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HPE-오라클, 오픈소스 칩 개발 그룹 참여"
2016년 01월 06일 (수)
ⓒ 지디넷코리아, 임민철 기자 (imc@zdnet.co.kr)
상용화시 ARM프로세서 진영과 경쟁 전망
미국의 대형 IT회사들이 오픈소스 프로세서 커뮤니티 아래 뭉쳤다는 소식이 나왔다. 학계에서만 주목받던 칩 설계 기술 상용화에 나설지 주목된다.
EE타임스는 지난달 28일 보도를 통해 구글, 휴렛팩커드엔터프라이즈(HPE), 오라클 등이 '리스크파이브(RISC-V)'라는 오픈소스 프로세서 그룹에 합류했다고 전했다.
[☞참조링크: Google, HP, Oracle Join RISC-V]
리스크파이브는 원래 학계 연구로 시작된 오픈소스 컴퓨터 프로세서 아키텍처, 또는 그 명령어셋(ISA) 규격의 명칭이다. 지난 2010년 미국 UC버클리 컴퓨터과학부 연구자들의 프로젝트에서 출발했다.
리스크파이브 ISA는 학교와 무관한 여러 자원봉사자와 산업계 실무자들의 참여로 발전했다. 유일한 오픈소스 기반 ISA는 아니지만 실험이나 취미 용도가 아닌 실용성 면에서 점수를 얻고 있는 분위기다.
오픈소스 프로세서 ISA 개발 커뮤니티 '리스크파이브(RISC-V)' 로고
누구나 BSD 라이선스 기반으로 제공되는 리스크파이브 ISA 규격을 활용한 칩과 소프트웨어를 설계하고 제작할 수 있다. 구글, HPE, 오라클같은 대형 IT업체들이 합류한 목적도 리스크파이브 ISA 기반 프로세서 기술을 상용화하려는 것이라 짐작하기가 어렵지 않다.
5일과 6일(현지시각) 이틀 동안 열리는 제3회 리스크파이브 워크숍 사전 공지에 따르면 오라클이 행사 후원기업으로 언급됐다. 개최 장소도 오라클컨퍼런스센터다. 세부 일정엔 구글과 HPE 소속 발표자의 세션이 잡혀 있다.
학교에서 출발한 리스크파이브 커뮤니티의 활동은 지난해 8월 '리스크파이브파운데이션' 재단 출범을 통해 외연 확대를 이룬 듯하다. 대형 IT업체를 후원기업으로 영입하면서 그 폭이 한층 커질 전망이다.
구글, HPE, 오라클같은 회사가 리스크파이브 ISA를 어떻게 활용하려는 것일까? 리스크파이브 프로세서로 구동 가능한 운영체제(OS)는 리눅스와 넷BSD뿐이다. 안드로이드나 윈도, 이밖에 주류 임베디드 RTOS는 지원하지 않는다. 추가 OS 지원은 올해 예고된 상태다.
리눅스는 기업용 데이터센터 시장에서 서버, 상용칩 기반 네트워크 장비를 비롯한 주요 인프라 시스템에 탑재되는 OS다. 서버 프로세서 시장은 사실상 인텔의 x86 아키텍처가 독식한 상태고, 상용칩 기반 네트워크 장비에는 브로드컴같은 회사의 ARM 코어 기반 프로세서가 들어간다.
인터넷 검색서비스를 위해 대규모 데이터센터 인프라를 운영하고 있는 구글은 자사 데이터센터에 인텔 x86 기반 서버를 많이 사용하고 있는데, ARM기반 저전력 서버 또는 IBM의 오픈파워 아키텍처 기반 서버 등 여러 대안을 찾고 있다. 프로세서는 중국 서버 업체들의 성장으로 단가가 많이 떨어진 중저가 서버 제품에서 높은 가격 비중을 차지하는 부품이기 때문에, 대안 칩의 발굴은 비용 절감과 직결된다.
HPE는 기업 데이터센터 인프라 구축을 위한 서버, 스토리지, 네트워크 장비를 다양하게 제조해 공급하는데 시장 1위 사업인 서버 쪽에서는 x86 칩뿐 아니라 ARM 프로세서를 탑재한 제품을 내놓으며 제품 다양화를 추구한다. 인텔이 HP에서 채택했던 유닉스 서버 칩 아이태니엄의 후속 개발에 소홀해진 영향으로, 서버 사업의 지속성과 경쟁력 강화를 위해 대안 프로세서에 대한 갈증이 커졌을 수 있다.
오라클 역시 기업 데이터센터 인프라 구축을 위한 장비를 공급하는데, 엑사데이터라는 통합시스템 제품과 그에 기반한 자체 소프트웨어 솔루션 사업의 수직결합형 비즈니스가 특징이다. 자기완결적인 통합시스템과 솔루션을 제공하는 모델에서 한가지 변수라면 인텔에 의존도가 높은 컴퓨팅 시스템의 프로세서 부분인데, 이걸 대체할 카드를 얻게 된다면 비즈니스모델을 더 효율화할 여지가 늘어날 듯하다.
그러나 리스크파이브 프로세서가 인텔 칩이 장악한 서버 시장에 직접 대안으로 급부상할거라 예상하긴 너무 이르다. 몇년 전부터 ARM 프로세서 개발 및 제조사 진영에서 부분적으로 인텔의 텃밭인 데이터센터 인프라 영역을 기웃거리고 있지만 산업 전체 판도를 뒤집을만한 거대 흐름이 포착되진 않은 상태다.
오히려 리스크파이브 프로세서의 가능성을 부분적으로 ARM 계열 칩의 역할 대체에서 찾는 시각도 있다. 물론 ARM 프로세서의 다층적이고 촘촘한 산업 생태계를 따라잡으려면 상당한 시행착오와 장기적인 노력이 수반돼야 한다는 전제에서다.
지난달말 헥서스라는 IT뉴스 사이트는 EE타임스의 보도를 인용해 같은 소식을 전하면서 새로운 그룹 후원사를 통한 오픈소스 리스크파이브 프로세서 개발 움직임은 ARM과 이매지네이션테크놀로지스의 Mips 관련 시장 투자자들의 주의를 환기시키는 뉴스라고 평했다.
다만 함께 인용된 미국 캘리포니아 라인리그룹의 수석애널리스트 라인리 그웬냅은 "오픈소스는 소프트웨어 커뮤니티에서 역할을 잘 해내긴 하는데 CPU 영역에서 이런 활동이 필요한 영역도 있겠지만 (실제 결과물을 얻기까지) 참여자들이 넘어서야 할 실무적 문제들이 매우 많다"며 "나는 이것(리스크파이브 프로세서)이 ARM과 곧 경쟁할 거라 보진 않는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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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출처 : http://www.zdnet.co.kr/news/news_view.asp?artice_id=20160105114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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