윈도10 두돌…걸어온 길, 걸어갈 길
2017년 7월 31일 (월)
ⓒ 지디넷코리아, 김우용 기자
SW 패키지 탈피 …서비스-데이터 관문 변신
마이크로소프트(MS) 윈도10이 지난 29일로 출시 2주년을 맞았다. 윈도 마지막 버전인 윈도10은 2년만에 전세계 5억대 이상의 기기에 설치됐다.
한 때 세계 최고를 자랑했던 MS 윈도는 모바일 시대를 만나 위상이 크게 달라졌다. 데스크톱 PC 세계에선 여전히 독점적 위치를 유지하고 있지만 모바일 쪽으로 가면 얘기가 달라진다.
이미 '세계서 가장 많이 쓰이는 OS’란 지위를 안드로이드에게 내줬다.
그럼에도 윈도10은 MS에게 남다른 의미를 가진 제품이다. MS가 새로운 회사로 거듭나는 시발점이다. 데스크톱, 휴대폰, 태블릿, 임베디드 기기, 콘솔게임기, 혼합현실(MR) 등을 ‘하나의 윈도’로 합쳐 모든 IT기기를 위한 OS로 설계했다. 리눅스를 비롯한 비윈도 OS에 적대적이었던 입장에서 벗어나 오픈소스 친화적 제품으로 거듭났다.
MS는 윈도10을 출시하면서 3년 안에 10억대 기기에 설치하겠다고 공언했다. 그를 위해 출시 후 1년 간 윈도7, 윈도8/8.1 사용자에게 무상 업그레이드 기회를 제공하기도 했다.
3년 내 10억대 윈도10 기기 확보란 당초 목표 달성엔 실패했지만, 현재까지 윈도10의 성적표는 나쁘지 않다.
MS는 윈도10에 주기적으로 대규모 업데이트를 무상 제공하겠다고 했다. 이에 2015년 11월 첫 대규모 업데이트가 배포됐다. 작년 8월 1주년 업데이트, 올해 4월 크리에이터스 업데이트까지 세차례 대규모 업데이트가 이뤄졌다. 오는 가을 중 가을 크리에이터스 업데이트를 예고해놨다. ‘하드웨어 수명주기 종료 시점까지 윈도10 업데이트를 받을 수 있다’는 ‘서비스로서 윈도(Windows as a Service)’ 정책에 따른 것이다.
■ 인공지능 비서 코타나 이용자도 급증
MS에 따르면, 윈도10은 현재192개 국가에서 5억명 이상의 사용자를 확보했다. 출시 첫해 윈도10에서 로그인된 게임 시간은 190억 시간을 넘었다. 작년에만 500% 증가했다. MS 윈도스토어는 모바일 기기 및 PC용 66만 9천 개 이상의 앱을 제공하며, 매일 수백개의 새로운 앱이 추가되고 있다.
윈도10의 핵심 기능인 개인인공지능비서 ‘코타나(Cortana)’는 13개 국 1억 4천500만 명 이상 사용자를 보유했다. BMW, 르노-닛산, 하만 등이 자사의 제품군에 탑재된 인공지능 음성인식 기능에 코타나를 활용한다. HP 및 인텔 등과 협력해 코타나 기반의 인공지능 기기를 개발 중이고, 하만 카돈은 코타나 기반의 인공지능 스피커 인보크(Invoke)를 출시했다.
윈도10에 인터넷익스플로러(IE) 대신 기본 웹브라우저로 탑재된 엣지(Edge)는 월 사용자 5억명을 보유했다.
스탯카운터 데스크톱 OS 윈도 버전별 점유율 추이. 2016년 7월을 기점으로 윈도10의 상승세가 한풀 꺾였다.
스탯카운터의 글로벌 데스크톱 OS 윈도 버전별 점유율 집계에 따르면, 윈도10은 지난달말 기준 36.6%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윈도7이 45.76%로 여전히 1위다. 윈도10은 출시 후 2016년 7월까지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다가 같은해 8월 이후 성장세 둔화를 보이고 있다. 기존 윈도 사용자에게 제공했던 무상 업그레이드 이벤트가 종료된 후다.
최근 스파이스웍스란 회사의 집계에 의하면, 지난 6월 기준으로 기업용 데스크톱 OS 시장에서 윈도10이 13% 점유율을 기록하며 11%를 차지한 윈도XP를 추월했다. 1위는 여전히 윈도7으로 68%다. 이 회사는 “윈도7에 비해 윈도10의 기업 시장 확산속도가 더디다”며 “그럼에도 윈도7의 점유율은 감소하는 반면,윈도10은 증가 추세이며 2년 안에 윈도10이 주류 자리를 차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MS는 윈도10의 라이선스 매출에 전처럼 큰 관심을 갖지 않는 모습이다. 윈도 패키지 하나라도 더 팔려는 노력은 이제 잘 보이지 않는다. 그보다 클라우드 컴퓨팅 영역을 중심으로 한 서비스 사업에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 이젠 MS 서비스의 공략 거점으로
윈도10은 이제 MS 서비스의 공략 거점, 혹은 공략 채널이다. 전세계 모든 윈도 사용자는 스카이프, 빙, 마인크래프트, 오피스365 같은 MS 서비스에 노출된다. 윈도10이란 콘텐츠와 서비스를 팔 수 있는 플랫폼이면서, 동시에 확고부동한 광고 매체 역할을 한다.
