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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소프트가 오픈소스를 받아들인 진짜 이유

OSS 게시글 작성 시각 2014-08-26 10:59:55 게시글 조회수 4036

2014년 08월 25일 (월)

ⓒ ITWorld, Paul Rubens | CIO



마이크로소프트와 오픈소스 운동간의 관계는 지난 수 년 간 색다른 방향으로의 변화를 겪어왔다. 초기 오픈소스에 대한 마이크로소프트의 대응에는 분명 반감이 있었다. 하지만 오늘날 마이크로소프트가 보여주고 있는 자세는, 포용이라는 표현이 아니라면 설명하기 어렵다.



마이크로소프트가 특히 미워했던 대상은 수많은 오픈소스 소프트웨어의 산실 GNU 제너럴 퍼블릭 라이선스(GNU General Public License(GPL))다. 2001년 당시 마이크로소프트의 CEO 였던 스티브 발머는 시카고 선 타임즈와의 인터뷰에서 “(GPL) 라이선스가 제시하는 조항은, 당신이 사용한 소프트웨어 가운데 오픈소스 기반의 것이 하나라도 있다면, 당신이 개발한 소프트웨어를 오픈소스로 공개해야 한다는 것이다”라는 근거 없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또 다른 주요 타깃으로는 이들의 윈도우 서버 운영 체제에 대항마로 부상하던, 오픈소스 리눅스도 있었다. 같은 인터뷰에서 발머는 “리눅스는 지적 재산권 개념에 달라붙는 암세포 같은 존재다”라고 말한 바 있다.

오늘날 마이크로소프트의 태도와 비교해 본다면 상상하기 어려운 모습이다. 그토록 비난하던 오픈소스 커뮤니티, 오픈소스 프로젝트에 본인들 스스로 참여하고 있으니 말이다. 또 마이크로소프트는 ASP.NET 웹 애플리케이션 프레임워크, 윈도우 폰 툴킷, 아쥐르.NET 소프트웨어 개발 킷 등 자신들의 독점 소프트웨어 일부를 오픈소스화하는 결정을 내리고 코드플렉스(CodePlex)라는 무료 오픈소스 호스팅 사이트를 구축하기도 했다.

한 발 더 나아가 이들 기업은 마이크로소프트 오픈 테크놀로지스(Microsoft Open Technologies Inc., 이하 오픈 테크(Open Tech)라 칭한다)라는 주식회사를 설립하기까지 한다.

마이크로소프트가 내세우는 오픈 테크의 설립 목적은 “기업 내부에, 그리고 산업 전체에 개방적 환경이 보다 탄탄히 확산되도록 하기 위해 마이크로소프트가 행할 모든 노력의 중심지를 마련하기 위함"이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이야기하는 ‘개방적'이란 무슨 의미인가? 오픈 테크의 오픈소스 커뮤니티 선임 이사인 기안누고 라벨리노는 “개방성이란 단순한 오픈소스보다 포괄적인 개념이다. 상호 운용성, 공개 표준 등의 개념 역시 포함할 수 있는 것이다”라고 설명한다. 라벨리노는(결국 마이크로소프트는) 수 차례나 오픈소스, 상호 운용성, 공개 표준이라는 3가지 개념을 반복적으로 언급했다.

시장이 변했고, 따라서 마이크로소프트도 변한다
여기에서 의문이 제기된다. 무엇이 마이크로소프트를 변하게 했는가? 그토록 강렬했던 적대감이 어떻게 따뜻한 포용의 손길로 180도 바뀔 수 있었는가?

