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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자일 방법론 도입 실험하는 티몬, 왜?”…신현민 티켓몬스터 CTO를 만나다

OSS 게시글 작성 시각 2014-05-16 15:16:00 게시글 조회수 3972

2014년 05월 14일 (수)

ⓒ 마이크로소프트웨어, 유재석 기자 yoojs@imaso.co.kr


애자일은 소프트웨어 개발과정에서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변경에 유연하게 대응해 생산성과 품질 향상을 목표로 하는 협력적 개발 방법론이다. 이에 따라 빠른 시장 변화에 대처하기 위해 애자일을 적용하는 소셜커머스 업체들의 사례가 하나 둘 등장하기 시작했다. 티몬 역시 지난 2월부터 애자일 방법론을 내부에 적용하고 있다. 그들은 왜 이런 변화를 선택했는지 신현민 티켓몬스터 최고기술총괄임원(CTO)을 만나 이야기를 들었다.


신현민 티켓몬스터 CTO
신현민 티켓몬스터 CTO


“한국에 머물렀을 때 온라인 쇼핑몰 페이지들을 하나하나 들어가 본 적이 있습니다. 첫 느낌은 ‘답답하다’였습니다. 이용자 중심의 인터페이스가 아니라는 생각부터 들더군요. 사이트를 보니 회사 구조가 보였습니다. 그러던 와중에 신현성 티켓몬스터 대표님에게 같이 일하자는 연락이 왔습니다. 티몬이라면 이용자가 더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사이트로 만들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죠. 그 첫 시작이 애자일 도입이었습니다.”


지난 2013년 11월 티켓몬스터에 합류한 신현민 CTO는 관련 프로젝트를 시작한 이유를 이렇게 밝혔다. 그는 재독 교포 출신이다. 개발자만 1만여명 규모인 야후 유럽본부에 있다가 2005년 애자일 방법론이 조직에 어떻게 적용되는지 경험했다. 이후 로켓 인터네셔널 중국 테크센터에 근무하면서 160여명의 개발자들에게 애자일 방법론을 경험시켰다.


신 CTO는 티켓몬스터 개발자 200여명을 총괄하고 있다. 소셜커머스를 취재할 때마다 항상 개발자가 부족하다는 이야기를 들은 기억도 있어 얼마나 개발자가 부족한지를 물었다. 하지만 뜻밖의 답변이 돌아왔다. 그는 “조직이 개발자 수로 승부한다고 성과를 얻는 건 아니죠. 무조건 질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좋은 개발자를 얻는 게 정말로 어려운 일이지요”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야후 유럽본부는 1만명의 개발자 조직에 애자일을 도입해 성과를 거뒀다. 신 CTO도 현장에서 변화를 체감하며 필요성을 느꼈다고 한다. 애자일이 티몬에 적용됐을 때는 어떠한 모습이 될지를 물었다.


“기존 프로세스에서는 디자이너들끼리 팀을 만들어서 제품을 기획하고 제작한 뒤에 개발팀이나 기획팀으로 넘기게 됩니다. 하지만 애자일을 도입하게 되면 기획자와 개발자, 디자이너가 한 팀으로 섞이게 됩니다. 이제 세 직군의 사람들이 같이 화면을 보면서 제품을 만들게 되는 것이지요. 개발, 기획, 디자인 직군의 구성비는 각 팀의 상황에 따라 적절하게 맞추고 있습니다.


신 CTO가 티몬에 오자마자 애자일 도입 계획이 있던 것은 아니었다. 의료 기기와 같이 프로젝트의 결과물이 생명과 직결되거나, 이용자들에게 확실한 결과물을 보장해야 하는 은행 시스템과 같은 경우에는 애자일이 적절하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변화무쌍한 시장 상황에 대처해야 하는 소셜커머스의 경우는 다르다. 다만, 경영진의 의지가 중요했다. 처음 기획에 결과물이 나오는 모든 과정을 스케줄로 담은 기존의 개발 프로세스에서 매순간 변화하는 상황에 프로젝트의 방향을 수시로 수정하는 애자일로 변경하게 되는 과정에 적응 시간이 필요하다. 이 때문에 당장의 결과 산출에 차질이 생길 위험을 감당해야 한다.


“애자일을 도입하게 된 결정적인 이유는 소셜커머스 만의 빠른 시장 변화 때문입니다. 보통의 개발 프로세스에서는 기획 후 4~5개월이 지나서야 결과물이 나옵니다. 그런데 시장 상황이 자꾸 변하기 때문에 특정 서비스가 이러한 프로세스 아래서 나오더라도 쓸모 없는 서비스가 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신 대표도 이러한 소셜커머스의 ‘속도’를 알고 있기 때문에 대가를 치르더라도 빠른 변화에 적응할 수 있는 애자일 도입에 찬성하셨지요.”