모든 IT기기 사용자가 가장 많이 활용하는 애플리케이션은 웹브라우저다. 윈도10 사용자에게 엣지 브라우저를 쓰게 하고, 브라우저 첫 페이지를 기본설정으로 유지하게 하면, MS 서비스를 쓸 가망 고객이 확보된다.
굳이 크롬 브라우저를 사용하더라도, 윈도10의 시작메뉴와 작업표시줄이 훌륭한 광고창 역할을 한다. 사용자에게 윈도10은 IT세계로 가는 창이면서, MS에게 고객을 끌어모으는 관문이다. 동시에 빅데이터를 확보할 수단이다.
MS는 윈도 구버전 사용자에게 윈도10 업그레이드를 유도하는 앱을 노출했다.
윈도10 업데이트를 유도하는 창은 MS 마케팅 프로모션의 일환을 진행됐다.
오늘날 개인 소유의 IT기기는 5~6대라고 한다. 6대를 모두 윈도10으로 채우겠다는 계산은 20세기적 발상이다. 6대 중 한대만 윈도10이라 해도 MS 오피스 앱을 어느 환경에서도 쓸 수 있게 하면, 오피스365 매출의 높은 성장을 기대할 수 있다. 구글의 계산법과 유사하다.
MS는 윈도10이란 매체를 더 확산시켜야 할 상황이긴 하다. 그 때문에 지속적으로 윈도10의 에디션을 늘리고 있다.
윈도10 IoT 에디션은 윈도 임베디드를 개조한 것으로 IoT 환경에 최적화시켰다. IoT 기기가 광고 매체일 개연성은 낮다. 그러나 서비스 사업의 원유인 데이터를 끌어모으는 수단으로 IoT 기기는 놓칠 수 없는 영역이다.
가장 최근 나온 윈도10 S는 교육 시장을 목표로 내놓은 에디션이다. 보안과 성능에 초점을 둬 개발된 윈도10 S는 교사와 학생이 윈도스토어에서 다운로드한 앱만 사용가능하다. 윈도스토어에서 보안성 검사를 거쳐 개별 컨테이너 환경에서 앱을실행하게 한다.워드, 엑셀, 원노트, 파워포인트 등을 모두 사용할 수 있는 ‘오피스 365’를 기본으로 제공한다.
MS 서피스는 점차 다양한 종류로 분화되고 있다. 윈도10 S 기반의 ‘서피스 랩톱’이 지난 5월 첫 공개됐다. 고성능과 휴대성, 보안을 제공하며 본체와 키보드 및 터치패드를 결합했다. 서피스프로는 하드웨어 업그레이드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 서피스북은 고사양 모바일 시스템을 원하는 개발자, 디자이너를 겨냥한다. 고사양 데스크톱을 원하는 창작자를 위해 일체형 데스크톱PC인 ‘서피스스튜디오’도 내놨다. 태블릿과 스마트폰 서피스도 출시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MS 서피스는 ‘서비스로서 윈도’를 유지하기 위한 포석으로 볼 수 있다. 윈도10은 과거에도 그랬듯 수많은 하드웨어 파트너의 제품을 통해 공급된다. MS가 하드웨어 자체에 대한 기술지원까지 관리할 수 없는 조건이다. 하드웨어 파트너가 윈도10 최신 업데이트에 대응하지 않으면, 해당 기기 사용자는 MS의 잠재고객층에서 이탈하기 쉽다. MS 서피스는 하드웨어 파트너에게 윈도10 기기의 레퍼런스 역할을 하고, 미래의 SW 업데이트를 위한 표준 장비 역할도 한다.
MS 서피스 스튜디오.(사진=씨넷)
물론, 한국에서 윈도10은 여전히 절반의 역량만 제공한다. 사실상 윈도10 UX의 핵심인 코타나는 여전히 한국 사용자에게 어떤 말도 하지 않는다. 서피스프로 외에 여러 서피스 신제품도 한국 출시는 미정이다.
■ 올 가을 세 번째 변신…어떤 모습으로 나올까
윈도10은 올 가을 세번째 변신을 준비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 플루언트 디자인 시스템(Fluent Design system)이란 새 UX 디자인이 도입될 예정이다. 플루언트 디자인은 디바이스 간의 직관적이고, 조화로우며 즉각적으로 반응하는 포괄적 경험과 인터랙션을 제공한다고 설명된다.
MS 스토리 리믹스(Story Remix)는 인공지능(AI) 및 딥러닝 기술을 기반으로 사진과 동영상을 스토리 형태로 재미있게 변환해 보여준다. 마이크로소프트 그래프(Microsoft Graph)는 클라우드를 기반으로 윈도,iOS, 안드로이드 등 다양한 플랫폼의 디바이스를 아우르며 사용자와 대화, 프로젝트, 그리고 콘텐츠를 유기적으로 연결해 끊김 없는 사용자 경험을 제공한다.
타임라인(Timeline)은 과거에 작업했던 파일이나 업무, 사용했던 앱, 방문했던 웹사이트 등을 시간 순서로 보여주고 시각적으로 구성된 타임라인을 통해 쉽게 원하는 작업으로 되돌아 갈 수 있도록 지원한다. 윈도 MR 개발 키트를 통해 다양한 앱과 콘텐츠가 만들어져 윈도10에서 돌아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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