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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단어 속에서 달라지는 오픈소스의 의미

OSS 게시글 작성 시각 2015-11-12 15:37:24 게시글 조회수 2788

 

2015년 11월 04일 (수)

ⓒ 아크로팬, 권용만



최근 몇 년간 뜬 구름 '클라우드'와 함께 IT 업계에서 그 위상이 완전히 달라진 개념적 의미로는 바로 '오픈소스'를 손꼽을 수 있을 것이다.


현재 모바일과 클라우드 시장에서 이 오픈소스를 빼놓고는 이야기를 풀어나갈 수가 없게 되었으며, 이제 IT 업계 전반에서 오픈소스는 더 이상 특정 개인들의 장난감이 아니게 되었다. 그리고 이제 오픈소스를 통한 비즈니스 모델도 여러 가지 일을 겪은 끝에 어느 정도 자리가 잡혀 가는 분위기다.


그리고 아직도 ‘오픈소스’ 라고 하면 개인 개발자들이 모여 자발적으로 진행되는 다소 가벼운 느낌의 프로젝트라는 느낌이 들지만, 최근의 오픈소스를 바라보는 분위기는 꽤 바뀐 게 사실이다. 운영체제나 기업용 인프라 등을 다루는 부분에서도 ‘오픈소스’ 기반의 흥미로운 프로젝트들이 다수 진행되고 있는데, 여기에서는 아예 관련된 기업들이 자신들이 필요한 방향으로의 프로젝트 유도를 위해 다양한 방식으로의 기여 경쟁이 진행되고 있다.


개인적으로 오픈스택 서밋을 보면서 느낀 점은, 이제 나 자신도 어느 정도는 가지고 있던 오픈소스 프로젝트에 대한 ‘고정관념’이 바뀔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오픈스택 최신 릴리즈에서도 기여도 상위 몇 개 기업이 80%의 기여도를 보일 정도로 이제 이 프로젝트는 기업들 간의 공동 프로젝트 형태가 되어 가고 있는데, 이를 오픈소스 정신이 변질된 것으로 볼 것이냐는 의견에는 ‘오픈소스’ 가 가질 수 있는 의미를 너무 좁게 본 게 아닌가 싶은 생각도 든다.



▲ 과연 저 개인 속에 재단 지원 기업 직원의 비중은 얼마일까 싶다.


오픈소스 프로젝트를 기반으로 하는 기업용 제품군의 등장은 기존의 폐쇄적인 IP 기반 제품들에서 오는 몇 가지 문제점과 이를 벗어나기 위한 기업 고객들, 그리고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잡기 위한 새로운 기업들의 이해 관계가 잘 맞아 들어간 측면이 있다. 기존의 제품들보다 비교적 움직임이 자유로운 오픈소스 기반 제품에, 누군가가 확실하게 지원에 대한 ‘보증’을 제공하고, 여기에 비용적인 측면 등까지 장점이 있다면 마다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사실 이런 비즈니스가 처음 등장할 때부터 오픈소스 기반에서의 상업성 논란은 줄곧 이어져 왔다. 하지만 오픈소스 프로젝트에 이들 기업들이 코드 기여 뿐 아니라 금전적인 지원까지 제공하면서 서로 돕고 돕는 공생 관계에 이른 경우도 많이 있다. 물론 이 때 프로젝트를 지원하는 모기업의 이미지도 꽤 중요하게 작용하기도 하며, 프로젝트가 개발자들을 묶어들 수 없기 때문에 자금을 쥐고 있다고 마음대로 흔들 수 있지도 않은 것이 오픈소스 프로젝트다.


오픈스택이나 하둡 등 기업 사용자를 위한 제품을 대상으로 하는 프로젝트는 사용자도 기업이고, 개발에 참여하는 주체도 대부분 이를 사용하고자 하는 기업이 될 수밖에 없다. 오픈소스를 기반으로 필요한 것을 만들었다면, 그 만큼을 커뮤니티에 기여해야 하는 것이 규칙으로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에 기업용 솔루션의 ‘오픈소스’ 란 조금 의미가 바뀌어서, 어느 기업이든지 참여해서 활용하고 그 만큼을 기여하면서 ‘업계 표준’을 만들어 가는 의미로도 볼 수 있을 것이다.