티켓몬스터에 애자일이 도입된 지는 이제 2개월 남짓이다. 최소 3개월에서 보통은 6개월이 지나야 성과가 나오기 때문에 아직까지는 구성원들이 적응 중이라고 한다. 기획을 짜는 방식부터 달라졌기 때문에 교육이 함께 진행되고 있다. 현재 애자일이 도입된 팀들은 프로젝트를 시작하기 전에 4시간에서 9시간 정도 프로젝트의 배경이 무엇인지에 대해 논의하는 시간을 갖는다.


교육이 중요하기는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이 있다는 것이 신 CTO의 생각이다. 그는 “교육으로는 한계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애자일 개발 프로세스인 스크럼을 하게 되면 데일리 스탠드업을 짜야한다는 내용들을 가르치죠. 그렇지만 그것만으로는 당연히 한계가 있지요. 직접 부딪치면서 적응하는 게 중요합니다”라고 말하며, 몸으로 체험하면서 느끼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했다.


물론, 애자일을 도입한다고 해서 개발자들의 주 업무가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 이들은 여전히 과거와 마찬가지로 코드를 짠다. 결재 라인이 아예 바뀌었다고 보는 것이 가장 큰 변화로 볼 수 있다.


“애자일을 도입하게 된다고 해서 코드를 짜는 방식이 바뀌는 것은 아닙니다. 점검, 승인 등의 행정적인 처리 과정이 변하는 것이지요. 그 동안 해왔던 결재 과정을 바꾸는 작업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티켓몬스터의 경우만 해도 잘 적응하는 팀들이 있는 반면, 적응하는 데 힘들어하는 팀도 있습니다. 또한 모두 도입된 상태가 아니기 때문에 아직 예전 방식으로 일하는 팀들도 있지요.”


모든 프로젝트가 애자일 방법론으로만 개발되는 것은 아니다. 기획 방향이 완전히 결정돼 있는 경우 애자일로 하는 것이 불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신 CTO는 “디자인의 경우를 생각하면 됩니다. 저희 티몬을 대표하는 색깔은 주황색이지요. 그러한 것들이 각 제품 카테고리 디자인에도 반영돼 있는데, 갑자기 빨간색으로 바꾸게 된다면 문제가 생기게 되겠지요. 애자일을 도입하더라도 기본적인 틀을 잡아주는 역할이 필요합니다”라고 설명했다.


기존 프로세스와는 달리 애자일에서는 조직도 유연하게 바뀐다. 특정 포지션이 없어지기도 한다. 이 때문에 도입이 쉬운 것만은 아니었다. 특히 조직의 상하관계가 엄격한 한국 상황에선 더욱 그랬다. 오랜 경력의 개발자들을 설득하는 과정이 필요했다.


신현민 CTO는 “올해 8월부터는 애자일을 도입한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티몬이 이러한 프로세스를 도입하게 되면 고객들의 수많은 요구들에 능동적이고 빠르게 대응할 수 있을 것입니다”라며 “온라인 쇼핑몰에서는 애자일이 강점을 가질 수 있습니다. 이용자들의 요구사항을 바로 받아 서비스 개선에 도입할 수 있게 됩니다. 개인화된 마케팅도 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되는 것이지요. 그렇게 되면 사이트 자체가 완전히 이용자 중심으로 바뀌게 될 것입니다”고 설명했다.


시간이 되면 오는 8월 이후 다시 한번 신현민 CTO를 만나 제대로 애자일이 조직에 정착했는 지 물어봐야겠다.


- 티몬이 하고 있는 애자일 방법론은 무엇인가요? 


티몬이 추구하는 애자일 방법론은 아래와 같습니다.


1) 절차와 도구보다는 ‘개성과 화합’
2) 포괄적인 문서보다는 ‘동작하는 소프트웨어’
3) 계약과 협상보다는 ‘고객과의 협력’
4) 계획을 준수하기보다는 ‘변화에의 대응’


