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SW개발자 문제는 야근이 아니다”
2013년 10월 16일 (수)
ⓒ 디지털데일리, 심재석 기자 sjs@ddaily.co.kr
“제가 마이크로소프트에서 근무할 때 업무가 굉장히 빠르게 진행되고, 자주 주말에도 출근하다보니까 체력이 달렸습니다. 실리콘밸리의 개발문화도 체력적으로 힘들 정도로 빠르게 진행됩니다."
네이버의 송창현 리서치 연구센터장의 말이다.
15일 잠실 롯데호텔에서 열린 네이버의 개발자 컨퍼런스 ‘데뷰2013’에서 만난 송 센터장은 이같이 말하며 “한국 SW의 개발의 문제는 야근이 아니라 문화와 프로세스에서 나온다”고 설명했다.
송 센터장은 퍼듀대학교 대학원 전산학 석사 출신으로, 미국 DEC, HP, MS, 애플 등 글로벌 IT기업에서 파일시스템, 가상 머신, 운영체제 성능 최적화 등의 분야에서 개발자 생활을 했다. 이후 지난 2008년 네이버에 합류했다.
글로벌 IT기업에서 주로 경력을 쌓은 송 센터장으로부터 글로벌 기업의 SW개발 환경과 우리나라의 환경이 어떻게 다른지 들어봤다.
송 센터장은 “한국의 SW 개발 환경에서 가장 문제는 문화”라고 지적했다. 개발자들이 자기가 알아서 할 수 있는 것이 별로 없고, 위에서 지시하는 대로 따라가고 있다는 것이다. 해외의 경우 기획자가 어떤 기획안을 만들면 함께 할 개발자 팀이 자발적으로 구성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지시와 명령에 따라 동의하지 않는 기획안에도 참여하게 된다.
송 센터장은 “한국 개발자들 개개인의 역량은 좋기 때문에 시키는 일은 잘 해내지만, 큰 그림을 그리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SW 업계의 문제로 떠오른 ‘야근’ 문제도 이런 문화의 소산이라는 것이 송 센터장의 생각이다.
송 센터장은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에서 야근, 주말 근무를 했다”면서 “국내에서는 자기가 주체적으로 하는 경우보다 위에서 시키는 일이 많다 보니까 재미가 없고, 억지로 야근을 하게 돼서 힘들어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송 센터장은 자신이 이끌고 있는 네이버 랩스는 이런 문제를 상당부분 극복했다고 설명했다. 송 센터장에 따르면, 네이버 랩스에는 70여명의 개발자가 있는데 15개의 팀을 구성했다. 빠르게 움직이고, 자발적 주도적으로 개발하는 문화를 만들기 위한 것이다. 송 센터장은 “저는 큰 의사결정만 내리고, 나머지는 팀들이 주도적으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송 센터장은 “개발자들은 단순하다. 하고 싶은 일을 할 때는 미친 듯이 일한다”면서 “나도 애플에 있을 때 주말에 월요일만 기다렸다. 주말에 출근하면 매니저들도 출근해 있다”고 덧붙였다.
송 센터장이 지적하는 또 하나의 문제는 개발자들의 경력 관리가 잘 안된다는 점이다. 개발을 잘 하면 조직장으로 승진하면서 개발에서 손을 떼는데, 아키텍트로 성장해 나갈 수 있는 분위기가 없다고 송 센터장은 지적했다.
개발 프로세스 문제도 지적했다. 송 센터장은 “한국에서는 SW를 ‘잘 만드는 것’보다 ‘되게 하는 것’이 더 중요한 반면, 외국은 잘 만드는 것을 더 중요시 한다”면서 “그러다 보니 한국 개발자들은 알고리듬, 수학로직보다는 단순 앱 개발, 소비성 기술에 매달리는 경향이 있다”고 덧붙였다.
송 센터장은 개발자들이 자신의 경력을 스스로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미 존재하는 오픈소스 소프트웨어를 활용해서 새로운 서비스를 만들 수 있지만, 이 수준을 스스로 넘어야 한다는 것이다.
처음에는 단순 앱이나 서비스 개발로 시작하더라도 경력을 쌓으면서 어려운 기술에 스스로 도전해 나가야 한다고 그는 강조했다.
송 센터장은 “오픈소스를 이용하는 수준을 넘어 오픈소스를 직접 만드는 수준으로 발전해야 글로벌 기술 경쟁이 가능하다”면서 “네이버가 데뷰(DeView) 행사를 여는 목적도 여기에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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