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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jo
2014
마이크로소프트웨어

글: 유재석 기자 yoojs@imaso.co.kr / 2014년 6월호


<FEATURED STORY>

타조, 변방을 넘어 초원을 향해 달리다(5)

타조, 아파치 인큐베이션 프로젝트로 선정되다

<편집자 주 : 타조(Tajo)는 SQL-온-하둡 계열의 오픈소스 빅데이터 웨어하우스 솔루션이다. 국내 개발자가 최초 발의해 2013년 3월 아파치 재단의 인큐베이팅 프로젝트로 선정됐다. 지난 11월 버전 0.2가 공개된 타조는 섣불리 성패를 예단할 수 없는 현재진행형 프로젝트지만, 인텔과 링크드인, 호튼웍스의 개발자들이 컨트리뷰터로 참여할 정도로 그 가능성을 인정받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웨어는 2008년, 타조가 알 속에서 꿈틀대던 시절로 거슬러 올라가 타조 프로젝트의 진행 과정을 추적하기로 했다. 빅데이터 기술과 글로벌 오픈소스 생태계에서 아직 변방에 머무르고 있는 국내 환경에 타조 프로젝트의 좌충우돌 경험담이 새로운 변화의 전조가 되기를 기대한다.>



4일이 채 안돼 결과가 나왔는데…….


최현식 박사가 급히 챔피언을 요청했던 제이콥 호만 링크드인 하둡 수석엔지니어가 답장을 해왔다. ‘Yes’. 호튼웍스 설립자인 오웬 오말리 부사장과 나사 제트추진연구소의 크리스 매트맨, 알렉스 카라술루도 멘토를 하겠다는 의사를 보내왔다.


제안을 위한 요건은 마련했으나, 인큐베이션 채택 여부는 오리무중이었다. 타조의 역할과 중첩되는 부분이 있는 호튼웍스의 테즈(Tez)뿐만 아니라 이미 아파치의 인큐베이션 프로젝트로 선정된 맵알의 드릴(Drill)의 존재가 문제였다. 하지만 테즈와 드릴은 프로토타입도 나오지 않은 상태였고, 타조는 프로토타입이 있다는 점이 한줄기 희망이었다.


최 박사는 이를 놓고 제이콥에게 상담을 요청했다. 제이콥은 “HBase어큐물로(Accumulo)가 유사하고, 하마(Hama)쥐래프(Giraffe)도 거의 똑같은 포지션이지만 모두 아파치에 인정받았다”고 안심시켰다.


인큐베이션 작업은 아파치 사이트 내 템플릿을 보고 제안서를 작성하는 것에서 시작된다. 템플릿에는 해당 프로젝트가 개발이 멈춰 고아 프로젝트가 될 가능성, 참여하는 개발자 구성, 아파치 브랜드 활용 방안, 현재 프로젝트 상태 등을 입력해야 한다. 지속적인 개발이 가능하다는 것을 증명하는 절차다. 제안은 위키에 올린 뒤 메일링으로 공유한다. 이는 모두에게 공개된다.


제안서를 공개한 상황에서 예상치 않게 맵알에서 연락이 왔다. 드릴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데, 타조를 따로 진행하지 말고 자신들과 힘을 합쳐보자는 제안이었다. 빅데이터 시장에서 그래도 이름이 알려진 맵알로부터의 제안은 최 박사에게도 매력적으로 다가왔다고 한다.


하지만 이미 그루터의 정재화 책임, 김진호 책임 등이 타조 프로젝트에 참여 의사를 밝힌 상황이었다. 최 박사는 같이 하기로 한 사람들에 대한 책임감과 맵알의 제안 사이에서 고민했지만, 결국 드릴과 합치지 않기로 결정했다. 결정에 도움을 준 사람은 제이콥이었다. 그는 “만약 타조가 맵알의 드릴과 합친다면 상당히 슬플 것”이라고 전해왔다. 그래서 맵알에 거절의사를 보냈다.


인큐베이션 승인 전 팀 구성원도 확정해야 했다. 이들은 PMC에 해당 프로젝트가 인큐베이트되고 있다는 의미로 Podling이라는 단어를 합쳐 PPMC라는 칭호를 받는다. 그리고 인큐베이션을 졸업한 다음 PMC가 된다.


팀 구성에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다. 참여하겠다는 사람들이 있으면 모두 받아주는 유형과, 초기에 프로젝트의 소스코드에 참여한 사람만 PPMC로 올리는 경우다.


타조는 전자를 택했다. 최 박사는 연구실, 그루터 등에서 참가자를 구했다. 그루터의 정재화 책임, 김진호 책임이 참여했고, 그 외에 인텔 소속의 개발자, 링크드인 소속의 엔지니어 등 총 7명으로 팀을 구성했다.


팀이 구성되면 주로 챔피언이 투표를 요청한다. 정해진 양식을 채워 메일링 리스트로 보내는 방식이다. 투표는 온라인으로 진행되며 메일에서 +1, -1을 주는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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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조 인큐베이션 투표 이메일


인큐베이션 프로젝트는 최소 3표 이상을 받아야 한다. 하지만 심사위원 중 한명이라도 -1을 주면 승인을 받을 수 없다. 승인이 되면 그 다음부터는 정식 인큐베이션 프로젝트로 아파치 커뮤니티에 들어가게 돼 아파치의 인프라를 사용할 수 있다. 개발 과정 역시 아파치의 방식으로 해야 한다.


2013년 2월 중 투표가 진행됐고 3월에 결과가 나왔다. 타조는 7표를 받아 아파치의 정식 인큐베이션 프로젝트로 채택됐다.


인큐베이션 프로젝트는 이슈트래커에 소스코드 제출, 리뷰, 반영의 과정으로 진행된다. 커미터 간 방향이 다를 경우 논의를 통해 반영 여부를 결정한다. 최 박사는 “타조의 경우 주제가 명확해 크게 방향이 달라진 적은 없으나 세세한 부분에서의 의견차는 동의의 과정을 거쳐 진행한다”고 설명했다.


팀이 구성됐다고 해서 오프라인에서 만나거나 하지는 않는다. 최 박사 역시 제이콥을 안 지가 3년이나 지났지만, 직접 만난 것은 그해 가을이 처음이었다고 한다. 모든 것은 이슈트래커를 통해 방향이 결정되고 개발이 진행된다.


마지막으로, 아파치 인큐베이션에는 졸업이라는 마지막 관문이 있다. 투표를 통해 3표 이상 받게 되면 톱레벨로 선정된다. 졸업을 위해서는 최소 한 번 이상의 버전 릴리즈가 이뤄져야 한다.


아파치 인큐베이션을 졸업하게 되면 톱레벨 프로젝트라는 브랜드 파워를 갖게 되고, 프로젝트를 구성하는 커뮤니티 역시 버전업 릴리즈를 자체적으로 할 수 있는 힘을 얻게 된다.


3년에 걸쳐 연구했던 ‘타조’가 드디어 제품(Product) 과정에 성큼 진입하게 된 것이다. 설렘을 감출 수 없는 순간이었다.



/필/자/소/개/

유재석 기자

무미건조해 보이는 숫자들 속에서 '가치'를 발굴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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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문출처 : http://news.imaso.co.kr/23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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