절차와 도구는 구성원이 업무를 수행하기 위한 지원의 역할만 하며, 어떤 도구를 사용하고 어떤 절차를 따르느냐 보다는 무엇을 만드는가에 핵심을 맞추고 있습니다.그리고 버그와 사용자인터페이스(UI) 오류가 발생 하였을 때, 사용자들이 서비스나 제품을 사용하기 어렵습니다. 이런 경우 버그를 수정하고 UI를 개선하는 것이 우선이며, 문서는 그 이후에 만들어도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또 하나, 문서를 보고 개발자나 디자이너는 제품이나 서비스의 최종 형상을 상상 할 수 있지만, 이슈를 제기한 당사자들은 아무리 잘 짜인 기획서를 보더라도 쉽게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이런 이유로 최종 단계에서 “이거 아닌거 같은데요, 고쳐 주세요” 라는 의견이 많이 나오게 되고, 불필요한 낭비를 제거하기 위하여 눈으로 보고 사용해 볼 수 있는 산출물이 문서보다 우선 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고객에게 계약은 SW 요청을 의미합니다. 단지, 무엇을 원하는지 대략적인 생각만 가지고 있는데 “왜 모든 단계에 대한 상세한 문서 작업을 요구해야 하나?”라는 생각을 할 수 있지요. 큰 프로젝트에서는 세부 사항과 가능성을 생각하기 어렵기 때문에 프로젝트의 시작 단계에서의 가정은 틀리거나 잘못된 추정일 수 있습니다. 따라서, 부정확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계획을 따르기 보다 피드백을 수용하고 변화를 수용하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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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티몬은 왜 애자일을 도입했나요?


전통적인 폭포수(Waterfall) 방법론은 대부분의 변경에 긴 시간을 필요로 하고, 개발 과정에서 시장은 계속 변화하기 때문에 개발 마무리 시점에는 시장 트렌드에 뒤쳐질 위험성이 높습니다. 소셜 커머스 시장은 매우 빠르게 변하고 있기 때문에 누구도 1년, 2년 뒤를 예측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빠른 변화에 대한 대응력이 무엇보다 강조되고 있어 애자일을 도입하게 됐습니다.


- 시행착오는 없었나요?


회사의 입장에서는 “애자일을 도입했는데 왜 이렇게 성과가 나오지 않지”라고 생각하며 조급함을 보일 수도 있는데요, 새로운 업무 프로세스가 적용되게 되면 그것에 맞춰 적응하기 위해서 일정 부분의 시간이 필요로 합니다. 이에 따른 생산성의 저하는 더 큰 성장을 위한 필수적인 요소입니다. 때문에 회사는 구성원들이 새로운 방법을 습득하고, 효율적으로 업무를 수행할 수 있을 때까지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려 줄 필요가 있습니다.


애자일 방법론의 시도가 국내에서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대부분 실패를 경험했지요. 그 원인은 애자일이 개발방법 또는 프로젝트 관리 수단으로 이해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애자일은 개발 방법론을 넘어 문제를 어떻게 접근하여야 하는지에 대한 관점을 제시하는 것이지만, 실제로는 우선순위를 관리하는 수준에서 시작됩니다. 본질에 대해 파악을 하고 적절한 접근 방법을 도입해야만 성공할 수 있습니다.


물론 한국의 엄격한 계층 조직의 구조에서는 ‘서로 다른 역할에서의 균형’을 추구하는 애자일의 특성이 적합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리더가 개발자면 모든 팀은 개발 중심으로 운영되고, 리더가 기획자면 개발은 저평가되는 이런 모습을 종종 볼 수 있는데요, 기획자가 팀리더인 팀에 속한 개발자는 코드 품질에 촛점을 맞출 수 있는 기회를 잃고, 개발자 출신 팀리더와 일하는 기획자는 단순한 문서만 만들게 됩니다. 이렇게 될 경우 개인과 회사는 많은 것들에 대한 기회를 잃게 되고 구성원들의 평가에 반영되어 임금인상에도 적용되게 됩니다.


우리의 해결 방안 아래와 같습니다.
신규 프로세스 → 교육
조급증 → 경영진과 논의 하여 애자일 시작 전에 단계별로 발생 가능한 상황(생산성 저하, 구성원의 불만과 불평)에 대하여 공유
계측 조직 구조 → 중간 관리자에게 다른 역할 제시
프로젝트 실패에 대한 책임 → 모든 팀의 공동 책임
관리 → 프로젝트 그룹과 라인 매니지먼트의 매트릭스 조직으로 적용 하였고, 조직 구조가 아닌 역할에 초점


- 티몬이 필요로 하는 개발자는?


현재 스크럼 마스터가 가장 시급합니다. 프로젝트 마스터(PM)과는 비슷해보이지만 다른 직군이지요. PM의 경우 자신을 중심으로 프로세스가 진행되고 있는 반면, 스크럼의 경우 뒤에서 프로젝트 진행을 돕는 역할을 합니다. 개발자도 항상 필요하지요. 애자일의 경우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수반돼야 하기 때문에, 이러한 개발자들이 많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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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출처 : http://news.imaso.co.kr/34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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