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 자동차와 대화하는 시대 연다
2012년 07월 13일 (금)
ⓒ 블로터닷넷, 최호섭 기자 allove@bloter.net
자동차들이 점점 더 똑똑해지고 있다. 자동차가 더 이상 엔진과 미션 중심의 기계들이 맞물려 움직이는 장치를 넘어 종합적인 IT 공간으로 거듭나려는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그 중에서도 BMW는 상당히 재미있게 접근할 수 있는 브랜드다.
BMW는 자동차와 IT 기술 결합에 가장 적극적인 브랜드 중 하나다. 요즘 자동차 시장의 새 기술로 떠오르는 헤드업 디스플레이(HUD)는 2004년 이미 BMW에서 선보였던 기술이다. 2007년부터는 구글과 제휴해 지도 및 텔레매틱스 관련 서비스를 해 왔다. 이런 자동차와 IT를 적극적으로 결합하는 BMW의 통합 브랜드가 ‘커넥티드 드라이브’다.
이 커넥티드 드라이브가 내년부터 공급될 새 BMW에는 좀 더 똑똑해진다. 1.3GHz로 작동하는 듀얼코어 프로세서와 3D 그래픽 프로세서로 더 화려하면서도 빠르게 다양한 정보를 보여주겠다는 심산이다.
최근 BMW는 이 커넥티드 드라이브에 음성 인식을 결합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운전 중에도 따로 손을 쓰지 않고 원하는 음악을 재생하고 내비게이션에 목적지를 요청한다. 도착지의 현재 날씨를 묻거나 심지어 스마트폰으로 받은 e메일에 답장을 쓸 수 있다. 손가락 하나 까딱 않고 말이다.
핵심은 역시 음성 인식 기술의 정확도와 이를 이용해 차량에서 뭘 할 수 있느냐다. BMW의 음성 인식 기술은 뉘앙스가 맡는다. 바로 아이폰의 ‘시리’(Siri)를 만든 그 회사다. 운전 중 명령을 내리면 차량은 음성 정보를 뉘앙스의 클라우드 서버로 보내고, 이를 분석해 어떤 의미로 이야기했는지 분석한 뒤 운전자가 원하는 대답과 함께 관련 정보, 차량 제어 명령어 등이 함께 전송된다. 명령에 대해 자연스러운 답변과 그에 따르는 실제 액션이 붙는 것이다. 아이폰의 시리에게 “오늘 날씨 어때?”라고 물으면 “대체로 맑아요”라고 답하면서 일기예보 앱을 띄워주는 것처럼 “사무실로 가는 길을 안내해 줘” “오늘 부산의 날씨는 어때?” “내가 자주 듣는 음악들을 골라서 틀어줘”라고 이야기할 수 있는 것이다.
이 기술의 이름은 ‘드래곤 드라이브’다. 뉘앙스가 아이폰에 공급한 받아쓰기 기능이 ‘드래곤 딕테이션’이라는 것을 기억한다면 BMW에 들어간 드래곤 드라이브가 어떤 역할을 하는지 이해하기 쉽다.
드래곤 드라이브는 음성 데이터를 클라우드 서버에 주고받기 위해 인터넷 통신이 필수다. 그래서 앞으로 나올 BMW에는 USIM을 꽂는 슬롯이 마련된다. 자동차가 하나의 LTE 모뎀이 되는 것이다. 이 인터넷은 드래곤 드라이브 외에도 내비게이션의 도로 정보 등 텔레매틱스에도 쓰이고 스마트폰과 결합해 인터넷 라디오나 각종 응용프로그램(앱)에 적극 활용된다. 물론 차 안에서 노트북이나 태블릿으로 인터넷에 연결할 수도 있다. 매달 휴대폰만큼의 LTE 요금을 따로 내야 하는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지만, 국내에서도 2014년 BMW 7시리즈부터 LTE 모뎀과 USIM 슬롯을 넣을 계획이다.
단순히 인터넷만 열어두는 것은 아니다. BMW는 차량과 스마트폰이 밀접하게 활용되기를 바라는 눈치다. BMW가 직접 개발한 iOS와 안드로이드 개발도구(SDK)를 오픈소스로 공개하고 안전에 영향을 끼치지 않는 한에서 차량과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제어할 수 있는 API와 프로토콜들을 제공한다. 누구든 차 안에서 쓰고 싶은 앱을 만들 수 있다는 얘기다. 대개 차량과 스마트폰이 통신하는 프로토콜은 절대 공개되지 않는 자료란 점을 염두에 두면, BMW의 결정은 파격적이다. 대다수 업체들이 앱을 직접 만들거나 특정 업체를 통해서만 만드는 데 비해 누구에게든 열어주겠다는 것이다.
물론 BMW가 직접 만드는 앱들도 있지만 각 지역의 차량들에 맞는 아이디어들이 앱으로 나올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것이 BMW의 입장이다. 앱 개발에 대한 지원은 국내에서도 진행될 계획이다.
한편 BMW는 터치 스크린에 대해서는 여전히 보수적인 입장이다. BMW는 2013년형 차량들부터 정보를 제어하는 i드라이브 콘트롤러 위에 터치패드 기술을 적용해, 내비게이션 화면을 확대·축소하거나 문자 인식 기능 등 다방면에 적용할 계획이다. 현재 중국에서 먼저 서비스하는데, 중국어처럼 입력이 복잡한 언어를 가장 편하게 입력할 수 있는 방법임에는 분명하다. 시연을 통해 보여준 문자 인식률과 속도도 빠른 편이다.
하지만 터치 스크린에 대해서는 운전 중 화면을 터치하려면 몸을 앞으로 움직여야 해 주행중 조작이 위험할 수 있고 손가락의 유분이 화면을 더럽혀 화면이 원치 않게 반사되거나 제대로 보이지 않는 문제가 있어, 현재로서는 직접적인 터치스크린 대신 운전 중 팔이 자연스럽게 놓이는 센터 콘솔 앞에 콘트롤러를 두는 것을 고집한다.
커넥티드 드라이브의 기술들은 2013년부터 7시리즈와 뉴 3시리즈를 시작으로 BMW의 전 시리즈와 미니, 롤스로이스 등 BMW 그룹의 차량들에 적용될 계획이고 LTE는 통신사와 협의를 거쳐 2014년 상용화를 앞두고 있다. 국내에는 7시리즈부터 적용된다.
지난 6월 애플은 시리를 자동차에 적용하는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고 밝히며 BMW를 비롯한 9개 자동차 브랜드를 언급한 바 있다. 드래곤 드라이브의 기능이 시리와 어떻게 복합적으로 운용될지에 대해서 BMW는 아직 이야기를 꺼낼 수 있는 단계가 아니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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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출처 : http://www.bloter.net/archives/1186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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