이러한 의문에 대해 라벨리노는 “시장이 변했다. 2002년의 시장은 지금의 모습과는 완전히 달랐다. 생물도 환경에 적응하듯, 우리도 그러했을 뿐이다”라고 설명했다.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라벨리노의 말은 ‘마이크로소프트에게 소프트웨어는 그것이 과거 그러했던 것만큼 기업의 근간을 떠받치는 역할을 더 이상 수행하지 못한다’는 좀더 솔직한 이유를 암시했다. 많은 기업들이 클라우드 환경에 기반을 둔 SaaS를 이용하고 있는 상황에서, 마이크로소프트의 기존 비즈니스 모델은 그 위력을 담보하지 못하는 것이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오픈소스 포용은 자신들의 존립을 위한 협력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라벨리노는 “오늘날 IT시장의 주인공은 클라우드다. 이는 워크플로의 전달 통로로써 그 역할을 수행한다. 그리고 그 속에서 기저 소프트웨어의 적합성 여부는 점점 중요성을 잃어가고 있다. 중요한 것은 오픈 API다”라고 말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IT기업이기에 앞서 수익을 창출해야 하는 하나의 회사다. 그들이 오픈소스 소프트웨어를, 개방성을 포용하는 이유 역시 현재 돈을 벌 최적의 전략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과거의 입장 같은 것이 문제될 이유는 없다.

하지만 라벨리노는 자신들이 단순히 이러한 비즈니스 논리를 넘어서, 오픈소스 세계의 좋은 참여자가 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는 “단순히 오픈소스를 ‘한다'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다. 문제는 그것을 어떻게 할 지의 여부다. 우리는 단순히 무언가를 받아들이는 것을 넘어, 그것을 오픈소스화하고, 코드를 버렸다. 우리는 우리가 오픈소스 환경에 의미 있는 수준의 기여했다고 믿는다”라고 말했다.

라벨리노는 마이크로소프트가 어떻게 아쥐르에 대한 리눅스의 지원을 끌어왔는지를 설명하며 “난 이것이 옳은 방법이었다고 믿는다. 우리는 독점 드라이버를 만들 수도 있었지만 그러지 않았다. 대신 우리는 오픈소스화를 택했다. 윈도우에 대한 하둡 지원, 아쥐르에 대한 노드.js(Node.js) 지원 역시 같은 믿음에서 추진된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마이크로소프트를 오픈소스 포용으로 이끈 것은 그들의 '겸손'이다
오픈소스를 증오하던 마이크로소프트가 정말로 오픈소스 애호가로 전향했을까?

디렉션즈 온 마이크로소프트(Directions on Microsoft)의 연구 사업부 부사장 웨즈 밀러(Wes Miller)는 “10년 전과 비교해보면 현재 마이크로소프트가 보여주고 있는 태도는 매우 감동적인 것이다. 도커(Docker)나 하둡(모두 현재 마이크로소프트가 참여하고 있는 프로젝트다)과 같은 오픈소스 프로젝트들을 모두 과거 마이크로소프트가 자신들의 폐쇄 소스 제품들을 무기로 무너뜨리려 했던 것들이다”라고 이야기했다.

그렇다면 마이크로소프트는 왜 이러한 프로젝트들을 무너뜨리는 계획을 그만뒀는가?

밀러는 “기본적으로 마이크로소프트가 새로운 겸손함을 배웠다는 것을 이유로 생각해 볼 수 있다. 그들은 자신들이 모두를 위한 모든 것을 제공해줄 수 없음을 마침내 인정했다.”라고 말했다.

이에 더해 하둡 등의 오픈소스 프로젝트를 받아들이는 마이크로소프트의 태도에는 ‘이왕이면 더 잘, 커뮤니티의 사랑을 받을 수 있는 방향으로 하자'라는 생각이 깔려있었을 것이라고 분석하며 “하둡은 이미 탄탄히 기반을 다져 놓은 상태다. 물론 마이크로소프트라면 충분히 그것의 대항마를 개발할 수도 있었다. 결국 마이크로소프트가 택한 방법은 (프로젝트의 스폰서인) 호튼웍스(Hortonworks)와 손을 잡는 것이었다. 자신들의 한계를 인지했기에 내릴 수 있는 결정이었다”라고 밀러는 설명했다.

설정한 목표에 도달하기 위한 ‘최적의' 솔루션이 마이크로소프트 자체의 것이 아닌 오픈소스라는 점에 대한 인식과 더불어 자신들의 테크놀로지를 오픈소스 프로젝트와 통합하는 것이 독점 소프트웨어 비즈니스에도 도움이 된다는 계산 역시 마이크로소프트의 최근 행보의 기저에 깔려있을 것이라고 평가하며 밀러는 “마이크로소프트가 선택한 오픈소스 프로젝트들은 모두 그들에게 어떤 식으로든 도움을 줄 수 있는 것들이다. 그 도움이란 대부분의 경우 개발자들이 자신이 익숙한 도구를 통해 윈도우 개발을 진행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밀러는 아쥐르의 리눅스 지원이 마이크로소프트의 클라우드 컴퓨팅 환경을 홍보하는 한 방법으로 역할 했다고 덧붙였다. 아쥐르에의 노드.js 이식은 이와는 조금 다른 경우다.

