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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럼] `SW자산뱅크`에 거는 기대

OSS 게시글 작성 시각 2013-11-01 11:38:48 게시글 조회수 3416

2013년 10월 31일 (목)

ⓒ 디지털타임스


SW경쟁력의 핵심은 제값주기와 불법복제 추방에 있어
미래부의`SW자산뱅크`는 R&D정보 플랫폼으로 적절 SW산업 한단계 도약 기대


고건 오픈소스소프트웨어재단 이사장 전 서울대 교수ㆍ전주대 총장
고건 오픈소스소프트웨어재단 이사장
전 서울대 교수ㆍ전주대 총장

소프트웨어 산업은 기존 하드웨어 산업과 매우 다른 경제적 특성을 가지고 있다. 예를 들어 기존 자동차 산업은 팔리는 댓수에 비례하여 투자가 들어가지만 소프트웨어는 10개 팔리든 10억개 팔리든 판매량과 무관하게 막대한 투자가 개발초기에 들어간다. 그러나 소프트웨어는 한번 개발되고 나면 저가로 널리 보급하는 것도 가능하다. 소프트웨어가 저가로 사회에 널리 보급되면 그 사회의 생산성이 전반적으로 향상된다. 이러한 일은 자동차 산업에서는 불가능하다. 자동차는 사회의 생산성을 위하여 무료 내지 저가 보급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그 사회에 공유가 가능한 소프트웨어가 존재하는데 그것을 사회가 공유하지 않고 있다면 그 사회는 그만큼 생산성에서 손해를 본 것이 된다. 이와같은 특성을 소프트웨어의 "비경합재"(nonrival goods) 특성이라고 부른다.


그러나 소프트웨어가 비경합재 특성을 가지고 있다고 하여 모든 소프트웨어를 무조건 무료, 저가로 배포하면 또 다른 문제가 생긴다. 모든 소프트웨어를 (무료에) 공유하면 아무도 더 좋은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기 위해 미래에 노력하지 않게 된다. 선진국 소프트웨어 경쟁력의 핵심은 소프트웨어 "제값주기"와 "불법복제 추방"에서 출발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오늘날 유독 선진국에서 IT와 서비스가 발전한 것은 John Locke 등이 주장한 국민의 기본권 (지적재산권을 포함한)을 정부가 철저히 그리고 일관되게 보장해주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소프트위어 혁신이 멈추면, 미래 많은 산업의 혁신과 경쟁력이 떨어지기 마련이다.


결론적으로 지식기반 사회에서 성공적인 국가가 되려면 한쪽으로는 소프트웨어 혁신과 창조에 대한 인센티브를 줄이지 않으면서, 다른 한쪽에서는 기개발된 소프트웨어를 사회에 널리 확산시켜 생산성을 높이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아야 한다. 즉 공유와 혁신 두 목표를 정부와 민간이 함께 지혜롭게 그리고 적극적으로 추진하여야 한다.


지식기반사회에서 앞서 가고 있는 선진국들은 모두 한편으로는 지적재산권 체계를 정비하여 개발자들의 권익을 최대한 보장하여 혁신과 창조를 장려하고, 또 다른 한편으로는 공유할 수 있는 라이센스를 개발하고 효율적으로 액세스하고 공유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여 최대한 넓고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소프트웨어를 공유할 수 있도록 도모하고 있다.


2010년 영국의 정보시스템합동위원회(JISC)는 "Modelling scholarly communication options: costs and benefits for universities"를 인용하면서 대학이 오픈 엑세스(open access)로 연구성과를 공유하는 것만으로 연구 커뮤니티에 연간 300만 파운드를 제공하는 효과를 본다고 주장하며, 민간기업이 공적 기관의 연구 성과물에 접근할 수 있어야 하고 이것을 활용하여 혁신을 일으키는 것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제언하였다. 또한 최근 미국 3협회(미국 대학협회 AAU, 미국 공립대학협회 APLU, 북미 연구도서관협회 ARL)는 2013년 2월에 출범한 OSTP(Office of Science and Technology Policy, 미국 대통령 직속 과학기술정책국)의 오픈 액세스 의무화 정책에 따라 공적 지원을 받은 연구 성과의 오픈 액세스를 촉진하기 위한 에코시스템, SHARE(SHared Access Research Ecosystem)를 제안한 바 있고 연방정부와 대학이 협력하여 연구 Repository를 개방, 공유하려는 시도가 진행 중이다.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공공정보의 개방과 공유를 표방하는 `정부3.0'이 국정운영의 비전으로 제시한 것은 다행이다. 이러한 노력의 일환으로 미래창조과학부도 국가연구개발사업을 통해 확보한 SW성과물을, SW개발자와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 공유하고자 `SW자산뱅크'라는 SW R&D 성과물 정보 플랫폼을 만든 것은 시대적으로 매우 적절한 정책이다. 현재는 법제도적으로 국가연구개발사업 전체의 성과물을 담지는 못하는 형태이지만, 향후 SW산업 관련 최종 성과물뿐만 아니라 산학협력 차원에서 추진된 민간기업의 SW개발 자산이 추가되고 국가연구개발사업의 중간산출물 및 소스코드까지 민간에 개방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미래창조과학부의 비전대로 SW자산뱅크가 활성화된다면 우리나라의 SW 및 산업 발전에 큰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이다. 창조경제는 한 번도 들어보지 못한 것에서 갑작스럽게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주변에서 함께 학습하고 협력하여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 갈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해갈 때 앞당겨질 수 있으며, 작지만 중요한 정부의 노력들이 쌓일 때 우리나라의 SW산업 국가경쟁력이 향상될 수 있을 것이다. SW산업의 생태계 활성화를 위한 정부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정부가 앞장서서 SW와 연구결과를 전 사회가 활용할 수 있도록 도모하는 것은 3.0 시대에 매우 의미 있는 일이다.


고건 오픈소스소프트웨어재단 이사장 전 서울대 교수ㆍ전주대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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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출처 : http://www.dt.co.kr/contents.html?article_no=2013110102012251607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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