는 사람이라면 한번쯤은 들어본 서비스일 테다. 그렇다면 ‘퓨처런’은 어떤가? MOOC가 떠오르자, 미국 외에 다른 나라에서도 MOOC 후발주자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영국표 MOOC ‘퓨처런’이 대표적이다. 현재 퓨처런 등록자수는 100만명. 퓨처런은 특색 있는 강의와 모바일 중심 UI로 사용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어느 산업에서나 후발주자로 시장경쟁에 참여한 기업은 특별한 무기가 있어야 한다. 퓨처런을 이를 위해 3가지 카드를 내밀었다. ‘모바일’과 ‘소셜’, ‘콘텐츠’다. 당연한 소리처럼 들릴 수 있다. 하지만 이 3가지를 잡기 위한 퓨처런의 노력은 남다르다.
웹 개방성 신경 쓴 모바일 UI
일단 모바일부터 보자. 코세라, 유다시티 등 기존에 있는 MOOC는 PC 웹사이트에서 첫 서비스를 제공했다. 일단 PC 웹사이트를 만들고 그 이후 모바일 앱 개발에 집중했다. 퓨처런은 조금 다르게 접근했다. 애초부터 모바일 UI를 우선 고려하고 그 다음 PC 웹을 함께 고려했다. 특이한 건, 퓨처런은 아직 모바일 앱을 만들지 않았다. 향후 모바일 앱을 개발할 예정이지만 지금 먼저 신경 쓰는 건 모바일 ‘웹’이다.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서다. 사이먼 넬슨 퓨처런 대표 말을 들어보자.
“퓨처런 직원은 약 50명입니다. 그 중 약 30명이 디자이너, 개발자같은 기술 인력입니다. 이분들은 모바일 환경에서 가장 어울리는 UX나 기술을 고민하고 있고요. 색깔, 크기, 배치 등 세부적인 디자인을 신경 쓰고 있습니다.”
▲퓨처런 모바일 웹페이지
영국은 ‘인터넷의 아버지’이자 ‘월드와이드웹(WWW)’를 만든 팀 버너스 리가 태어난 나라다. 따라서 다른 나라보다 인터넷이 가진 개방성의 의미를 더 잘 알고 있는 곳이다. 실제로 오픈 데이터, 오픈소스 운동 등은 영국에서 활발히 퍼지고 있다. 혹시 이러한 문화가 퓨처런에 영향을 주었을까?
“네, 영향을 많이 받았어요. 퓨처런은 웹 접근성에 관심이 아주 많습니다. 사실 초창기에 만들었던 웹사이트는 지금과 같은 모습이 아니었어요. 경쟁력을 갖기 위해 웹에 어울리는 웹사이트를 만들려고 했고요. 웹에서 검색이 잘되도록 설계했습니다. 또 몇몇 콘텐츠는 가입을 안 해도 볼 수 있게 열어놨어요.”
소셜 러닝은 MOOC의 가장 중요한 기능
소셜 기능은 어떨까. 사이먼 넬슨 대표는 ‘소셜 러닝’이란 단어를 썼다. 그는 “앞으로 MOOC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가 ‘소셜 러닝’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소셜 기능은 기존 MOOC도 시도하고 있다. 과제에 참여자들이 피드백을 주거나, 여러 명이 채점을 같이 하는 식이다. 퓨처런은 여기서 조금 더 나아갔다. 수업의 각 챕터마다 토론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었다. 이곳에서 참여자들은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고 소통할 수 있다. UI는 페이스북과 유사하다. 페이스북처럼 글을 올리는 기능, 답변 기능, ‘좋아요’ 버튼이 있다. 각 사용자의 이름을 클릭하면 팔로우 숫자나 소개, 그동안 들은 강의와 올린 글을 볼 수 있다.
사이먼 넬슨은 “비디오만 보는 일방적인 수업보단 참여자들 서로 배울 수 있게 만들고 싶었다”라며 “수업 하나에 수 천개가 넘는 토론글이 올라올 만큼 소셜 기능이 활성화됐다”라고 설명했다.
▲각 수업 챕터마다 토론 수업이 있다(사진 : 퓨처런 홈페이지)
콘텐츠는 어떨까. 많은 MOOC 업체는 하버드, MIT 등 권위 있는 대학들의 수업을 가져온다. 퓨처런도 대학과 제휴를 맺고 수업을 제공하고 있다. 연세대나 한양대 같은 한국 대학 수업도 볼 수 있다.
퓨처런은 여기서 다른 시도를 했다. 영국국립영화학교, 영국국립도서관, 영국국립박물관, 영국문화원과 협약을 맺어, 문화 수업을 강조했다. 좀 더 재미있는 콘텐츠를 넣기 위해서다. 사이먼 넬슨 대표는 “문화 영역 있는 많은 콘텐츠가 디지털 작업을 거치고 있다”라며 “교육과 결합되면 좋은 효과를 낼 것 같아서 함께 협력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MOOC와 기존 대학, 대체관계 아니다”
MOOC에 대해 마냥 긍정적인 평가만 이어지는 건 아니다. MOOC가 머잖아 실패할 것이라는 예측도 존재한다. 가장 큰 이유는 낮은 수료율과 수익구조다. 인터넷 수업을 스스로 끝까지 듣는 건 쉽지 않다. 그래서 MOOC 수업의 수료율(끝까지 수업을 듣는 비율)은 낮은 편이다. 또한 퓨처런을 비롯한 많은 MOOC가 무료로 강의를 제공한다. 이 때문에 MOOC가 미래에도 지속할 수 있을지 우려도 있다. 사이먼 넬슨 대표는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까.