오픈소스를 이길 수 없다면, 같은 편에 서야 한다
가트너의 연구 사업부 부사장 마크 드라이버는 오픈소스 소프트웨어를 포용하는 마이크로소프트의 행보엔 ‘꺾을 수 없다면 함께하라'라는 생각이 동기로 작용한 측면이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오픈소스는 오늘날 인터넷을 이끄는 공개 혁신의 제1 전달 매커니즘이다. 이것을 외면하며 인터넷 커뮤니티의 일원임을 자처하기란 무색한 일이 되어버렸다”고 밝혔다. 이어서 드라이버는 “하둡은 이미 성공을 거둔 프로젝트고, 굳이 마이크로소프트가 이것과 경쟁할 이유는 없다. 고객들 스스로가 오픈소스를 원하고 있다. 이들 프로젝트에 참여하지 않는다면, 마이크로소프트의 기존의 장점들마저 시장의 외면을 받게 될 것이다. 오픈소스 프로젝트를 포용해 소개하는 일은 마이크로소프트가 고객들에 대한 영향력을 상실하지 않기 위해 선택한 전략이다”라고 설명했다.

드라이버는 개방성과 상호 운용성에 대해 강조하는 마이크로소프트의 모습에 대해서는 ‘현재 시장 진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들의 모바일 OS 윈도우 폰에 힘을 실어주기 위한 노력’이라 평가했다. 개발자들이 윈도우폰용 프로그램 개발에 어떤 오픈소스 소프트웨어라도 이용할 수 있게 된다면, 개발자들의 지지는 높아질 것이고 운영 체제의 성공 가능성 역시 커질 것이라는 의도가 깔려 있었을 것이라는 게 드라이버의 분석이다.

그는 “마이크로소프트가 취할 수 있는 최소한의 자세는 오픈소스 개발자들을 (윈도우) 진영으로 끌어들여 자신들 역시 안드로이드와 같은 환경을 조성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개인적으론 그들이 아예 안드로이드를 제공했다 해도 별로 놀라지 않았을 것이다. 모바일 시장과 오픈소스 환경은 불가결한 관계다”라고 말했다.

오픈 테크를 ‘과거의 반-오픈소스 행보’와 분리하라
마지막으로 생각해 볼 점은 마이크로소프트가 왜 오픈 테크라는 별도의 기구를 창설했는지의 문제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참여하는 모든 오픈소스 프로젝트가 오픈 테크로부터 출발하는 것도 아니라는(대표적으로 하둡에 대한 지원은 마이크로소프트가 자체적으로 진행한다) 점까지 생각해보면 이 기구의 존재 이유는 더 아리송하다.

이에 관해 드라이버가 내세우는 이론은 오픈 테크를 통해 마이크로소프트가 그간 보여온 악의적인 반-오픈소스 행보를 숨기고자 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마이크로소프트가 행한 큰 실수는 리눅스를, 나아가 모든 오픈소스를 위협으로 바라봤다는 점이다. 하지만 이제 그들은 무엇이 자신들에게 위협이고, 무엇이 그렇지 않은지를 분별할 수 있게 됐다”라고 말했다.

그는 “오픈 테크는 과거 자신들을 탄압했던 마이크로소프트를 ‘영원한 적'으로 보는 오픈소스 커뮤니티 내 일부 집단과의 관계를 위해 창설된 것이다. 말하자면, 자신들의 과거 악행으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는, 마이크로소프트와 오픈소스 커뮤니티 사이의 ‘비무장 지대'인 셈이다”라고 설명을 덧붙였다.

*Paul Rubens는 영국에 사는 기술 저널리스트다. ciokr@id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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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출처 : http://www.ciokorea.com/news/22074?page=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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