▲ 사용자도 기업이고 기여자 대부분도 기업이지만. 오픈소스의 룰은 그대로.


그러면 기업들이 개발의 주체가 되어 움직이는 오픈소스는 과연 원래 의미를 벗어나 버리는 건가 하면, 그렇게 볼 수도 없을 것 같다. 공개와 공유를 기본으로 하는 오픈소스 기반의 프로젝트라면, 서로에게 동등한 주도와 견제의 기회도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커뮤니티의 방향성을 주도하기 위해서는 어떻게든 원하는 방향으로 기여를 해서 결과를 내고 관철시킬 필요가 있는데, 이 과정에서 생기는 부산물은 결과적으로 생태계에 기여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게 되는 모습이다.


또한 이상적인 모델을 생각한다면 어떻게든 방향을 주도해 가려고 하는 움직임을 서로 견제하는 등의 모습에서 나름대로 중립적인, 시장의 흐름을 따라가는 표준적인 위치의 프로젝트로 업계 전체의 중복되는 수고를 더는 효과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를 기반으로 하는 수익사업 모델에는 추가적인 가치 제공이 필요하고, 이 부분에서 전반적인 생태계의 확장을 기대할 수 있다. 물론 수틀리면 갈라져 나갈 수도 있겠는데, 그 때도 지금까지의 것들이 헛되지 않게 되기도 할 것이다.


다만 조금 걱정되는 부분은 나름대로의 경쟁 구도를 만드는 제품이나 프로젝트의 존재 유무다. 지금 당장 오픈스택을 봐도, 오픈스택이냐 아니냐가 될 정도로 세력이 집중되는 느낌인데, 나중에는 이런 세력 구도가 다소 지루해지는 느낌이 올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든다. 특히 모두가 같은 기술을 기반으로 하면 상호운용성 등에서는 유리하지만, 제품과 서비스의 차별화 등에서 어려움이나 향후 변화의 시점에서 지금의 대세가 향후 방향에 발목을 잡을 수도 있을 것 같다.



▲ 계산에 철저한 멤버들이 모이면 오히려 가장 순수한 형태가 되기도 될 것.


세상사가 그렇지만 뭔가 움직이는 데는 돈이 들고, 기업들의 참가와 비용적, 기술적인 기여는 여러 모로 재단 등 조직에 큰 영향을 준다. 그리고 이런 후원과 기여를 통해 기업들도 얻어 가는 게 있고, 재단과 커뮤니티도 얻어가는 게 있다면 기업의 참여를 굳이 부정적인 시선으로만 바라볼 필요는 없겠다는 생각도 든다. 각 멤버들이 커뮤니티에, 그리고 세상에 기여하는 것에 대해서는 서로가 분명히 인정하고, 서로 필요한 것들을 적당히 타협해 얻어가는 것도 좋은 자세다.


사실 이와 비슷한 움직임은 주위에 IT 이외에도 예술 등 다양한 분야에서 볼 수 있다. 상업적 자본이 나름의 목적을 가지고 예술에 투자하는 캠페인 같은 경우가 어느 정도 비슷한데, 개인적으로는 이를 무작정 배척할 필요도 없다고 본다. 서로의 목적을 확실하게 맞춰서 얻어가는 것이 확실하도록 한다면, 양쪽 모두에 득이 될 수 있는 기회가 되는 것이다. 물론 이를 확실하게 인정하는 것이 쉽지만은 않지만, 서로 얻고 내주는 부분을 분명히 하는 것이 서로에게 기회를 만들 수 있지 않나 싶다.


이제 어느 규모 이상의 프로젝트라면 개인 개발자들이 모여 마냥 봉사 활동으로만 보이는 오픈소스의 이미지는 더 이상 기대할 수 없다. 오히려 이해관계가 맞는 기업들이 모여 공개적으로 함께 만들어 가는 의미의 오픈소스도, ‘오픈소스’라는 말로 표현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이런 의미의 오픈소스가 거부감이 느껴진다면, 남아있는 속성 중 위안이 되는 부분도 있다. 맘에 들면 자유롭게 참가해 기여할 수 있고, 그렇지 않다면 나오거나 갈라설 수 있다는 부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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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출처 :http://www.acrofan.com/ko-kr/view?mode=view&cate=0306&wd=20151104&ucode=000306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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