“기존 대학과 MOOC는 서로 대체하지 않을 것입니다. 기존 교육과 MOOC 교육의 중간지점에서 미래의 교육이 이뤄질 것입니다. 저는 모든 학생이 MOOC를 들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모든 학생이 온라인으로 수업을 들을 거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많은 콘텐츠가 디지털로 변화하고 있고요. 교육 콘텐츠도 자연스레 인터넷과 결합하고 있는 것 뿐입니다. 방송, 음악 산업도 마찬가지였죠. 현재 MOOC에서 중요한 것은 ‘수료율’보다 ‘참여율’이라고 생각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직업을 가지고 있고, 시간을 쪼개가면서 MOOC를 듣고 있죠. 그런 부분에서 가능성을 보고 있습니다.”
퓨처런은 오픈대학교(방송통신대로 비슷하게, 온라인으로 수업을 듣고 학위를 받을 수 있는 학교) 산하에 있는 기업이다. 오픈대학교는 수익을 만들 수 있고, 퓨처런은 오픈대학교와 함께 협력해 재정문제를 고민할 수 있다. 퓨처런은 이 외에도 수업을 듣고 난 뒤, 수료증을 주거나 오프라인 시험기관과 연계한 자격증도 내놓고 있다. 이러한 서비스는 유료이다.
사이먼 넬슨 대표는 “수료증에 대한 관심은 굉장히 많고 효과를 보고 있다”라며 “현재 우리가 예상했던 숫자보다 5배 많은 사람들이 수료증을 받아가고 취업 활동할 때 가산점을 받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BBC 디지털 콘텐츠 전문가에서 MOOC 전문가로
사이먼 넬슨 대표는 이전에도 콘텐츠 전문가로 활동했다. BBC에서 15년간 근무하고 잠시 컨설팅을 하다가 퓨처런을 만들었다. 과거에 주로 TV나 라디오 콘텐츠로 웹으로 변환하는 작업을 맡았다. 그의 경험이 지금의 퓨처런을 설립할 때 영향을 주기도 했다.
“BBC에는 수많은 콘텐츠가 있고, 많은 전문가가 있어요. 안에 갇혀 있는 콘텐츠를 외부와 어떻게 연결할 때 많이 고민했어요. 전통적인 시각을 가진 사람들을 어떻게 설득해야 할지도 많이 고민했죠. 이 때의 경험은 퓨처런에도 적용할 수 있었죠. 현재 퓨처런에는 BBC에서 함께 일했던 분들도 있습니다. 그들과 함께 새로운 교육 플랫폼을 고민하고 있고요.”
▲사이먼 넬슨 퓨처런 대표. 이번주 한국에서 열리는 ‘글로벌교육포럼 2015′에 참여하기 위해 한국을 방문했다.
최근 MOOC를 보면 구글같은 기업이 직접 수업을 제공 하는 경우가 더러 있다. 현장에서 사용하는 기술이나 지식을 직접 알려주기 위해서다. 이러한 추세에 사이먼 넬슨 대표는 어떻게 생각할까?
“좋은 시도라고 봅니다. 다만 그 기업이 교육의 가치를 명확히 알고 있어야 겠죠. 마케팅 때문에 MOOC에 참여하는 건 안되고요. 교육은 많은 목적을 담고 있습니다. 지적 호기심 때문에, 전문성을 기르기 위해, 취업에 도움을 받기 위해서요. 특히 전 ‘배움의 즐거음’이 교육의 큰 목표라고 생각하거든요. 어떠한 콘텐츠든 교육의 가치를 고민하고 만들었다면 많은 사람이 유용하게 활용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
퓨처런은 설립된 지 2년이 조금 넘었다. 이제 안정기에 접어들면서 퓨처런은 글로벌 서비스로 확대할 준비를 하고 있다. 실제로 퓨처런 참여자 중 약 40%는 영국 사용자이고, 60%는 영국 외 다른 나라 이용자다.
“이러한 문구가 있습니다. ‘사람들은 새로운 기술의 단기적인 효과에 대해선 과대평가하고 기술의 장기적인 효과에 대해선 평가절하한다(People overestimate short-term impact of new technology, and underestimate long-term impact)’. MOOC의 대한 평가는 계속 바뀌고 있고요. MOOC 성공할지 실패할지 논의하는 단계는 넘은 것 같아요. 인터넷은 교육산업에 큰 영향을 미치는 건 분명하고요. 퓨처런은 인터넷의 장점을 교육 콘텐츠와 어떻게 연결할지 앞장서서 고민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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